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이 애써 찬열의 시선을 피하며 입을 벙긋거렸다. 그에 찬열은 백현의 어깨를 조금 거칠게 놓고는 아무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백현이 변명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멍하게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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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다. 어색한 분위기에 체해버릴 것만 같은 백현이 밥을 깨작였다. 각자의 방에서 자고 일어났을 땐, 종대와 등등... 아이들은 사라져있었고 찬열만 무심하게 TV를 보고있을 뿐이였다. 찬열은 백현이 나오자 입을 꾹 닫고는 아침을 준비했다. 그리고 당연하게 백현의 밥까지 차렸다. 백현이 어정쩡하게 찬열의 맞은편에 앉았다.
" 저기, 박찬열... "
" 말 해. "
" 그 때 김종인 만난건, "
찬열이 숟가락을 거칠게 놓자, 백현의 입이 다물어졌다. 찬열의 신경은 잔뜩 곤두서있었다. '김종인'의 기역자만 나와도 짜증이 솟구쳤다. 백현은 우물쭈물하며 제 앞에 있는 찬열의 손을 잡아챘다.
" 도경수가 어떤 사람한테 차였는데, "
" .. "
" 그 사람 동생이 김종인이여서, 도경수 데리러 왔던거야. "
" ...정말? "
잔뜩 심술이 나있던 찬열의 표정이 풀렸다.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웃지않으려던 찬열의 입가가 꿈틀거렸다. 사실, 그 날 알파의 향이 너무 짙어서 질투가 났다고는 말 못한다. 찬열이 무심한 척 제 손을 잡아도, 잡힌 것 같은 백현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
사실 찬열은 꽤나 유명인사였다. 훤칠한 외모와 키, 그리고 부잣집 아들. 찬열의 타이틀이였다. 찬열은 가끔 TV에도 나왔으며, 백현과의 결혼소식은 몇 몇의 여자를 울렸다. 백현과 찬열만 몰랐을 뿐, 현재 가구점에서도 그 둘은 많은 이목을 끌고있었다. 화가 풀린 찬열이 백현에게 먼저 제의를 한 것이였다. 그 제의는 가구를 사러가자는 것이였다.
" 하얀 거 사자니까. "
" 솔직히 침대는 검은 색으로 하자. "
" 싫어, 하얀 색 아니면 안 사. "
" 아 진짜 변백현... "
현재 찬열은 후회가 물밀 듯 밀려왔다. 가구는 거의 백현의 결정으로 이루어졌고, 찬열이 고른 건 식탁하나였다. 그리고 침대마저 백현의 승리였다. 그렇게 불쌍한 표정을 하고서는, 안 그래도 처진 눈을 더 내려 저를 올려다봤을 땐, 완전한 변백현의 승리였다.
***
다음은 마트였다. 가구들은 모두 기사한테 맡겨버리고는 찬열은 백현을 끌어 마트로 향했다. 그리고 찬열은 막무가내로 무조건, 다 넣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안 먹을 건...
" 야, 박찬열 . 그거는..! "
" 왜? "
" 너 스파게티 할 줄 알아? "
" 아니. "
" 그럼 왜 사는 건데..! "
" 변백현이 해주겠지, 뭐. "
찬열이 능청스럽게 스파게티면을 담았다. 백현은 뒷목이 땡겨오는 듯 했다. 그 외에 찬열이 담은 것들은 많았다. 물놀이를 가자며 보트도 넣었으며, 고기는 어찌나 많이 담았는 지. 게다가 카트는 백현이 끌고 있었으나, 백현을 감싸안 듯 백현의 몸 양 옆에 손을 지탱하고 카트를 끄는 찬열덕분에 카트는 찬열이 원하는 곳으로 가고있었다. 주변에 있는 여자들은 멋있다고 난리치기 일쑤였지만.
" 박찬열, 저기로 가라니까. "
" 하나만 더 고르고. "
" 야! "
백현이 찬열의 팔뚝을 세게 때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찬열은 샐쭉 웃으며 백현이 원하던 곳으로 향했다. 찬열의 품에 안기다시피한 백현이 갑자기 짙어지는 찬열의 알파향에 비틀거렸다. 어쩐지 찬열이 얄미웠다.
***
영수증을 본 백현이 이를 뿌득 갈았다. 총 29만 7천원. 어떻게 마트에서 저렇게 나오냐, 이 말이다. 찬열은 그저 제가 사온 먹거리들을 보고 헤실헤실 웃고있을 뿐이였다.
" 변백현. "
" 왜. "
" 나 스파게티해줘. "
스파게티면으로 찬열의 면상을 후리고싶은 걸 간신히 참은 백현이 입꼬리만 당겨웃는 찬열에 침을 꿀꺽 삼켰다. 쓸데없이 잘생겨서는... 백현은 뜨거워진 얼굴을 손으로 꾹꾹 누르며 스파게티면을 물에 담갔다. 사실 저도 스파게티는 어떻게 하는 줄 몰랐다. 그저 스파게티면만 삶을 뿐.
" ...변백현, 저거... 타는 거 아니야? "
" 어? 아니, 아니야! "
찬열의 앞에서 나름 잘 보이고 싶었다. 백현이 급하게 가스불을 껐다. 이제 뭘 해야되지...? 전에 인터넷에서 봤던 것을 겨우겨우 떠올리며 일단 양파를 쓸었다. 아니, 무슨 양파가 이렇게 매워...! 백현은 아무런 생각없이 양파를 썰다 결국 눈물을 흘려냈다. 그에 찬열은 눈물을 흘려내는 백현을 보고 놀라 급하게 백현에게 다가갔다.
" 왜 울어. "
" 매워... 눈...흐...눈 매워... "
" 아..., 미친. 이건 내가 할게. "
양파를 못 써는 건 찬열도 마찬가지였지만, 차마 매워서 예쁘게 울고있는 이를 시킬 수는 없었다. 사실 우는 게 너무 예뻐서 시선은 눈을 비비는 백현에게 꽂혀있었다. 결국 찬열은 손을 베었다. 단말마의 비명도 없이 찬열은 제 손가락에서 흐르는 피를 멀뚱히 바라만봤다. ...피. 백현은 멈춘 칼질에 눈을 겨우 떠 제 앞을 확인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야, 너.. 피...! "
" ..그러게. "
" 아, 그니까 왜 니가 했어! "
백현이 울상을 지으며 제 방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백현은 언제나 빨랐다. 오늘도. 백현은 멀뚱히 서있는 찬열의 손가락을 물로 대충 씻어내고는 쇼파로 끌었다. 그리고 들고왔던 마x카솔을 바르고는 뽀로로가 그려져있는 밴드를 꺼내들었다. 그에 찬열은 아침에 눈 떴을 때와 같은 설렘에 푸슬푸슬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입술새로 흘려냈다. 존나 예뻐, 진짜. 열심히 뽀로로밴드를 붙이는 백현을 바라보다 찬열이 고개를 숙여 작은 백현에게 입을 살짝 맞췄다. 예상못한 뽀뽀에 백현이 당황을 하며 찬열을 바라보자, 찬열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입을 열었다.
" 계속 해. "
" ...왜, 뽀뽀해...... "
" 예뻐서. "
백현이 붉어진 볼을 숨기려 고개를 숙였다. 백현의 수줍음은 아주 가끔 볼 수 있는 것이라, 찬열의 기분은 날아갈 것만 같았다. 아니 이미 날고있는 듯 했다. 다 끝낸 백현이 일어서자 찬열은 다시 잡아 제 앞에 앉혔다.
" 호 해줘. "
" ...뭐? "
" 호 해달라고. "
" ..미쳤어, 진짜? "
백현이 잡힌 손을 빼내려 낑낑댔지만 별 수 없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상황인데..., 전에 애교를 보여달라고 했을 때랑 같은 상황이였다. 찬열은 알파, 저는 오메가. 다시 현실을 파악하고는 백현이 제 눈앞에 있는 길쭉한 손가락을 쳐다봤다.
" 뭐해. 빨리 해줘. "
" ... "
백현이 입을 오무리는 가 싶더니, 반대쪽 손가락을 집어들었다. 영문 모르던 찬열은 제 반대쪽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백현은 후다닥 방으로 도망갔다. 조금 세게 깨문건지 손가락에는 백현의 작은 잇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키스마크도 아니고. 찬열이 한숨을 내쉬고는 백현의 잇자국을 바라보며 푸슬푸슬 웃었다. 내일도 오늘 같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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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글일까요. 하...........오늘은 그냥 거의 에피소드라고 보면 됩니다! 다음화에 다시 진도를 빼야져. 휴....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사랑해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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