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우는 날에는 우리 집 개가 같이 울었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클 때도 작을 때도 있었지만 항상 개가 알아챌 만큼의 무게로 울어서 온 동네를 시끄럽게 했다.
아이는 참 별 것 아닌 일로 울었다. 멀리 장터에서 나물을 파는, 그날따라 늦는 제 어미를 대청에서 누워 기다리다 별이 쏟아져 자기를 파묻을 것 같다며 무섭다고 울었다. 아직 태어난 지 보름도 안 된 강아지가 십여년이 지난 후 떠날 것을 생각하며 슬프다고 울었다.
아, 그런데 그렇게 매일 울던 아이가 울지 않던 날은 단 하루였다. 오던 길에 사고가 나 그날 밤엔 집으로 올 수 없다던 제 엄마를 병원에서 보는, 그 어린 아가의 시선은 나를 공허하게 했다. 사소한 것에 눈물을 흘리던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엄마의 손을 붙잡고 잠들었다. 곧 만나지 못하게 될 엄마를 예감했던 걸까.
그날 따라 달이 밝았다. 세상에 그 많은 사람과 감정 중에 그 좁은 공간 하나 메울 것이 없어 나는 그저 공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