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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녀리ㅣ 전체글ll조회 2337l 3

 

[점심시간에 음악실로 와] 

  

2교시가 끝난 쉬는 시간에 박찬열에게서 문자가 왔다.  

점심시간 종이 치고 애들이 우다다 뛰어나간 후에 늘 들어오던 박찬열이 안 오는 것을 보아 바로 오라는 모양이었나보다. 

내가 늘 교실에 있었기에 문을 잠그지 않고 쫓아나간 애들 때문에 문을 잠그고 열쇠를 가지고 음악실로 갔다. 

일반 교실문보다 무거운 문을 끼익하고 열자 박찬열이 이어폰을 꽂고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박찬열은 악기 연주를 잘했다. 

기타도, 피아노도, 드럼도. 

  

"아들. 나 왜 불렀어?" 

  

내 목소리에 이어폰 한 쪽을 빼곤 맑게 웃어보였다. 

그러곤 툭툭. 피아노 의자를 친다. 이리 와 앉아. 

문을 닫고 피아노 앞으로 가 박찬열 옆에 앉자 박찬열이 건반 위에 손을 얹졌다. 

  

"우리 밥도 먹어야 되잖아. 피아노는 나중에 쳐 줘. 왜 불렀냐니까?" 

  

숙제검사. 

벌써 박찬열이 숙제니 뭐니 한 지 1주일이 지났구나.... 

박찬열이 당황한 듯 이리저리 흔들리는 내 눈을 빤히 쳐다본다. 

  

"꼴 보니 내새끼 까먹었구나?" 

  

"아...근데 정답이 뭐야?" 

  

"그 전에." 

  

박찬열이 내 볼을 잡아오더니 이내 입술에 쪽하고 지 입술을 갖다댄다. 

남들이야 이게 무슨 일이냐하고 푸드덕 뛰었겠지만, 

그닥 놀랄 일은 아니었다. 

어릴 때 부터 볼에 뽀뽀는 기본, 입술 맞대는 것도 늘 하던 것이었으니까. 

얼마 전에도 박찬열이 늦장을 부리다 약속에 늦은 적이 있었다. 

난 약속에 늦는 걸 매우 싫어하기에 박찬열을 엄청 들들 볶아댔고, 박찬열은 내게 미안하다고 사과해왔다. 

미안하면 엄마한테 뽀뽀나 해봐라. 라며 볼을 톡톡쳤고, 박찬열은 시무룩했던 표정을 풀며
입술에 쪽하고 입을 맞대왔다. 입술은 서비스. 

  

"그래서 정답이 뭐냐고요, 아드님" 

  

"나랑 연애하자 내새끼." 

  

그 순간 정말 당황했었던 것 같다. 

박찬열 머릿속엔 능통하다 자부했는데 이 순간만큼은 박찬열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곤 다시 내 얼굴을 고쳐잡고 다시 입술을 맞대온다. 

그렇게 가만히 있기를 잠시 입술을 열고 들어오는 무언가에 눈을 꾹 감아버렸다. 

물컹하고 축축하고 입 안을 헤집는 유쾌하지 않은 느낌에 박찬열 옷깃을 꾹 쥐었다. 

그렇게 잠시 후 맞닿았던 두 입술이 떨어지고 내 입술을 문지르는 박찬열 손가락이 느껴졌다.  

파들파들 떨리는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리자 박찬열과 눈이 마주쳤다. 

  

"...너..." 

  

"연애하자, 응?" 

  

"....아들." 

  

"아들말고." 

  

느리게 감긴 눈이 다시 떠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박찬열은 독촉하지 않고 기다려주었다.  

뭐라 대답해야할지 몰라 눈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자 박찬열이 큰 손으로 내 눈을 덮어온다. 

  

"내새끼 눈 감고, 나 보지 말고 대답해봐." 

  

"으응..." 

  

큰 손이 가려 깜깜해진 시야 때문에 잠시 눈을 깜빡거리다  

박찬열의 목소리에 눈을 그냥 꾹 감아버렸다. 

  

"내새끼 내 친구지." 

  

"으응.." 

  

저도 쪽팔릴텐데 박찬열은 담담한 목소리로, 또 달콤한 목소리로 내게 말해왔다.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박찬열이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에 말이야, 내가 다른 여자애들이랑 얘기하고 웃고, 너처럼 뽀뽀하고 그러면 어떨거 같아." 

  

"...." 

  

그 물음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럼 다시. 내새끼 나랑 친구라며. 내가 다른 여자인 친구한테 내새끼한테 하는 거처럼 하면 어떨거 같아?" 

  

"....시..싫을 것 같아." 

  

박찬열이 손을 떼어내더니 다시 내 얼굴을 잡고 눈을 뜨라했다. 

살짝이 눈을 뜨자 다시 보이는 박찬열 얼굴에 괜히 얼굴이 붉어지려했다. 

시선을 아래로 내려 박찬열 목에 매여진 넥타이를 쳐다보았다. 

  

"나 봐." 

  

딱딱한 목소리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왜 싫을 것 같은데?" 

  

"...어?" 

  

"내가 다른 여자애들이랑 얘기하고, 손 잡고, 뽀뽀하면 왜 싫을 것 같아?" 

  

그 물음에도 쉬이 대답할 수 없었다.  

굳이 이 감정을 대변할 수 있는 단어는 소유욕이었다. 

친한 친구에 대한 소유욕. 

유치원생이나 가지고 있을 법한 친구에 대한 집착. 

  

"...그냥...소..유...욕?" 

  

"소유욕?" 

  

"왜...어린애들 보면...친구에 대한 집착...이런 거 엄청 심하잖아..." 

  

"그건 어린애들이고." 

  

박찬열의 말에 다시 얼굴이 확 붉어진다. 

그래 나 어린애다!! 어쩔래!!라고 버럭 소리를 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말도 쉬이 못 꺼내고 있었다.  

  

"어린애들이 그러면 소유욕. 그럼 우리가 그러면." 

  

"..모..몰라아..!" 

  

"내새끼..아직 어리네 어려." 

  

"야아!" 

  

"사랑." 

  

"......" 

  

박찬열 입에서 나온 낯선 단어로 내 머릿속에 새하얘진 기분이었다.  

과연 내가 박찬열을 사랑하는걸까..? 

사랑. 아직 내게 많이 낯선 단어였다. 그래서 머리가 복잡했고 

내 눈동자는 갈 곳을 잃고 이리저리 방황했다. 

  

--------------------------------------- 

  

변백현이 뭘 얻어 먹을지 고민해 내린 결론은 치킨이었다.  

카페에서 가까운 우리집으로 와 도어락을 꾹꾹 눌러 문을 열려는 나의 손목을 훅 잡아채더니 저 혼자 집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간다. 

  

"저새끼 왜 저래." 

  

잠시 뒤 문이 열리고 박찬열이 들어오라고 하자 변백현이 주절주절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들어가 현관에서 신발을 벗었다. 

갑자기 왜 그래? 

내 물음에 박찬열이 내 귓가로 다가왔다. 

  

"거실에 빨래 널려있었잖어. 내새끼 속옷이랑 내 속옷이랑 다 있는데 쟤가 보면 좀 그렇잖아." 

  

아...그래서 거실에 있던 건조대가 안 보였구나.  

변백현이 저혼자 배달책자를 뒤적거리며 주문을 하더니 TV채널만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다. 

얼마 뒤 초인종이 울리자 박찬열이 지갑을 들고 밖으로 나가 치킨을 들고온다. 

  

"자. 우리 이제 퉁친거지?" 

  

"그래에-" 

  

그 후론 변백현의 유럽여행에 대해 주절주절 들어야했다. 

그 소리를 듣다보니 달달이 넣고 있던 적금이 생각났다. 

  

"아...우리 적금 다음달 만기 아냐?" 

  

"무슨?" 

  

"우리 여행가자고 같이 모으던 거." 

  

"아." 

  

그럼 우리도 여행갈까? 박찬열이 내 머리를 만지며 물었다.  

끄덕끄덕. 휴학하고 한 세 달 갔다올까? 

내 말에 변백현이 입을 떡 벌렸다. 세달씩이나? 

끄덕끄덕. 그럴려고 고등학교 때부터 용돈에서 조금씩 떼 모으던 거였으니까. 

  

--------------------------------- 

  

음악실에서 대답을 못하는 나를 끌고 박찬열은 우리반으로 왔다. 

내새끼 배고플라. 밥 먹자. 

점심시간이 시작한지 20분이 조금 넘어있었다. 그 20분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반에 애들이 몇몇 있길래 여기서 먹어도 되나 싶어 눈치를 보고 있으니 박찬열이 한 구석에서 놀고 있는 애들 에게 물었다. 

  

"도시락 지금 먹어도 되지?" 

  

"어..?! 어!!" 

  

대답과 동시에 박찬열은 젓가락을 내게 쥐어주고 저도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시락이 거의 바닥이 날 때쯤 우리 반 애들 몇명이 음료수 캔을 들고 쭈삣거리며 오더니 박찬열에게 건넸다. 

  

"이..이거 먹어, 찬열아!" 

  

"아...고마워..." 

  

찬 음료수를 받아든 박찬열이 캔을 따서 나에게 내밀었다. 

내새끼 마셔. 목 매인다. 

응...평소와 다름없이 한 행동이지만 괜히 짜증이 났다. 

쟤넨 뭔데..알지도 못하는 애들한테.. 

  

"내새끼 질투해?" 

  

"....아?" 

  

"표정 안 좋은데.." 

  

"그래, 질투한다. 왜." 

  

나와 박찬열 관계의 좋은 점이다. 서로의 감정을 왠만해선 숨기지 않는다. 

직설적이지만, 정확한 관계. 

  

"아들." 

  

"응." 

  

"나 하나만 물어보고 대답해줄게." 

  

"뭔데?" 

  

그냥 우리 아들 보고 있음 웃음이 나. 귀엽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너도 나보면 그래? 

가감없이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전했다. 너도 그래, 찬열아? 그게 좋아하고 사랑하는 거야? 

  

"응. 내새끼보면 웃음나고, 귀엽고, 이쁘고. 그래, 그게 사랑이야."  

  

정의가 내려졌다. 박찬열 때문에 복잡했던 마음의 이름이 붙여졌다. 사랑. 

어릴 때 부터 느꼈던 마음이 사랑이었던거구나. 

익숙하지 않아서, 몰랐던거구나. 

  

  

17살의 여름, 박찬열이 내게 내 준 숙제, 해결. 

  

  

  

----------------------------------------------- 

  

  

암호닉 

시카고걸/시동/멍멍이/윤아얌/구금 

  

신청을 계속 받을 예정이니 댓글로 [암호닉] 신청!! 

  

  

[EXO/박찬열] 연애라고 주장하는 박찬열×육아라고 주장하는 너징 (부제 : 숙제검사) | 인스티즈 

이거 저번화 쓸 때 보질 못해서 얼마전에 봤어요ㅠㅠㅠ저 완전 감동ㅠㅠㅠ 

댓글달아주시고, 추천 눌러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실거져?ㅜㅜㅜ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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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헐 ...설ㄹ...이런글 가지고 누가죽는다ㄱ
9년 전
독자2
구금입니다!!!ㅜㅜㅠ박찬열ㅜㅠ설레요ㅜㅜㅜ와ㅜㅜㅜㅡㅜㅜ
9년 전
독자3
[사과머리]신청이요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6
아아들ㄹ류ㅠㅠ좋다졸아ㅏㅓㅠㅜ흐규우류귝
9년 전
독자7
윤아얌이에요! 그 문구가 생각나네요.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말라. 라는게 딱 오늘 글이랑 어울리네요. 잘 보고 갑니다!
9년 전
비회원0.107
ㅜㅠㅠㅠㅠㅠㅠㅠㅠ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8
멍멍이
9년 전
독자9
와ㅜㅜㅜㅜ진짜 설레죽겠어요ㅜㅜㅜㅜ찬열아ㅜㅜㅜ아 달달하다ㅜㅜㅜ
9년 전
독자10
어후ㅠㅠㅠㅠㅠㅠㅠ찬열아ㅠㅠㅠㅠㅠㅠ설레레레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1
아이코ㅠㅠㅠㅠㅠㅠ 드디어 17살 징어랑 찬열이가 행쇼했네요!!!!ㅜㅜㅜㅜ 찬열이 이 배려남 ㅠㅜㅜㅜㅜㅜㅜ 둘이 스킨쉽하는게 자연스러운게 되게 좋은거같아여!!!
9년 전
독자12
털썩....너무 달달합니다....진짜좋아요ㅠㅠㅠ
9년 전
독자13
찬열아ㅠㅠㅠㅠㅠㅠㅠ설레ㅔ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4
기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찬열ㅇ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미 기여워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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