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2014년
따질 수도 없는 적고 적은 확률로 초능력이 발현되는 인간들이 있는 세상
점점 발달하는 세상 속에서 옛날의 마법학교들은 여전히 전통을 지키며 유지되고 있다.
예를 들면, 호그와트라던가, 호그와트 마법 학교라던가, 호그와트.
2014 新 호그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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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와트, 보바통, 덤스트랭
익히 알려진 각 마법학교들
설립 직후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각 지역의 마법사만 가르쳤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나라에서 마법사 뿐 아니라 초능력자까지 나타나면서 이들 모두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유독 이번 세대에는 동양, 특히 한국 출신의 초능력자가 많은 걸로 나타났다.
이례적으로 4대 원소의 초능력이 발현된 사람이 모두 한국인.
세기가 변할 수록 각 마법학교들도 변화를 거듭했는데,
그 중 가장 크게 변한 것은 호그와트였다.
대부분 국적, 가문의 특성 등에 따라 호그와트, 보바통, 덤스트랭 셋 중 하나의 학교를 택하지만
4대 원소의 초능력을 가진 사람은 선택의 여지없이 호그와트로 향해야했다.
분란을 막기 위해 4대 원소 초능력자들을 각 기숙사장으로 배치하고,
나머지 초능력자와 마법사들을 성격과 희망사항에 따라 배치한다.
그리고, 오늘은 호그와트에 새로운 학생이 들어오는 날.
정기 입학일은 아니지만, 가장 희귀한 초능력이 발현된 탓에 특별 입학식을 마련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입학보다는 전학식
.
.
.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하는거지
그제까지만 해도 편안한 환경 속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호그와트라니. 4원소라니. 절대 엮이기 싫었는데.
"자, 다들 주목. 이미 알고 있겠지만 전학생이 있습니다."
한 눈에 집중되는 시선들
그 와중에 심하게 아니꼬운 시선이 하나 있다.
뭐야 저건, 나 알아?
저기가... 슬리데린. 김종인? 뭐야, 슬리데린?
"자기소개 좀 부탁할까, ○○?"
"아... 이름은 ○○○. 이번에 호그와트 4학년으로 전학오게 됐습니다."
"음... 더한건 후에 얘기하기로 하고,
들은대로 4학년 전학이다.
○○은 기숙사 배정을..."
"뭐야, 뭐야. 전학생? 기숙사 배정해야지?!"
교수님의 말씀을 뚝 끊어버린 채 마법모자가 내 머리 위로 올라온다.
"어디가 좋아?"
시끄러워...
- 용맹함도 있고 지혜도 있고 못되진 않았네.
오, 뭐야. 덤스트랭에서 왔어? 순혈?
"그럼 슬리데린인가?"
나만 들을 수 있도록 말을 전하더니 슬리데린인가? 하고 모두가 들을 수 있게 말을 꺼낸다.
"슬리데린일리가."
어디선가 날카롭게 태클을 거는 소리가 들리고, 근원지를 찾으면
김종인. 아까 그 애네.
대체 왜 쟤가 슬리데린에 있는거지.
마법모자를 내려놓고 김종인이 있는 곳으로 갔다.
슬리데린 기숙사 줄이겠지.
"너, 뭐야?"
"뭐가."
"뭔데 태클이야, 김종인."
"...이름을 어떻게 알아."
"뭔데 태클이냐고."
"딱 봐도 슬리데린은 아니잖아."
"김종인."
계속해서 아니꼽게 말을 던지는 김종인에게
옆에 있던 허연 애가 나지막히 이름을 부른다.
얘는... 오세훈.
"뭐, 틀린 말 했어?"
"뭐야... 네가 그런 말 할 자격은 없는거 같은데."
"뭐?"
"난 순혈이거든. 0서열 집안끼리의 순수 혈통."
"..."
"덤스트랭에서 전학온건데 말이야.
순혈만 입학 가능하다는, 슬리데린들이 그렇게 원하는 어둠의 마법 학교."
"......"
"너야말로 어떻게 슬리데린인거야."
"무슨..."
"너, 잡종이잖아."
"...!"
"분명 피가 반인데... 신기하게 한쪽은 1서열이네...
1서열이 어떻게 머글이랑..."
"그만해."
"...뭐야. 알고 있었어?"
분명 잡종이다. 혼혈.
슬리데린에서 절대 용납하지 않는 머글의 피.
근데 얘가 어떻게 슬리데린 사이에 있는거지.
능력을 파악해보려해도 아직은 흐릿하고...
그러던 와중에 아까의 오세훈이란 애가 말을 끊는다.
"그만하고, 가. 마저 배정받아."
몇 분만 더 지나면 능력들이 확실히 보일거 같으니, 좀 기다려야지.
단상으로 돌아가니 마법모자는 이미 치워져있고, 교수님이 다시 마이크를 잡으신다.
"흠... ○○은 컨트롤러입니다, 여러분."
교수님의 말씀에 술렁이는 전체
전학생이 오는 것만 알았었구나.
"모두 알다시피, 컨트롤러는 4원소의 힘보다 희귀한 능력이지요.
여러분의 힘을 막을 수도, 극대화 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런 컨트롤의 능력이 드디어 발현되었고,
○○은 덤스트랭에서 공부를 어느정도 마치고 호그와트로 넘어오게 된 것입니다.
또한, 규칙에 따라 ○○은 어느 한 기숙사 배정이 아닌,
총 기숙사장으로 임명될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교수님의 빠른 설명에 전보다 더 술렁이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슬리데린 두 명의 표정이 꽤나 볼만하다.
"잘 부탁드립니다."
.
.
.
"도경수, 5학년. 그리핀도르 기숙사장이야.
4원소 중 힘, 흙... 땅이지 그러니까."
"김준면, 6학년이고. 래번클로 기숙사장이야.
4원소 중 물. 잘 부탁한다."
"...오세훈, 2...학년... 슬리데린 기숙사장.
4원소 중 바람."
"박찬열이라고 해! 5학년이고! 후플푸프 기숙사장!!
세 개 다 나왔지? 나는 불이야!"
전학 알림을 마치고 교수님을 따라온 곳에는 각 기숙사장들이 모여있었다.
오세훈, 2학년.
나이도 어린게 어떻게 기숙사장인가 했더니, 4원소 초능력자였구나.
"박찬열... 선배라고 하죠. 선배는 특성이나 뭐나, 그리핀도르가 어울리는 것 같은데..."
"아, 4원소 초능력자들이 기숙사장을 각각 맡아야되니까. 규칙이잖아.
음... 게다가 나는... 머글이거든. 후플푸프가 낫지.
그리고 오빠라고 불러! 이제 막 전학온데다가, 너무 딱딱하잖아..."
아, 능력이 발현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미숙하다.
부분 부분 보이고, 아까 김종인은 혈통부터 캐치했는데...
그리고 이 선배는, 꽤나 쾌활하다.
"죄송해요..."
"뭘 죄송할 것까지야! 괜찮아, 괜찮아.
다들 잘 지내고 있는걸- 너도, 잘 부탁한다!"
"아, 네, 당연하죠."
"초능력자는 몇 없어. 아무래도 마법사가 많지.
그래서 특수 서클이 있어. 4원소 외에 몇몇 초능력자가 더 있는데, 곧 소개해줄게."
래번클로 기숙사장, 김준면 선배.
"아, 네!"
"음... 그럼 서클을 가보는걸로 하고, 그 전에 뭐 더 궁금한거 있어?"
준면 선배가 계속 물어온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건 오세훈.
"슬리데린한테 궁금한게 좀 있네요."
"...따로 얘기해.
형들, 얘기하고서 서클실로 갈게요. 먼저 가계세요."
궁금한건 당연히 김종인에 대해서.
내 생각을 눈치챈건지, 재빠르게 말을 잇는 오세훈이다.
"김종인, 공간이동. 맞아?"
"..."
선배들을 먼저 보내고 가만히 앉아있는 오세훈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능력이 발현된지 얼마 안돼서.
아직 좀 미숙하긴한데, 하나씩 보이거든.
김종인이 혼혈인데도 슬리데린이 쉬쉬하고 있는 이유. 맞나?"
"...파악 능력까지 있는거야?"
"미숙하지만."
"...맞아. 교수님들이랑 우리 서클 멤버들만 알고있는거야."
"흠..."
"어차피 서클 멤버들은 다들 아는거긴 하지만, 다들 한마디씩 설명할거 같아서 먼저 보냈어.
어지간하면 티내지마.
김종인, 자존심 더럽게 쎄."
"..."
"..."
"그러지 뭐. 근데 오세훈."
"왜."
"내가 너보다 나이 많아. 말이 짧다."
날카로운 눈을 멍하게 뜬 채 있는 오세훈을 보며 일어섰다.
"뭐해, 서클실 가야지."
호그와트, 재밌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