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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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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겨울이 꾸는 꿈'
 


 


 


 


 


 


 


 


 


 


 


 


 


 


 


 


 

종종 그런 때가 생각이 나곤 했다. 


 


 


 


 


 


 


 

-넌 이름이 뭐야? 

-나? 난 이름 없어... 

-음, 그래? 그럼 만들면 되겠다! 

-만들어? 

-응. 우리 집 송이 이름도 내가 지어줬어! 넌... 음... 겨울이 어때? 

-겨울이? 

-응 너가 눈처럼 하야니까 겨울이! 


 


 


 


 


 


 

라고 지극히 내 기준인 이름을 그 아이에게 지어줬던 때가. 유난히 추운 겨울 날을 누구보다 춥게 보내던 아이였는데, 이름마저 겨울로 지어버릴 건 또 뭐람. 

뭐, 지금은 알아서 더 예쁘고 세련된 이름으로 살고 있겠지 싶지만서도... 


 


 


 


 


 

"아 내가 성이름 혼자서 이렇게 영화 찍고 있을 줄 알았어." 

"알았으면 엑스트라는 좀 빠지시지." 

"야,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게 엑스트라야. 몰라?" 


 


 


 


 


 

그렇게 말하면서 내 앞으로 톡 놓이는 커피는 새초롬하기 그지 없어서 또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여튼 김동영 재롱은 견뎌낼 방법이 없어. 

물론 속으로 삭히는 말이었다. 혹시나 입 밖으로 꺼내 듣기라도 한다면 화난 강아지처럼 톡 튀어오르며 재롱이 뭐야! 할 게 뻔했으니까. 여러모로 속이 다 보이는 타입이었다. 김동영은. 


 


 


 


 


 

"또 겨울인가 뭔가 하는 애 생각하고 있었어?" 

"응. 겨울 지나갈 때쯤 되니까 생각나네." 

"내가 항상 말하지만 첫사랑이었다니까? 각 나오잖아." 


 


 


 


 


 

'겨울이' 무슨 강아지 이름 같은 걸 달고 있는 기억 속의 그 아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둘 뿐이었다. 나랑 나로부터 지겹게 이야기를 들은 김동영. 

김동영은 본 적도 없는 겨울이를 오래 된 친구 말하듯이 툭 꺼내곤 했다. 아무도 그렇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겨울이가 그 어린 시절 나의 첫사랑이었다고 홀로 확신하고 있기도 하고.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자신의 대쪽같은 의견을 꺾을 위인은 아니라서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또 


 


 


 


 


 


 


 


 

-우와, 이거 네가 그린 거야? 

-응. 이건 나고, 이건 봄이. 

-봄이? 봄이가 누군데? 친구야? 


 


 


 


 


 


 

내 질문에 그 하얗고 보송한 눈 같은 얼굴을 봄꽃처럼 붉게 물들이며 고개를 젓던 그 겨울이 


 


 


 


 


 

-아니 새 친구 아니고 너야. 

-나? 

-응. 넌 봄이야. 


 


 


 


 


 

돌이켜보면 정말로 내 첫사랑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근데 너 과제 많아서 죽어도 못 만난다더니 너무 한가로운 거 아니냐." 

"나 없으면 친구 없는 성이름 생각해서 꾸역꾸역 나온 거거든? 고마운 줄 알어 진짜." 

"예예, 감사합니다." 


 


 


 


 


 

내 빈정거림에 김동영이 입을 비죽였다. 평소에도 자주 그랬어서 그런가 삐쳐도 티가 안 나네. 

김동영은 쉽게 울고, 웃었으며 잘 삐치고 혼자 잘 풀렸다. 나는 김동영이 지금처럼 입을 비죽일 때 삐친다고 표현하는데 김동영은 그걸 화를 낸다고 표현한다. 물론 어느 하나 인정해주는 이는 없었다. 


 


 


 


 


 

"어, 맞아. 나 오늘 걔 봤다." 

"누구?" 


 


 


 


 

커피에 꽂힌 빨대를 잘근잘근 씹던 김동영이 내 질문에 주변 눈치를 한 번 봤다. 담백하게 툭툭 내뱉는 평소 버릇과는 다르게 은근히 작은 목소리로 말을 꺼내는 덕에 덩달아 긴장한 내가 심각한 표정을 했다. 


 


 


 


 

"정재현." 

"그게 누군데." 


 


 


 


 

물론 알진 못했지만. 

내 반응에 어이없어하는 건 김동영이었다. 뭐 이런 애가 다 있어 하는 얼굴에 그저 몸을 등받이에 기댔다. 아니, 모르는데 아는 척할 순 없잖아? 이름이 예쁘긴 하다만 요즘 저런 이름이 뭐 한두갠가... 


 


 


 


 


 

"와, 내 친구가 이렇게나 뭣도 없는 놈이었다니." 

"말 가려서 해라, 뭣도 없는 놈한테 맞으면 뭐가 생기니까." 

"생기긴 뭐가 생겨." 

"멍 같은 거." 


 


 


 


 


 

한숨을 내쉰 김동영이 설명하려는 듯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분명히 속으로 정신승리 하고 있을 게 뻔했다. '절대 겁먹어서 그런 거 아니고 난 마음이 넓으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성이름이한테 이 정도는 알려줄 수 있지 뭐.' 하고. 

내 앞으로 들이밀어진 김동영의 핸드폰에는 깔끔하게 잘 넘겨진 머리에 수트까지 쫙 빼입은, 그러니까 연예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사람이 웃고 있었다. 전형적인 방송 웃음. 


 


 


 


 


 

"뭐야 누군데, 연예인이야? 이 사람 봤다고?" 

"아, 진짜 솔직히 모르는 게 많으면 눈치라도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뭐야... 그래서 눈치로 묻잖아, 연예인이냐고. 아니면 왜 그러는데." 


 


 


 


 


 

태평하게 커피 속 얼음이나 씹는 나를 보며 김동영은 핸드폰을 눌러 껐다. 아, 또 삐쳤네. 설명도 안 해주고 지 혼자 난리야 진짜. 


 


 


 


 


 

"국회의원 아들이잖아. 요즘에 티비 계속 나오는 사람, 정국희 의원 아들." 

"아, 그래? 미안한데 내가 정치판은 젬병이라." 

"다른 건 뭐 멀쩡한 거 있고?" 

"가려서 하라고 했지." 


 


 


 


 


 

결국엔 딱밤 한 대 얻어맞은 김동영이 맞은 이마를 문지르며 날 노려봤다. 저래봤자 결국 혼자 풀릴 김동영. 아니까 달래 줄 필요도 없다. 달래주면 또 자존심 상해서 토라질테니까. 하여튼 피곤해. 


 


 


 


 


 

"야 그래서, 네가 그런 사람을 어디서 봐?" 

"원래 우리 학교였어, 올해 복학 했던데. 너 빼고 다 알아." 

"아... 너희 과야?" 

"...너희 과거든." 

"아." 


 


 


 


 


 

국회의원 아들이면 당연히 경영학과 오는 게 맞지. 그렇고 말고. 이번 학기 복학생 중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니 김동영이 말해주지 않았으면 졸업할 때까지 몰랐을 뻔했다. 물론 알아도 달라지는 건 없지만. 


 


 


 


 


 


 

"공부 잘 한대?" 

"잘 하겠지 뭐 고생 하나 해봤겠냐. 국회의원 아들이." 

"진짜 그렇게 잘 나가는 애들은 막 오만하고 그럴까? 나 전부터 그런 거 궁금했는데." 

"그렇게 궁금하면 나중에 말이라도 걸어보든지." 

"걜 어떻게 알아보냐, 사진이랑 다를 거 아니야. 나 사람 얼굴 잘 못 알아 보는 거 알면서." 


 


 


 


 


 

오늘 하루에만 김동영의 저 어이없다는 표정을 몇 번이나 보는지. 서로 말없이 얼굴을 마주보다 웃음이 터진 우리가 한참을 이유 없이 웃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랬었다, 나랑 김동영은. 

겨우 웃음을 멈춘 우리가 그제야 카페 내부가 약간 들떠있음을 깨달았다. 뭐야, 싸움이라도 났나? 


 


 


 


 


 

"뭐야, 뭔데? 야 네가 좀 봐. 안 보여." 

"뭐... 야 쟤야, 저기," 

"뭐, 쟤가 누군데, 저기 키 큰 사람?" 

"그래, 쟤가 그 정재현이라고" 


 


 


 


 


 


 

등장만으로도 주변 사람들 시선 다 뺏어가는 그 이름 정재현에 나랑 김동영도 한참을 바라보다 목이 아파 관뒀다. 생각해보니까 내가 굳이 신경써서 봐야 될 이유가... 전혀 없잖아. 

그냥 살다보니 저렇게 잘난 사람도 다 보는 구나... 싶었던 내가 돌리려던 고개를 다시 세운 이유는 


 


 


 


 


 


 

"그니까 너 뭐 마실 거냐고." 


 


 


 


 


 


 

제 동기에게 장난스럽게 말을 건네며 웃는 저 얼굴이 


 


 


 


 


 

"야, 너 왜그래?" 

"쟤..." 

"쟤?" 


 


 


 


 


 


 


 


 


 


 

"진짜 잘생겼네." 


 


 


 


 


 

학교를 아무리 다녔어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세련됨에서 나온 잘생김이 보였기 때문이랄까. 사진 포토샵인 줄 알았는데 그냥 원래 잘생긴 거였어. 와. 연예인 보면 얼굴에서 빛이 난다더니 이런 건가 봐. 


 


 


 


 


 

"인기 진짜 많겠다." 

"당연하지, 학교 씹어먹고 계신다." 

"성격도 좋은 것 같은데." 

"아까는 오만한지 궁금하다며." 

"이런 건 딱 보면 알지, 헐 눈 마주쳤어." 


 


 


 


 


 


 

급히 고개를 숙이는 날 보며 김동영은 별 지랄을 다 한다고 혀를 찼다. 못 들은 척 하는 게 김동영한테만 유효한 내 특기라 그냥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나 간다 동영아." 

"누나는 무슨, 알바 있냐?" 

"어, 누나 없다고 울지 말고. 과제 무사수행 하렴." 

"진짜 지랄... 언제 끝나." 

"알아서 뭐하ㄱ," 


 


 


 


 


 


 

내 말이 끝맺어지지 못하는 건 그러니까. 


 


 


 


 


 


 

"야 괜찮아?" 


 


 


 


 


 


 

김동영이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먼저 말을 내뱉어서이고. 


 


 


 


 


 


 


 

"어... 안 괜찮아." 


 


 


 


 

내 어깨부터 한 쪽 팔이 진한 커피로 푹 젖어들어가기 때문이고. 


 


 


 


 

"아...저기, 세탁비라도, 아, 아니면 제가 옷 새로 사드릴게요. 이건 세탁해서 드리고..." 


 


 


 


 

내 앞에서 안절부절하며 내 젖은 옷자락을 붙잡고 있는 사람이 정재현이라서 그랬다. 


 


 


 


 


 


 


 


 


 


 


 


 

괜찮다는 내 말에도 정재현은 나를 기어코 끌고 가 셔츠까지 새로 사 입히고 나서야 편한 얼굴을 했다.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인가. 사준 셔츠로 갈아입으면서도 혹시 페이스북에 정재현 커피 맞은 경영학과 뭐 이런 식으로 올라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눈치보며 웃는 얼굴을 마주하니 그런 생각은 눈꼽만큼도 들지 않았다. 


 


 


 


 

"진짜 죄송합니다. 성이름 선배님." 


 


 


 


 

굳이 굳이 커피에 젖은 셔츠까지 세탁해 주겠다며 가져가더니 허리를 굽히는데 더 무어라 할 수도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재현이 나한테 이런다는데 내가 뭐라고 해. 

이런 게 보이지 않는 권력의 힘인가.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제 이름은 어떻게..." 

"아. 아까 친구분이 말씀하시는 거 들었어요." 


 


 


 


 

그러고보니 내가 카페에서 나갈 때 뒤에서 내 짐을 챙기던 김동영이 성이름 어쩌냐- 했던 것 같기도 했다. 

결국 또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 김동영은. 

내가 김동영 생각을 하느라 말이 없자 멍하니 보던 그가 다시 사과를 해왔다. 

친구가 이야기 하는 거 듣다가 앞을 못 봤어요, 제가 원래 남 얘기 들을 땐 거기에만 정신이 팔려서, 라나 뭐라나. 


 


 


 


 

"됐어요. 옷까지 새로 받았는데 잘못했다고 하기도 좀 그렇죠 이젠. 어... 복학했죠?" 

"네, 16학번 정재현입니다. 이렇게 인사드리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괜찮아요. 특별하고 좋네 뭐." 


 


 


 


 

전혀 아니었다. 차라리 불편해 도망치고 싶었다면 오히려 그게 맞지. 

나랑 다른 세상을 사는 정재현과 이런식으로 통성명을 하고 친해지는 건 내 기준에선 아주 최악인 일이었다. 

굳이 굳이 알바하는 곳까지 바래다주겠다는 말에 불편하게 길을 따라 걷고 걷자 보이는 가게에 셔츠 끝을 다듬으며 쿨하게 인사를 했다. 

데려다줘서 고맙고, 잘 들어가요- 하는 아주 기본적인 인사였지만 '만나서 반가웠고 다신 보지 말자' 식의 뜻이었는데...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뒤돌아 가려는 내 손을 약하게 붙잡은 재현이 제 번호가 적인 포스트잇을 내 손등에 붙였다. 


 


 


 


 

"셔츠 돌려드릴 때 미리 연락 드리고 싶어서요. 꼭 연락 주세요. 꼭." 


 


 


 


 

꼭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한 그는 나보다 더 쿨하게 뒤돌아서 학교로 돌아갔다. 

왠지 영 아닌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만 같은데 이거. 


 


 


 


 


 


 


 


 


 


 

**** 


 


 


 


 


 


 


 


 


 


 


 


 


 


 

아. 


 


 


 


 


 

"와, 정재현이랑 나간 사람이다~" 

"진짜 조용히 해. 안 그래도 눈치 보이니까." 

"정재현 파급력이 진짜 세긴 세다. 다들 아닌 척 하면서 쳐다보네." 


 


 


 


 


 

우려했던 일은 결국 벌어지기 마련인데 그걸 피하겠다고 혼자 그렇게 애를 썼으니 신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나 하냐. 

누군가 카페에서의 일을 소문이라도 낸 건가. 김동영은 페이스북에서 정재현의 정자도 못 봤다고 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지나가며 내 얼굴을 흘긋 보고 가는 사람이 꽤나 많다는게 문제였다. 


 


 


 


 

"야, 너 정재현이랑 번호도 교환했다며? 완전 싫다더니 그런 것도 아니었냐?" 

"모르면 입 닫어. 교환 아니고 내가 일방적으로 받은 거거든? 아직 연락 안 했어." 

"이젠 밀당까지 해?"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히죽히죽 웃으면서 살살 약올리는 김동영의 입을 톡 때려줬다. 하여튼 한 번 열리면 닫힐 줄을 몰라요. 

그러게 내가 괜찮다니까 괜찮다는 사람 끌고 나가서 옷 사 입히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지? 


 


 


 


 

"애들 중에 너 정재현한테 커피 맞은 거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는 거 같아." 

"어제 옷 주지 말 걸. 정재현이 뿌린 커피 맞은 옷 팔아요 하고 페북에 올리게." 


 


 


 


 

웃자고 한 말인데도 괜히 기분이 안 좋아졌다. 

그러니까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된 거냐고. 하루 아침에 정재현을 아는 사람 중 몇몇은 내 이름까지 알게 됐다. 

정재현처럼 예쁜 이름도 아니고 그냥 평범 그 자체에 학교에도 비슷한 이름이 몇 개나 될까인데 뭘 기억까지 해주냐고 사람 피곤하게. 


 


 


 


 

"오, 야 저기 걔. 걔. 아, 빨리 봐봐." 


 


 


 


 

의욕을 상실해 바닥만 보는 내 옆구리를 김동영이 제 팔꿈치로 쿡쿡 찔렀다. 

짜증스레 고개를 들면 또 멀지 않은 곳에 보이는 건 정재현이라 절로 걸음을 멈추곤 뒤돌아 내달리고 싶어졌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닥에 척하니 붙어버린 신발은 움직일 생각이 없어보였다. 


 


 


 


 

"야, 동영아. 쟤 왜 저기 있지." 

"뭘 왜야. 너랑 같은 과잖아. 건물 같은 게 이상하진 않지." 


 


 


 


 

그제서야 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김동영 걸음을 따라 느릿하게 걸었다. 

맨날 김동영한테 빨리 걸으라고 재촉만 했었는데 지금은 조금 더 느려도 될 것 같았다. 

마치 공기에 섞인 사람처럼 우리가 옆을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스윽 지나치는데 성공했다고 느낄 시점에 


 


 


 


 

"어, 선배." 


 


 


 


 

정재현이 나를 붙잡았다. 그것도 목소리로. 

내가 아니라 다른 선배를 부른 거라고 생각하는데. 정재현은 16학번이니까 학교에 널린 게 선배인데도 그 부름에 결국 어색하게 돌아 그 얼굴을 마주했다. 오늘도 잘났네. 


 


 


 


 

"어제 연락이 없으셔서요." 


 


 


 


 

본능적으로 주변에 누가 있는지 눈을 돌려 살폈다. 

혹시 이 말까지 누가 듣고 소문을 낸다면 야, 정재현이랑 성이름이랑 번호 교환까지 했나봐. 이 소리가 과내에 퍼지는 건 시간 문제도 아니었다. 


 


 


 


 

"아, 그, 내가 어제는 좀 바빠서요." 

"셔츠 돌려드려야 하는데 번호를 모르니까 연락할 방법이 없었어요." 

"그 셔츠 말인데, 꼭 안 돌려줘도 돼ㅇ," 

"번호 좀 알려주세요. 안 돌려 드리기엔 어제 그 셔츠 입으셨던 모습이 너무 예쁘셔서요." 


 


 


 


 

그 말에 다시 주변을 살피는 건 나의 몫이었다. 

이렇게까지 억지를 부릴 일인가 싶어 슬쩍 쳐다본 얼굴에는 나 완전 진심이에요라고 적혀 있어서 괜찮다는 나와 죽어도 안 된다는 정재현의 말이 핑퐁을 치다 결국 못 받아친 내가 정재현의 키패드에 내 번호를 꾹꾹 입력하고 나서야 상황은 끝이 났다. 


 


 


 


 

"...진짜 미쳤네. 사람들이 매너 좋다는게 저런건가?" 

"난 아니라고 본다." 


 


 


 


 

아, 김동영 번호 찍어줄 걸 하는 고민과 함께 머리를 쥐어잡는 와중에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에서 짧게 웅웅 하는 진동이 울렸다. 


 


 


 


 


 

[선배님, 정재현입니다. ] 


 


 


 


 


 

요즘따라 내 뜻대로 돌아가는 일이 하나도 없는 기분이 들었다. 


 


 


 


 

무슨 정신머리로 수업을 듣는지도 모르겠다. 

멍하니 앉아있을 상황이 절대 아니었지만 그냥 정재현 때문에 피곤한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거 아니면 핑계 댈 것도 없어서. 

정재현이랑 의도치 않게 친해져서 정신이 없는 거다 나는. 


 


 


 


 


 


 


 

그럴 일 없지만, 혹시라도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면 정재현이 날 보고 그 웃는 얼굴을 보일까봐 시선도 앞에만 콕 박고 뻣뻣하게 앉아 있자니 목이 다 아팠다. 

진짜 이게 무슨 고생이야. 


 


 


 


 


 


 


 


 


 


 


 


 


 

**** 


 


 


 


 


 


 


 


 


 


 


 


 


 


 


 

[선배, 옷 언제쯤 돌려드릴까요?] 


 


 


 


 


 


 


 

집에 돌아오면 버릇처럼 핸드폰을 소리로 켜둔다. 그냥 무음으로 해뒀다가 김동영 연락 못 받아서 욕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핸드폰을 내려둔지 얼마나 됐다고 들리는 알림음에 김동영이 술 마시자고 난리라도 치나 싶어 곧바로 확인했다가 눈 뒤집고 쓰러질 뻔했다. 

정재현이라니... 정재현. 그 놈의 정재현이라니. 나 진짜 올해 뭐가 씌였나. 얘 나한테 왜이래 진짜. 

그냥 아무 때나 와서 내밀면 되지 뭘 물어보는 거야, 머리야. 


 


 


 


 


 


 


 


 

[아무 때나 돌려줘도 괜찮아요.] 


 


 


 


 


 


 


 


 


 

내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그게 아니면 핸드폰을 붙잡고 사는 건지 내 답장 옆의 1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괜시리 손가락이 굳는 기분이었다. 


 


 


 


 


 


 


 


 

[혹시 내일 괜찮으시면 제가 밥 살게요. 그 때 돌려드려도 될까요?] 


 


 


 


 


 


 


 


 

김동영이 나한테 연신 묻던 정재현의 매너라는게 이런 것일까, 하는 질문이 다시금 머릿속에 날아다녔다. 

이게 매너라니. 모든 사람한테 잘못할 때마다 이렇게 굴면 피곤해서 어떻게 살아. 

한참의 고민 끝에 당연히 밥 먹을 시간은 없다고 하기로 했다. 더이상 엮여봤자 좋을 거 하나도 없고, 좋은 게 있다고 해도 밥까지 같이 먹고 싶진 않았으니까. 

안 되겠다는 말을 최대한 친절하게 돌려 적은 뒤 보내려고 할 때, 갑자기 뒷골이 쎄한게 누군가 내 옆에서 이대로 답하면 안 돼! 하고 외치는 것 같았다. 


 


 


 


 


 


 

정재현의 지금 행동을 보아하니 내가 밥 약속을 거절한다면 몇 번이고 연락을 걸어올 터였다. 

그럼 난 또 울며 겨자먹기로 답장을 할 거고 다시 안 된다는 나와 한 번만 시간을 내달라는 정재현의 핑퐁이 이어지면... 또 뻔히 내가 질 텐데. 

어차피 벌어질 일이라면 얼굴을 좀 덜 보고, 연락을 좀 덜 하고 생각하는 게 좋겠지. 

이런 질문에 이렇게 대답을 할 거라곤 어젯 밤만 해도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 했는데 결국엔 


 


 


 


 


 


 


 

[그래요, 그럼 내일 만나는 걸로 해요.] 


 


 


 


 


 


 


 

내 손가락과 정재현의 환장 콜라보였다. 


 


 


 


 


 


 


 


 


 


 


 

**** 


 


 


 


 


 


 


 


 


 


 


 


 


 

집에서 나서기 전에 거울을 보는데 옷걸이에 걸어 둔 셔츠가 바람에 팔랑거렸다. 

이것만 안 받고 그 날 그냥 집에 돌아왔으면 셔츠 하나 버리는 셈 치고 끝났을지도 모르는데. 

거울보기 불편하게 계속 시야에 들어오는게 꼭 정재현 같아서 셔츠를 옷장에 넣어뒀다. 

오늘 이후로는 입을 일도 없을테니까.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집에서 나오며 다짐 또 다짐 했다. 

절대로 이번이 마지막 마주침이다. 또 정재현이랑 연락 주고 받고 만나면 내가 김동영 개다. 개. 


 


 


 


 


 


 


 


 

정재현은 가만 보면 꼭 연예인 같았다. 처음 본 그 날 그 느낌 그대로. 

신의 장난이기라도 한 건지 저와 똑같은 운동화를 신고 나온 나를 보며 재현은 신기하다며 웃었다. 

이런 사람이 오만한지 궁금하다고 했으니. 나도 나이만 먹었지 뭐 하나 똑부러진 건 없구나. 

종종 알아보는 사람도 있는지 같이 걸어가다 보면 슬쩍 보고 놀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시선을 받아보지 못한 나같은 사람이나 신경이 쓰이는지 정재현은 태연하게 제가 사준 셔츠의 안위를 물었다. 

급해서 아무거나 사드리긴 했는데 마음에 드세요? 


 


 


 


 

본인이 사준 옷이 커피로 적신 그 셔츠보다 적어도 다섯 배가 비쌌다는 걸 모를 그의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꺼내보지 않겠다며 옷장에 넣어둔 셔츠가 생각이 나 괜히 속이 불편했다. 


 


 


 


 


 


 

재현은 내가 약속을 승낙한 그 순간부터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물어왔다. 

뭐 드시고 싶으세요? 라든가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가 아닌 선배님 뭐 좋아하세요? 하고. 

뭐 좋아하냐는 그 여섯글자에도 한참을 고민했다. 

나한테는 정재현이 한참 다른 세계 사람이라서 이야기를 꺼내는 범위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맞는 건지 도통 가늠이 안 됐다. 

결국 아무거나 다 괜찮다며 최악의 답을 꺼낸 내게 정재현은 그저 알겠다고 했다. 그래서 혹시라도 부담스러울 곳일까봐 걱정 했는데. 


 


 


 


 


 


 

"여기 되게 예쁘다." 

"그쵸, 선배님이 좋아하실 것 같았어요." 

"내가요? 왜?" 


 


 


 


 


 


 


 

생각보다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불편했던 마음이 한결 풀어졌다. 

테이블 주변에 놓여있는 작은 소품을 관심있게 구경하던 내가 던진 질문에 재현은 아무 말이 없었다. 

내가 이런걸 좋아할 것처럼 생기진 않았는데. 언젠가 김동영이랑 둘이 소품 구경하던 걸 보기라도 했나. 

잔뜩 질문만 생긴 탓에 멍하니 테이블에 놓인 조화만 바라보는데 덤덤한 목소리가 또박또박하게 들려왔다. 


 


 


 


 


 


 

"그냥 이런 곳이랑 잘 어울려요. 선배님 봄 같아서." 


 


 


 


 


 


 


 


 

-응. 너는 봄이야. 


 


 


 


 


 


 


 


 


 

문득 겨울이가 생각났다. 

그래도 첫사랑이라고 이렇게 비슷한 말만 들어도 기억이 나는 건지. 훅 끼쳐온 겨울이에게 무어라 해줄 말은 없었다. 

그저 꽃을 보고 있던 눈을 돌려 웃는 것도 정색하는 것도 아닌 묘한 얼굴을 한 재현을 쳐다보는게 내가 겨울이를 떨쳐내는 방법이었다. 

앞뒤 다 잘라먹고 갑자기 봄이라니. 쉽게 들을 법한 말이 아니라 이렇게 의미 부여하는 게 뻔했다. 하여튼 나도 참... 


 


 


 


 


 


 


 

"사람 보는 눈이 좀 있나봐요. 이런 곳 진짜 좋아하거든요." 

"저 이런 곳 많이 아는데, 시험 끝나면 같이 가실래요?" 

"어... 이제 안 그래도 괜찮아요. 셔츠도 받았고, 밥도 얻어먹었으니까 더이상 빚진 거 없," 

"그런 거 아닌데요." 


 


 


 


 


 


 


 


 


 

쟤가 저렇게 딱딱한 말투를 썼던가. 


 


 


 


 


 


 


 


 


 

"음, 그럼?" 

"선배님이랑 아는 사이 되고 싶어서요." 


 


 


 


 


 


 


 


 


 

그 말에 테이블 아래 뒀던 손에 땀이 다 찼다. 

이걸 뭐라고 거절해야하나 싶어서. 국회의원 아들이랑 친구 시켜준다 그러면 다들 좋다고 하려나? 

아니, 난 그런 거 싫은데. 그냥 좀 그렇다고 말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말했다가 또 이상하게 소문 나면 어떡해. 

다른 세계 사람이랑 아는 사이가 된다는 건 이렇게 시작부터 어려운 거였다. 

그러니 당연하게 시작조차 하고 싶지 않은데 저 눈은 이미 시작하고도 남은 눈이라 고민이 됐다. 

아, 살면서 이렇게까지 김동영이 보고 싶었던 적은 없는데. 


 


 


 


 


 


 


 

"부담스러우시면 거절하셔도 돼요. 다 이해하니까." 


 


 


 


 


 


 


 

정재현한테 저런 얼굴도 있었구나. 

이번엔 정색하지도 울지도 못하는 얼굴이었다. 내가 쟤를 저렇게 만들 정도의 사람이었는지 몰랐어 나는. 

그래서 언제부터 나랑 내적친분을 그렇게 쌓았느냐고 묻지도 못 했다. 


 


 


 


 


 


 


 

-미안해. 

-괜찮아. 나는 봄이 다 이해할 수 있어. 


 


 


 


 


 


 

잔뜩 울어서 볼이 다 젖어서도 제게서 등을 돌리던 나에게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이던 겨울이가 겹쳐 보여서. 

해가 지날수록 잊고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는데 재현을 만나고 나서는 유난히 자주 마주쳤다. 겨울이를. 

겨울이가 재현이랑 닮기라도 했었나 생각도 해봤지만 이미 기억 저 멀리 있는 겨울이의 흐릿한 얼굴에서는 재현을 찾아낼 수 없었다. 

게다가 겨울이랑 재현은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 


 


 


 


 


 


 

"아니야, 아는사이 해요. 우리." 

"정말요?" 


 


 


 


 


 


 

왜 그랬냐고 김동영이 물어도 이제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이제 누구 탓도 못하게 됐다. 

먼저 밑도 끝도 없이 다가온 정재현 탓도 아니고 

갑자기 훅 들어온 겨울이 탓도 아니고 

그냥 내 탓이 되어버렸으니까. 


 


 


 


 


 


 


 


 


 


 


 


 


 


 


 


 


 


 


 


 


 


 


 


 


 


 


 


 


 


 


 


 


 


 


 


 


 


 


 


 


 

_from 


 


 


 


 


 


 


 


 


 


 


 


 


 

 

>>글 제목은 프롬님의 '봄은 겨울이 꾸는 꿈' 이라는 곡을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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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 이건 대박입니다.. 대작의 냄새가 벌써부터 T.T 스토리랑 내용 전개 너무 좋아요 ㅠㅠㅠ 겨울이랑 봄이... 너무 몽글몽글 하기더 하고 다음이 기대되고 겨울이가 과연 누군지~~ 궁금해요 글 잘 보고가요 자까님!!
6년 전
비회원139.117
와 너무 잔잔하면서도 설레고 분량도 최고에요 다음편 기대됩니다 작가님 ㅜ3ㅜ
6년 전
비회원60.52
작가님 이거에요 이거!!대!작!저 지금 댓글 처음달아봐요!너무 좋아요 진짜...벌써부터 다음편이 궁금해집니당~~
6년 전
독자3
작가님 대박이에요!!!!!!! 정재현 너무 좋아요!!!!!!!!!!! 뭔가 몽글몽글한 분위기도 대박적이구ㅠㅠㅠㅠ 아 진짜 너무 좋아요ㅠㅠㅠ 좋은글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4
그... 제목 인용하신 거 밝히는 게 나을 것 같아요...!!
6년 전
프롬
앗 그런가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5
헐 작가님 진짜 이거 너무 대박입니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잘 읽고가요😂😂💚💚
6년 전
독자6
작가님,...다음편이 없어요...다음화 너무 궁금한데 계속 이 예쁜 글 보고싶은데 작가님 루팡해서 하루종일 글만쓰게 하고싶어요 글 너무 좋아요 정말 사랑합니다ㅠㅜㅠ❣️❣️❣️❣️🙌🏻
6년 전
독자7
작가님ㅠㅜㅠㅠㅠㅠㅠ아침부터 행복하네요ㅠㅠ이런 명작을 만나다니... 다음편도 얼른 보고 싶어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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