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 담임선생님이랑 연애하는썰12
안녕~ 하루에 두 번씩이나 오고ㅎㅎㅎ
쫌 한가해 보이지? ㅎㅎㅎㅎㅎ사실 맞아...나 많이 한가해요...ㅋㅋㅋㅋ
이번에는 뭘 적을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일단 이건 작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던 그 때의 일이야
* * * * *
그 날은 이제 가을로 넘어가려는 듯, 조금은 서늘해졌지만 그래도 아직 여름인 걸 말하려는 듯 햇빛은 따가운 날이었어
그 날 오빠랑 뮤지컬을 보러갔었어
우리 부모님이 공연 쪽에서 일을 하시거든 그래서 집에 잘 못 들어오시는 날이 많고 하셔
그래서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하시는 공연이나, 지인 분들께서 초대권을 많이 받아서 공연 같은건 정말 많이 봤었어
그 뮤지컬도 엄마가 다른 지인 분께 받아 오셔서 시간 남으면 남자친구랑 보러가라고ㅎㅎㅎ 준 거라서 오빠랑 뮤지컬을 보러 갔어
뮤지컬이 기대한 거 보다 진짜 너무 재미있었고 사실 남자 주인공 목소리가..ㅎㅎㅎ 너무 매력있어서 오빠한테 주절주절 늘어 놓으면서 나왔어
근데 분명 아까 공연 보기 전까지만 해도 햇빛이 쩅쨍했는데 공연장에서 홀로 나오자마자 뭔가 불길한 축축함과, 비 특유의 그 냄새 있잖아 그게 훅 끼치는거야
그래서 에이 설마설마 하면서 창문을 보는데...
아니 무슨 비가 왠만한 장마철 비보다 많이 내리는거야ㅠㅠㅠ
우리는 당연히 비 올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으니깐 우산도 없고, 하필 이 공연장에서 주차장까지 거리도 상당히 멀었었는데...하...
"조금 있으면... 그치겠지ㅠㅠㅠ?"
"그럴려나... 오늘 비 온다는 소리도 없었는데, 사정없이 내리네"
"하필 여기 안에는 편의점도 없고...후아-갑자기 무슨 날벼락이야-"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혹시 비 그칠지도 모르니깐"
그래서 홀 안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하염없이 바깥만 쳐다보고 있었어
근데 그치기는 커녕 점점 더 미친듯이 비가 오는거야ㅠㅠㅠ게다가 천둥 번개까지 미친듯이 치더라
홀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지인들을 부르거나 그냥 빗 속으로 뛰어드는데 나는 차마 그냥 빗 속으로 뛰어들 용기까지는 없었어
그래서 발만 동동 구르면서 언제쯤 집에 갈 수 있으려나...하고 하염없이 밖만 쳐다 봤지
오빠도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랑 똑같이 창문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어
한참을 뭔가 고민했는지 오빠가 말문을 조용히 열었어
"○○아"
"응?"
"아무래도 비가 곧 그칠 것 같지는 않다, 그치?"
"응...오늘 안에 그칠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오빠가 뛰어가서 차 가지고 앞으로 올테니깐 기다리고 있어"
"...? 아직 비오는데? 저기를 뛰어가겠다고?"
"응, 뛰어가면 얼마 안 걸릴거 같은데.. 금방 갔다 올테니깐 문 앞에서 보고 있어"
"아니, 저길 뛰어간다고? 안돼,안돼. 그냥 우리 비 조금만 수그러질 때 같이 가자ㅠㅠ 지금은 인간적으로 너무 심하게 오잖아ㅠㅠ"
"됐어, 빨리 집에 가야지. 저거 잠깐 맞아도 괜찮아. 금방 찾아서 올게. 오빠 지갑하고 핸드폰 좀 가지고 있어. 오빠 차에 우산 있으니깐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아니, 저건 아니라니깐?! 오빠, 오빠!"
어휴, 굳이 오빠는 그 장대비를 뚫고 진짜 나가는거야ㅠㅠㅠ
헐, 진짜로 오빠가 나갈줄은 상상도 못해서 오빠가 맡기고 간 지갑이랑 핸드폰만 잡고 있었어
그리고 한 십분 쯤 지나니깐 오빠 차가 바깥에 보이더라
조금이라도 빨리 나가야겠다싶어서 차가 멈추자마자 차 문으로 뛰어가서 재빨리 문 닫고 탔어
오빠가 우산펴고 다시 나 데리러 올려고 했는지 차 문 열고 우산을 막 피려하는데 내가 뛰어들어오니깐 깜짝 놀랐나봐
" 왜 벌써 들어와? 오빠가 우산 있다고 했잖아, 이게 뭐야 머리하고 다 젖었잖아"
"됐어, 겨우 열걸음도 안 걸어서 머리만 젖었지 다른건 하나도 안 젖었어. 근데 오빠는 이게 뭐야, 다 젖었잖아! 누가 이렇게 무모하게 가래?!"
"괜찮아, 수건으로 대충 닦았어"
"이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머리도 제대로 안 말려 놓고 응? 옷도 다 젖고! 수건 어딨어?"
머리도 아직 물기가 가득한데도 계속 나 비 겨우 그거 맞았다고 하는거 보니깐 너무 속상한거야ㅠㅠ
그래서 뒷자석에 던져 놓은 수건 집어서 머리 대라고 한 후에 머리 물기라도 다 털리라고 털어내는데 괜히 너무 미안하더라
머리 물기 다 빼고 다시 오빠 보는데
ㅎㅎㅎ와시셔츠가...ㅎㅎㅎ그게...비에 젖으셔서...딱 달라 붙어있는데...ㅎㅎㅎ
어우, 그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거 아시져ㅎㅎㅎ?
막 내가 계속 폭풍 잔소리하다가 갑자기 말이 없으니깐 날 딱 쳐다보는데, 오빠 윗통보고 있던 나를 똭! 봐버렸네ㅎㅎㅎ?
너무 민망하네ㅎㅎㅎ?
민망하고 당황해서 진짜 인위적으로 '하하하-'하고 웃었더니 오빠가 나보고 완전 크게 웃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뭐야,너. 뭐 보나 했더니 이거이거 완전 변태네?"
"...변태는 무슨! 그냥! 옷이 그러니깐! 걱정이 되는 마음에!"
"ㅋㅋㅋㅋㅋㅋㅋㅋ왜? 나 지금 좀 섹시해? 머리도 젖고 옷도 젖고, 많이 섹시해?"
"누가, 누가! 누가 ㅁ,뭐래?! 걱정되서 본 거라니깐?"
"그래쪄? ○○이 그래서 오빠 쳐다본거에요~? 오빠 이거 입고 있으면 찝찝한데 벗을까?"
"ㅂ,벗긴 뭘 벗어?! ㅇ,어우 남사스럽게 왜그래 진짜!"
능청스럽게 벗을까? 하는데 사실 원래 마음 같아서는 당장 벗으라고..ㅎㅎㅎ하고 싶었는데, 그러면 진짜 변태로 보일까봐 목 끝까지 차올랐던 말을 겨우! 삼키고 남사스럽다고, 어울리지도 않는 조신한 척을 했더니 민망함과 더불어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화끈해지는게 느껴지더라
오빤 또 그거보고 재밌는지 계속 웃으면서 벗을까? 벗어? 이러는데 진짜 너무 민망한거야ㅠㅠㅠ
설상가상으로 오빠가 진짜 제대로 놀리려는지 윗 단추를 하나 둘 풀면서 '어우, 찝찝해서 못 입고 있겠다'하면서 놀리는데
거기에 너무 당황해 버린 내가 '벗긴 뭘 벗어! 빨리 잠궈!'하면서 오빠 팔을 찰싹찰싹 때렸는데...ㅎㅎㅎ
옷이 젖어 있다는 걸 잊고 세게 때린거야...ㅎㅎㅎ
젖은 옷에 그냥 때리는 거도 아픈데, 내가 이 민망함을 탈출하고자 본능적으로 때렸는데... 소리가 진짜 '짝!! 짝!!'하고 난거야ㅠㅠㅠ
그제서야 옷 젖어 있는거 인식하고 오빠 봤는데 진짜 너무 아파하는거야ㅠㅠㅠㅠㅠ
"흐어ㅠㅠㅠㅠ미안해 오빠ㅠㅠㅠ 많이 아파ㅠㅠㅠ? 진짜 미안해ㅠㅠㅠ"
"ㅇ....아...○○아...너... 하..."
진짜 너무 세게 때렸는지 오빠가 말도 제대로 못함ㅠㅠㅠ
더듬더듬 하나하나 말하는데 진짜 미안해서 미치겠는거야ㅠㅠㅠ
그래서 때렸던 부분에 손 대고 문지르면서 계속 미안하다고 내가 죽을 죄를 졌다고 막 그랬어
"후....○○아..."
"흐어어어엉ㅠㅠㅠㅠ진짜 미안해ㅠㅠㅠㅠ
"○○아"
"아 오늘 진짜 너무 미안한 거 같애ㅠㅠㅠㅠ"
"괜찮아, 괜찮으니깐 오빠 봐봐"
"흐어어...?"
오빠랑 눈이 딱 마주쳤는데, 그 분위기가...되게...묘한거야
머리에 아직 물기도 남아서 착 달라붙어 있지, 목에 마침 물도 떨어지지지, 옷까지 젖어서 약간 안쪽 색이 비치지
거기에 화룡점정으로 오빠 눈빛이...뭐라 말해야되지...평소에도 오빠 눈이 되게 이쁜데 눈빛까지 진짜 섹시함에 물들어 있으니깐 눈을 마주치지를 못하겠는거야
그래서 슬쩍 눈을 아래로 깔았거든? 근데 눈 깔자마자
"어딜봐, 나랑 눈 마주쳐야지"
하면서 진짜 그윽함+섹시함+나른함까지ㅠㅠㅠ 진짜 나 그때 심장이 진짜 쿵쿵쿵쿵 하고 뛰는게 느껴지더라ㅠㅠㅠ
오빠가 딱 자기 안전벨트 풀더니 씩 웃는데, 진짜 그 때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폭발하는거 같았어
그리고 진짜 나른한 표정으로 살짝 웃더니 서서히 다가오는거야
본능적으로 눈을 살짝 감고 조금 기다리니깐 입에 뭔가가 살짝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어
입술이 맞닿은 상태에서 오빠가 손 내 목 뒤로 살짝 넘겨서 자기 쪽으로 당기고 내 안전벨트까지 탁 풀었어
그리고 오빠가 내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어
비 오는 늦은 오후에, 섹시함을 넘어서 나른한 오빠와, 따뜻한 온풍이 나오는 차안에서,주체를 모르고 뛰어대는 내 심장 소리가 내가 아닌것같아서,
그냥 마냥 드라마나 영화 속에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기분에 한참을 서로 입술을 맞대고 있었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지도 모를만큼 나른함에 취해있을 때, 조용히 떨어진 입술에 눈을 떴을 때는,
다시 한 번 나른하게, 섹시함에 물들어 웃고 있는 오빠의 얼굴을 볼 수 있었어
그 때의 나는, 내가 봤었던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의 여주인공보다 행복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 다음날, 종인이의 문자는 날 다시 미안함에 물들게 했어
종인이
-오늘 쌤 안 나왔는데?
-들어보니깐
-감기 심하게 걸렸다는거 같던데
-모르겠다
-누나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