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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진영 

 

Just RelaX 

 

 

 

 

 

 

 

 

 

 

마크가 왼 팔목에 찬, 반짝이는 시계는 마치 그의 품위를 나타내는 것 같았다. 과연 나와는 달랐다. 치열한 돈과의 싸움에서 자란 그는 나와 영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는 숨을 천천히 고른 뒤에 마른 침을 삼켰다. 하지만 조금도 나아진 것은 없었다. 진영 씨 괜찮아요? 마크가 내게 물었지만 대답할 박자를 놓쳤다. 결국 마크의 앞에서 완전히 긴장하고 말았던 것이다. 

 

첫 미팅 날 그를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했다. 마크는 서자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어떠한 불만 같은 것을 품고 있었던 건 아니였다. 그는 허리를 굽히는 것을 조금도 불편해하지 않는 의젓한 남자였다. 마크와의 미팅 날 뻣뻣한 팔다리를 휘저어 그의 앞에 앉은 내게 그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우리는 전반적으로 일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다. 가끔 마크가 먼저 내게 농 아닌 농을 던져오기도 했지만 긴장은 전혀 풀리지 않았다. 부담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도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지금의 상황은 그 때와는 사뭇 달랐지만 싸한 기분만큼은 비슷했다. 마크는 내 팔을 붙잡고 자기 품으로 끌어당겨 어깨를 툭툭 쳤다. 

 

 

"긴장 풀어요." 

 

 

조금 어눌한 발음에 안심할 만한 구석은 하나도 없었지만, 나는 놀랍게도 그의 품 속에서 마음을 놓았다. 그대로 천천히 움직여 차에 나를 태운 그가 운전석에 앉았다. 그가 시동을 걸고 거울로 나를 쳐다봤다. 

 

 

"괜찮아요? 잭슨도 마음에 들어 할 거에요, 진영 씨." 

"감사해요." 

"그리고 너무 긴장하지 말아요." 

 

 

마크의 말에 나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잭슨은 마크가 추진하는 사업의 핵심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의 눈에 무언가가 거슬렸다면 마크가 계획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마크의 자존심을 세워 줘야만 했다. 그것은 비단 그가 서자여서만은 아니었다. 

 

 

"나는 진영 씨를 존경해요." 

 

 

마크가 웃으면서 말했다. 다른 이유로는, 그가 내게 다정하고 멋진 남자였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와 내가 알고 지내게 된 건 순전히 돈 때문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기업에 그가 꽤 비중 있는 프로젝트를 내놓았고, 거기에 쓸 외부 디자이너로 나를 뽑았던 것이었다. 마크는 눈을 휘어 웃으며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긴장하지 말아요." 

 

 

그리고 거짓말처럼 긴장은 싹 풀려버렸다. 마크는 잭슨을 만나러 이동하는 동안 이런저런 많은 얘기를 했다. 며칠 전의 식사 자리 얘기부터 애완동물에 대한 얘기까지를 늘어놓은 마크는 꽤 신나 보였다. 저쪽으로 꺾으면 바로 잭슨이랑 만나는 곳이에요. 마크가 말했다. 잭슨과의 미팅은 원래 한적한 공간에서 하기로 했었지만 잭슨의 요청으로 장소가 잭슨의 회사에서로 바뀌었다. 

 

잭슨의 회사는 국내에서 꽤 유명한 회사였다. 건축 사업으로 꽤 유명하기도 했고 마크와도 절친한 사이여서 마크는 그의 회사에 일을 맡기기로 했다. 실제로 그의 얼굴을 마주하는 건 처음이었지만, 마크와의 미팅만큼 긴장되진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마크가 내 옷을 정돈해 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는 마크가 이끄는 대로 졸졸 그를 따랐다. 

 

 

"저쪽에서 잭슨이 기다려요." 

 

 

마크의 말을 끝으로 들어선 회의실 안은 생각했던 그대로였다. 가운데에 앉아있는 훤칠한 남자는 잭슨의 이미지와는 영 달랐다. 깐깐스러울 줄 알았지만 꽤 유머 있는 남자 같은 편안한 이미지의 잭슨이 먼저 일어서서 내게 손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 

 

 

"잘 부탁 드려요." 

"잘 부탁 드립니다. 박진영이에요." 

"저는 잭슨이에요." 

 

 

그는 악수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잭슨의 맞은편에 앉은 마크를 따라 그의 옆에 앉은 나는 서서히 이 자리가 편해지기 시작했다. 마크, 나 이번 프로젝트 정말 마음에 들어. 덧붙여지는 잭슨의 말이 그 믿음을 확신 시켜 주었다. 마크와 잭슨이 프로젝트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고 있자니 내가 끼어들 자리가 아닌 것 같아 가만히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조금 뒤 그 대화는 일상적인 것으로 변질됐다. 나는 그들도 결국 또래 남자들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금씩 그 분위기에 적응해 물들어 갈 때쯤 마크가 먼저 소파에 걸쳐둔 자켓을 다시 입었다. 이제 가야 해요. 부드럽게 나를 일으킨 마크가 잭슨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들의 헤어짐에는 일말의 아쉬움도 없었다. 어째서인지 그 둘의 사이가 멀어 보였다. 

 

 

"진영 씨 데려가 놓고 말은 내가 다 했네." 

"저야 다행이었죠. 감사해요." 

"앞으로 진영 씨 저 마크라고 불러 주세요." 

"그래도 괜찮아요?" 

 

 

괜챃아요. 가볍게 대답한 그가 먼저 차에 올라탔다. 마크, 오늘 고마워요. 뭘요. 신사적으로 답한 그가 싱글벙글 웃으며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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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아 맠녕이라니 녕총글이 드디어 이제야 마오기 시작하는 걸까요//아직 진영에는 뭐하는 사람인지 분간이 안되지만 너무 좋네요 보는 사람이 두근거리게 할만치요 다음화 조심스레 기다리겠습니다!
9년 전
yahwa
저기 잘 보심 마크네 회사에서 끌어다 쓴 외부 디자이너라고 표현돼 있어요!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ㅠ드디어 막녕이들 픽이ㅠㅠㅠㅠㅠ 작가님 사랑합니다....♡ 것도 리맨물로다가....아ㅠㅠㅠㅠㅠ 좋아요bbb
9년 전
독자4
막녕이다ㅠㅜㅠㅜㅠ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ㅠ작가님 완전 감사해요ㅠㅜㅜㅜㅜㅜㅜㅠㅜㅡㅠㅠㅠ진영이 왜이리 긴장햏어ㅜㅜㅡㅠㅠ
9년 전
독자5
맠녕이다ㅠㅠㅠㅠ 맠녕이라니 뒤늦게 댓글 달아도 되려나 모르겠네요... 은혜롭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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