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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l조회 814l 3






아프리카 下
w.Harvey








03. 

















 눈 깜짝할 세에 토요일을 맞았다. 불고기에 이어 어제는 3만원이 넘는 비싼 피자까지 시켜먹었다. 그냥 밥을 해주겠다는 내 말에도 부득부득 고집을 피워 피자를 시킨 민호는, 사실 저는 피자를 싫어한다며 맛있게 먹으라며 나에게 밀어주었다. 이 큰 걸 나혼자 어떻게 먹어?! 반색하는 내게 민호는 담배연기 세로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 했다. 결국 두 조각도 못 먹고 식어버린 피자를 방 한 쪽에 밀어 넣은 나는 피자값이 아까워 버릇처럼 에이씨. 하며 뺨을 부풀렸다. 

  




“나 피자 별루 안 좋아해!” 

“피자 잘 먹을 줄 알았지.”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흐음.. 의외네.” 

  




 애기들은 피자 되게 좋아하던데.. 이에 물린 담배가 웅얼대는 민호의 입모양 때문에 아래위로 크게 끄덕였다. 작게 웅얼이는 그 말이 하필 또 크게 다 들려서, 나는 괜히 얼굴이 붉어져버렸다. 하여튼 최민호, 진짜 웃겨. 진짜 이상해. 이씨이. 

 피자를 치우니 춥다고 하루만 재워 달라 길래 동침 아닌 동침을 했다. 이로써 딱 세 번째였다.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작은 장판이라 다 큰 남자 둘이서 누워 자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슬금 모서리로 반 만 몸을 뉘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더니 이마에 손을 얹은 민호가 말 없이, 갑자기 내 목 뒤에 손을 넣어 안으로 끌어들였다. 뜨거운 손에 놀라 동그랗게 뜬 눈으로 민호를 쳐다보자 밤이라 그런지 눅눅하게 쳐진, 낮은 목소리의 민호가 내게 이불을 가슴께 까지 끌어올리며 말했다. 







“감기걸린다. 얼른 자.” 

“....바닥 차.. 들어와.” 

“........” 




  

 너 진짜 감기걸려.. 진짜 걱정되서 이야기하는데도 민호는 다시 이마에 손을 얹고 눈만 감고 있을 뿐, 아무 반응이 없다. 결국 소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릴 때 까지 기다렸다가, 곤히 잠이 든 걸 확인하고 슬쩍 어깨를 안쪽으로 끌어들여 이불을 덮어주었다. 아주 작게, 매끈한 얼굴 위에 푸념 풀듯 한숨을 내쉬었다. 하여튼 고집만 쎄가지구. 이불을 꼼꼼히 덮어주고 베개까지 끼워준 뒤. 한참 뒤척이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땐 장판 한가운데에 대자로 뻗어 잠이 든 내가 있었다. 번쩍 고개를 들어 좁은 방 안을 휙휙 둘러보니 집에 간 건지, 아님 슈퍼에 간 건지 민호는 없었다. 

까치집이 된 머리를 손으로 꾹 누르며 이불을 개어 한 쪽에 밀어 넣고, 으슬한 몸을 떨며 잠바를 끼위 입었다. 집 안에 있는데도 입김이 뿜어지는 걸 보면, 집 안의 온도가 어떤지는 말 다했다. 코를 빨아 당기며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다행히 밥솥에 밥이 남아 있었다. 반찬은 지난번에 남겼던 고기랑 잔반찬이 있었다. 나름 후한 반찬들이기에 괜히 또 기분이 좋아진다. 상 위에 반찬을 얹고 혹시 슈퍼에 갔다 다시 올 수 있음을 대비해 민호 수저도 하나 더 챙겨 올렸다. 그리곤 겨드랑이에 손을 교차시켜 넣고, 씻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문을 열자 집 안의 서늘함과는 차원이 다른 매서운 칼바람이 밀려든다. 이런 날씨에 얼음물로 씻어야 하다니. 생각만 해도 턱이 덜덜 떨린다. 삼선슬리퍼를 찍찍 끌며 마당에 웅크려 앉았다. 




  

“....으씽..” 

  




 자고 난 후라 그런지 코가 잔뜩 먹먹해진 나는, 원치않게 콧소리가 났다. 으씨가 으씽이 되어 입 밖으로 나온 것이 괜히 거슬린다. 수도꼭지를 아무리 비틀어도 물이 나오질 않았다. 돌릴 때 마다 끽끽 거리는 이상한 괴성을 내지르는 야속한 수도꼭지를 보며 에휴우. 한숨을 쉬며 일어섰다. 오늘 씻기는 글렀구나. 양치라도 하고 싶은데.. 아쉬움과 동시에 짜증과 심통이 난다.  

 씻질 못해 그런지 차려놓은 밥도 영 시큰둥했다. 내 수저만 거두어 넣고 한 쪽으로 상을 물린 뒤 무릎으로 기어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돌아다녔는데 그세 발끝이 꽁꽁 얼어붙어,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니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따가우면서 간지럽다. 손으로 발을 만지작 거리며 무릎을 세워 뺨을 댔다. 가면 간다고 인사라도 해주지. 굳게 닫힌 문이 야속하기만 하다. 




 일주일 전에도 이랬다. 나 하루만 재워주라. 싫다고 대답하기도 전에 집 안에 쑥 들어와 대자로 뻗어버린 민호는 그 날 후로 일주일 동안 행적을 감췄다. 어제도 그랬으니까 또 일주일 동안 잠수를 타는 건 아닌가. 새삼 걱정이 된다. 세웠던 무릎채로 눈꺼풀이 가물거린다. 늙은이처럼 엉덩이만 뜨끈하면 이렇게나 잠이 쏟아진다. 아, 진짜 어디 간거야.... 꾹 닫긴 문의 창문에 파리한 네온사인의 빛이 일렁이는 걸 보며 민호를 떠올려본다. 대단하네. 땅거미가 지는 어둑한 밖을 보니 새삼 오래 잠을 잔 것에 놀라움도 깃든다. 나는 일주일 그 때 일요일처럼, 월요일을 앞둔 그 기분으로 또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 

  




 젖은 스폰지처럼 온 몸이 무거웠다. 으으. 작게 신음을 내며 겨우 눈을 뜬 나는 칠흑같은 방안에 흠칫 놀라며 멍하게 눈만 꿈뻑였다. 꼭 구덩이를 파 놓은 곳에 떨어진 것처럼 사방이 어두워서 괜히 이불 안에 있는대도 소름이 돋았다. 코까지 이불을 끌어올려 까만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시계라도 있었으면 좋을 껄. 흔히 식당같은데서 주는 초침시계도 없어서 가뜩이나 가구가 없는 집안이 침묵으로 더 휑하다.  잠을 더 잘까? 아님 밥을 먹을까? 아. 셔츠 빨아야 되는데. 귀울림을 들으며 해야 할 일 들이 손에 꼽혀지자 눈이 또랑해졌다. 그러다, 아참 민호는 어떻게 됐지? 라는 걱정에 저절로 아랫입술이 말려 씹힌다. 




 두 번의 부재는 내가 용서가 안된다. 무엇을 하기에 학생이 일주일 씩이나 잠수를 탄다는 말인가. 그래도 자꾸 걱정이 되서 어쩌지.어쩌지. 이 말만 되풀이된다. 




 불연듯 머릿속에 태민이가 떠올랐다. 평소 가깝게 지냈으니 또 모른다. 라는 기대감이 들어서였다. 진기한테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급히 이불을 거둬내고 일어났다.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으려 벽에 손을 더듬거렸다. 그런데, 




  

“엄마야!” 

“.......” 







 발 밑에 뭔가가 걸렸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걸렸던 건 사라졌고 사라짐과 동시에 서있던 내 두 다리가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듯 덜덜 떨렸다. 다급히 스위치를 찾아 올리고 깜빡거리는 틈에 멀직이 뒤로 물러났다. 





“....미,민호야!?” 

“.......” 





 환해진 방 안. 한 쪽에 짐짝처럼 찌그러져 있는 민호를 발견하고 놀랐던 마음도 싹 지우고 대번에 두 눈이 동그래졌다. 벽에 등을 대고 한 쪽 다리를 접어 그 위에 팔을 올리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민호는, 갑자기 환해진 방 안과 놀라 어버 거리는 내 목소리에 슬금 고개를 올려보인다. 





“이,이게..” 

“.......” 





 무슨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터졌다. 고개를 들어보인 민호의 얼굴은 참혹했다. 갸름하게 뜨는 그 눈이 얼마나 멋있는데, 그 눈이 죄다 쥐어 터져 멍이 든 채로 가라앉았다. 뺨에도 멍이었고 입 주변도 찢어져 터져 나온 피딱지로 가득이었다. 민호야.. 울먹이며 이름을 부르자 희미하게 웃음을 띄워 보인다. 





“이 바보야! 지금 웃음 나와?! 어디서 이랬어!” 

“.......” 

“왜 이렇게.. 흐윽. 누가 그랬어! 흐어어어엉-” 





 무릎을 꿇고 다가가 얼굴에 생긴 상처를 만지지도 못하고 묻는데, 반쪽이 된 얼굴의 민호가 무릎에 얹었던 손을 내 머리에 올려 쓱쓱 쓰다듬었다. 여전히 따뜻하고 포근하고 노긋해서. 그 손길에 아이처럼 큰 울음이 터져나와버렸다. 손등으로 눈을 가리고 흐어엉. 울다가도 민호의 처참한 얼굴 속에 나를 보는 그 눈빛에 울음에서 울먹거리는 것으로 진정했다. 끅끅 거리며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채로 나는 번득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쓴 적은 없지만 분명 어디에 구급상자가 있을 거였다. 낡은 장농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걸려있는 옷, 개켜둔 옷들을 다 빼었다. 서랍에 있는 것도 그냥 통째로 빼서 뒤엎었다. 몇 안되는 집안살림이었지만 꾹꾹 눌러 넣은 게 많아서, 방 안은 그간 쌓아두었던 옷과 서랍에 있던 물건들로 엉망이되었다. 







“...종현아..” 

“.......” 





 다른 서랍을 뒤지고 농안을 다시 확인하는데 자꾸 눈물이 차올랐다. 뒤에서 나즈막히 들리는 민호의 부름에도 꿋꿋이 약통을 찾았다. 눈앞이 물속에 들어온 것처럼 어른거렸다. 입술을 꽉 무는 것으로 참고 우왁스레 옷들을 끌어내렸다. 







“..이쁜아..” 

“.......” 





 기어코 다시 고인 눈물이 툭, 떨어져 내렸다. 옷을 잡고 있던 손이 수전증처럼 벌벌 떨렸다. 그대로 굳은채로 농 앞에 주저앉아버렸다. 





“없어.. 약통이 없어 민호야.” 

“......” 

“분명 있었어.. 있었는데 없어.” 

“......” 

  




 꺼이꺼이 울어버리는 내가 얼마나 황당할까. 하지만 그런 걱정하는 마음과는 달리 눈에선 자꾸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저렇게 엉망이 된 민호가 속상했고, 분명 보았던 약통이 보이지 않는 것이 속상했다. 결국, 다쳐서 들어온 민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서 속상했다. 




 옷과 갖은 물건들과 엉켜 울고 있던 나는, 비틀대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는 민호의 움직임도 못 느꼈다. 







“너 진짜 뭐야아.. 최민호 진짜 짜증나아..” 

“......” 

“왜 하필 약통없을 때 다쳐서 온거야아..흐어엉..” 

“......” 

“..흐어엉...왜 맞아 맞기르을..” 







 머리위에 얹어졌던 손이 따뜻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던 머릿카락의 온기었나보다 싶었다. 내 뺨에 닿은 손은 머리에 얹은 따뜻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얼음장처럼 아주 차가운 손이었다. 눈물에 가리워진 눈을 뉘엿 뜨여보는데, 민호가 한쪽 무릎을 접어 앉아 한 팔은 벽에 기대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러고도 얼굴은 지독히도 평온하다. 





“..울지마.” 

“......” 

“나 괜찮아.” 





뭐가 괜찮아. 또 눈물이 펑 터지려는걸 참고 아랫입술을 씹었다. 





“...종현아.” 

“......” 

“이쁜아....” 





 이쁜이 하지말라니까. 톡 쏘아주려던 찰나였다. 스르륵. 내 머리가 따뜻한 온기에 폭 감싸 안겼다. 놀라서 눈만 뜨고 있는데, 내 머리를 제 가슴에 품어 안은 민호가 낮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곧 귀 가득 가슴으로 웅웅 울리는 민호의 나긋한 목소리가 들렸다. 







“세상 참 더럽다.” 

“.......” 

“겉이든 속이든 볼품없이 매마르고 온기 하나없이 내치기만 하는 세상이.” 

“.......” 

“..더럽고 역겹다.” 







무슨말인지 모르겠어.. 되묻고 싶었지만 끌어안은 팔에 더 힘을 주어 안는 민호때문에 그냥 눈만 꿈뻑였다. 





“난 너 안버려 종현아.” 

“.......” 

“세상이 아무리 더럽고 추악하게 변할지라도. 난 너 안버려.” 

“.......” 





뜻은 모르겠지만 안 버린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안은 팔을 새로이 감싸고 또 감싸는 민호의 품에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 

“.......” 





 뺨에 닿은 손은 서늘하고 닭살이 일만큼 차가웠지만, 맞부딪힌 입술은 그 무엇보다 따뜻했다. 상처로 엉망인 민호의 얼굴 위, 성한 한 쪽 눈동자 속에 비치는 눈물과 콧물로 추하게 얼룩진 내 얼굴이 맞물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눈을 감았다. 




 치아를 훑어내리는 민호의 혀는 낯설고 어색하고 또 무서워서 몇 번이고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첫키스를 할때 종소리가 울린다고 하던데 내 귀에는 왜 흐느끼는 소리만 들리는 걸까.  민호는 꿈속이 아니라 지금 정말 내 앞에서 울고있다. 뭐가 그렇게 널 이렇게 힘들게 만드니? 응? 묻는 말 대신 민호의 목에 팔을 두른 나는 나도 모르게 꿈 속에서 민호를 만나고 함께 울었던 것처럼 소리없이 눈물을 줄줄 흘렸다.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방 안 가득 푸른 새벽빛이 쏟아져 내렸다. 내 다리에 머리를 뉘고 잠에든 민호는 자면서도 내 손을 꼭 붙들었다. 다른 손으로 머릿칼을 조심스레 쓰다듬는데 순간 손에 묻어나는 것에 놀라 내려보니, 머리도 다친 건지 머리카락에 엉킨 핏덩이가 굳은 채로 떨어져 나왔다. 젖은 코를 끌어당기며 금방 붉어지는 눈을 천장으로 올렸다. 




 굳은 핏덩이가 묻은 손을, 나는 왼쪽 가슴 위로 올렸다. 







“........” 





 먹먹한 느낌이 먼저였지만, 그 속에 아릿하게 쿵쾅거리는 설레임이 있었다. 젖은 코를 한 번 더 훌쩍이며 다시 민호의 머릿칼을 쓰다듬었다. 







- 이름. 

- 네? 

- 이름이 뭐야. 

- 종현이요.. 





 교복 입고 있어서 왼쪽 가슴에 버젓이 이름표도 있었는데 굳이 물어보고 내 대답을 들었던 너. 





- 재밌어? 

- 응. 

- ........ 




  

 만화 같은거 얘들이나 보는 거라고. 유치하다면서도 내 옆에서 눈 안떼고 끝까지 같이 봐주던 너. 







- 아프리카는 무지무지 더운데 선풍기 에어컨도 없이 매일 여름만 지내야하니까 불쌍해. 

- ....... 

- 먹이 사슬도 심해서, 약한 얘들은 금방 잡혀 먹고 말꺼야. 

- ...... 





더우면 나무그늘에서 자연바람을 맞으며 쉬면되고, 먹이 사슬은  어쩔 수 없는거 라고. 뚱한 내 얼굴위로 진지하게 이야기 해주던 너. 







- 7살때, 갈라지셨어. 

- ....... 

- 두 분 다 재혼 하셨어. 난 어느쪽이든 짐 될 거 아니까, 중학교 때 내 발로 나왔지뭐. 

- ....... 





 처음 옥탑방에 데리고 왔을 때, 말없이 담배만 태우며 큰 손으로 머릿칼을 헝크러 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해주던 너. 







- ....민호야. 

- 아프면 아프다고 얘길 해야지 

- ........ 

- 씨발. 







고열로 아파서 학교도 못 갔던 날, 땀범벅이 되도록 한 여름에 학교에서 한참 먼 우리 집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밤새 간호해주던 너. 




 가슴에 얹은 손에 저절로 뭉클함이 베어들었다. 이름을 알려주며 마주했던, 그 때가 처음이었다. 잠자코 있던 설레임이라는 감정이, 꼭꼭 묻혀있다 처음 그 처음처럼, 터뜨려져서 지금 내 가슴을 찌른다. 







“....행복해지자.” 

“.......” 

“니 말처럼. 우리 둘 다. 꼭 행복해지자.” 

“.......” 







 네가 말하는 더럽다는 세상이 어떤건지 몰라. 그래서 난 아직 행복해지자는, 그런 포괄적인 긍정적인 대답밖에 해줄 수가 없어. 그래두 행복해지면. 그렇게 되면. 이렇게 아프지 않고 너두. 나두. 모두 웃을 수 있지 않을까? 




















 겨울바다는 몸으로 느끼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시렸다. 어깨에 담요를 덮고 무릎을 끌어 모아 앉은 나는, 드라마 배경인 겨울바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은 죽을병에 걸려 남자 몰래 바다를 끼고 있는 먼 곳으로 도망치듯 와서 지내고 있었다. 허여멀건 하게 뜬 파리한 얼굴은 순간순간이 위태해 보였고 머리칼과 옷자락을 휘날리게 하는 겨울바다의 바람이 고독하고 쓸쓸한 외로운 죽음을 기다리는 여자의 모습을 더 부각시키게 했다. 드라마는 절정에 닿고 있었다. 남자와의 지난 사랑을 추억하며 홀로 모래를 밟던 여자는 짙은 사랑이 남긴 추억과 열기에 숨이 막히는 듯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내다 그대로 주저앉았다. 겨울바다는 유독 짙고 푸른 적막함을 뿜어낸다. 여자는 바다의 푸른 고요함 속에 억울함과 괴로움을 끌어냈다. 추억이란게 그렇게나 무서운 것 인가보다. 그 퍼석한 얼굴을 하고서도 여자는 소리를 내어 울지도 못하고 가슴을 쥐어짜며 입만 벌린 채 눈물만 쏟았다. 

 울고 있는 여자의 어깨 너머로 펼쳐진 수평의 푸른 바다를 보며 나는 좀 더 내 무릎을 끌어당겨 안았다. 감흥없이 눈을 깜빡 깜빡. 느릿하게 무릎 위에 뺨을 대고 고개를 돌려 버린 나는 푸르스름한 티비에서 쏟아지는 빛으로 밝혀진 벽에 시선을 놓았다. 그리고 가만히. 어제 걸려온 전화를 떠올렸다. 
















04. 













“어디 가?” 







 주말이라고 특별히 하는 일이 없었던 내가 아침 일찍부터 부산스레 움직이는 모습이 생경한지, 옆으로 팔을 괴고 티비를 보던 민호가 눈까지 동그랗게 뜨고 물어온다. 이제 막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물기를 털어내며 방에 들어선 나는 그런 반응 뭐냐며 이죽거리며 자리를 비집고 털썩 앉았다. 

 민호와 함께 지낸지 2주일. 그 동안 꽁꽁 얼어 있기만 했던 수도꼭지도 따뜻한 물을 콸콸 쏟을 수 있게 되었고 쓴 흔적이 없어 닦아도 먼지가 끼었던 식기용품에도 윤기가 돌았다. 등하교도 함께 했고, 학년도 다름에도 불구하고 찾아와 같이 먹는 터에 삼시세끼 끼니도 함께 했다. 별 소문을 다 만들게 했던 그 일주일의 잠수는 마치 없었던 일처럼 조용하게 덮어져 본래 잘난 맛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멋진 민호가 되어있었다. 




 머리를 열심히 털고 목에 수건을 두르고 고개를 드는데, 벌렁 누워 티비를 보고 있던 민호가 내 바로 어깨 뒤에서 갸름하게 뜬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그 바람에 또 한 번 깜짝 놀란 나는 몸까지 튕겨가며 놀란 표정을 지어야만했다. 아. 이렇게 불쑥불쑥 놀래 키는거 적응할 때도 됐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렇게 쪼끄만 일로도 화르르. 티를 내는 내가 너무도 부끄럽다. 







“나도 약속 있거든?!” 

“.....음.” 

“뭐야, 그런 반응!” 







 척 하니 팔짱까지 끼며 나를 보는 그 눈이 얄미워 방방 뛰어대자 그제서야 민호가 알았다며 눈을 접어 웃어준다. 

 아. 날이 갈수록 추워져서 큰일이다. 바람이 어찌나 찬지, 거울에 비친 내 퉁실한 얼굴위 곳곳에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 있다. 스킨 로션을 꼬박꼬박 발라 주는 데도 터실하게 돋아난 뺨은 사그라들 줄을 모른다. 혹시나도 애기네 마네 또 놀릴까봐 2주 동안 숨겨둔 베이비 로션을 꺼내 든 나는 오랜만에 맡는 보송한 향기를 만끽하며 열심히 뺨을 부볐다. 역시 베이비 로션이 제일이라며 열심히 부비며 한참만에 손을 거두고 곧 삐죽삐죽 선머리를 다듬었다. 앞머리가 길어서 그런지 물에 젖은 뭉친 머리칼 끝이 눈을 계속 질러댔다. 가위로 자를까 하는 생각도 잠시 옆으로 넘겼다가 다시 내렸다가 심각하게 한참 다듬는데, 등 뒤에서 짧은 바람소리가 들렸다. 눈을 굴려 거울로 어깨 너머를 보니 티비에 시선을 둔 채 동그랗게 만 손으로 입을 가리고 눈을 접고 있는 민호의 모습이 보인다. 왠만한 코미디 프로를 보고도 잘 웃지 않는 얘가 왜 저렇게 웃지? 하는 생각에 티비를 힐끔 였는데 지루한 주제를 한 시사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허파에 구멍이라도 났나.. 하는데 아예 이를 드러내며 환히 웃음을 지은 민호가 나를 향해 얼굴을 돌린다. 







“이쁜이, 앞머리 땜에 속상했쪄?” 

“.........뭐야.” 

“귀엽게 뚱해가지고. 하하. 이리와 봐.” 







 어디서 난건지 어릴 적 짝지가 하던 알록달록한 핀을 꺼낸 민호는 심각하게 내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꽂는 게 잘 안 되는지, 몇 번이나 머리칼을 놓쳤다 올렸다 반복하더니 한참이 지나고서야 핀이 두피에 쓸리지 않도록 조심스레 꽂으며 손을 놓았다. 앞머리가 없어진 이마는 서늘한 바람이 부딪혔다. 손가락으로 머쓱해진 이마를 쓰다듬으며 슬쩍 돌아보는데, 가르마가 예쁘게 잘 타진 내 모습이 거울 속에 비춰있다. 민호 얼굴을 보니 꽤 만족스러운 얼굴이다. 







“머리띠 해도 이쁘겠다.” 

“.........” 







 민호는 또 이가 드러나도록 환히 웃었다. 저렇게 웃는 거 내가 몇 번을 봤더라.. 열 손가락에 채 꼽히지 않는 다는 걸 느끼고 나자 괜히 뿌듯해진다. 담에 머리띠 사가지고 올게. 껴보자. 민호는 올려진 내 머리칼을 다시 살살 만져주며 말했다. 




 새삼스레 민호의 모습을 눈에 담게 됬다. 털이 달린 두꺼운 잠바를 입고 있어도 턱이 떨릴 지경에, 겨우 하얀 런닝에 긴 두다리를 감싼 회색 추리닝을 입었는데도 배가 아플 만큼 멋있어 보인다. 젖살도 채 빠지지 않아 퉁실하기만 한 내 얼굴과는 달리 한 손바닥이면 다 가릴 듯이 살 없이 작은 얼굴이 괜히 얄밉기 까지 하다. 뚱하게 쳐다보다가도 문득 자꾸만 살이 빠지는 그 얼굴이 걱정이 돼서 아랫입술이 저절로 안으로 말렸다. 살찌우게 꼭 맛있는거 많이 해먹어야지. 얄밉다고 해놓고 이런 걱정이나 하며 결심하는 내가 꼭 민호 엄마라도 된 것 같이 느껴진다. 







“일찍 들어와.” 

“응. 금방 올거야.” 







 현관이라고 까지 할 것도 없지만 신발을 신기 위해 몸을 말고 쭈그려 앉은 내 등 뒤로 길게 그림자를 만든 민호가 아까 꽂은 삔을 빼갔다. 어? 왜 빼? 삔이 화려해서 그렇지 앞머리가 눈에 안 닿길래 꽂을 만은 했다. 왜 빼가냐며 눈만 들어 턱을 보자, 씁- 안돼. 하며 도로 삔을 주머니에 넣는 민호가 보였다. 







“가뜩이나 귀엽고 이뻐죽겠는데 누가 채가면 어떡해.” 

“허..” 

“얼른 나갔다가 얼른 들와.” 

“..........” 

“너 나쁜 아저씨들이 맛난거 사준다거나 민호 안다고 막 거짓말 하는데 깜빡 속아서 쫓아가지 말고, 무슨 일 있으면 곧장 집으로 전화하고.” 







 둘 다 핸드폰이 없어 통신수단으로는 연락이 불가능 했었는데, 얼마 전 집에 민호가 집전화기를 들여다 놨다. 전화기를 들여놓으며 ‘같이 있지 못할 시 반드시 필히 꼭꼭 한 시간에 한 번은 전화해주기’ 라고 말 하던 게 생각이 난다. 한 시간에 한 번... 나는 그 말을 곱씹으며 신발끈을 묶다가 다시 번쩍 눈을 떠 위로 향해 시선을 던졌다. 

 가만 생각해보니 닭살 돋게 별에 별 말을 다한다. 원래 애취급 받긴 했지만 요즘 들어 부쩍 더 그렇다. 이쁘네 귀엽네, 민호는 얼굴하나 안변해고 그런 소릴해댔다. 







“능글맞은 아저씨같애.” 

“이렇게 잘생긴 아저씨가 어딨어.” 

“.........뭐야..” 







 하여튼 말 한마디를 안 진다. 신발을 다 신고 엉덩이를 떼자 또 냉큼 어깨에 손이 닿는다. 반쯤 올린 지퍼를 턱 아래 까지 끌어올리고 조금 헝크러진 머리칼도 살살 부드럽게 정리해주는 손길이 어찌나 섬세한지 입이 저절로 벌려질 지경이다. 민호는 마지막으로 내 양 볼을 집게손가락으로 아프지 않게 꼬잡아 당기며 ‘늦게오면 혼난다?’ 한다. 







“이찌오테니까, 이거 조오 나아..” 

“몇 시에 올래. 이렇게 보니까 더 안되겠다. 너 사실 초딩이지, 어?” 

“으씨이....” 







 두 눈 감고 고개를 휙휙 저어서 겨우 손을 뿌리치고 노려보자 양 손을 허리에 짚고 금방 진지한 얼굴을 한 민호가 보인다. 정말 왜 저러나 싶어서 덩달아 눈을 동그랗게 뜨자 늦게 옴 찐빵 될 때까지 꼬잡을거야. 하는 유치한 으름장이나 놓는다. 


 문 앞에서도 한참이나 실랑이를 했다. 런닝바람인 주제에 춥지도 않은지 밖 까지 쫓아와서 난리다. 붙잡고 뿌리치고를 반복하는 데 문득. 주말에 집에만 박혀 있다고 심심해서 그러나 싶어 또 괜히 미안해져서 얼른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 때 붕어빵이랑 찐빵 사가지구 와서 먹어야지. 까만 점이 되도록 런닝바람으로 손을 붕붕 휘저으며 배웅하는 민호를 뒤로하고 골목 어귀를 돈 나는 정류장으로 얼른 걸음을 옮겼다. 


























 7살이 되던 해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 성격차이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서로의 분노에 싸여 뻗어주지도 않는 두 싸늘한 손을 보며 어느 손을 잡아야 하는지를 몰라 그저 말없이 올려보는 일 밖엔 할 수가 없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두 집을 번갈아가며 생활을 했다. 엄마와 아빠. 부르는 이름도 다르고 성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면서 정작 행동은 똑같았다. 마음이 돌아 섰다는 두 분은 내 앞에서 애써 화목한 분위기를 내려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잠시 잠깐 만나는 그 한 순간 조차 얼굴을 붉히며 목에 핏대를 세웠다. 사랑을 받는 방법 대신 홀로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워야 했던 나는 제대로 쳐지지 않은 그늘아래에서 투정하는 법도 모른 채 유년기를 보냈다. 내가 그런 유년기를 보내는 사이, 두 분은 서로 새 부인 새 남편을 가졌다. 엄마도 두 명. 아빠도 두 명. 나도 모른 세, 순식간에 네 명의 부모가 생긴 것이다. 

 먼저 얼굴을 본 건 엄마의 새 남편. 즉, 새 아빠였다. 친구라고 소개했었던 그 아저씨는 매일 까만 양복 까만 구두를 신고 다녔다. 언뜻, 엄마에게 바람난 년이라고 소리를 지르던 아빠의 새된 목소리가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새엄마를 안으로 감추기 급급한 아빠와는 달리 엄마는 아저씨와 내가 친하게 잘 지냈으면 한다며 매일 자리를 만들어 주곤 했다. 아저씨는 서글서글한 인상이었지만 팔과 등에는 파란 색의 그림이 어지럽게 그려져 있었다. 착하기만 한 얼굴과 몸은 무척 대비되었다. 그림이 신기해 그저 눈만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내가 아저씨는 귀엽다며, 마음에 든다했다. 이름을 묻고 나이를 묻고. 엄마를 참 많이 닮았네. 하며 머리맡을 쓰다듬는 그 큰 손은 순종적이고 겁이 많은 나를 잘 안다는 듯. 그렇게나 느긋했다. 





“오랜만이네.” 

“..........” 







 아저씨는 변한 것이 없었다. 굳이 변한 것을 찾으라 하자면 10년이 넘는 세월에 생긴 자잘한 주름들이 얼굴에 생겼다는 것 정도. 사실 이것도 주문하기 위해 잠시 마주쳤을 때 본 것으로 알았다. 금방 다시 고개를 아래로 숙인 나는 어색한 숨을 조용히 들이마셨다 뱉으며 테이블 아래, 아저씨의 까만 구두에 시선을 던졌다. 







“미영이 말로는, 3년 전에 자취한다고 나갔다고 하던데.” 

“.........” 

“혼자 사니?” 

“.........” 







 어릴 때부터 말없는 아이로 알고 있는 그는, 아래로 눈을 뜬 채로 굳게 입을 다문 내가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엄지손가락으로 커피잔을 어루만지며 잠시 창밖에 시선을 던지다 곧 내게 시선을 놓은 그는 느릿하게 손을 뻗어 내 머리칼을 어루만졌다. 







“얼굴 많이 상했네.” 

“..........”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 







 고개짓도, 작은 소리도 내지 않는 나를 보며 아저씨는 어렴풋, 미소를 짓는 것 같기도 했다. ‘종현인 변한 게 하나도 없네.’ 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는 동안 나지막히 얘기한 그는 자연스레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 쉬잇.  

- ........ 

- 그래. 착하지. 

- ........ 

- 응. 그래- 







 눈을 감았더니 깜깜한 어둠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어둠은 꼭꼭 덮고 감춰왔던 너덜한 기억을 울컥울컥. 막을 세도 없이 밖으로 쏟아졌다. 







- 아가, 조용히 해야지. 

- ........... 

- 소리 지르면 안돼. 소리 지르면 엄마 괴롭힐거야. 

- ........... 

- 네 엄마가 아팠으면 좋겠니? 응? 

- ........... 







 어깨를 둘렀던 손은 손가락 사이를 옭아맸고 손가락에서 금방 허리로 향했다. 뱀처럼 온 몸을 옭아매는 그 팔을, 10년 전 처음 만나 나에게 관심을 보이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눈물로만 호소하며 거부했다. 입술을 억누르는 차가운 검지손가락이나, 머리위에 얹어지는 다정하고 착한 탈을 쓴 커다란 손이나. 아니라고. 싫다고 부정하며 밀어내는 나를 단번에 제압하고 어그러뜨렸다. 





“뭐 먹을까. 피자 좋아하니?” 

“..........” 

“아니다. 얼굴도 안 좋고 밀가루 보다 밥을 먹어야지.” 

“..........” 

“내가 잘 아는 한정식집이 있으니 거기로 가자.” 

“..........” 







 문을 열고 기다리는 그를 보며 나는 얼마의 간격을 두고 우두커니 서서 물끄럼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손을 뻗었다. 여전히 발끝에 시선을 내리고 주춤거리는 나를 당겨 이끈 건 그였고 3년의 부재도 이것으로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이름값을 하듯 외관으로 보이는 디자인도 멋있었고 승차감도 좋은 그의 차는 매끄럽게도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칠흑같은 암흑이 겨우 붙여놓은 마음을 헤집고 아픔을 쏟아낸다. 어제 보았던 티비 속 바다를 떠올렸다. 짙고 푸른 적막함을 뿜어내는 그 겨울 바다를 나는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코끝이 시리고 손끝이 시리고 마음이 시려서. 나는 한참이나 칼바람을 마주하며 소리 없이 눈물만 쏟았다. 


























“..........” 

“..........” 










 골목은 캄캄한 어둠으로 눌러져있었다. 그와 헤어져 모퉁이를 도는 길. 밀려오는 토기를 참을 수 없어 몇 번이고 오바이트를 했다. 몇 숟갈 먹지도 못한 터라 쏟아져 나온 건 멀쭉해진 밥알 들이었다. 하지만 구역질이 참아지질 않아서 노란 위액이 나오고 한참이나 헛구역질을 하고나서야 허리를 펴고 일어난 나는. 눈물인지 땀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것으로 얼굴이 엉망이 되었다. 밀려드는 울컥함에 거칠어진 호흡이 가슴을 크게 들썩이게 만들었다. 호흡을 고르게 쉬기도 전에 눈물을 쏟아내는 눈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먹먹하게 쥐어짜지듯 갑갑해오는 가슴을 쥐고 무너지듯 벽에 등을 타고 주저앉은 나는 어릴 적. 침대 밑에 숨어 숨죽여 울던 모습 그대로 소리 없이 울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 네 엄만 잘 지내니 걱정하지 말고. 

- .......... 

- 필요한 거 있으면 제때 말하고. 

- .......... 

- 또 연락하마. 







 민호는 아침에 보았던 그 런닝차림 그대로, 집 앞 담벼락에서 나를 맞았다. 제대로 우는 법을 몰라서 죄 얼굴만 일그러뜨린 채 가슴을 쥐어짜며 눈물을 쏟는 내 모습을, 민호는 말없이 말갛게 내려 보았다. 우리는 한참이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울고 있음에도 소리 내질 못했고 민호는 그런 나를 타이르는 법을 몰라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두 뺨타고 흘렀던 뜨거운 눈물이 차가운 바람에 굳어 없어지고 온 몸에 힘이 빠져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힘에 버겁게 느껴질 때 쯤. 민호의 목소리가 적막을 가르고 나지막히 머리맡에 내려앉았다. 





“한 시간에 한번 전화하기 랬는데.” 

“..........” 

“진짜 말 안듣지.” 

“..........”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끼워 어깨에 내 몸을 싦은 민호는 물에 젖은 스펀지 마냥 축축 늘어지는 나를 추슬러 일으켰다. 눈물로 부은 두 눈은 제대로 뜰 수조차 없었다.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풀을 한없이 아래로 늘어뜨리며 가만히 고개를 아래로 숙인 나는 다시 터져나올 것 같은 눈물에 아랫입술을 질근 말아 씹었다. 







“종현아.” 

“...........” 







 바람이 얼마나 차긴 찬 모양인지 좀 더 가까이 닿은 민호의 목소리는 제법 눅눅했다. 







“이쁜아.” 

“...........” 







 크흡, 젖은 코를 당긴 건 나였다. 이미 다시 터져 나온 눈물은 손등으로 닦아 낼 세도 없이 우두두. 소리없이 아래로 잘도 떨어졌다. 







“야, 김초딩.” 

“..........” 

“김귀염.” 

“..........” 

“순둥아.” 

“..........” 







 뭘 더 어떻게 부르려나 싶어 손등으로 눈가를 문지르고 고개를 드는데, 나를 부르는 낯간지러운 말과는 달리 차가운 공기만큼이나 굳어져 있는 서늘한 민호의 얼굴이 나를 맞는다. 







“내가 죽여줄까.” 

“...........” 

“너를 아프게 하는. 그 미친개. 내가 죽여줄까 종현아.” 

“..........” 

“왜 니가 아파야해. 왜 니가 괴로워야해.” 

“..........” 

“버림 받은 니가 무슨 죄가 있어. 그런 추악한 쓰레기만도 못한 새끼를 왜 니가 감당해야되.” 

“..........” 







 바르르, 온 몸을 떨던 민호는 곧 이를 갈며 나처럼,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소리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민호의 눈물은 금방 내 옷깃에 스며들었다. 







“내가 대신 아프고.” 

“...........” 

“내가 대신 울고.” 

“..........” 

“내가 대신..” 







 횡설수설, 자기가 대신 하겠다는 말로 이말 저말 두서없이 꺼내던 민호는, 목이 매이는지 말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 마른 침을 삼켜냈다. 그리고 번쩍 고개를 들어 내 두 눈을 마주하며 아래로 처지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려 웃어 보인다. 










“갈 땐 눈 시리게 이쁘게 보였는데.” 

“...........” 

“우리 종현이. 지금 보니까 눈이 아니라 마음 시리게 이쁘다.” 

“...........” 







 겨울바다가 떠오르는 그 골목의 끝에서. 우리는 한참이나 마주한 채 소리 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完. 



















 (최민호) 













 내 인생은 쫓고 속이고 일그러지고. 볼품없이 찢겨진 한 장의 종이 쪼가리처럼 그렇게나 얄팍하고 너덜거렸다. 알콜중독의 애비 밑에서 살아오기를 14년. 지난 5년어간의 시간은 생지옥을 맨발로 거니는 것과 다름없는 악몽 같은 나날이었다. 한 줌 재가 되어 내 어깨를 짓누르던 괴로움이란 짐을 덜어간 그는 살아생전 내게 했던 잔인함만큼이나 죽어서도 조금의 자비는 베풀어주지 않았다. 그가 죽어 자유를 맛보게 해준 대신 그가 남기고 간 빚더미에 나앉은 나는, 그 어린나이에 핏덩이를 토하도록 두들겨 맞기도 했고 씻지도 먹지도 못하며 잔일을 맡아 막노동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고주망태가 되어 내 유년기를 쓸어내던 애비 밑보단 이곳이 훨씬 낫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버텼다. 


 그가 죽고 난 2년 동안 내가 배운 거라곤 국어대신 입에 담기도 걸한 욕짓거리었고, 단원별로 배우는 수학대신 돈에 대한 계념에 먼저 눈이 떴다. 주위는 죄 이를 드러낸 이리떼뿐이라 나는 나를 방어하는 방법을 배워야했다. 주먹쓰는 것은 기본으로 알았고 칼부림이나 진짜 사람을 죽이고 하는 기술도 차츰 당연한 줄 알게 알았다. 이렇게 나이와 어린 몸뚱이 보다 세상에 방어 하는 법을 먼저 깨달아가던 때 쯤. 까맣게 잊고 있던 하나의 핏줄. 나를 버리고 등지고 돌아섰던 애미라는 년이 나를 찾아왔다. 

 깊숙이 스며든 꼬질한 때는 쉽게 씻겨지지 않았다. 눈물로 나에게 용서를 구하는 그녀는 애비로부터 이어받은 빚을 깨끗하게 정리해주며 이제 부터라도 제대로 된 삶을 살기를 원한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무릎 꿇고 열 백번 사죄를 해도 모자라다며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지 않아도 좋으니 그 검은 무리에서 나와 주기만을 바란다며 빌고 또 빌었다. 계산은 바로 나왔다. 손해를 보네 마네. 그따위로 계산처리를 끝낸 나는 그녀의 말에 수긍하며 차츰 그 곳에서 빠져나왔다. 


 그녀는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그 새 남편 또한 한 번의 이혼을 한, 한 번의 굴곡이 있는. 같은 아픔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에게도 아들이 있었다. 나보다 1살 어린 아이었다. 자세한 건 알 수 없었으나 서로의 아픔을 들추지 않기 위해 가급적 예전 가정이야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어쨌든 나는 나만의 진정한 자유를 즐기기 시작했다. 앞 뒤 생각할 것 없이 거슬리는 것이 있으면 원래 하던 식으로 주먹부터 내질렀다. 학교에서 노네 마네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험한 물에서 놀았기에 동갑내기의 쫄랑이는 짓거리는 그저 재롱처럼 보일 뿐, 감흥없는 지루한 일상일 뿐이었다. 




 똑같은 하루가 내일을 기다리고 내일이 오늘로 대신 찾아온 것처럼. 매일 똑같은 지루한 일상을 되풀이하던 중. 집에서 꽤 재미있는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다. 







- 사내새끼가 뭘 그런걸로 울어. 뚝 안해?! 

- ......흐윽..흐읍.. 

- 입 다물어. 너만 입다물면 다 되. 

- ......... 

- 그 년은 만나도 꼭 지같은 미친놈을 만나고 도는구나. 

- ......... 

- 다신 내 눈 앞에 나타나지마라. 원래 붙이던 돈은 꼬박꼬박 네 통장으로 넣어주마. 

- ......... 

- 가. 다신 보이지마라. 

- .........아빠.. 

- 나 이제 네 아빠 아니다. 가라. 가서. 죽은 듯이 살아. 







 꼭 초등학생처럼 조그마한 몸뚱이를 한 까만 머리가 앞으로 한없이 숙여졌다. 울음으로 들썩이는 어깨가 어찌나 야위어있는지 보는 사람 입이 다 썼다. 아이는 제 새 아비에게 강간을 당했다 하소연 했다. 퉁퉁 부은 얼굴은 눈물로 엉망이었다. 우물쭈물. 보듬어 주기는 커녕 냉대하는 친 아비를 앞에 두고 그저 눈물만 쏟아내는 아이는 고작 아빠. 하는 작은 읊조림만 한 번 내뱉을 뿐. 금방 머리를 조아리며 제 젖은 얼굴을 숨겼다. 

 세상에 별에 별 쓰레기가 다 있구나 싶어서 위태한 걸음으로 집을 나서는 작은 뒷모습을 한참이나 쫓았다. 그리고 그 아이는 겨우 나와 한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란 것을 알았다. 







- 이름. 

- 네? 

- 이름이 뭐야. 

- 종현이요.. 







 김종현. 그 때 보았던 작은 뒷모습과 유순한 얼굴만큼이나 이름도 동글동글 했고, 기가 막히게 성격 또한 세상물정이라고는 쥐뿔도 모르는 애기 같은 아이었다. 조금만 잘해주어도 쉽게 열리는 아이의 마음의 문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어느 하나 깨끗한 부분이 없는 나를 주춤거리게 만들었다. 한참이나 배회하고 먼발치에서 문턱만 바라보기만 할 때. 말쓱한 얼굴로 제 손을 잡아끄는 아이의 하얗고 작은 손이 있었다. 

 아이는 혼자 나와 산지 3년이나 되었다 했다. 단 한 번도 그런 일을 당한 사람치곤 우울한 기색 없이 지내오는 아이었지만, 아마 그 더러운 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그랬으리라 생각되었다. 아이가 지내는 집에 찾아 간 건 매미 소리에 귀가 멍해지고 아스팔트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는 것 같이 무더운 날씨의 날이었다. 추위도 더위도 모두 약했던 아이는, 밥을 먹고 과일을 먹고 티비에 한참 정신을 놓다 제 풀에 지쳐 뻗어 누워 사경을 헤매듯 잠에 빠졌다. 그 모습을 내려 보며 꺼진 천장을 가만히 올려다보던 나는. 







- ...사..살려주세요.. 

- .......... 

- 하지마세요. 하지마세요. 싫어요. 하지마세요.. 

- .......... 







 지독한 악몽이었다. 경련을 하듯 몸을 퍼덕이며 고개를 가로젓는 아이는 잠결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뚜렷한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괜찮다고 몇 번이고 가슴을 두드리고 안정을 시켜줌에도 아이는 몇 번이나 부르르 몸을 떨어댔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아이가 홀로 그 괴로움을 얼마나 누르고 참고 있었는지, 생각만 해도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한참동안이나 못 박힌 듯 자리에 앉아 아이의 얼굴을 내려 보고 또 내려 보았다. 
































“사무실도 몇 개 있고 가게도 몇 개 있고. 존나 잘나가는 덴 아니더라도 중상급 정도는 속하는 편이래. 아 근데 관리가 어찌나 철저한지 그 밑에 있는 새끼들. 왠만해선 들어가지도 못하고 칼같이 정리한 놈들만 들여 놓은 거라 자잘한 정보는 캐내기 힘들어.” 

“...........” 

“이번에 3년동안 다른 놈으로 넣기도 전에 고대로 잡혀 들어갔다 나오는 바람에 예민하기도 엄청 예민하고. 깜빵이 보통이냐 어디. 여튼 요즘은 시기가 좀 그래.” 

“...........” 

“근데 왜 그렇게 캐묻냐. 그 라인에 고리라도 걸었냐?” 

“.....수고했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만 늘여놓는 창식이 놈을 뒤로 한 채 창고에서 벗어난 나는 얼마 전 그 치의 밑에 있는 놈 대신 칼부림을 해주고 믿음과 신뢰를 샀다. 피는 섞이지 않았어도 제가 사랑하는 여자의 아들임에도 불구, 정신나간 강간범답게 직업도 조폭이라는 개쓰레기 같은 뒷길냄새 맡는 놈이었다. 나는 아직 울긋불긋한 얼굴을 죄 찌그리며 담배를 물어들었다. 담배는 금방 붉게 타들어갔다. 까만 어둠속에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를 올려보며 착잡해진 마음을 무겁게 쓸어내렸다. 


























 내 애미가 주는 돈이든 그 누가 주는 돈이든 돌고 도는, 그저 더럽기만 한 돈같이 느껴져서 아이를 위해 쓰는 돈은 내가 벌어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일주일이 넘도록 공사판을 전전하며 삽질을 하고 벽돌과 시멘트를 날랐다. 흰 봉투가 두둑해 지기 까지 학교도 가지 않았고 잠도 밥도. 그 무엇도 제대로 된 생활 없이 막무가내로 몸을 놀리며 돈을 벌었다. 맛있는 것 하고 싶어 하는 것 해 입이고 자잘한 무언가. 모든 것을 내가 열심히 번 돈으로 쓰는 아이의 모습을 생각하면 힘든 것도 죄 잊었다. 




 일주일의 잠수. 믿음과 신뢰를 쌓는 일 사이에서 일어났던 헝크러진 모습. 나는 혹시나 내가 없는 사이 혼자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었을 까봐 마음이 무거웠지만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림으로써 마음의 평온을 찾으며 비소로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한 행복이란 걸 느꼈다. 




사랑이었다. 그 무엇으로도 다 표현 할 수 없는 이 벅찬 가슴은 사랑이었다. 아이의 작은 뒷모습에서 지난 내 어두웠던 면에 연민을 느껴 다가 선 것이었다면. 지금은 설레임이란 마음과 아이를 향해 두근거리는 가슴을 채 숨길 수 없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 것임을 느꼈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다. 왜 나처럼 아이는 얼룩진 가슴을 하고 지내야 하는가. 나는 모든 게 천만갈래로 갈기갈기 찢기는 기분을 두근거리며 힘차게 뛰는 심장과 더불어 생생하게 느껴야했다. 




 더 이상 잃을 것도. 가질 것도 없는 그런 인생이다. 나는 그 미친개를 내 손으로 꼭 죽여야만 했다. 내 사랑에 흠집을 내고 가슴을 갉아먹는 그를 꼭 내 손으로 죽여야만 한다 생각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제 발로 뛰쳐나간 아이의 뒤를 끌어당기는 그런 파렴치가 더 이상 아이에게 아픔을 주지 않도록. 또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나는 꼭 그를 죽여야겠다 생각했다. 그가 보인 자극은 그 무모함에도 박력을 더해 실행에 옮기게 해주었다. 이른 새벽. 눈물로 밤을 지새운 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다. 그 마른 뺨을 쓰다듬으며 나는 한동안 잊고 있던 내 분신과 같은 것을 꺼내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서울이 아니라 아프리카에 떨어진 나약한 것일지 모른다. 




 허허벌판인것도 모자라 퍼석하게 매말라, 죄다 갈라져 있는 그 땅은. 처련함을 느끼기 전에 허무함을 먼저 들게 했다. 금방이라도 마른 땅위로 아지랑이를 피워낼 것만 같은 강렬한 태양은,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는 마른 땅을 괴롭혀 댔다. 땅은 남아있는 여력을, 제 위에 있는 생명에게 쏟아주었다. 비록 마른풀이고 울거진 나무에 더러운 웅덩이뿐이었지만, 그래도 마른 땅은 그 곳에게 제 몸을 뉘어주었다. 마른 땅위로 붉어진 노을이 쏟아졌다. 무리 지은 실루엣이 그 곳의 열기에 어지럽게 뒤틀렸다. 열기로 가득 찼던 그 곳은 아렸지만 노을에 젖은 그 곳은 낙원이었고 천국이었다. 그 파라다이스는 나를 눈물짓게 했다. 까짓 눈에 보인 허물일지 모르는 그 곳에 내 사랑을 담아간 그 곳은 나에게 더 이상 파라다이스일 수는 없었다. 내 가슴의 아프리카는 사랑에 젖었고 슬픔에 젖었고 기억에 젖었다. 세상은 우리에게 조금의 관대함을 주지 않아 벼랑으로 내몰렸다. 처음부터 우리둘은 그랬다. 결국은 함께 할 수 없음을. 지독한 야생과 같은 세상이 말해주었다. 










“행복하자.” 

“...........” 

“지금도 사랑해.” 

“...........” 

“그 후에도. 한참이 지나고도. 죽어서도. 죽어서도.” 

“...........” 

“줄곧. 너만.” 

“...........” 







 좀 더 마르지 않은 곳에서 만났더라면 우리. 이런 길에 나눠 서야 했을까? 







 어둠을 등지고 서서 한참이나 아이를 내려 보던 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몸을 돌렸다. 뺨에 닿는 바람은 차가웠다. 그래도 왼쪽 주머니에 들은 그것은 번뜩이는 외관과는 달리 뜨겁게 내 손에 잡혀있다. 







- ......나두. 사랑해 민호야. 










 듣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걸. 머리맡에 뜬 휘황찬란하게도 밝은 달을 슬쩍 올려보며 생각해본다. 젖은 목소리가 어떠한 의미를 내뱉는진. 누구보다 더 잘알기에. 나는 뒤를 돌아본다던지 하는 것 없이 곧장 집을 나섰다. 










 우리는 세상에서 버림을 받은 부랑아에서 마른 땅에서 사랑이라는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 방랑하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이들이 되었다. 




























fin.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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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런글 올려 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 ㅠㅠㅠ 이렇게 고퀼의 글이라니... 행복 ㅠㅠㅠ 소장하고픈 글이네요 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종현이가이렇게힘들었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쵬노탐안낼께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3
아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오셨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고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흡흡ㅠㅠㅠㅠㅠㅠㅠㅠㅠ누가 종현이 새아빠좀 안죽여주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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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독자4
그라췌 요점은 민호가 있단거지요....그래여...우리 민호를 믿어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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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독자5
근데 종현이 남자라는게 더 큰 함정...........그래.......너 해라 종현아......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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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독자6
ㅋㅋㅋㅋㅋㅋㅋㅋ종현이가 행복해지길ㅠㅠㅠㅠㅠ나아쁜 새아뽜같으니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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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독자7
ㅋㅋㅋㅋ다행이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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