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사원과의 연애를 꿈꿨지만 망할 놈의 론칭쇼 때문인지 뭔지, 그날 이후로 오세훈 업무가 엄청나게 많아져서 얘기할 시간도 없었어.
물론 다른 사람들도!!!!!!!!!!
확 론칭쇼 망치고 회사 그만둘까? 확 그냥 막 그냥?!
06.
하지만 나에겐 그럴 용기 따위 없thㅓ.
그리고 첫 화에서도 말했지만 여길 그만둘 생각도 없thㅓ. 여기에 뼈 묻을 거야, 난.(당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 독자들.
어쨌거나 나를 그렇게 애태우던 론칭쇼가 코앞으로 다가왔어. 그래서 요즘엔 회의가 엄청 잦아.
아 참, 새로 론칭하게 된 브랜드 이름은 엑셀이야. 누가 지었는지 되게 마이크로소프트 돋지 않아?
우리 사장님이 지었다는데 사장님 이름이 뭐더라. 김.. 김준면! 그래, 김 사장.
내 당장 두 팔을 걷고 사장실을 딱! 열며 신규 브랜드 네임이 이게 뭐냐며! 박력 있게 딱! 말하고 싶은데 위에서도 말했지만.
나에게 그럴 용기따위 없thㅓ.
그리고 뜬금없지만 우리 사장님 되게 잘생겼어 ㅠㅠㅠㅠㅠㅠ 나 면접 볼 때 있었는데 엄청 젊더라고 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이 회사에 엄청 붙고 싶다고 고래고래 소리친 건 비밀.)
다시 한 번 뵙고싶다ㅠㅠㅠㅠㅠㅠㅠ
"2시부터 회의 알지, 빠짐없이 참석해."
사장님 생각을 하며(정확히 얼굴을 생각하며) 싱글벙글 웃고 있는데 김민석 실장이 자리에 일어나서 말하더라고.
녹초가 된 사람들이 '네.'하고 힘 없이 대답하는데 어찌나 내 마음이 아픈지.
회의할 때 우리 부서 사람들 뭐라도 마시게 하려고 옆에 딸린 작은 탕비실로 들어갔어.
엄청 더웠는데 에어컨도 고장 나고 아이스커피도 없던 거 기억하지?
그때 이후로 내가 실장님 법인카드 애교로 얻어내서 탕비실 하나 마련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수기랑 냉장고밖에 없던 초라한 곳에 커피 머신도 하나 들여놓고, 녹차나 아이스티, 간식거리들도 엄청 사다 놨지.
커피 머신은 택배로 시켰었는데 나머지는 회사 근처 마트에서 사가지고 들어왔었거든?
양옆에 봉투를 들고 낑낑거리면서 사무실로 들어오니까 다들 표정이 놀라가지고 바보같이 입을 떠억 벌리고 있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김종인 한 명 빼고.
김종인 사원은 겁나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와서 내 양옆 봉투를 뺏어들더니 '줘요, 어디다 놓으면 돼?'라고 시크하게 말하더라.
그래서 탕비실 가리키면서 '저기요, 저기!' 하고 기쁘게 외치니까 '여자가 맨날 힘을 쓰고 그래. 그 힘은 날 위해 아껴놔요.' 하는 거야.
그러면서 탕비실로 봉투를 막 옮기는데 팔뚝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셔츠로도 안 가려지는 그 잔근육들 ㅠㅠㅠㅠㅠㅠㅠㅠ
김종인 사원 섹도시발. 아니, 섹시도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종인 야무진 팔뚝을 넋 놓고 감상하는데 어느새 내 옆으로 온 박찬열 대리가 '자기, 힘들지. 나한테 연락하지 그랬어요.' 하면서 딱 달라붙어서 내 팔을 주물주물거렸고.
김민석 실장은 고생했다며 엉덩이를 툭.
변백현 대리는 실장님 법인카드 아직 주지 말라고, 그 카드로 모텔 가자고. 도경수 대리는 그런 변백현을 때리며 개썅 비속어를.
오세훈 사원은 정말 내 여자친구로서 합격이라며 엄지를 척, 들었지만 김 실장님한테 손가락이 꺾였어.
아오, 진짜 이 오지랖퍼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뭐 하나만 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후후, 그게 묘미지만.
탕비실 때문에 얘기가 셌는데, 어쨌거나 지친 우리 남정네들을 위해 커피 머신의 전원을 켰어.
근데 사실 뭐.. 커피 준비하는 게 오래 걸리는 건 아니야. 캡슐 커피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레기, 생색잼.
얼음을 동동 띄운 아메리카노를 7잔 들고 당당하게 회의실로 들어갔지.
또 다들 눈이 똥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사람들은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신기하고 놀라운가, 뭐만 하면 눈이 땡글해져.
그러면서 다들 한마디씩 하더라고. 징어밖에 없다는 둥, 감동이라는 둥, 피로가 싹 풀린다는 둥.
"아, 우리 자기. 내 자기. 여보야.."
"닥쳐, 박 대리."
박 대리가 양팔을 벌리고서 감동한 표정을 하고 나한테 걸어오니까 도경수가 박찬열 양 팔을 퍽퍽, 치면서 내려버리더라.
'아! 아프다고, 도 대리!'라고 박찬열이 외치는 사이에 변백현이 박찬열을 그대로 복사해서 양 팔을 벌리고 나한테 왔어.
"아가, 커피 변 대리 얼굴에 확 부어버려."
회의실 가장 안 쪽에 앉아있던 김민석이 한마디 하니까 변 대리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 뒤돌아서 자기 자리로 가더라.
그 모습이 귀여워서 방실방실 웃다가, 회의 시작한다길래 도 대리와 변 대리 사이에 자리가 하나 남아서 그 자리로 가서 앉았어.
역시나 회의 시작하니까 다들 눈빛이 싹 변해가지고, 이런저런 의견 내면서 회의에 집중을 하더라고.
근데 그 와중에 명불허전 손 페티쉬. 왼쪽에 앉아있던 도경수가 무릎에 고이 얹어놨던 내 손을 슬그머니 잡는 거야. 시선은 실장님 쪽을 바라보면서.
도경수 옆 선만 보이는데, 하... 내 심장 또 정신 못 차렸지.
두근두근 대가지고, 회의에 집중 못 하고 있는데 오른쪽 허벅지에서 또 스킨십이 감지되더라.
보니까 변 대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지금 생각해도 웃기네.
변백현이 슬금슬금 움직이더니 도경수가 잡은 내 손을 빼버리고 도경수 손을 지가 잡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검지를 자기 입에 대고 날 보고 웃으면서 '쉿.' 하더니 뿌듯한 표정으로 다시 회의에 집중하더라.
도경수 대리는 내 쪽은 전혀 안 보고 있었으니까, 내가 손 고쳐 잡는 줄 아는 건지 가만히 있었고.
그렇게 둘은 30분가량을 손 잡고 있다가 10분 휴식 시간이 주어지고, 커피 마시려고 도경수가 고개를 돌리고 나서야 변백현 손이 던져졌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의 도경수 표정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 대리를 무슨 바퀴벌레 쳐다보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장님 건의 있습니다."
"뭐."
"변 대리 회사 잘리게 하고 싶은데, 방법 없습니까."
도 대리 표정 존나 진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백현은 내 어깨에 숨어가지고 겁나 웃고 있었어.
나도 웃겨가지고 끅끅 대면서 있었더니 도경수가 째려보는 거야.
옆에서 변백현은 '징어보다 내 손 느낌이 더 좋지? 앞으로 내 손잡아. 징어 손은 내가 잡을게.'하고 계속 놀렸어 ㅋㅋㅋㅋㅋㅋㅋ
"화장실이나 가야겠다. 같이 갈래, 징어?"
한참을 웃고 떠드는데, 오세훈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저 말을 하고 나를 스윽 쳐다보는 거야.
화장실..떡이 생각나서 나 혼자 웃다가 파워 정색. 겁나 심쿵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뭔 화장실을 같이 가. 너 혼자 가.'라고 김종인이 말하니까 '같이 갈 수도 있죠, 뭐.' 하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더니 회의실을 빠져나가더라.
오 사원은 스릴을 즐기나 봐...... 나만 뭐 얼굴 벌게져서 손부채질을 열심히 했어.
근데 옆에서 변 대리가 흐흐, 하고 웃었던 거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암호닉♡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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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암호닉이 색칠해져있는 날이 과연 올까요?ㅠㅠ
오늘 건 가볍게 읽고 가세요!
떡 때문에 제 기가 다 빨려서 드립도 안 나오는 상태에 이르렀어요.
신규 브랜드 이름 엑셀로 한거 보면 드립력 어느 정도인지 알겠죠?ㅋ 아 참, 김준면 사장님 우정 출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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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맠 없으니까 무지 이상하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헣힣헤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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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다들 직급 헤깔려 하시던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민소쿠는 엑소에서도 대빵, 디자인실에서도 대빵 실장! 이구요.
박찬열변백현도경수 동갑내기들은 모두 대리.
구사즈는 사원입니다. 물론 징어도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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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추천 요정 모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워 아이니. 아이시떼루. 워더 독자. 날 가져! 날 가져 독자!(난동)
+)
너징어 손을 잡은 도경수 대리님 옆 모습.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