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첫번째
내 나이 18.
남들이 한창 꽃다운 나이라고 하는 시기이다.
그렇다, 내 주위를 둘러봐도 남자친구를 갖고있는
친구들이 많은걸 보면 맞는말인것 같다.
꾸민다는 말을 멀리하고 살아왔던 나에게도
작년 봄, 나비처럼 내 마음에 날아온 그 아이로 인해서
안보던 거울을 손에서 놓지 않고 행동과 말투마저 바뀌게 되는
날이 와버렸다.
작년 겨울의 끝물이자 봄의 시작.
친구들과 달리 조금 멀리 떨어져 오게 된
나의 고등학교 입학식 날, 나는 만났다.
내 일생일대 가장 아름다운 나비를.
그 아이의 이름은 전정국.
입학식에서 우리반 아이들은 어떤아이들일지
궁금하여 두리번 거리다가 발견한 아이가 바로 정국이였다.
그 애는 잠시동안 나의 혼을 빼았아 가 버렸다.
아직은 추운 시기였지만 그 속에서도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마치 한 송이의 꽃 같았다.
그때부터였다.
나 혼자 끙끙 거리면서 정국이를 짝사랑해온게.
사실 그냥 지나가버리는 한 순간일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정말 웃기게도 그게 아니더라.
나보다 앞쪽에 앉아있는 전정국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혹시 의도치않게 아주잠깐
눈이라도 마주치면 익어버린 토마토처럼 새빨게 지는
내 얼굴이 말해줬다.
그 아이가 나의 첫사랑이자, 사람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짝사랑의 주인공이 되었다는것을.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고 난 후부터
어째서인지 더 다가가고 가까워지고만 싶었다.
그렇게 하루이틀 이런저런 핑계들로 말을 걸고
번호를 교환하고 연락을 하다보니 등하교도 함께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내가 원하는 관계가 아닌 친구라는 점이 살짝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그렇게라도 가까워지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이도저도 아닌 그저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사이를 정리하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2학년이 되어있었다.
친구라는 단어를 전정국이라는 그 아이의
이름앞에 붙일수 있는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정리하기시작했다.
혹시라도 내 마음을 들켜서 멀어지는건 정말 원하지 않았으니까.
2학년이 되고 나도 학교에 적응하면서
정말 친해진 친구에게는 내 모든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그런데 내가 친구에게 한 이야기를 들은 다른아이가
그 말을 정국이에게 전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피했다는게 맞는 말인것 같다.
그냥..그냥..얼굴을 도저히 못볼것 같았다.
그간 같이다닌 시간동안 내가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고
생각할수도 있겠다 싶어서,그런 오해받을수도 있겠다 싶어서
내 마음도 깔끔히 정리할겸 정국이를 피해다녔다.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마음의 정리가 끝나고 나니까
그전처럼 지낼수있었다.
만나면 인사하고,농담하고,장난치고.
그걸로도 난 괜찮았다.정국이가 피하지 않은게 너무 고마웠다.
그렇게 전정국이라는 퍼즐조각을 내 추억속 짝사랑,
그리고 첫사랑이라는 조각들 사이에 끼워맞췄다.
오랜만에 정국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늦은 종례후에 청소까지 하고 학교를 나서니
온 동네는 이미 어두웠다.
길을 걸었다.평소 이십분이면 도착하던 집이
그 날 따라 왜이리 멀게만 느껴졌는지
정말 일분이 십분인것만 같았다.
걷고 또 걷다보니 내가사는 아파트 현관에
도착해 버렸다.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건내고 들어가려는 찰나에
그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정말 자기를 좋아했냐고.
현관으로 들어서던 내 발걸음을 붙들었다.
정적이 흘렀다.
누군가가 내가 힘들게 맞추어놓은
퍼즐조각들을 던져버린듯이 아무말 못하던
내가 너무 처참했다.
애써 침착하며 말했다.
좋아했다고 하지만 이젠 너도 알다시피
다 정리했고 지금은 정말 둘도 없는 친구라고.
내 진심은 그게아닌데 그렇게 말해버렸다.
진심은 엄마에게 사탕을 사달라고 울며 조르는 아이처럼
정국이를 붙잡고 울면서 말하고 싶었다.
정국이가 말했다.
좋아한다고.
놀랐다.누가 내 머리를 친 것 처럼
띵했다.
환청이라도 들은것일까 내 귀를 의심했다.
다시한번 그리웠던 정국이의 따뜻한 목소리가
들렸다.
좋아한다고.좋아했어 전부터.근데 말못했어.
너가 혹시라도 상처받을까봐,너한테 상처주게될까봐
자신이 없어서 말 못했던거야.
근데 이젠 말할때가 된것같아.
많이,많이 좋아해.탄소야.
내가 너에게 몇번째라고 해도 상관없어.
나한텐 네가 첫번째야.
우리 연애하자.남들이 부러워할정도로 예쁘게.
이 말을 하며 나를 안아오는 정국이의 품은
늘 기대하고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따뜻했다.
그리고 나는 안긴채 말했다.
너도 나한테 첫번째야.지금도 앞으로도.
많이 좋아해 전정국.
그렇게 나의 추억속 퍼즐은 흐트러 졌지만
그보다 더 크고 많은 조각이 있는 연애라는 퍼즐을
새로 맞춰나가고 있다.
나에게 한 송이의 꽃이자, 나비였고
지금은 나에게 태양이자 달 같이 환한 존재가
된 그 아이와 함께.
으아,안녕하세요 방방탄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려하니 횡설수설해서
망글이 되어버렸네요...T^T
암호닉 언제나 감사하게 받고있으니까 많이 많이 신청해주세요
앞으로 더 자주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해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