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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até lemon madeleine

 

시끌시끌한 회식자리를 벗어나 가게 밖으로 나오니 그제야 숨통이 조금 트였다. 빽빽하게 들어선 가게 안은 저마다 꽉 들어찬 손님들로 정신이 없었고 번쩍번쩍 밝고 요란한 거리에는 취객들과 그들의 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새벽 1시를 갓 넘은 시간과 그에 부흥하듯 더욱 활기를 다하는 유흥가에 가게 밖 거리는 가게 안 만큼이나 소란스러웠지만, 그래도 숨막히던 회식자리에 가만히 눌러앉아 있던 것 보다는 훨 배 나았다.

밤공기를 채 만끽하기도 전에 찬열은 여기보다는 조용할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냥 조금만 쉬고싶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알딸딸하니 살짝 열이 오른 몸상태는 사실 별 무리가 없었지만 문제는 스스로 느끼기에 현재의 머리상태가 굉장히 별로라는 것에 기분이 썩 좋지가 않았다. 직업 특성상 여러모로 신경을 쓸 잔업들이 많았는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아왔는지 예전부터 골치가 지끈거리던 것이 만성두통이 된지도 이미 오래전이었다.

술자리에 들어서기 전에 자신이 주차했었던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찬열은 제 목을 답답하게 조르던 넥타이를 어느정도 느슨하게 풀고는 품을 뒤적거렸다. 이내 손에 잡힌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곤 망설임없이 불을 붙였다.

 

후-

 

몇 모금 깊게 빨아들이고 내뱉기를 반복하자 자신이 걸어가는 걸음마다 뿌옇게 연기가 피어올랐다. 조금은 살 것도 같다. 계속해서 담배를 태우며 찬열은 자신의 흔적 뒤로 연기가 흩어지는 것을 응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고는 캄캄한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주차했던 위치로 다가가자 라이트가 켜져서 어렵지 않게 자신의 차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으엄마야!" 

 

하는 기괴한 비명은 찬열이 찾던 것이 아니었다. 부수적으로 딸려 나온 원인 모를 소리에 찬열이 경계를 하며 자리에 우뚝 섰다. 자신의 차 뒤쪽에 보이는 어두운 인영을 향해 찬열이 너 누구야. 하고 말을 했다. 낮은 찬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좁은 주차장을 가득 채웠다. 그에 놀란 듯 미확인된 인영이 흠칫하더니 자신과 반대편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은 그리 재빠르지 않았고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찬열의 손에 붙잡힌 것은 다행히도? 일단은 사람이었다. 평범한 사내자식이라고 말하기엔 좀 덩치도 작고 동글동글했다. 하복을 갖춰 입은 것을 보니 일단은 학생이라는 신원은 확인된 걸로.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라고 찬열에게 말을 하는 학생을 보니 이 녀석, 뭔가 찔리는 것도 있는 듯 하다. 가만히 놔두면 또 도망갈 듯 해 찬열은 차문을 열어 일단 그 학생을 차 안으로 집어넣고 자신도 재빠르게 탑승해 문을 걸어잠궜다.

 

"저한테 왜이러세요? 문은 왜 잠궈요? 으어, 사람살려!"

"너야말로. 내 차 주변에서 무슨 짓을 했는데?"

 

버둥거리는 남학생을 팔로 눌러 제압하고 찬열이 물었다.

 

"경찰에 신고할거에요! 납치범으로."

"나도 신고 좀 하자. 차량 털이범으로. 꼴을 보니까 영락없는 도둑고양이같은데. 아, 생김새로 따지면 강아지인가? 도둑강아지."

"저 차량 털이범 아니고 선량한 학생이거든요?"

"나도 납치범 아니고 선량, 하지는 않아도 범죄자는 아닌데?"

"지금 이 상황에 저한테 말장난해요?"

"아니. 말장난 아니고 심문. 너 나 보고 도망갔잖아. 뭔가 켕기는 게 있으니까 그랬을 거 아냐? 김.종.인.학생."

"악!"

 

하복 와이셔츠에 자수로 박힌 김종인이라는 이름 세글자를 힘주어 부르자 당황하며 제 손으로 이름을 가린다. 그럼 뭘하나. 이미 다 봤는데.

허둥지둥대는 꼴이 웃겨 찬열이 살짝 웃고는 차를 출발시켰다. 안전벨트 매. 라는 말과 함께.

 

"저...어디 가는데요?"

 

더이상 발악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인지했는지, 잔뜩 쫄은 목소리로 남학생이 말을 했다.

 

"경찰서."

 

무심하게 툭 내뱉은 찬열의 말에 안색이 새파래져서는 되묻는다. 경찰서는 왜요?

 

"차량 털이범 신고하러."

"저 도둑 아니라니까요?"

"그럼 도둑이 아니면 뭐야. 비행 청소년?"

"그것도 아니에요! 진짜 저 선량한,"

"학생이, 담배는 피워도 돼?"

 

날카로운 찬열의 말에 허를 찔린 듯 입을 다문다.

 

"너 몰래 담배 피우다가 나 때문에 놀라서 담배 떨어뜨렸지?"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와이셔츠에 묻었어. 담뱃재."

"아..."

"'아', 가 아니라. 보통은 끝까지 혐의 부인하던데? 죽어도 담배 안 피웠다고."

"음. 거짓말은 할 수 없으니까요."

"하? 아까는 잘 만 하던데? 거짓말. 선량한 학생이라면서?"

"그러니까요. 그게. 아, 죄송해요."

 

울그락불그락 붉어진 얼굴을 보고 찬열이 말을 덧붙였다.

 

"됐어. 굳이 변명 안 해도 돼. 김종인학생. 학생 때는 다 그러는 거지, 뭐."

"아니, 그게 아니구요. 저 실은 김종인이 아니라,"

"신고 안 해. 걱정마. 경찰서도 안 갈테니까 집 주소나 말해봐."

"에, 예?"

"막차 끊겼을 거 아냐? 데려다 줄게."

 

나름 호의를 베푼다고 생각하며 찬열이 말을 내뱉었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슬쩍 조수석을 보니 의심 가득한 얼굴을 한 채 안전벨트에 손이 가 있다. 조금만 더 말하면 아예 차 문 열고 그냥 뛰어내릴 기세다. 저거 아주.

 

"나쁜 의도 없어. 안 알려줘도 돼. 그냥 근처만 대충 말해주던지."

"저 그냥 아까 거기로 다시 가주시면 안돼요?"

"미안한데, 그건 안되겠는데? 사실 나 잠깐 도망온거라서. 다시 가면 도로 잡힐거야."

"네?"

"내가 빚이 좀 있어서 사채업자들이 닦달하는 중에 몰래 도망나왔거든. 지금 다시 가면 그 사람들한테 손이든 발이든 묶여서 목숨 보장 못하게 될 걸? 그대로 다이(Die)."

 

손으로 목을 자르는 제스쳐를 해보이자 이 뻥을 믿는지 동그란 눈이 두배로 커진다. 그, 그럼 전 어떡해요? 라며 슈렉에 나오는 고양이같은 표정으로 나를 보는데, 그게 아주 미치겠다. 귀여워서.

 

"뭐, 정 니가 돌아가고 싶다면이야- 가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는거지. 우리 둘 다. 손발이 잘리든 장기가 팔리든 그 사람들 마음대로 처리되겠지."

"그게 뭐에요? 억울해요! 전 아무 관련도 없는데!"

"그러게 누가 남의 차 주변에서 알짱거리면서 담배피우래?"

 

찬열의 말을 듣다보니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 소년은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운전을 하는 찬열의 귓가에 우물우물하는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냥 가면 안되는데."

"뭐라고?"

"저 그 쪽으로 다시 가야돼요. 약속 있단 말이에요."

"약속? 늦은 시간인데?"

"아니, 그게 그러니까. 약속도 있고, 일행도 있고 해서."

"그래? 알았어."

 

커브를 틀어 나아가던 방향과 반대로 차를 몰았다. 꽤 먼 거리를 돌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은 회식자리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냥 여기 근처에 세워주세요."

 

원래 있던 주차장으로 가려는데 소년이 다소 급하게 말을 내뱉으며 찬열의 오른팔을 불쑥 잡아왔다. 왜그러냐고 쳐다보자 소년이 걱정되는 목소리를 한다. 붙잡힌다면서요-?

 

"뭐?"

"사채업자들. 위험하잖아요. 그러니까 저만 여기 내려다주고 아저씨는 도망가세요."

 

찬열을 쳐다보며 나름 진지하게 말을 하는 소년을 보니 찬열은 풉, 하고 새어나온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 푸하하 웃고 말았다.

 

"왜 웃어요?"

"아까 한 말들 다 믿었어? 사채업자니 뭐니 그거 다 뻥인데."

"네?"

"빚 같은 거 없다고. 그러니까 도망 안 가도 돼."

"아 진짜. 장난해요? 전 그것도 모르고 걱정했잖아요!"

 

팔을 잡고 있던 손을 휙 떼고선 소년이 찬열에게 쏘아붙인다. 큰 눈을 치켜 뜨고 자신을 쳐다보니 뭐라 할 말이 없다. 찬열은 저도 모르게 아, 내가 잘못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 세워주세요."

"어?"

"당장 이 차 세우시라고요!"

 

빽 하고 소리를 지르자 찬열이 할 수 없다는 듯 잠시 길거리에 차를 정차했다. 차가 세워지자 마자 소년은 안전벨트를 풀더니 곧바로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버렸다.

 

"학생!"

"부르지 마요. 안 돌아볼거니까."

"김종인 학생?"

"저 김종인 아니에요! 그 이름 잊어버려요. 어차피 두 번 볼 일도 없을텐데."

 

걸어가는 소년을 향해 찬열이 라이트도 비춰보고 클락션도 몇 번 울려봤으나 뒤도 안 돌아보고 앞으로 걸어간다. 참나. 쪼끄만 주제에 고집은 무슨 황소고집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사과할 틈도 안 주냐?

 

"조금 더 걸어가면 보이는 코너에서 우회전해서 쭉 걸어가. 그럼 그 주차장 보일거야."  

 

결국 그냥 길만 대충 알려주고 찬열은 다시 차를 몰았다. 분명 그 주차장으로 가는 게 뻔하다.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야겠다. 겸연쩍지만 사과도 하고.

원래 차를 세웠던 칸에 주차를 하고 찬열은 무작정 기다리기로 했다. 밖에 있으면 또 자신의 모습을 보고 도망갈까봐 가만히 차 안에 있었다. 20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이 쯤이면 도착하고도 남았을 텐데 인기척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다른 길로 샜나? 생각할 때쯤 벨소리가 울린다. 찬열이 품을 뒤적거렸지만 제 폰에서 울리는 소리는 아니었다. 조수석을 보니 처음 보는 하얀색 폰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폰 주인은 누가 봐도 알겠다. 김종인. 그 애 것이구나. 찬열이 전화를 받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허무하게도 통화버튼을 누르려던 차에 벨소리가 뚝 끊기고 말았다. 다시 전화하려니까 발신이 잠겨있다. 보안에 아주 철저한 놈인가 보다. 화면이 꺼지자마자 자동잠금이 되어버렸다. 어쩌나, 하던 차에 핸드폰이 다시 울린다.

는 본인의 폰이었다. 젠장, 하며 액정을 확인하니 회사 동료다. 너무 오래 자리를 뜨는 바람에 한 소리 두둑히 듣고 말았다.

 

["이사님. 말도 없이 사라지면 어떡해요? 얼른 돌아오세요. 사장님 오셨어요."]

"미안. 바람 좀 쐬려던 게 좀 늦어졌다."

["아, 근데 사장님이 이번에 애들 몇 명 데리고 왔는데요?"]

"애들? 누구?"

["여기 데리고 온 정도면 뭐, 예쁨 받는 애들인가 보죠. 연줄이 있는건지 뭔지, 비공개로 뽑혔다나 뭐래나. 이사님이 보시고 인물체크 좀 해보라는 것 같아요."]

"그래, 알았어."

 

찬열이 통화를 끊고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회식을 하던 가게로 돌아가면서 옷매무새를 다시금 고치고 혹시나 그 애를 만날까 싶어 주위를 두리번거렸으나 코빼기도 안 보인다. 찬열은 어쩔 수 없지 뭐. 하고는 가게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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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대박....!!!!!!!!!!!대작의느낌이나요ㅠㅠㅠ!!ㅜ와 신알신하고갈게요!!!!!!
9년 전
비회원235.242
딜레마....?
9년 전
독자2
헐... 신알신이요..
9년 전
독자3
헐 대박 대박냄새가 솔솔솔 잘보구 갑니다!
9년 전
독자4
헐.. 신알신하고가요 다음화너무궁금해여!!!
9년 전
독자5
대박..저 이제봣네여ㅠㅜㅜㅜㅜㅜ일단정주행하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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