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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박찬열] 연애라고 주장하는 박찬열×육아라고 주장하는 너징 (부제 : 17살의 여름) | 인스티즈 

"..아들...학교 안 갈거야?" 

  

"으응..." 

  

17살의 여름 박찬열네 부모님이 일 때문에 지방으로 가시게 되면서 넓은 집에는 박찬열 혼자 주둔하고 있었다. 

집에 깨워줄 사람이 없어지자 박찬열은 잠에서 쉽게 깨어나지 못했다. 

결국 내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고, 평소보다 일찍 나와 박찬열 집에 들러 박찬열을 데리고 학교를 가야했다. 

  

"으으....누구야아...." 

  

"누구긴 누구야. 니가 누누히 말하는 니새끼다." 

  

"내새끼?!!!!" 

  

벌떡 일어난 박찬열은 트렁크차림이었다. 하늘색 줄무늬 트렁크. 

맨등짝을 두드리며 박찬열을 욕실로 들여보내고 냉장고를 뒤져 밑반찬을 꺼내고 밥을 한 그릇 퍼 담았다. 

먹다 남은 비엔나 소세지, 계란말이. 

우리 아들..이러다 영양불균형 걸리는 거 아냐..? 

그새 다 씻고 나온 건지 젖은 머리를 털며 나온 박찬열이 식탁 의자에 털썩 앉았다. 

  

"옷 입고 먹어." 

  

"아." 

  

입에 밥 한술과 계란말이 하나를 집어 넣어주자 박찬열이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우물우물 씹으며 와이셔츠 단추를 다 잠그고 나온 박찬열이 또다시 입을 벌린다. 

이건 뭐 아기새 모이주는 어미새도 아니고... 

아..맞구나. 박찬열 모이주는 어미새. 

밥을 입에 넣어주자 박찬열이 넥타이를 건네준다. 난 익숙하게 받아들어 넥타이를 목에 걸어주었다. 

  

"너 일찍 이렇게 나오는 것도 불편한데 우리집에서 살래?" 

  

"...맞을 짓 하지, 아들?" 

  

"아님 내가 그리 갈까?" 

  

이 철부지 아들은 헛소리를 해대고 내 손은 밥과 반찬을 뜨기 바쁘다. 

그렇게 박찬열 밥까지 다 먹이고 나서 집을 나섰다. 

버스로 10~15분거리에 있는 학교에 가는 길은 늘 박찬열과 함께였다.  

늘 타던 버스에 오르면 박찬열의 눈동자는 바빠진다. 

내가 앉을 자리를 찾기 위해. 하지만 그 날은 운이 없었던 것 같다. 사람이 꽉꽉 들어차있어 앉을 자리는커녕 서 있기도 힘들지경이었다. 

  

"내새끼..다리 안 아파?" 

  

"괜찮아." 

  

그렇게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에서 내려 학교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박찬열은 3반 나는 1반. 박찬열은 매일 1반에 들렀다 제 반으로 갔다. 

시끄럽게 조잘거리는 아이들 틈 사이 내 책상에 조용히 앉아 가방에 넣어왔던 문제집을 꺼냈다. 

  

[박찬열] 

  

내 글씨체로 문제집 위에 적혀있는 박찬열 이름을 보자 얼마전 문제집을 잠깐 빌렸던 게 기억이 난다. 

그 문제집을 들고 3반 교실 앞에서 서성거리며 안을 기웃거리다 뒤에서 들어오는 누군가와 부딪혔다. 

  

"아..미안.." 

  

"내새끼, 나 보고싶어서 왔구나!" 

  

익숙한 이 목소리는 박찬열이다. 그리고 익숙한 이 애칭 역시 박찬열이다. 

박찬열에게 문제집을 내밀자 저도 그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 아! 라는 바보소리를 낸다. 

공부 열심히 해, 우리 아들. 팔을 끝까지 뻗어 머리를 슬슬 쓰다듬어 주곤 다시 반으로 돌아왔다. 

1교시, 2교시, 3교시, 4교시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점심시간 종이 울렸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을 좋아하지 않는 터라 나와 박찬열은 도시락을 싸들고 다녔다. 

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가고 나서야 박찬열이 슬금슬금 걸어들어왔다. 

  

"어우..저 기집애들은 밥에 목숨을 걸었나.." 

  

"자. 엄마가 니 도시락까지 싼 뒤 부터 내 도시락에 자꾸 고기가 보이더라." 

  

우물우물 말없이 도시락을 비워가고 있을 쯤 박찬열 손이 내 입가로 다가왔다. 

입가에 묻은 밥풀을 떼어 지 입에 집어넣곤 우물우물 씹는다. 

더러워. 

내가 눈쌀을 찌푸리며 박찬열을 흘겨보자 박찬열이 피식 웃는다. 

  

"내새끼 입에 묻은 건데 뭐가 더러워. 너도 내 입에 묻은 거 막 떼먹잖아." 

  

박찬열이 가끔 이렇게 어른스런 말을 할 때가 있다. 애 같던지, 어른 같던지 하나만 하지.. 

깨끗하게 비운 도시락통을 가방에 집어넣고 샤프를 잡고 문제에 집중했다.  

박찬열이 옆에서 빤히 보다가 도서관갈까?라고 물어왔다.  

  

"응. 좀 있으면 애들 올거야." 

  

그러곤 박찬열이 제 반으로 가더니 문제집과 필통을 들고온다. 

내 손에 들린 문제집까지 같이 든 박찬열이 도서관으로 먼저 성킁성큼 걸어간다. 

나도 뒤따라 걸어간다. 

햇볕드는 창가에 자리 잡은 박찬열이 내 문제집을 내려주곤 자리에 앉아 제 문제집을 핀다. 

그러곤 곧 집중해 문제를 하나씩 풀어내려가는데 이런 모습이 가끔 멋있다. 

어려우면 미간이 찌푸려지고, 문제가 잘 풀리면 기분이 좋은지 입꼬리가 쓰윽 올라가고.. 

  

"오빠 그만 봐라. 닳는다.." 

  

"난 오빠 본 적 없는데?" 

  

내 입에서 나온 오빠소리에 흠칫 한 박찬열이 문제집에 향해있던 시선을 내게 맞춘다. 

  

"내 아들 내가 보겠다는데 니가 뭐." 

  

박찬열이 피식 웃곤 내 머리를 흐트려트렸다. 

그 이후론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이 칠 때까지 서로 각자의 문제집에 집중했다. 

책을 들고 다시 교실로 올라가고 있는데 뒤에서 우억- 소리가 들렸다. 

  

"니네는 17년을 매일 같이 보는데 지겹지도 않냐?" 

  

변백현이었다. 박찬열 친구. 박찬열친구란 뜻은 곧 내 친구. 

유치원에서 만난 친구였다. 아마 내 기억상 변백현이 나에게 제일 처음했던 말은... 

  

'찬열이가 너 좋아한데!!' 

  

였던 것 같다. 얼레리 꼴레리 노래를 부르며 박찬열을 놀리던 주동자였기도 하고. 

그 때 박찬열은 얼굴이 벌개져서 아니거등!!!이라고 외쳤던 것 같다. 

나는 태연하게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던 것 갈고. 

  

"우리 아들."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진짜 너 나 좋아해?" 

  

순간 정적이 흐르고 변백현과 박찬열의 눈이 껌뻑였다. 가..갑자기 왜? 

말을 더듬거리는 박찬열에게 그냥 변백현이 나한테 처음했던 말이 생각나서라고 답했다. 

변백현이 씨익 웃더니 먼저 갈게라며 올라가버렸다. 

갑자기 박찬열을 놀리고 싶은 마음에 옆구리를 찌르며 대답을 재촉했다. 

  

"진짜 나 좋아하냐니까?" 

  

"어우 쫌!! 간지러워" 

  

"아드을-" 

  

퍽. 박찬열의 가슴팍과 내 볼이 맞닿아 퍽소리가 났다. 몰랐어? 내가 내새끼 좋아하는거? 아니 사랑하는데? 

이번엔 내가 눈을 끔뻑거렸다.  

그러곤 나를 품에서 떼어내더니 씨익 멋들어지게 한 번 웃어보이곤 쪽하고 이마에 입술을 맞대온다. 

그 장난스러운 말 한마디로 인해 우리 사이가 이렇게 발전할 줄 몰랐다. 

  

  

  

  

---------------------- 

  

"무슨 생각해, 내새끼?" 

  

"어?" 

  

"내새끼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냐구." 

  

"음...." 

  

  

"음.....?" 

  

"17살 우리 아들 생각." 

  

피식.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와 함께 박찬열이 커피잔을 쥐고 있던 내 손을 맞잡아왔다. 

사랑스럽단 눈으로 나를 계속 보고 있는 이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나와 박찬열은 서로에 대해 부끄러움이 없었다. 

그래서 그 순간순간 드는 느낌을 거리낌없이 표현할 수 있었고. 

  

"너 지금 엄청 뽀뽀해주고 싶다." 

  

"해주면 되지." 

  

"싫어. 나중에 해줄래." 

  

그러면서 내 손가락을 내 입술에 한 번 대었다 박찬열 입술에 꾹 눌렀다. 미리보기. 

그 때 뒤에서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확히는 짜증 섞인 큰 목소리가. 

  

"닭살 행각은 자제 부탁. 솔로는 슬프니까." 

  

변백현이었다. 오늘 이 더운 날 밖에 나온 이유도 변백현 때문이었다. 

해외여행을 갔다온 친구 안부도 묻지 않는 몰상식한 친구라나... 

미안하면 밥이라도 사라며 박박 우기는 바람에 

왜 사야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밥을 사기 위해 나왔다. 

  

"내새끼..입술에 크림 묻었어. 닦아주고 싶은데 쟤 눈치보여." 

  

손으로 입술을 한 번 훑고 냅킨에 손을 닦았다. 

변백현이 아직도 내새끼냐며 팔을 슬슬 문질렀다. 닭살... 

  

"그럼 박찬열, 너는 아직도 얘 아들이냐?" 

  

"어." 

  

"나돈데?" 

  

"그건 우리 이미 말 다 하지 않았나, 친구야." 

  

박찬열은 아들이란 호칭을 싫어하면서도 집착했다.  

중학교 때 다른학교였던 변백현과 고등학교가 같이 되면서 변백현이 우리와 행동패턴이 비슷해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난 박찬열 챙기듯 변백현을 챙기기 일쑤였고 가끔 아들이 둘로 늘었다며 한탄도 했었다. 

  

  

  

  

------------------- 

  

"내가 아들들 밥시중 들다가 늙어 죽겠네, 늙어죽겠어." 

  

"....왜 아들들이야?" 

  

"너, 변백현. 둘이잖아." 

  

박찬열 표정이 그닥 좋지 않았다. 어디서 삐진 걸까...그걸 유추해내면 밥을 먹었다.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는 변백현 때문에 매점에 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운동장 스탠드에 나란히 앉았다. 

파란 하늘을 쳐다보고 있자 박찬열이 커다란 손으로 내 눈을 가렸다. 

  

"뭐야." 

  

"자외선. 눈에 안 좋아." 

  

그렇게 두런두런 실없는 얘기를 나누다가 운동장을 지나는 변백현 담임 선생님이 변백현을 보더니  

잠시 일이 있으니 도와달라며 변백현을 데리고 가버렸고 

박찬열과 나만 둘이 남았다. 

  

"내새끼." 

  

"왜에-" 

  

"변백현보고 아들 그러지 마." 

  

"왜." 

  

"난 형 없다." 

  

"뭐래에-" 

  

"아들이란 말 나혼자만 들을거야." 

  

귀여움 질투심이었다. 알겠다며 고개를 대충 설렁설렁 끄덕이자 박찬열이 내 양볼을 잡아왔다. 

다 먹은 아이스크림 막대를 꾹 쥐고 박찬열을 바로 쳐다보았다. 

  

"내가 지금부터 엄청난 폭탄 발언을 할거야, 내새끼 놀라지 말라고 미리 경고하는거야." 

  

"...사고 쳤냐?" 

  

"아니, 칠 예정." 

  

"....아들." 

  

난 평생 내새끼 옆에 있고 싶어. 

진지한 눈으로 내게 말해오는 박찬열을 멀뚱히 쳐다보았다. 

그럼 우리 아들..내 옆에 꼭 붙어있어야지, 어디가게?" 

  

"내새끼..똑똑한 줄 알았는데 멍청했어." 

  

"어?" 

  

"니 옆에서. 평생. 같이. 있고 싶다고." 

  

"........?" 

  

"내새끼 내 친구 말고 딴 거 해라." 

  

이미 하고 있잖아. 니 엄마. 

내 대답에 한숨을 푹 내쉰 박찬열이 다시 내 얼굴을 고쳐 잡는다. 

  

"그거 말고." 

  

"...그럼?" 

  

"친구도 아니야, 엄마도 아니야, 그럼 뭘까?" 

  

"....그러게..." 

  

"에휴,..이 어린애를 데리고 내가 뭘 해.." 

  

"야!" 

  

"내새끼 오빠가 숙제 낸다. 일주일 내로 이 문제의 답 알아오기." 

  

내 눈썹이 꿈틀거렸다. 문제도 제대로 주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말을 했으면서 무슨 숙제... 

안 해오거나, 틀리면.. 

이어지는 박찬열 말이 매미소리에 섞여들었다. 

  

  

--------------------------------------------- 

  

이번 편 부터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될 것 같아요! 

  

저번 편 까지는 pro이라고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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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녀리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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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독자1
ㅋㅋㅋㅋㅋㅋ재밋쩡ㅇㅎㅎㅎㅎㅎ아둘아둘ㄹㅎㅎㅎ
9년 전
독자2
[시동]작가님 잘읽고가여!!!!!!!!!!!!
9년 전
독자3
진짜재밌어요!!! ㅠㅠㅠ짱짱찬열이아들!!
9년 전
독자4
앜ㅋㅋㅋㅋ완전 재밌어요 [멍멍이]신청이여!!!
9년 전
독자5
아 ㅠㅠㅠㅠ너무재밋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찬열아들 ㅋㅋㅋㅋ
9년 전
독자6
[윤아얌] 세상에나ㅜㅜ 내새끼 아들 호칭 너무 설렘.. 뭔가 친근하면서도 설레는 호칭 쥬그뮤ㅠㅠㅠ
9년 전
독자7
당연히결혼이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9년 전
독자8
[구금]으로신청이요!!ㅎㅎ저번꺼도보러가야겠어요ㅎㅎㅎㅎ
9년 전
독자9
ㅋㅋㅋㅋㅋㅋㅋㅋ찬열이ㅋㅋㅋㅋㅋㅋㅋ좋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10
둘이 결혼해(짝) 결혼해(짝) 윽윽 아주 달다구리하네요 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1
재밌어요!!!!!!귀여운아들ㅠㅠㅜㅠㅠㅠㅠㅜㅠㅠㅠㅠㅡ멋쨍ㅇㅣ아들ㅠㅠㅠ
9년 전
독자12
고백도 엄청 달달하고 17살 때도 밥 차려주는 것도 참 달달한데 중간에 저 기집애들은 밥에 목숨을 걸었나에 왜 찔리는걸까욬ㅋㅋㅋㅋㅋㅋ 순간 헉!하고 봤어욬ㅋㅋㅋㅋㅋㅋ 암호닉 신청드려요~ [샤샤]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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