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불길한 느낌을 잔뜩 받았던 날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확인한 오하아사 별점이 꼴지여서,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발을 삐끗해서, 그러다 이상함을 느끼고 시계를 확인하니 일어났어야 하는 예정 시간보다 삼십분정도 지난 상황이라서, 그래서 밥도 먹지 못하고 학교를 향해서 달린게, 그런데 막상 강의실 앞에 도착하니 열리지 않는 문과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휴강 문자에. 한숨을 푹 쉬고 다시 자취방으로 향하려는데 앞에서 어쩐지 익숙하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얼굴이 보였다. “어… 안녕?” 그러니까 내가 샤워도 하지 못하고 자취방에서 뛰어 나오게 만든 원흉이라고도 볼 수 있는 남자. * 나도 옆에 앉아있는 동기처럼 내일이 없는것 마냥 달리고 싶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내일 일교시 수업이 있는건 시간표를 확인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금공강의 동기를 부러워하며 다음 학기에는 무조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금공강을 사수할것이라 다짐하며 앞에 앉아있는 선배들에게 넉살 좋게 웃어보이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동기들에게 인사를 하고 가방을 챙겨 가게 밖으로 빠져 나왔다. 후덥지근한 공기에 발걸음을 빨리해 지하철역으로 향하려는데, “잠깐만요.” 낮은 목소리가 나를 잡아 세웠다. 나를 부르는건가? “이름아.” 아, 나 맞네. 몸을 돌려 세우니 처음 보는 남자가 서 있었다. 아니, 처음 보는거 맞나? “오랜만이다.” 익숙한 부산 사투리. 이제는 고친지 한참이나 지난 나의 옛말투. 그럼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은 내가 부산에 살때 알았던 사람이란 말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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