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은 한숨을 쉬었다. 흰 면장갑을 낀 손이 살짝 경련했다. 검게 코팅된 그의 키 정도 되는 커다란 금고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손전등을 다시 입에 물고 손가락을 풀었다. 그리고 다시 금고의 잠금장치를 건들기 시작했다. 어둡고 고요한 방안에 잠금장치를 푸는 소리 - 칠컥칠컥 - 소리만이 울렸다.
‘긴장하지 말자. 나의 진짜 목적은 이것이 아니다.’
엘은 마음을 다시 잡았다. 지금은 연습게임일 뿐이다. 엘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이 도둑질 바닥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꿈. 백회장의 다이아몬드. 이 나라 굴지의 기업의 회장으로써 명예회장으로 있으면서 운영에서 손 뗀 지금 백회장의 유일한 낙은 전 세계의 귀한 골동품이나 보석등을 보으는 것이었다. 그의 콜렉션 중의 최고는 아프리카의 저주라고 불리는 블루 다이아몬드였다. 어떤 전문가는 가격으로 그것의 가치를 환산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했다.
취미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는 만큼 보안 시스템 또한 철저했다. 한번 그의 저택에 들어간 사람은 다리나 팔 한쪽을 못쓰게 돼서 나올 정도로 그는 잔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희소식이 있었으니 그 집 경호원들의 대장이었던 이호원이 얼마 전 백회장의 품을 떠난 것이었다. 엘은 그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 가능성이 굉장히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엘의 현란한 손놀림이 멈춘 후, 딸깍하는 경쾌한 소리가 나고 금고의 문이 열렸다. 엘은 입꼬리를 올리고 슬며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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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나 좀 살려줘. 지금 큰일났어. 빨리 이리로 와줘 제발.”
우현의 핸드폰에서 성종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성종은 거의 흐느끼고 있었다. 우현은 운전하던 차를 갓길로 몰았다.
“뭐야, 무슨 일이야.”
우현은 핸드폰의 볼륨을 좀 더 키우고 귀에 핸드폰을 더 밀착했다. 성종의 울음소리와 거친 호흡이 더 우현의 귀로 파고들었다. 성종이 떨고 있는 것이 우현에게까지 전달되었다.
“하아..하...내가 길거리 걷다가 쓰러졌거든? 근데 눈 떠보니 어떤 호텔이야. 근데 욕실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나는 데 그 사장이야. 며칠전에 그...”
“그 늙은이?”
얼마 전에 성종에게 끈질기게 이차를 권하던 그 자식이 결국 성종을 납치 했던 것 인 듯 했다. 우현은 손가락을 풀었다. 그리고 핸들을 꺾었다. 그 자식이 마음먹고 성종을 납치 한 것이니 아마 성종 혼자서는 어차피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었다.
“기다려 내가 갈게. 그 늙은이 수하들 몇 명 조져놓으면 어딘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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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은 하얀색 시트가 덮여있는 침대 구석에 앉아 달달 떨고 있었다. 손톱을 물어 뜯으면서. 물소리가 그치고 욕실에서 샤워가운을 입은 그 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어났어?”
“...네...”
그는 성종의 옆에 앉아 성종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그의 팔이 성종의 여장을 위한 긴 가발에 닿고, 성종은 몸을 떨면서 그를 떨쳐냈다.
“사장님... 저 진짜...”
성종이 울먹이면서 고개를 저었다. 사장은 이미 욕정에 정신을 잃어버린 듯 눈동자가 풀려있었다. 성종은 두려웠다. 남자라는 것이 드러나면 자신은 이제 직장에서 잘리는 것은 물론이고 이 사장한테 무사하지 못할 것이고 그리고...
그리고
자신을 감춰줬던 우현이 위험해 질 것 이었다. 그것이 제일 싫었다.
그는 결국 성종을 침대위로 넘어뜨리고 성종의 위로 올라타 성종의 겉옷부터 벗겨내기 시작했다. 짐승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것 같았다. 성종은 눈을 꽉 감았다.
형,, 미안한데... 나 좀 구해줘..빨리 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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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생.”
성열은 교장실에 불려와 있었다. 교장은 자신을 등지고 서있었다. 뒷짐 진 교장의 손이 그의 뒷모습이 자신을 억누르고 있었다. 성열은 크게 쉼호흡을 하고 싶었다. 너무 답답했다.
“이선생, 내가 무슨 말 할 줄 알죠?”
제발 그 말만은 안나오길.
“이선생이랑 그 학생 모두 학교에서 퇴출입니다.”
성열은 결국 고개를 떨어뜨렸다.
“교장 선생님... 제발.. 그 친구는 잘못이 없습니다.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이 학교를 나가겠습니다.”
성열은 교장에게 부탁했다. 최대한 간곡하게. 식은땀으로 등이, 셔츠가 젖어가고 있었다.
“이선생...”
교장은 성열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책상을 쾅하고 내려쳤다.
“이선생은 지금 이게 장난으로 보입니까? 본인만 책임지고 나가면 될 상황따위로 보입니까 이게? 선생이 학생하고 사귄 거. 그것부터가 문젠데 남선생이랑 남학생이랑 사겨요? 이건 굉장히 더럽고 추잡한 일이에요. 이건 이선생만 그만 둔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그 학생 또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어차피 그 학생 학교 다니는 거 힘들테니까. 그것이 학생을 위한 길이기도 하고.”
성열은 고개를 좀 더 깊숙이 숙였다. 자신의 사랑이 더럽고 추잡하다... 그렇겠지.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겠지. 성열의 눈에 물기가 살짝 어렸다.
“나가보세요. 어쨌든 제가 할 말은 이게 끝입니다. 내일부터 학교에서 보는 일이 없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솔직히 다음학교로 이선생이 갈 수 있을지 없을지도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교장은 다시 성열에게서 몸을 돌렸다. 그의 뒷모습에서 조차 성열에대한 경멸을 느낄 수 있었다. 성열은 교장실을 나섰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복도를 걸어가면서 팔로 눈물을 훔쳤다. 눈물이 계속 계속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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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입니다!!^^
암호닉 해주신 분들!!
-설
-미트볼
-base
-칵테일 우정
-똑똑이폰
아 그대들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
암호닉 계속 받고 있어요!!
혹시 이것이 텍파로 제작 되면 받고 싶으신 분들 암호닉 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