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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개아님 전체글ll조회 1606l 1

 

 




作.개아님



집에 도착하자마자 하는 일이라곤 교복을 갈아입고 책상에 앉아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엄마의 사진 앞에 교과서를 펴둔 채 공부에 집중하다가, 시간이 어느덧 1시가 다 되어가면 아르바이트하는 편의점으로 향해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르바이트가 끝이 나면 집에 도착해 씻고 두 시간 정도 잠을 청한 후 학교 갈 준비를 하고. 뫼비우스 띠 마냥 반복되는 생활에 몸이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가끔가다 정신을 놓은 적도 있었다. 그 피로를 모두 모아 주말에 피로를 깨끗이 청산한 뒤 또 아르바이트를 가고. 월급날엔 월세를 내고 남은 돈은 통장에 저축을 해두고 저축을 하고 남은 돈으론 문제지와 필기구 등을 사고. 매번 말라가는 내 모습을 볼 때는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꼴에 사람이라고. 가끔은 맞지 않는 바지 탓에 벨트를 끝까지 졸라매어 옷을 입기도 하고. 이렇게 줄줄이 생활을 나열해보니 참 병신같은 생활을 해왔다. 꿈만 존나 커요, 김태형. 어릴 때부터 다져온 포부는 쉽게 변할 생각도, 변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내 꿈은 천국으로 가는 것. 이 지옥 같은 구덩이에서, 벗어나는 것. 


전정국이라는 지옥에서, 벗어나는 것.


나는 어릴 때부터 확고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 수평선 너머론 천국이 존재할 것이며, 나중엔 내가 그곳에 도착하여 천국에서 엄마와 함께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나이가 들면서 수평선 너머론 똑같은 바다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아직도 수평선 너머에는 천국이 존재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항상 꿈에서 수평선까지 향하려 배를 타고 나간다. 그러나 매번 파도가 나를 가로막고, 그런 파도를 무시한 채 노를 젓다 보면 어느새 날씨가 점차 흐려지더니 큰 파도가 폭풍을 이끌곤 나타났다. 매번 잠에서 깰 즈음에는 파도에 전정국의 얼굴이 겹치기도 하였고. 그래서 자고 일어나면 항상 찝찝했다. 물론 개꿈이겠지만 비슷한 내용을 한 꿈에 마지막이 매번 같으니 기분이 싱숭생숭하기도 하였다. 꿈에 나타나는 전정국은 파도에 오버랩이 된것인지, 바람에 오버랩이 된것인지 몇 년을 꾸면서도 아직도 해답을 내리지 못하였다. 매번 어김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해서 거울을 바라보고, 그런 거울을 보다 헛구역질을 하며 변기에 위액을 토해내고. 차갑다 못해 시린 물로 기분 나쁜 꿈도 함께 씻어내고. 책상 위에 얹어진 엄마의 사진을 바라보며 가끔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나는, 이곳을 지옥이라고 칭하고 싶어. 
그리고 네가 없는 그곳을 천국이라고. 
믿고 싶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아직 전정국이 나를 왜 괴롭히는 것인지 모른다. 그저 정국의 말대로라면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 나와 똑같이 생겨서, 좆같아서. 그래서 괴롭히는 것이라고. 괴롭힘 당하는 게 싫다면 왜 그런 얼굴을 갖고 태어났느냐며 욕을 했다. 그러게 말이야, 나도 왜 내가 이런 얼굴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모르겠네.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아빠가 없었다. 하지만 무언의 직감인지 엄마에게 단 한 번이라도 아빠의 존재를 물어본 적은 없었다. 집이 부유해서인지 아빠의 존재가 딱히 필요하다고 느끼지도 않았었고. 또 잘 살 수 있었던건 외가 쪽의 할아버지가 사업이 성공하셔서, 그래서 엄마가 할아버지의 돈을 쓰며 그렇게 호화로운 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엄마는 사치스럽게 행동하지 않았었다. 그 흔한 명품 가방도 없었고, 웬만해서 식당으로 나가 밥을 먹는 적도 없었다. 그런 엄마에게 한번은 물었었다. 엄마는 왜 다른 아줌마들처럼 꾸미지도 않느냐고. 왜 우리는 레스토랑 안가냐고. 어린 나의 물음에 엄마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돈은 우리 돈이 아니니까, 할아버지가 벌어주신 돈 그렇게 막 쓰면 할아버지 힘들어. 하면서. 그 시절 나는 엄마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엄마는 또 내앞에서 술을 먹지 않았다. 그런 엄마가 집이 가난해지고 고된 일을 하다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잘리고 속상했는지 내 앞에서 처음 술을 마셨을 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엄마와 아버지는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당시에 헤어지셨다고 하셨다. 사유는 엄마의 임신 소식. 아버지는 그저 엄마의 몸과 할아버지의 돈을 사랑했던 것이었고, 그걸 모르던 엄마는 아버지가 엄마를 사랑해주는 줄 알고, 아무 의심 없이 덜컥 몸을 내놓으셨다가 나를 임신했다고. 기쁜 마음에 나의 임신소식을 아버지께 전해드렸을 때, 아버지는 굳은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사라져선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 말을 술김에 내뱉은 엄마는 슬프게 우셨다. 나를 원망하진 않았었다. 이날 나는 내 존재를 부정하고 싶었다. 내가 생기지 않았다면 엄마는 조금 더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나로 인해 엄마의 행복이 깨지고도 엄마는 나를 예뻐해 주었다. 이 정도는 그래도 딱히 충격적인 편은 아니었다. 몇 가지 생각해 놓았던 시나리오였기에, 그 시나리오 중 하나가 들어맞았다는 게 가슴 아팠을 뿐이었는데, 또 다른 엄마의 말에 처음으로 가슴이 무너져 내림을 느꼈다.


태형아 너는, 네 아빠를 똑 닮았어. 네가 커갈 때마다 아빠 얼굴이 겹쳐 보여서, 엄마 가슴한켠이 시큰해.


지금 거울을 봐도 어디 하나 엄마를 닮은 구석은 없었다. 이 얼굴이 아버지를 닮았다는 것을 느끼니 거울 속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거울을 깨고 싶은 충동이 들어왔다. 그리고 엄마가 죽고 나서야 생각해 보는 거지만 엄마는 나를 안 사랑하지 않았을까 싶다. 엄마는 단 한 번도 내게 사랑한다 말한 적이 없다. 착각일지는 모르지만, 내 얼굴이 꼴도 보기 싫었던 건 아니었을까.










존재의 위로
02










 

“태형아.”
“아아….”
“그러길래, 왜 그 얼굴로 태어났어.”


평소보다 강도가 세졌다. 전엔 그냥 멍이 드는 정도로 끝이 났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무엇이 그리도 열이 받는지 평소엔 두어 대 때리던 얼굴을 기어코 피를 보게 하였고, 넘어진 채로 몇십 분을 맞다 보니 몸에 감각이 무덤덤해졌다. 아프다.


“아, 파….”
“아파?”


땅에 누워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모습을 한참이나 입을 다물고 쳐다보더니 얼굴에 발을 가져다 대곤 짓누른다.


“아악!”
“어쩔 수 없어, 계속 아파야지. 넌 좆같이 생겼잖아.”


얼굴을 쳐다보더니 또 아니꼬웠는지 얼굴에 발을 가져다 대곤 또다시 짓누른다. 으! 비명이 신발 바닥에 파묻히는 소리와 동시에 떨리는 손으로 발바닥을 밀쳐내자 쉽게 떨어져 준다. 코피가 멎은 지 얼마나 됐다고 그새 또 터져서는 벌어진 입 사이로 흘러들어온다. 입안은 이미 터져서 비린 맛이 가득했고, 코피까지 함께 흘러 목 뒤로 넘어가자 숨이 턱 막혀왔다. 본능에 따라 기침을 해대자 입안에 가득하던 피가 정국의 신발 위에 떨어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국이 인상을 확 찌푸리며 신발에 묻은 피를 교복 상의에 대충 비벼댄다. 새하얀 천 운동화가 피로 물들어 얼룩덜룩하자 짜증이 나는지 신발을 신경질적으로 벗어버린다.


“태형아. 자꾸 이렇게 피해 줄 거야?"
“…….”
“내일까지 깨끗하게 빨아.”


전정국은 그리 말하곤 내 발에서 신발을 벗겨 내 저가 신고는 피 묻은 제 신발을 나의 몸 위에 던져주고 뒤돌아서서 사라졌다. 정국이 떠나고 몸을 일으켜 반으로 향하려 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멍하니 하늘만 보며 땅 위에 누워있었다. 하늘은 여전히 맑고 푸르다. 그렇게 몇 분을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을 즈음, 옆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석진이 순찰을 하던 것인지 그냥 와본 것인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누워있는 나를 보곤 급하게 달려왔다.


“태형아. 너 왜 이래?”
“…….”
“누가 이랬어.”


말을 하려고 입을 열 때마다 목 뒤로 넘어가는 피에 윗몸만 살짝 일으켜 입에 고인 피를 뱉어내고,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정리하곤 입을 땠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거 학교폭력이잖아.”
“아니에요.”


입이 터져 입 주변 근육이 움직일 때마다 찢어진 곳이 너무 쓰라렸다. 더 이상의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입을 닫아버리자 몸만 일으키고 앉아있는 나를 부축하려다 내가 쩔뚝이자 안 되겠는지 등을 내보인다. 과도한 자상에 부담스러워 혼자 일어서기 위해 몸에 힘을 주려 했으나 잘 안 되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시야에 보이는 석진의 등에 기대었다. 내가 기대오는 느낌에 두 팔을 뻗어 나를 받쳐 업더니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석진의 등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았다. 눈물이 점차 맺히더니 결국 석진의 등이 젖어갔다. 몇 년 만에 엄마에게 느꼈던 그 자상함을 느끼자 그냥 울컥했다.


“힘든 일 있으면 형한테 털어놔도 돼.”
“…….”
“형이 회장 당선되고 그랬잖아, 전교생 여러분들의 모든 고민. 해결해드리긴 어려워도 제가 다 들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려워하지 말아주세요.”


여전히 고개를 등에 파묻고 있자 석진이 잠시 멈추어서 나를 똑바로 받치더니 다시 걸음을 옮겼다.


“어려워하지 말아 주세요, 태형아.”


석진의 말에 코를 훌쩍이며 옅게 웅얼였다.


“…죄송합니다.”


웅얼이는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석진이 낮게 한숨을 쉬며 부지런히 다리를 움직였다. 그렇게 등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보니 어느새 보건실에 도착하였고, 보건실에 도착하였다는 석진 형의 말을 듣고 등에 파묻던 얼굴을 드는 순간 보건실 문이 열리고 안에 있던 정국이 껌을 씹으며 나왔다. 풍선껌을 불며 나오던 정국이 석진을 보고 고개를 까닥, 하고 인사를 하더니 석진의 등 뒤에 보이는 내 얼굴을 보고는 풍선껌을 탁. 터트린다. 잠시 아니꼬운 눈으로 석진의 등 뒤에 업혀있는 나를 쳐다보더니 물어온다.


“태형아.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긴. 얼굴이 죄다 터졌네. 누가 이랬어?”


뻔뻔한 정국의 물음에 기가 차서 입을 꾹 다물어 버리니 고개를 왼쪽으로 갸우뚱하며 다시 물었다.


“왜 아무 말도 안 해.”


어이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이 새끼야. 네가 배우였으면 넌 남우주연상은 그냥 따먹겠네. 다물어서 일자가 된 입꼬리를 어색하게 올려 보이자 똑같이 입꼬리만 올리며 웃어준 정국이 석진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태형이 친구거든요. 태형이는 제가 보살필 테니까 가세요. 고3이시면 공부하셔야지.”


왠지 모르게 날이 선 듯한 말투로 말을 하던 정국이 석진의 뒤에 업혀있던 내 몸을 안으며 등에서 때어내었다. 그렇게 나를 안아 든 채로 인사도 없이 문을 닫아버리고 침대로 향하더니 침대 위에 조심스레 앉혀둔다. 어색한 기운이 감도는 보건실 침대에 앉아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자 옆에서 달그락거리며 무언가를 찾던 정국이 연고와 면봉을 들고 다가왔다. 또 무슨 짓을 할까, 싶어 추켜올려보니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듯 연고와 면봉을 들어 보인다.


“……뭐야.”
“너 이거 그대로 두면 흉진다.”
"네가 무슨 상관이야, 내 얼굴에 흉이 지든 말든.”


연고의 뚜껑을 열어 면봉에 쭈욱 짠 정국이 연고에 뚜껑을 다시 막으며 말했다.


“흉지면 너 때릴 이유가 없어지잖아.”
“…….”
“흉지면 안돼. 그년은 얼굴 하나는 깨끗했으니까.”
“넌 내가,”


말을 하려 입을 열려다 면봉을 입가로 들이대는 정국에 다시 입을 다물었다. 말을 하려다 마는 모습을 본 정국이 연고를 바르던 면봉을 살짝 떼고 물었다.


“뭐.”
“아니야. 됐어."
“뭐야, 김빠지게. 얼굴 대.”


연고를 침대 옆 탁자에 내려다 놓고 턱을 잡아 올리더니 이곳저곳 조심스레 발라주다가 입술 쪽에서 멈추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말했잖아, 너 그년이랑 똑같이 생겼다고. 근데 그년이랑 너랑 다른게 하나 있어. 나긋한 목소리에 살짝 풀린 눈으로 정국을 응시하며 답을 갈구했다. 눈이 마주치자 정국이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코앞에서 멈추어 서더니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입을 땠다.


“입술색이. 없었거든. 화장 지우면.”
“…….”
“근데 넌 좆-나 빨갛잖아.”


키스하고 싶게. 가까이했던 고개를 다시 원위치로 들어 올린 채 웅얼이며 말끝을 흐리던 정국이 면봉의 반대편에 짜둔 연고로 입꼬리에 약을 조심스레 발라주다 또 뭐가 그리 궁금한지 시선을 향하고 있던 입꼬리에서 코를 지나 천천히 올라가더니 눈을 마주했다.


“김석진한테는 왜 업혀서 와?”
“뭐?”
“김석진이 네 몸에 왜 손을 대고 있냐고.”
“도와준 거야.”


턱을 쥔 손에 약간의 악력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또 무엇이 그리 심기에 거슬렸기에. 차마 눈을 계속해서 마주보고  있지 못할 것 같아 눈을 피하자, 턱을 더욱 세게 잡아온다. 그러니까 내 말은, 그 새끼가 너를 왜 도와줘. 살짝 낮아진 목소리가 귓가에 꽂히자 절로 입이 다물어졌다. 꽉 다문 입이 질문에 답해줄 생각이 없음을 인지했는지 턱을 잡고 있던 엄지손가락이 슬슬 올라오더니 입꼬리 상처 부위에 도달했다. 도달한 지점을 살살 쓰다듬던 정국이 말을 이어갔다.


“말 안 했나 봐?”
“뭘.”
“너 내 장난감이잖아.”
“근데.”


대꾸해오는 날이 선 말에 손에 점차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악! 점차 힘이 들어가던 엄지가 상처 부위를 강하게 누르자 저절로 앓는 소리가 터져 나왔고, 그 덕분에 입이 벌려지자 엄지 손으로 혀를 건드리더니 씩 웃어 보인다. 벌려진 입으로 들어간 손가락이 혀를 키스를 하는 마냥 이리저리 배회하며 돌아다니는 것에 이상한 기분이 들어 입을 닫으려 하자 턱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며 입을 닫지 못하게 붙잡곤 킬킬거리며 웃는다. 태형아, 너 그러고 있으니까. 좆 빠는 것 같다. 아으, 꼴려. 음담패설을 던지며 한참을 킬킬거리며 웃더니 또 언제 웃었냐는 듯 금세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태형아. 난 성격이 더러워서 장난감 같이 쓰는 거 못 해.”
“…….”
“그니까 네 몸뚱어리 간수 잘해, 씨발년아.”


입안에 집어넣고 있던 엄지를 빼냄과 동시에 손을 턱에서 떼어내더니 그대로 연고가 덕지덕지 발린 볼에 손지껌을 가한다. 아직 붓기가 가라앉지도 않아 아프다 못해 시렸다. 때린 방향대로 넘어간 고개를 한참 동안 서서 쳐다보더니 또다시 손을 들어 올린다. 이제 아무 생각도 없어 그저 눈을 감자 전처럼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다. 눈을 뜨고 정국을 올려다보자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리곤 눈높이를 맞춰온다. 아무 말 없이 쳐다만 보고 있기에 괜히 민망해져 고개를 옆으로 슬쩍 돌리며 말했다.


“넌 가끔 맞추기가 존나 어려워.”
“근데.“
“때릴 거면 때리기만 해. 헷갈리게 하지 말고.”


감정 섞인 말에 한참 동안 말이 없던 정국이 옆으로 돌아간 터라 보인 귀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너 나 좋아하냐?“
“아니.”
“그래.”


단번에 나온 부정적인 대답에 고개를 옅게 끄덕이며 만지작거리던 귀를 한번 쳐다보곤 픽, 웃더니 때린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다가 이내 머리를 헝클리곤 보건실을 나가버렸다. 멍하니 침대에 앉아 보건실을 나서는 뒷모습만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문이 닫히고도 한참을 쳐다보다 이내 눈을 감았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심장 뛰는 소리가 울렸다. 평소와는 다른 박동수를 느끼며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보이는 침대 건너편 거울 속 나의 모습과 눈이 마주쳤다. 귀 끝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다시 눈을 감으며 그대로 침대로 누워버렸다. 전정국은 항상 뒷모습을 보여주었다. 매번 보이는 그 등이, 참 보기 싫다고. 그렇게 느끼며 한숨을 내뱉었다. 전정국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면 내가 온전한 전정국 것이라는 걸 인정하게 될까 봐, 자존심이 용납을 못 해 오늘은 집에 가면 잠 안 자고 공부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손에 들린 신발이 느껴졌다. 전정국을 생각하자 손에 힘이 들어갔다. 신발 끝 부분이 가해지는 악력에 구겨졌다.


귀 끝이 붉게 물든 이유는 그저 전정국이 만져서일 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니 심란했던 마음이 내심 가라앉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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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거 그 뭐냐 그 나중에 완결하시면 텍파 내주시면 안될까요ㅠㅠㅠㅠㅜㅜㅜ정말 소장하고싶은 팬픽이네요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진짜 작가님 글솜씨 대단하잖아...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것같아요...
10년 전
독자3
작가님
10년 전
독자4
아이거 왜엔터눌렷냐.. 라무튼 진짜짱이세요ㅜㅜㅜ 대단하세요ㅠㅠㅠ 좀더 유명세를타야하는데 이렇게 재밋는글은...ㅜㅜㅠㅠ 태형이가 불쌍하긴한데 정국이한테도 사연이많아보여서...ㅜㅠㅠ 빨리 국뷔가 행쇼해야하는데말이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잡초예요! 와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태형이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 진짜 필력 취저셔요 ㅠㅠㅠㅠ 이런글 괘감사합니다ㅠㅠㅠ
10년 전
독자6
하진짜 이런거너무좋아요ㅠㅠㅠㅠ나쁜정국이ㅠㅠㅠㅠ
10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ㅠㅠ정국이 왜 츤데레인거죠ㅠㅠㅠㅠ설레게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정국아 태형이 너꺼해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8
어어어ㅠㅜㅜㅠㅜㅠㅜㅠㅜㅜㅜ진짜 좋다 너무 좋다 분위기에 발려 죽을것같다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10년 전
독자9
묘한 분위기, 마치 젖어드는 것 같아요. 태형이와 정국이의 묘하고 아슬아슬한 관계. 톡하고 터질 것 같은 그런 관계 ㅠㅠㅠㅠ 죽겠어요.
10년 전
독자10
진짜재밌어요 ㅠㅠㅠ 저원래 연재픽 기다리는거 싫어서안읽는데 작가님꺼는 읽게됨 ㅠㅠㅠㅠ사랑합니다♥
10년 전
독자11
ㅠㅠ하..정국아ㅠㅠ작가님진짜금손이세요!!
다음편보러갑니다

9년 전
독자12
우리태형이 정국이좋아해서 어떡해ㅠㅠ진짜 마음아프겠다... 작가님 문체너무좋네요 브금도 너무 잘어울려서 더 몰입이잘되요
9년 전
독자13
이거 뭐죠..읽을수록 몰입이 잘 되요ㅠㅠ작가님ㅠㅠㅠㅠㅠㅠ태형이는앞으로 어떻게 돠는걸까요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4
작가님 문체가 너무 제 스타일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정국이한테도 사연이 있는 걸까요... 태형이를 닮았다는 그 분은 어떤 분이시길래 정국이가 태형이를 때리는 건지 궁금하네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5
정국 괴거 빨리 알고싶어요.... 빨리빨리 정주행!
9년 전
독자16
전정국 병주고 약주고 허허ㅓ허후훠ㅓ 이게 뭔ㄷ지 츤데레니... 나쁘다ㅠ
9년 전
독자17
아ㅠㅠㅠㅠㅠ진짜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 작가님사랑해요ㅠㅠㅠ
9년 전
독자18
태형이가 그렇기생기고싶어서그런기아닝디 ㅠㅠ다들왜 ㅠㅠ
9년 전
독자1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왜 이글을 지금봤져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사랑해여ㅜㅍ퓨ㅠㅠㅠ
9년 전
독자20
헐헌헐헐이런거너무좋아요...학교물에 전정국 성격 취저.,
9년 전
독자21
와....진짜 읽는내내 감탄이 절로 나와요ㅠㅠㅠㅠ스토리며 필력이 정말 대단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완전 취저ㅠㅠㅜㅜ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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