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게 뭐.."
- 신기하다 진짜. 너무 달라.
"뭐가요?"
- 왜 소리도 안지르고, 밀쳐내지도 않았을까요, 손님은.
"그, 그야 갑작스럽게 하니ㄲ..!"
- 그런가요? 역시, 신기해.
그래서인가? 더 마음에 든다. 목소리가 조금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을 하였다.
나는 저를 보지 못하기 때문인지, 혹은 분위기에 취했다는 말 그대로인지. 꽤나 단도직입적이었다.
"도대체 키스를 한 저의가 뭐예요."
- 손님은 키스를 언제 해요? 좋아하는 사람한테 마음을 표현할 때 하는 거 아닌가?
"..."
- 난 그렇게 알고, 그래서 그대로 표현한 건데.
"....꽤나.. 차갑던데요."
_ 그야 그렇죠.
목소리가 말을 끊었고, 그 순간 다시 상점의 불이 모두 꺼졌다.
그리고 무언가 바람같은, 그러나 바람이 아닌 무언가가 내 앞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앞으로 왔다,라는 생각이 채 뇌에 닿기도 전에 그 무언가는 또다시 내 볼을 잡았다.
그와 동시에 귀 바로 옆에 기계음이 빠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 난, 사람이 아니니까.
"...!"
쪽, 얼음보다는 따뜻하고 사람의 체온보다는 차가운 것이 볼에 소리가 나게 닿았다 떨어졌다.
불이 켜지고 난 후에 상점은 또다시, 방금 전과 마찬가지였다.
- 계산도 마쳤으니, 안녕히 가세요. 손님.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모든 손님한테. 다 이래요?"
- 사람은 그러는 지 몰라도, 저는 안그럽니다, 손님.
또다시 내 발 밑에 화살표 불이 켜졌다. 한가득 궁금증을 머금었지만 왜인지 떨어지지 않는 입술에 결국 문앞까지 다달았다.
- 또...오실라나?
"....몰라요."
- 음, 또 왔으면 좋겠다, 우리 손님.
난 손님, 맘에 들거든요. 한가득 호탕하게 웃는 목소리를 뒤로 한채 상점의 문이 닫혔다.
정말 꿈을 꾼 듯한 기분에 몇발자국 걷다 뒤로 돌아 다시 상점을 쳐다보았을 때는,
그저 자그마한 시계가게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게 꿈이었나 생각하기에는 내 손에는 방금 사가지고 온 바지가 언제 싸였는지도 모를 포장지에 싸여 내 손에 들려있었고,
어느새 내 몸에는 아까 상점 안의 향기가 그대로 머물러있었다.
"뭐야....나 대체 뭐한거야...?"
갸우뚱, 이 정체 모를 꿈같지만 꿈같지 않은 일. 그리고 그 이상한 상점 주인.
......
그래도 키스는,
좋았는데.
저멀리 아쉬운듯 쇼핑백을 들고가는 사람의 뒤로 노란색 벚꽃이 우수수, 떨어졌다.
판타지...? 달달...? 이 애매모호한 경계선은 뭘까요 이런.
무거운 분위기만 써봐서 그래요, 흐엉.
+) 비도 안오고 날씨가 화창하네요. 이렇게 좋은 날씨가 좀 일찍 왔었으면 좋았을 것을.
오늘따라 되게 야속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