***
오 、 나의 태일님!
w. 해와달
***
오 나의 태일님! 001
“선배, 태일 선배는 뭐 좋아해요?”
“문태일? 얘는 자는 거, 멍 때리는 거?”
“아니, 그런 거 말고요. 전에 마카롱 좋아한다고 했던 것처럼.”
“이 새끼 속은 자기 말고 아무도 몰라.”
“어머, 자기? 혹시 저 말씀하시는 거예요?”“아서라, 김시민”
“그래서 태일 선배, 선배가 뭐 좋아하는지 선배 입으로 알려줄 생각은 없어요?”
“…….”
“…….”
“나는…,”
“선배는…?”
“집에 가고 싶어.”
타자를 치던 움직임을 멈추고 주섬주섬 짐을 싸기 시작하더니 ‘안녕’ 인사만 덩그러니 남기고 카페를 벗어나는 태일이었다. 횡단보도의 불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한 치의 미련도 없이 매고 있던 백팩의 어깨끈을 고쳐 매며 걸음을 옮기는 태일의 발걸음이 언뜻 가벼워 보였다. 얼이 빠진 표정으로 멀어져만 가는 태일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던 태용이 입을 열었다.
“와, 문태일 진짜. 그렇다고 나랑 정재현까지 버리고 갈 일이야?”
“이거 다 김시민 업보예요, 형들. 네가 자꾸 형들 괴롭히니까 태일 형이 그냥 나간 거잖아.”
“지랄하네. 선배 지금 편의점 알바 갈 시간이거든?”
“구라 사절, 즐.”
“하하. 동혁아, 진짜야. 문태일 요즘 알바해.”
“엥, 진짜요? 형한테 그런 말 못 들었는데. 아 내가 모르는 거 김시민이 알고 있어. 자존심 상해.”
진짜 미친놈 아냐? 퍽 - 하는 소리와 함께 엄살 섞인 동혁의 낑낑거림이 들려왔다. 동혁의 등과 스쳐지나간 제 손이 꽤나 얼얼했다. 손을 탈탈 털며 저를 째려보는 동혁을 똑같이 노려보고 있으면 재현이 챙기던 짐을 마저 챙기며 저를 향해 물었다.
“그래서, 오늘 문태일 알바 끝나고 치맥 콜?”
“헐, 저야 완전 콜, 콜, 콜. 근데 태일 선배 일 끝나고 피곤한 거 아녜요?”
“토끼 같은 후배님들이 오라는데 와야지. 안 오면 쓰나.”
“헐…. 재현 선배, 방금 완전 이태용 같았음.”
“시민아, 말이 좀 심한 거 아니야?”
“야, 정재현은 선배면서 나는 왜 이태용이야. 야야, 말이 뭐가 심해!”
내일은 또 다른 해가 뜬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데 백 번 천 번 찍으면 문태일도 쳐다는 봐주겠지.
***
오 、 나의 태일님!
w. 해와달
***
“선배, 저랑 학식 같이 드실래요?”
“아니.”
“아, 그럼 제가 점심 살게요. 같이 가요.”
“미안, 속이 안 좋아서.”
“선배, 옆에 자리 없으면 저 앉아도 돼요?”
“어, 태용아. 여기.”
“그럼 이쪽 자리로…”
“재현아, 여기.”
“선배가 좋아한다고 해서 사온 건데. 맛있죠, 그쵸.”
“어어, 맛있다, 이거. 제과점... 다녀왔어?”
“학교 앞에 마카롱 집 생겼더라고요. 괜찮으면 이따 강의 끝나고 가실래요?”“아…, 충치 때문에 아파서 더는 못 먹을 것 같아. 미안, 나 먼저 가볼게.”
“…충치 생겼다는 사람이 마카롱은 왜 챙겨가는 건데요!”
철벽이 취미인 문태일 선배님과 마음만은 새내기, 이제는 헌내기 문태일 추종자 김시민 후배님의 본격 로맨틱 코미디!
#선배_언제_저_좀_받아주실_거예요?
오 , 나의 태일님 ! ♡
지금,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