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 담임선생님이랑 연애하는썰13
안녕! 미안해ㅠㅠㅠ많이 늦었지ㅠㅠㅠ?
어찌어찌하다 보니깐 이제야 글 쓰게 되네ㅠㅠㅠ
* * * * *
그 비 맞고 두근두근 그랬던 그 다음날 평소랑 다름 없이 아침에 일어나서 오빠한테 카톡을 보냈어
우리는 그 다음날 먼저 일어난 사람이 그냥 먼저 연락하고 하거든
그 날은 내가 평소보다 많이 일찍 일어나서 오빠한테 먼저 잘잤냐고 카톡을 넣었어
보통 오빠가 늦어도 출근할 때 쯤에는 답장이 오거든?
근데 그 날은 답장이 없는거야
그 날 내가 일찍 일어나긴 했어도 꾸물럭꾸물럭거리다가 늦어서 오전을 진짜 급하게 보냈어
그래서 오빠가 답장이 없는걸 점심으로 학식 먹을 때쯤에야 알게된거야
그 때까지 연락이 없으니깐 이런일이 처음이라 너무 걱정도 되고, 내가 엊[ 뭐 잘못했나 생각도 들었어
그래서 종인이한테 오늘 오빠 많이 바빠 보이냐고 물어봤어
근데 답장이
종인이
-오늘 쌤 안 나왔는데?
-들어보니깐
-감기 심하게 걸렸다는거 같던데
-모르겠다
-누나도 몰라?
이렀게 두둥- 하고 오는데 헐, 하면서 진짜 진짜 당황스러운거야ㅠㅠㅠ
감기 걸릴게 뭐가 있겠어ㅠㅠㅠ 어제 나 때문에 비 맞아서 그렇겠지ㅠㅠㅠ 거의 100퍼센트인데ㅠㅠㅠ
그래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밥 먹다말고 폰만 보면서 있었어
그러니깐 같이 밥먹던 종대가 밥 먹다 폰만 보고 있었던 내가 거슬렸던지 뭐냐고 묻더라
"왜? 밥 먹는데 폰 넣고 쫌 먹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종대야"
"....ㅋ?뭐죠?종대야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얔ㅋㅋㅋㅋㅋ왜? 뭔일났냐?"
"어제 오빠가 나 때문에 비 맞았는데ㅠㅠㅠ나 때문에 감기 걸렸대ㅠㅠㅠㅠ 학교도 안 나왔다는데ㅠㅠㅠ"
"에에? 그 분 혼자 사신다고 안 그랬나?"
"어엉,맞아ㅠㅠㅠ 봐줄 사람도 없는데ㅠㅠㅠ"
"그럼, 니가 가보면 되잖아. 대출 해줄게, 갔다와"
"...헐? 나니? 종대야? 왜이리 오늘 착한 짓해?"
종대가 너무 당연하게 대출해준다 그러고 빨리 가보라는거야, 자기도 혼자 아플때가 제일 슬프다고
그래서 학식 헐레벌떡 먹어 제끼고 평소에는 자주 타지도 못하는 택시타고 오빠 아파트 앞까지 왔어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니깐 그제서야 오빠가 왠지 아무것도 못 먹었을거 같고 그런거야ㅠㅠㅠ
마음 같아서는 내 손으로 죽이라도 끓이고 싶지만ㅠㅠㅠ 저번에도 말했다싶이, 내가 기본적인것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인데 아픈 사람한테 내 음식을 먹였다가는 더 큰 일이 일어나겠다 싶어서 집 앞에 있는 죽 전문점에서 그래도 제일 비싼 전복죽을 싸들고 갔어
그 전에 몇번 오빠 집에 가 본적도 있고 오빠가 학교 갔다가 공강 생기거나 하면 자기 집이 가까우니깐 자기 집에 있으라고 비밀번호도 알려주고 그랬어
물론, 가본 적은 없었는데 그때 오빠가 비밀번호 알려준게 기억이 나서 몇 번 초인종 눌러보다가 아무도 반응이 없길래 비밀번호 치고 들어갔어
집에 딱 들어갔는데 진짜 고요함이 장난아닌거야
내가 비밀번호 치고 들어왔는데도 아무런 기척이 없길래 자나 싶어서 오빠 방에 조용히 노크하고 들어가 봤어
"...오빠, 자?"
노크 살짝하고 들어갔는데 침대에 오빠가 너무 조용히 자고 있는거야
두툼한 이불에 목까지 파묻고 옆으로 누워서 자고 있는데, 하... 무슨 천사세요?
어우, 머리도 헝클어져있고 자는거 뿐인데 어우 진짜 무슨 천사가 내려온 것만 같은거야ㅠㅠㅠ
잠깐 정신을 놓고 있다가 오빠 아프다는거 번뜩 깨닫고나서 급히 오빠한테 가서 머리에 손을 댔는데 열이 엄청 나는거야ㅠㅠㅠ
무슨 불덩이나 다름없음ㅠㅠㅠ그제서야 오빠가 약간씩 끙끙대는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마음이 급해졌어
급하게 가방하고 죽하고 내려두고 화장실에가서 수건에 물 묻혀서 땀이라도 닦아줘야겠다 싶어서 급하게 들어갔어
조심조심 얼굴이라도 닦는데 그제서야 오빠가 인기척을 느낀건지 인상 한 번 살짝 찌푸렸다가 실눈을 살짝 뜨는데 '음...?'하더니 내인거 확인하고 눈을 확! 떴어
그리고는 목도 다 쉬어서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이가 여기 왠일이야..?'하는거야
어우, 목소리까지 엉망인거 들으니깐 더 마음이 아팠어
"오빠, 괜찮아ㅠㅠㅠ? 어제 비 맞아서 그렇지? 미안해,진짜 나 때문에ㅠㅠㅠ"
"...큼, 으으응. 괜찮아, 학교는 어쩌구?"
"학교가 문제야? 밥은? 약은? 안 먹었지?"
혹시나 밥하고 약 안 먹었을까봐 물어보니깐 그냥 베시시 웃기만 했어
어이쿠, 그제서야 밥이랑 약이라도 먹여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급하게 나가서 죽 데우고, 냉장고에 다행히 종합 감기약이 있길래 그거 챙겨서 오빠 방으로 들어갔어
근데 내가 잠깐 나갔다 들어왔는데 오빠는 내가 와서 그런지 아픈 몸 이끌고 그새 씻으러 들어간거야
이미 샤워소리 들려서 어쩔 수 없이 머리라도 제대로 말려줘야지, 생각하고 죽하고 약하고 책상 위에 얹어두고 수건하고 드라이기하고 챙겨 놨어
조금 있으니깐 머리 축축하게 젖고, 옷도 갈아 입고 나왔더라
"이리와, 머리 말려줄게. 아픈 날은 하루 안 씻어도 되는데, 무리해서 씻은거 아니야?"
"그정도까지는 아니야...그리고, 너 왔는데, 어떻게 그 상태로 있어"
"나 말고, 오빠 몸부터 챙겨. 응?"
"으응, 나 괜찮아..."
드라이기 켜서 머리 바짝 말려주고, 죽도 챙겨주고 약까지 꼼꼼히 챙겨 먹여줬어
근데 아파서 그런지 오빠가 어리광이 늘어난거야
아파서 얼굴이 헬쑥하고 힘이 없었는데 애기처럼 칭얼칭얼거리다가 반찬 싫다고 투정도 부리는거야ㅋㅋㅋㅋ 나 깜짝 놀랐어
"이거 말고...나 오늘은 이거 먹기 싫어..."
"너무 많잖아, 그만 먹으면 안돼, 응?"
"밥 그만 먹을래...안 넘어가는데...못 먹겠어..."
"약 안 먹으면 안돼? 그냥 있어도 안 아플 수 있을거 같은데..."
아우...무슨 일곱살 애기처럼 말을 쪼끔쪼끔하면서 칭얼거림이 있는데 아아아아! 나 진짜 거기 넘어갈 뻔했는데, 가까스로 정신을 붙잡고 밥도 다 먹이고 약까지 먹이고 다시 누워서 재우려고 했어
그릇하고 정리하고 다시 들어오니깐 침대에 말똥말똥 앉아 있는거야
그래도 아픈데 푹 자고 일어나야지 되는데 또 안 자겠다고 꿍얼꿍얼거리는거야
밥 먹을때는 그래도 칭얼거리면서 다 먹었는데 자라고 눕히고 이불까지 덮어줬는데도 다시 훽 이불 열더니 '안잘꺼야...니가 이까지 왔는데...'하면서 다시 일어나는데,
하...그 때는 진짜 미운 일곱살 같아서...제발 자지...
내가 한숨 푹- 쉬는거 보더니
"그러면"
"너도 나랑 같이 잘까?"
"나 자면 너 심심하잖아"
"일루와, 나랑 자자"
"너 안 자면, 나도 안 잘꺼야"
이러는데 내가 여기서는 더이상 고집이 꺾일거 같지 않아서 알았다고 하니깐
그제서야 자기가 옆으로 조금 들어가더니, 오빠 옆자리를 팡팡 치더라
"너 안고 자면, 아픈거 다- 나을거 같애"
"그냥 딱 안고만 잘게, 응?"
내가 아픈 사람을 어떻게 이겨ㅠㅠㅠㅠ
못 이기는 척 몸을 옮기니깐 옮기기 무섭게 완전 세게 끌어안는거야
아,근데ㅠㅠㅠㅠㅠㅠㅠㅠ
오빠가 열이 있었다고 했잖아
그거 때문이기도 하고, 오빠 집에서, 오빠 방에서 오빠가 꼭 껴안고 있는데 뭔가 묘해지더라
그래서 막 가만히 안겨있으니깐
"좋다"
"아픈데, 니가 여기까지 와주고"
"너가 내 옆에 이렇게 있으니깐, 진짜 다 나은거 같애"
"마음같아서는 뽀뽀하고 싶은데"
"감기 걸려서 안되겠지? 너 옮으면 안되잖아"
"음...그래도 입술 빼고는 괜찮지 않을까? 그치?"
아ㅠㅠㅠㅠ 막 혼자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데 나는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겠고ㅠㅠㅠ
그냥 오빠한테 안겨서 눈만 꼭 감고 있는데 저렇게 말해주니깐 너무 좋은거야
나를 이렇게 아껴주는 사람이 있구나
사실 그 날 한건 별거 없는데 저렇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생각하는데
쪽-
하고 이마에 살짝 입술이 닿더라
너무 놀라서 위로 쳐다보니깐
"왜애? 자- 이제 자자- 코-하고 자는거야"
이러고 눈을 슥 감더라
그리고 한 3-4분 있으니깐 진짜 잠들었는지 눈 앞에 손 흔들어도 코- 는거 같았어
나도 그렇게 오빠 쳐다보다가 어쩌다보니 잠 들었는데 되게 깊게, 푹 잤었던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