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집 앞이야. 나와 "
공부 때문에 바빠진 용국이를 요새 얼굴 한번 제대로 못 봤더니, 이렇게 밤늦게 나오라는 말에 설레면서 서둘러서 옷을 고르기 시작한다.
이 옷이 좋을까 저 옷이 좋을까 이게 더 나은 거 같은데? 아 아니야 밤에 이렇게 화사하게 입는 사람이 어디 있어?
고민을 하면서 손을 좀 더 재촉하며, 옷장을 이리저리 뒤지고 나서야 얼마 전에 이런 날을 위해 산 옷을 꺼내 든다.
" 그래 이거야! "
거울에 이리저리 몸을 돌려보며 웃음꽃이 핀다. 아무리 봐도 잘 샀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절대 이럴 일은 없겠지만 마치 나만을 위해서 만든 옷 같다. 정말 내가 봐도 잘 어울리는 거 같아.
입꼬리가 쉴 틈 없이 올라가고, 내려갈 생각은 안 한다. 이런 내 모습 진짜 바보 같다는 생각을 하며
옷을 너무 오래 골랐나? 많이 기다렸겠지? 어…. 혹시 너무 안 나와서 그냥 가버렸을까? 아 그러면 안 되는데…. 걱정하면서
옷 살 때 같이 산 조금 많이 높지만, 마음에 쏙 드는 예쁜 구두를 신고서 현관문을 슬쩍 열었다.
" 나왔어? "
현관문을 열자마자 오래 기다렸는지 코가 루돌프처럼 빨갛게 변해서 손에 든 커피를 건네는 용국이가 보인다.
" 많이 기다렸어? 코 빨간 것 좀 봐.. 미안해 내가 좀 더 빨리 나왔더라면.. "
" 별로 안 기다렸어. 너 마시라고 커피 뽑아왔는데.. "
" 이럴 땐 좀 기다렸다고 말해도 돼. 바보야 "
내가 말하자,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음으로 대답한다. 난 용국이의 이런 면이 좋다.
별말, 별 행동 하나 안했는데 가슴콩닥콩닥하게 만드는 용국이의 이런면이..
이렇게 가만있다간, 이 분위기가 깨지지 않을 거 같아, 내가 먼저 말을 간신히 꺼냈다.
" 저기.. 우리 집 근처에 공원이 하나 새로 생겼는데.. 거기 가서 얘기하자 어.. 그러고 보니 커피도 다 마셨네..
거기 커피 자판기 있으니까 거기서 커피도 새로 뽑아서 앉아서 얘기하자 "
용국이는 말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응했다.
평소에는 그리도 빨리 가지던 공원으로 가는 길이, 용구기와 같이 걸으니 왜 이리도 오래 걸리는 거 같은지..
괜히 속으로 긴장하다, 위태위태하던 힐이 자기 갈 길을 못 잡고 중심을 잃어서 발목이 접질러지고
넘어지려던 찰나에 옆에서 내 걸음에 맞춰 걸어주던 용국이가 허리를 잡아주었다.
" 아! "
" 어.. 괜찮아? 걸을 수 있겠어? "
" 아 아파.. 못 걷겠어.. 미안해.. 아으.. "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발목을 만져본다.
" 아! 거기... 으... 거기 아파... 그만... "
" 앗 미안.. 안 되겠다.. 업혀 "
업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일 때 빨리 업히라는 듯 자기 등을 가르킨다.
" 나 정말 무거운데.. 업혀도 돼? "
" 괜찮아. 괜찮으니까 빨리 업혀 "
망설이다 이내 업혔다. 많이 무겁겠지?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도 조금만 먹을걸...
아냐 처음부터 힐을 신고 오는 게 아니었어 하면서 끝없는 후회를 하기 시작하는데
용국이가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 나하고 데이트 할 때는 그렇게 위태위태한 힐 안 신어도 돼. 넌 그냥 너 자체가 예뻐. "
아이디어는 있는데, 막상 망상 같은걸 써보고싶어서 방송망상으로 써보네요 껄껄..
읽어주셔서 스릉흡느드..☞☜ 설레임을 노렸지만 설레이지않아서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