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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정재현] 첫사랑의 법칙 | 인스티즈 

 


 


 


 


 


 


 

첫사랑의 법칙 


 


 


 


 


 


 


 


1  


 


  어린시절 나는 무릎이 까져도 씩씩했고 부모님께 혼이 나도 눈물만 그렁그렁 맺힐 뿐 절 때 울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울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눈물이 펑펑 터지는 일이 있었다. 손바닥을 맞아서도 아니고 아끼는 물건을 잃어버려서도 아닌,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아서. 정확히는 고백에 차인거지만 

그날의 나는 태일이가 내가 싫다고 하자마자 눈물이 나왔다. 나는 태일이가 우리학교에서 제일 좋은데.  


  몸을 들썩이며 울고 있는 내 앞으로 검은 그림자가 졌다. 너 왜 울어? 낯선 목소리의 뜬금없는 물음에 서러워 더 크게 울었다. 바닥에 닿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양발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내 울음에 어쩔 줄 몰라 하던 아이는 그렇게 울음이 그칠 때 까지 턱에 매달린 눈물을 닦아주었다. 하늘색 옷 소매가 축축하게 물드는 건 상관없다는 듯 몇십 분이나 옆에 쪼그리고 앉아 나를 달래주었다. 

 
  어느 정도 내 눈물이 그치자 아이가 일어섰다.  


 


 

  “왜 우는지는 안 무러볼게. 그 대신 다음부터는 울면 안대.”
  “...”
  “우리 약속 한 거니깐 내가 이거 줄게.” 


 


 

  아이는 손에 딸기 맛 사탕을 쥐어주곤 운동장을 뛰어갔다. 그런데 너가 누구야? 내 큰 목소리에 흙먼지를 날리며 뛰어가던 아이가 우뚝 멈추었다. 그러곤 몸을 돌려 더 크게 고함을 질렀다.  


 


 

  “나 사학년 이반 정윤오야!” 


 


 

  정윤오가 누군지도 모르는 나는 열심히 막대를 입안에 굴리며 단맛을 느꼈다. 응.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우리 친구하자. 내 웅얼거림이 들렸는지 그 아이가 멀리서 휘휘 손을 저어보였다. 나도 크게 손을 저었다. 정윤오는 누구일까. 잠깐 궁금했으나 내가 첫사랑에 실패했다는 생각에 다시 눈물이 찔끔 나왔다. 태일아 진짜루 조아해써. 운동장 바닥에 하트를 그리곤 나는 집으로 뛰어갔다. 초등학교 첫사랑, 눈물을 쏙 빼놓는 사랑이었다. 


 


 


 


 


 


 


  내가 걷자 복도가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났다. 사물함에서 교과서를 찾으며 복도에서 놀던 학생들이 모두 수군거리며 길을 비켜주었다. 전교생 앞에서 차인 거 맞지? 쟤? 수군거림이 노골적으로 들리고 수치심에 고개가 저절로 땅 끝까지 내려갔다. 붉어진 귀와 볼을 가려주는 건 긴 머리카락이 전부였다.  


  차인 이유 또한 어이가 없었으나 전교생이 알게 된 것 또한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아니 하필 고백을 해도 그게 방송실이고, 딱 때맞춰 점심방송이라 마이크가 켜져 있을 게 뭐람. 일학년은 수련회, 삼학년은 수학여행 시즌이라 전교생이 반도 안 나온 것이 다행이었다. 그치만 뭐 내일이면 쫙 소문나있겠지. 김여주 이태용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으나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차여, 비련의 여주인공 등극. 이런 기사 제목으로 내이야기는 돌아다닐게 뻔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빨리 학교를 나가는 것. 빠른걸음으로 복도를 걸었다. 책가방을 가지지도 않고 나간 내 뒤를 누군가가 급하게 쫓아왔다.  


 


 

  “여, 여주야. 가방.” 


 


 

  정윤오였다. 얼굴을 보지도 않았지만 내손을 잡는 따뜻한 손과, 목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끝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단을 내려왔다. 점심시간이 끝났다는 종이 울렸지만 나는 계속해서 학교 밖으로 걸었다. 작은 내 발자국 소리 뒤로 조심스럽지만 크게 울리는 윤오의 발자국 소리가 계속 따라왔다. 그래서 안심이 되었다. 무작정 학교를 나가는 것도, 길거리에서 청승맞게 눈물을 흘리는 것도.  


 


 

  어느 정도 학교를 벗어나자 그제야 뒤를 돌았다. 눈물이 뚝뚝 흐르고 있는 내 얼굴을 보면서 정윤오는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끙끙거렸다. 그냥 흐르기기만 하던 눈물이 점차 어깨가 들썩이는 큰 울음소리로 변했다. 대낮에 신호등 옆길에서 교복 입은 학생이 울고 있자 사람들이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지나갔다. 우는 와중에도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는 나의 시선이 보였는지 윤오는 갑자기 입고 있던 교복 셔츠를 벗었다. 그리고선 내 머리위로 조심히 올려주었다. 혹시나 머리위로 갑작스레 올라온 셔츠에 내가 불편할까봐 얼굴에 닿지 않게 잡아주며 작게 울지마 하고 속삭였다.  


 

  그 말이 따뜻해서. 옆에 있는 게 너라서 더 펑펑 울었다. 한층 더 커진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발을 동동 굴리던 윤오는 나를 안아주었다. 나보다 반 뼘 정도 밖에 크지 않은 키였지만  안긴 품은 든든했고 따뜻했다. 어느 정도 다 울자 부끄럽고 배가 고팠다.  


 


 

  “윤오야 나 콧물 나왔어.” 
  “여기 닦아 옷에. 응. 마구 마구 비벼.” 


 


 

  배시시 웃으며 흰 티셔츠에 콧물을 닦았다. 정윤오는 그게 뭐가 좋은지 따라 웃는다. 살짝 팔을 꼬집으며 장난을 쳤다. 너 내 콧물이 웃겨? 나 우는 거 못생겨서 웃는 거지. 코가 막혀 코 맹맹한 소리가 나오자 윤오는 허리를 젖히며 더 크게 웃어댔다. 서로 마주보고 한참을 웃다가 내가 배가 고프다며 웃음을 뚝 그쳤다.  


 


 

  “어쩌지. 여주야 나 돈이 없어. 너 따라 나온다고 책가방이 없어..”
  “그런데 내 책가방은 왜 가지고 나왔어?”
  “그야... 니꺼니깐” 


 


 

  내가 못살아 정말. 나 오늘 용돈 받은 거 있어. 야 너 내일 두배로 쏴라? 내 말에 응응! 하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인다. 그래서 뭐먹을까? 진지하게 메뉴 고민을 하며 신호등을 건넜다. 처음 친 땡땡이는 꽤나 재미있다고 느껴졌던 하루였다. 비록 엄마에게 혼날 뒷감당이 무서웠지만, 꽉 채운 시간이었다. 떡볶이도 먹고 게임방도 가고. 나는 언제 울었냐는 듯 윤오와 있는 내내 웃기만 했다. 중학교 사랑도 땡땡이 빼고는 별거 없었다.  


 


 


 


 


3  


 


  야 사진 좀 찍게 붙어봐! 부끄러워 빨개진 볼을 꽃으로 가리며 폭삭 품에 안겼다. 아 얘 품에는 이런 냄새가 나구나. 얼빠진 얼굴로 헤헤 웃고 있는 내 볼을 콕 찌르며 민형이가 카메라를 가리켰다. 아! 사진 맞다.
   


  “하나 둘 셋.” 


 


 

  말소리와 셔터소리가 차례대로 들려왔다. 졸업 축하해 여주야. 민형이가 웃으면서 꽃을 손에 쥐어주었다. 이런 건 언제 또 준비했어. 꽃을 받으며 볼멘소리를 냈다. 어휴 꿀 떨어진다! 진이의 큰 목소리가 울리고 우리는 서로를 보고 웃었다. 뭐 남자친구인데 그럼 어때. 민형이에게 폭 안기며 마구 머리를 비볐다. 민형이는 다정하게 손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했다.  


 


 

  “김여주. 정윤오는? 너 마지막인데 사진 안 찍어?”
  “아, 맞다 정윤오.” 


 


 

  민형이의 눈치를 보며 눈으로 윤오를 찾았다. 내가 사진찍자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얘는 어딜 간 거야. 민형이가 윤오를 극도로 싫어해 사귄 이후론 통 보지 못했다. 졸업 직전 방학에는 내내 민형이와 놀러 다닌다고 정윤오와 동네 주민임에도 얼굴도 아예 못 봤고. 요즘 못 챙겨줘서 미안한 거 투성인데 얘는 진짜. 전화를 하며 둘러보자 인파 속 저 멀리에서 손을 흔드는 정윤오가 보였다. 야! 정윤오 이리 와! 진이의 목소리에도 고개를 저으며 멀리서 쳐다보는 정윤오였다. 어휴 고집은. 진이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데리고 오겠다고 인파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민형이가 친구들에게 간 틈을 타 윤오에게 문자를 보냈다. 


 


 

  [ 야 얼른 안 오고 뭐해. 사진 안 찍을 거야? ]
  [ 여주야! 멀리서 웃어봐. ]
  [ 갑자기 무슨 소리야 ]
  [ 사람이 많아서 못가겠어. 멀리서 김치하고 있어. 내가 여기서 네 사진 찍을게 ]
  [ 나 내 사진 필요 없어. 같이 찍자니깐? ]
  [ 내가 필요해. 너 찍고 또 같이 찍자 ] 


 


 

[NCT/정재현] 첫사랑의 법칙 | 인스티즈
 


 


 


 


 

  문자가 끝나자마자 멀리서 휴대폰을 높이 들고 있는 정윤오가 보였다. 김치를 하라는 것인지 열심히 입모양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내가 졸업식이라서 해준다 진짜. 하늘 높이 손가락을 올리고 웃으니 뭐가 좋은지 헤실헤실 거리며 휴대폰을 쳐다보는 정윤오였다. 몇 장 찍었을까 진이가 윤오 옆으로 나타나고 곧 두명이 내 앞으로 왔다.  


 


 

  “너 진짜 말 안 듣지?”
  “미안 미안. 사람이 많아서.” 
  “됐고 빨리 사진 찍자.”
  “여주야 여기 꽃.”
  “뭐야? 꽃은 왜?”
  “우리 졸업이니깐.”
   “새삼스럽게 이런 걸 챙겨. 야 나 많이 받았어. 괜찮아”
   “.. 내껀 안 받았잖아. 이거 받아야해. 꼭.”
    


 


  정윤오가 억지로 안겨주는 큰 꽃을 받아들었다. 하나 둘 셋. 진이의 소리에 맞춰 사진을 찍었다. 반밖에 올라가지 않은 정윤오 입꼬리를 억지로 당겨다가 올렸다. 그제야 보조개가 드러났다. 내가 이 보조개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보조개 안으로 손가락을 콕 넣고 찍으니 못 말린다는 듯 머리를 헝클리는 정윤오다.  


 

  다행이네 고등학교 졸업사진은 찍을 수 있어서. 초등학교는 정윤오가 해외여행을 가벼러서, 중학교 때는 내가 맹장이 터지는 바람에 졸업식을 못가서 우리 둘의 졸업식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노란색 병아리 같은 교복이 이제는 어엿하게 서로에게 어울려서 많이 큰 기분이었다. 처음 고등학교 교복을 입었을 때 소매가 길어 손가락이 안보였던 기억이 있었는데, 어느새 손목을 간당간당 하게 덮고있는 교복이었다. 


 


 

  “정윤오 팔년 동안 친구한다고 고생했다. 앞으로도 쭉 보자.”
  “응. 나도 너 쭉 볼래. 그런데 여주야 나 생일 선물 소원 쿠폰으로 해주…….”
  “죽을래?”
  “안되겠지? 그렇겠지?”
  “장난쳐?” 


 


 

[NCT/정재현] 첫사랑의 법칙 | 인스티즈
 


 


  “.. 그냥 여주가 주고 싶은 거 줘.”
   


 


 


 


 


 


 


 


 


 


  운동장을 꽉 채운 복잡한 인파를 피해 학교 옆 벤치로 정윤오를 불러냈다. 여주야 이게 선물이야? 유진이가 방금 뽑아 준 폴라로이드 사진을 손에 쥐어주자 정윤오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물어본다. 야 그럼? 가방에 숨긴 시계를 감추며 고개를 까딱이자 아니야.. 하고선 말끝을 흐린다. 얘 진짜 제대로 기대했나 보네.  


 


 

  나는 여주가 준 사진도 좋아. 네가 쓰레기 줘도 좋았을 거야.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끝까지 중얼거리는데 정윤오 저럴 때가 제일 웃겼다. 시무룩해진 표정과 힘없는 목소리에서부터 다 티 나는데 아닌 척은. 여주야 빨리 와! 차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너도 얼른 가족들이랑 밥 먹으러 가야지.”
  “으응. 갈게 나.” 


 


 

  돌아선 윤오의 등을 콕 찔렀다.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느꼈는지 휙 뒤돌아 보고선 응? 하고 물어본다. 앙 다문 입매 끝으로 보기 좋게 파인 보조개가 순한 얼굴을 한층 더 순하게 만들어 놨다. 내가 이러니깐 봐줄 수밖에. 윤오 손을 잡아끌곤 그 위로 포장된 시계 박스를 올렸다. 이게! 뭐야! 흥분한 정윤오를 뒤로하곤 손을 저으며 뛰어갔다. 야 나 간다. 그거 나 나기 전까지 열어 보지마! 선물을 두 손으로 꼭 껴안은 정윤오는 정말이지 우리차가 학교 운동장을 벗어나기 전까지 그러고 서있었다. 


  몇 분 뒤 문자가 울렸다. 발신인은 정윤오였다. 


 


 

  [ 여주야 시계가 너무 예뻐서 나 울어 ]
  [ 사진 ]
  [ 이거 죽을 때 까지 낄래. ] 


 


 

 살짝 웃고는 폰을 가방에 도로집어 넣었다. 진짜 혼자서 오바는 다해요. 내년 대학교가서 생일선물은 뭐로 챙겨줘야 하나. 걱정되는 한편 정윤오와 대학교 까지, 그것도 같은 학과로 붙어버린 것에 골치가 아팠다. 낯은 얼마나 가리는지 나 아니면 사람들이랑 말을 못해가지고. 몇 년 내내 함께하는 정윤오 덕에 졸업해도 졸업한 느낌이 아니었다. 걱정 하면서 한편으론 좋아하잖아 너.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붙어버린 수시 결과를 보고선 입을 삐죽거리는 나에게 진이가 한 말이었다.  


  걱정 하면서 한편으로는, 아니 사실은 좋았다. 윤오와 함께여서.   


 


 


 


 


4  


 


 

  술이 떡 된 내 앞으로 가방끈을 질끈 잡은 정윤오가 총총거리며 뛰어왔다. 여, 여주야 울지마. 자꾸만 흐르는 안경을 고쳐 매며 윤오는 가방에서 휴지를 주섬주섬 꺼냈다. 눈물 뚝 해. 응? 우리 집 가자. 칭얼거려야 하는 건 난데 왜 오늘은 또 얘야. 아휴. 지근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한손으로 정윤오를 밀어냈다.  


 


 

  “이야, 김여주 따까리 또 왔네?”  


 


 

  선배들의 놀림에도 윤오는 눈알만 굴릴 뿐 아무런 대답도 없이 한손에는 숙취 음료를 또 한손에는 초코우유를 들고 나에게 건넸다. 안 먹어. 괜히 심술을 부렸다. 내가 술을 먹을 때마다, 남자친구에게 차일 때마다 달려오는 게 싫어서. 선배나 친구들에게 쟨 네 따까리냐는 조롱 섞인 말도 듣기 싫어서. 싸한 표정으로 돌아선 나를 우물쭈물하며 잡더니 곧 작은 목소리로 물어본다.  


 


 

  “그 여주야 혹시 언제 집 갈 거야?”
 
 


  헛웃음이 나왔다. 


 


 

  “그게 왜 궁금한데.”  


 


 

  하루 종일 울고 술을 마셔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하니 윤오는 짐짓 행동을 멈춘다.  


 


 

   “여기 근처에 24시 카페 있어. 나 기다리면서 공부하고 있을 게. 너 편한 시간에 나와!”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24시 카페를 가리키는 몸짓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정윤오 우리는 친구지 네가 내 꼬봉은 아니잖아. 너 피곤하면 들어가고 네가 나를 신경 왜 써. 날카로운 말을 뱉어내며 동시에 후회했다. 그래도 나 챙겨주는 사람인데. 짧은 시간 미안함이 맴돌았으나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했다. 그래야 내가, 아니 네가 안 우스워져. 윤오는 내 말에 크게 당황한 듯 시선을 땅 아래로 떨구었다. 그러면 또 내가 약해지잖아. 나만 나쁜 년 되잖아. 차마 뱉지 못 한 말을 삼키며 돌아섰다. 비틀거리며 술집으로 다시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중얼거림이 들렸다.  


 


 

   “나는 너.. 친한, 친구니깐.” 


 


 

  내가 지금 누구 때문에 차인지도 모르고. 깊은 한숨을 꾹꾹 눌러 담으며 다시 몸을 돌렸다. 윤오야. 그치 너 친구지? 내 보호자도, 내 부모님도 아니지? 내 물음에 정윤오는 얼빠진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깐 집 가. 한마디를 하곤 몸을 돌렸다. 노랫소리가 크게 울리는 술집으로 들어가 제일 끝 의자에 걸터앉았다. 분노가 다른 방향으로 엇나가 버렸다. 분명히 전남친을 원망하고 때려야하는 건데 왜 애꿎은 정윤오를 내가. 고개를 소파에 파묻으며 엎드렸다.  


 


 


 

   ‘너 사람 만나려면 따라다니는 그 남자애나 정리해. 뭐 친구? 친구가 그렇게까지 따라다녀? 오죽하면 내가 따까리한테 밀린다는 소리까지 듣냐?’ 


 


 

  그때 뺨을 쳤어야 하는데. 나랑 정윤오까지 다 욕보인 건데 왜 멍청하게 미안하다고 하고 뛰어나왔는지. 엉엉 우는 소리는 큰 노랫소리에 묻혀 주변에 들리지도 않았다. 윤오한테 미안하다고 말할 힘도 없었다. 괜히 모든게 혼란스러웠다. 우리의 관계가, 그저 윤오가 나에게 맞춰주던 행동이 여기선 오해받을 관계로,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는 놈으로 비유된다는 게. 울음소리를 죽이고 전화를 받았다. 진이었다. 야 어디야? 눈물을 참아가며 겨우 술집이름을 댔다.  


  전화를 끊고 화면을 보자 문자한통이 와있는 게 보였다.  


 


 

  [ 여주야 술 조금만 먹고 꼭 일찍 들어가. 네 집 문 앞에 죽이랑 약이랑 네가 좋아하는 딸기 걸어놨어 아침에 먹고 학교 가야해. ] 


 


 

  정윤오였다.  


 


 

  진이가 달려와 나를 안고 물어도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짜증난다는 말만 되풀이 했는데 이게 누구를 향한 짜증인지 제대로 분간가지 않았다. 나는 우리가 친구인 게 중요하단 말이야. 내 울음 섞인 말에 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진이는 등만 토닥거려 주었다. 알지 알지. 윤오와는 다른 따뜻함에 목 놓아 울어버렸다.  


 


 


 


 


 


 


 


 


 

  그런데 무엇보다 나는 내 자신이 제일 짜증났다. 참 이상하지. 모진말을 했으면서도 불안했어. 네가 떠나버릴까봐. 나, 못된 년 그거 맞는 거 같아.  


 


 


 


 


 


 


 


 


 


 


 


 


 

아주 짧은 단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좀 길어져서 두세개로 나눠서 끝낼 거 같네요! 

태일이나 태용이나 민형이나 아주아주 짧게 등장했지만 모두 나이는 같았던 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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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재현이 끙끙거리는거 너무 귀여워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5년 전
독자2
헐 윤오야.... ㅠㅠㅠㅠㅠㅠㅠ 세상세상 윤오만큼 다정한 친구 어딨겟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휴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3
오우 작가 선생님 ㅜㅜㅜㅜㅜ 해바라기 윤오 넘 젛아여 ㅜㅠㅠㅠㅠㅠㅠ 이런 친구 어디써 빨리 사겨사겨 ㅜㅜㅜㅠㅠ
5년 전
독자4
작가님 이거 최고 .... 울면서 봐써요 ...흑흑
5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조아여ㅠㅠㅠ작가님 ㅠㅠㅠ
5년 전
독자6
아 윤오야ㅠㅠㅠㅠㅠㅠ 어디 이런 남자 없나요... 순애보ㅜㅜㅜㅜ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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