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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에게 下

w.분홍별

 

- 진짜 짜증나. 저 남자.

 

무슨 일인지. 세훈씨가 떠난 뒤에도 입이 한발 나와서 틱틱대는 유비의 입매가 뭐 그리 심술이 난건지 잔뜩 비틀어져 있었다. 저 손님이 뭘 어쨌단건지, 나로선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저 웃으며 그래,그래하고 넘기는 수밖에. 

한손으로 바쁘게 바닥청소를 하는 와중,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유비가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다는듯 아!하는 소리와 함께 밝게 표정을 바꾼다.

 

- 너 디자인경연 준비 다했어?

- 아, 어 거의 다 했어. 내일 모레까지 디자인 제출이잖아. 제출하고 나서 원단사러 다닐거 생각하니까 끔찍하다.으..

- 그래? 스케치한거 한번 보여줘봐. 서로 평가해주자.

 

전국적으로 매해 이루어지는 디자인 경연은 신입 디자이너로서 성장하게 해주는 경연이다. 말했다시피 작년에는 내가 다 한 디자인에 유비이름만 툭 같이 넣어버렸는데, 의외로 그 디자인이 좋은 성적을 받아서 덩달아 우리 샵 매출도 오르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해본 바가 있다. 서로 평가해주자며 방싯방싯 웃는 그녀를 뒤로 하고 내 작업실로 들어가 디자인북을 찾아대었다. 분명 여기다가 둔 것 같은데...

없다. 디자인북이.

어디 잃어버릴데가 없는데, 분명 이 안에 있을건데.

 

순간 등에 쫙 소름이 돋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정말 없어진거야?

몇 주동안 가게일과 함께 혼자서 고되게 작업했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고 좌절감이 발언저리에 툭 떨어져버렸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소리없이 눈물을 떨구었다.

 

- 왜 그래? 잃어버렸어?

- ..응...

- 어떡하니. 잘 좀 챙겨놓지.

 

어느새 내 뒤에 와 디자인북이 없어졌냐며 담담히 묻는 유비가 내 눈물을 보고나서도 별 감흥없다는듯 뒤돌았다. 마치 완전한 남처럼.

허탈감과 배신감이 밀려들어왔다. 지난 유비와 함께 지냈던 몇년간의 추억이 조각나 심장에 박혀버렸다.

내 성의와 노력의 결실이 빛을 못보게 된것보다 지금 더 힘든건 누가 디자인북을 가져간 것인지 알아버려서.

아무리 요즘 뜸한 사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을까.

 

- ...그러게..잘 챙겨놓을껄..

- .....나 이따 쇼앤케이랑 미팅잡혀있어.오늘 샵은 네가 봐.갈게.

 

무던히도 애쓰는 거짓으로 사로잡힌 네 입매가 쉴새없이 춤추다가, 멈췄다가. 떠나버렸다.

주저앉은 그대로 눈물을 훔쳤다.

 

내가 디자인북을 두었던 그 서랍에 네 매니큐어 색이 옮아있는데... 아닌척 가식 떨지마.

입안에 맴도는 말들을 애써 쓰게 삼켜대었다.

 

[EXO/세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下 | 인스티즈

 

'삐소리 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여러번 전화를 걸어보아도 원망스러운 여자의 목소리만 귓전에 맴돈다.

남자친구. 대학생 시절부터 사귀어왔던 든든한 남자친구였다. 내가 군대도 기다려주고, 또 우리집 형편이나, 나를 통해 들은 유비와 나의 관계도 잘 알고 있는.

몇번씩이나 전화를 걸었음에도 받지 않아 결국 포기하다시피한채로, 터덜터덜 음식점 앞에 모여있는 친구들에게로 걸어갔다.

 

고등학생때 같이 모여 다녔던 친구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공분하며 흔쾌히 오늘 술약속을 잡아준 고마운 친구들 셋과 저녁을 먹은 뒤였다.

그녀들에게 가까이 가자 희미한 담배냄새와 향수냄새,술냄새,음식 냄새가 섞여 났다. 

근데 쟨 담배 안피지 않았었나..

 

- 너 언제부터 담배폈어?

- 응? 얜 뜬금없이 무슨... 한 2년 됐나? 왜 물어봐?

 

그렇구나...고개를 주억거렸다. 싱겁긴... 하고 웃으며 내 어깨에 손을 올리는 친구였다. 

그래 성인이니까, 뭐든 해도 되지. 우린 더 이상 야자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서는 뭐 그리 할 말이 많다고 속닥대며 수다를 떨던 여고생들이 아니니까.

그래도 내가 아는 내 친구가 아닌것만 같아서. 나와 함께 있지 않는 동안에 너무 많이 변해버리는 것만 같아서 괜한 이질감이 검게 스며들어왔다.

대체 언제부터 우리는 어른이 되어버린걸까. 법적으로 성인이 되기 시작한 20살?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24살?

가끔은 무섭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 모든 걸 책임져야하는 나이.

내게는 너무나 커다란 짐들을 들기에도 벅찬데, 자꾸 걸어야할 것 같아서.

나만 제자리걸음이면 어떡하나, 아니 지금 내가 하는 행동 모두가 뒷걸음치는건 아닐까.

알딸딸하게 올라오는 취기에 전봇대에 기대어 서있다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까맣다...벌써 밤이구나.

 

- 야 쟤 니 남친 아니야?

- 어?

- 저기 모텔 앞에.. 여자랑 있는데...?

 

아까 밥먹을 때 힘들다며 술을 과하게 마신 친구가 오버스럽게 날 흔들며 삿대질로 모텔쪽을 가르킨다. 니 남친 아니야? 순간 덜컹하고 떨어지는 마음에 그 쪽을 보았다. 

....

정말 맞았다. 익숙한 얼굴, 익숙한 몸, 익숙한 표정의 내 남자친구.

...너 이래서 전화 안받았던거니.

술 과하게 마신 친구 말고 다른 친구들이 멍하니 그 쪽을 쳐다보고 있는 날 돌려 다른 쪽을 보게한다. 흐트러져 버린 초점없는 두 눈이 갈데 없이 방황했다.

 

- 여주야, 일단 침착해.

- ....나..어떡해?

- ..야 김여주...울지마..

 

힘든일은 왜 항상 같이 불어닥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길거리에서 창피한줄도 모르고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파르르 떨리는 내 어깨를 감싸 안은 한 친구도 나더러 울지 말라하면서 같이 눈물을 흘린다.

가을은, 내게 너무 가혹한 계절이다.

 

네 옆에 있는 여자가, 왜 유비인건데.

 

....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下

....

 

 

당장이라도 풀려버릴 것같은 다리를 이끌고, 담담하게 눈물을 훔치며 모텔 앞에서 보란듯 애정행각을 벌이는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선명해지는 익숙한 그들의 얼굴에 다시금 눈물이 차올랐다.

 

- ...여주야..

- 너네 뭐야?...잤어?

- 자,잠깐만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 만지지마!

 

추잡스러울까봐, 불쌍해보일까봐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는데 의지와 상관없이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이 볼과 검은 땅을 적셨다.

남자친구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내 팔을 잡으려 하는 걸 뿌리쳤다. 남자친구 뒤에서 아무런 표정없이 뻔뻔하게 다른 곳만 쳐다보는 유비가 눈에 들어왔다.

거의 울부짖다시피 그런 그녀에게 소리질렀다.

 

- 너 나한테 왜 그래? 왜 다 빼앗아가려는건데!!! 나 너보다 가진거 하나도 없어!!근데 왜!!!왜 난데!!! 내 디자인북도 가져가고, 내 남자친구도 뺏어가고..! 너 대체 왜그러는데!!

- ...여주야. 너 많이 취한거 같다.

- 난!!..흐윽...정말 난 가진게 없단 말이야...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왜 그래..왜....왜 그러는데..!!!

 

뻔뻔한 그 애의 태도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은 나머지 결국 추태를 보이고 말았다. 그럼에도 눈하나 깜짝 안하고 남자친구 뒤에 서서는 나보고, 너 많이 취한 것 같다고 말하는 너. 정말 너란 애는 아직도 알 수가 없구나. 남자친구는 자기에게는 뭐라해도 되지만 유비한테 너무 그러지 말라며 오히려 날 밀쳐내는데. 그게 그렇게 서러울 수 없었다.

난 네게 모든걸 다 해줬는데. 내 존재는 너에게 딱 이 정도였구나.

 

- 김여주. 너 진짜 왜 그래?!! 나 네 디자인북 안가져갔다구. 증거 있어? 물론 네 남자친구..이건 미안한데. 정말 나 억울하다. 자꾸 도둑년 취급하고...흑.. 

- 야 너 너무하는거아니야? 여태까지 나한텐 힘든척하면서 유비한테 이렇게 대한거야?

 

얼이 빠졌다. 증거? 보여줄라 하면 보여줄 수 있었다. 아까 내 작업실을 뒤지면서 보았던 네 매니큐어 색이 디자인북이 들어있던 서랍장에 옮아 긁혀 있었으니.

그렇지만 거기다 대고 따박따박 유치하게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잘못은 지들이 해놓고선, 둘이서 날 구석으로 몰아붙이는 그 광경이 어이없고도 너무 황당해서.

얄궂게도 딱 그 상황에 탁 풀려버리는 다리를 미워할 틈도 없이 주저앉아 눈물을 뚝뚝 떨구는데, 갑자기 뒤에서 내 얼굴 위로 검은 가디건이 덮혔다.

 

 

[EXO/세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下 | 인스티즈

 

 

- 그만 울어요. 상대할 가치도 없는 사람들이네요.

- ...흐윽..

 

익숙한 목소리가 귓전에 들렸다. 가디건에서 그 남자의 향수냄새가 풍겼다.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울지말라는 그의 따뜻한 말에 오히려 소리내어 울어버렸다.

마치 학창시절에 공에 맞아 울랑 말랑하는데 옆에서 괜찮아? 울지마.라고 하면 더 울고 싶어지는 그런 것과 비슷했던 것 같다. 기분이 참 묘했다.

이런 창피한 일을 단골손님에게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도움까지 받고 있다니.

세훈씨는 주저앉아 있는 나를 당겨 일으켜주었다. 주위에 있는 찬란한 전광판에 비친 내 눈물이 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떨어졌다.

 

- 넌 뭐야? 허, 김여주 너도 바람 피워놓고 지금 우리한테 사과받고 있었던 거야?

 

여전히 내 머리에 걸쳐진 가디건 사이를 통해 본 남자친구는 되지도 않는 헛소리를 내뱉으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와 세훈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 정말 어이없는건 나야. 기가 차다는게 이런 기분이구나.

또한 짝다리를 짚고 팔짱을 낀채 우리를 관망하고 있는 유비가 얄밉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것도 잠시, 갑자기 훅 들리는 선명한 퍽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볼을 부여잡고 피가 섞인 침을 퉤 뱉는 남자친구, 아니 전남자친구가 보였다. 그리고 곧장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세훈씨에게로 달려드는데, 그것마저 발로 배를 차서 금세 제압한다. 세훈씨에게서 떨어져나간뒤 배를 부여잡고 으으거리는 그의 모습을 보자, 생각할 것도 없이 깜짝 놀라 얼른 뛰어가서 괜찮냐고 물었다. 바보같았지만 정말 멍청한 짓이었지만, 순간 정말 걱정되어서 물었던게 진짜 내 마음일거다. 그러나 그는 가차없이 내 팔을 탁 쳐냈다. 날 쳐냈던 것처럼 그렇게 차갑게.

 

- 꺼져. 이 씨발년아.

 

이 남자와 몇년을 지내면서도 들어본 적 없었던 막말에 멍해있는 사이, 뒤에 말없이 서있던 세훈씨가 그 말을 듣자마자 날 옆으로 밀어내고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무자비하게 때리는 소리와 유비가 우는 소리, 컥컥대며 숨을 토하는 남자의 숨소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말리지는 못할 망정 구경났다는 듯 모여서 웅성거리는 소리. 그 모든 세상의 소리가 내 귓속을 피가 나도록 파고들었지만 돌처럼 굳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전남자친구가 미웠다. 말리고 싶지 않다는 못난 생각이 이기적이게도 머릴 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면 세훈씨는..? 나 때문에 원하지 않는 폭력을 쓰고 있는 건지도 모르는데.

 

- 그만해요!!!

- ....

- 그만하라구요!!!세훈씨!!

- ....하..

 

세훈씨라는 내 말에 그의 등이 움찔하더니 발길질이 멎었다.

주변이 고요해지고, 쿨럭이는 전남친의 쇳소리만이 공중에 떠다녔다.

 

- 당신 함부로 말하지마. 너같은 쓰레기에겐 아까운 여자니까.

 

읖조리듯 하는 그의 목소리가 내 귀에도 들어왔다. 그 말에 괜히 목부터 이마까지 뜨거워지는 느낌이 올라왔다.

그리고 냉랭하게 뒤돌고는 멍청히 서있는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갔다. 저번의 그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둘이 세훈씨에게 다가오자 뭐라뭐라 처리하라는 듯 지시하는 것 같더니, 곧장 나를 자기 차에 태웠다.

 

 

[EXO/세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下 | 인스티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 미안해요.

- 뭐가 미안해요...전 고마운 것 투성이인데.

- 아뇨. 갑자기 그렇게 나타나서 놀랐을텐데. 이거라도 마셔요.

 

운전하느라 앞에 시선을 고정한채 옆으로 손마 움직여 뒤적거리더니 캔커피를 내민다.

산지 얼마되지 않은건지 아직도 따뜻하다. 두 손을 모아 캔커피를 꼬옥 잡았다. 내 옆에 앉아 있는 이 남자처럼 따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웬일인지 아까까지의 그 숨막히는 혈전은 점차 머릿속에서 사그러져 갔다.

그럼에도 계속 눈물을 멈추는 방법을 몰라 자꾸 자꾸 미련을 흘리는 날 옆에 두고 아무 말없이 그는 서울의 빛나는 밤길을 운전했다.

 

한적한 한강 둔치에 차를 세운 그가 차안을 뒤적거리더니, 멀뚱히 앉아서 한강을 바라보는 내게 말간 표정으로 초콜릿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에 풋 웃어버렸다.

 

- 어..왜..왜 웃어요?

- 아 죄송해요. 조금 안어울려서...

- ....

- 차에 먹을 걸 많이 두고 다니시나 봐요.

- 아...원래는 안이랬어요.

- .....

- 사실 항상 전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못전해줬던게 쌓인거예요.

- ...그렇구나.

- 바보같죠?

 

그도 애끓는 사랑을 하고 있구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게 속을 파고드는 것처럼 안쓰러워졌다. 나도 그 기분을 아니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눈만 봐도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그런 거니까. 얼마나 힘들지 이해가 가서 그냥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해해요, 나도 이해해요.

 

- 아뇨. 전혀 바보같지 않아요. 오히려 멋져요.

- ....

- 짝사랑이든, 사랑이든. 그것으로 인해 내가 다치든 상대가 다치든. 사랑하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멋진 일인거죠...아, 오늘 차인 여자가 하는 말이 이런 말이면, 좀 우스꽝스러울려나? 하하...

- 절대요. 그런 생각 절대 안들어요.

- ..뭐 아무튼 제 사랑은 끝났지만, 미련없이 돌아설 수 있는건 이걸로 인해 제 진짜 사랑에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짝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남들은 혼자서 하는 사랑이 짝사랑이라 하지만 그것도 사랑과 성숙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

- 그러니까. 결코 지금 하는 사랑이 부질없는 짓은 아니라는 거예요.

 

내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세훈씨가 픽 웃는다.

기분나쁜 웃음이 아니라 뭔가 지금에서야 깨달은게 웃기다는 자조적인 웃음이었다.

 

- ...정말 그렇겠구나. 나만 바보같이 몰랐네. 

- 그래요. 그러니까 세훈씨도 같이 힘내요! 

- 아, 그런데 나 궁금한거 있는데...

- 네? 뭐요??

- 제 이름 어떻게 아셨어요? 아까 내 이름 말해서 놀랐잖아요.

 

...네? 그게..제가 보려고 본건 아니구...싸인할때 잠깐 봤는데, 전 서울시장님 성함이랑 똑같아서..어버버 횡설수설하며 변명아닌 변명을 하는 날 여전히 빤한 웃음으로 보고서 하하 웃는다. 그리고나서 조용히 몸을 돌려 내 쪽을 완전히 바라보는 세훈씨의 몸짓이 조심스럽다.

갑자기 조용해진 차안이 어색한 공기로 가득 차버린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짙은 눈매가 나를 바라보는게 느껴졌다. 우물쭈물 입을 꾹누르던 세훈씨가 결심했다는듯 진지하게 말한다.

 

- 있죠. 난.

- ....

- 그 쪽이 좋아요.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전부터 좋아했어요.

- ....

- 고백할 때 내 이름을 밝히고 고백해야하나 고민했었는데. 이제 이름은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네요.

- ....세훈씨..

- 사실 이게 좋은건지, 사랑하는건지. 확실한 기준을 몰라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해요.

- ....

- 나라는 남자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은 당신이라는거. 눈동자만 봐도 숨이 턱 막혀버린다는 거.

 

떨지 않는 줄 알았는데 허벅지 위에 가지런히 얹은 그의 손이 달달 떨리고 있었다. 그의 순진한 진심이 내게 깊숙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정말 내 눈길 하나에도 산산히 부서지는 느낌일까. 입가에 미소를 걸치고 따뜻하게 그의 떨리는 손 위에 내 손을 겹쳐놓았다.

그의 손과 내 손이 부드럽게 닿았다.

 

아까 흘렸던 비참한 눈물은 뜨겁게 사라지고 완연한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그와 나를 포근히 껴안았다.

고마워요. 사랑해줘서.

그의 귀에 나즈막히 내려앉은 내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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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세훈이 완전 다정하고 ㅠㅠㅠ설레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레서 잠 못 잘꺼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보고가요 작가님 !!
9년 전
독자3
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하...........설렌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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