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음…….”
우지호의 집에서 공부하다가 거실에서 뻗었나보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잠에서 깼는데 옆에서 인기척이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우지호가 휴대폰을 잡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 깔려있는 교과서들. 공부하라니까 공부하지도 않고 게임만. 뭐라 해야겠어서 몸을 꿈지럭거리니 등에서 뭐가 느껴져 보니 이불이었다. 이불을 잡고 가만히 있었다. 좀 감동했다. 짜식, 감기 걸리지 말라고 이불도 덮어주고. 뭐라고 안해야지.
아, 근데 계속 덮고 있으니까 또 졸리다. 내려오려는 눈꺼풀을 애써 올리며 엎드린 채 우지호를 바라봤다. 얼마나 집중한건지 내가 일어난 것도 모르고 게임 삼매경에 빠져있는 우지호는 게임이 잘 되가는지 작게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그 때문에 입술이 툭 튀어나와 있었다. 도톰한 입술이 왠지 예뻐보였다. 그리고 매우 졸렸다. 잤는데 왜 이렇게 또 졸릴까. 한 손으론 눈을 비비고 한 손으론 우지호의 어깨를 톡톡 쳤다.
“우지호오.” “…….” “지호야아.” “아, 일어났,”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우지호의 입술에 내 입술을 맞췄다. 닿은 입술이 부드러웠다. 문득 바라본 지호의 눈이 커진 것 같았다. 아, 너무 갑작스러웠나? 모르겠다… 졸려…
이진기가 나한테 공부를 가르쳐주다 내가 문제를 푸는 사이 잠에 빠져버렸다. 왼팔을 쭉 뻗고 그 팔에 기대 잠든 모습이 꽤나 귀여웠다. 감기 걸릴까봐 방으로 들어가 이불과 베개를 가져와 베개를 베어주고 이불을 덮어줬다. 새액새액 숨을 내쉬는 게 많이 피곤한 듯 싶었다. 혼자 공부할 맛도 안나고 마음도 없어서 휴대폰을 가져왔다. 그리고 카메라를 켰다.
‘찰칵!’
순간 크게 울리는 소리에 이진기가 깰까봐 당황했다. 하지만 진짜 깊게 잠든 건지 이진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존나 다행이었다. 갤러리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역시 잘나왔다. 혹시 몰라 좀처럼 걸어두지 않던 비밀번호도 걸어놨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을 얼마나 했을까. 정신없이 빠져들어 한참을 하고 있는데 이진기가 깼는지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그래서 돌아보니.
“쪽.”
내 입술에 뽀뽀를 한 이진기가 그대로 엎어졌다. 헐. 헐… 헐, 뭐야. 뭐야, 씨발. 자? 진기야, 자? 자니? 자는거야? 이대로 자면 안되잖아!!!!!!!! 불 질러놓고 그냥 자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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