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X기리보이
(문지훈X홍시영) "잠시만." 야, 비트 꺼. 하는 목소리와 함께 비트가 뚝 꺼진다. 홍시영이 물끄러미 쳐다본다. "야, 너 왜그러냐?" "..." "제대로 하라고 좀, 내일 공연인데." "..." "대답안해? 입 없어?" "..네" "mr만 다시 켜봐." 묵직한 비트가 다시 연습실을 꽉 채운다. 마이크로 옮겨지는 시영의 목소리엔 전혀 감정이 담겨있질 않다. 그저 진동수가 다른 음이 나열될 뿐. 아, 씨발. 하고 문지훈이 마른 세수를 해대자 홍시영이 눈치를 보다가 가사를 또 한 번 절어버린다. 실수에 기운이 모조리 빠졌는지 입술만 깨물고 바닥을 본다. 식은땀이 흐른다. 랩핑없이 흘러가는 비트가 쿵,쿵 하고 시영의 귓속에 울린다. 어지럽다. 정신이 점점 혼미해져가는데 두꺼운 손이 시영의 손목을 잡아끈다. 연습실의 문이 열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쿵,쿵대던 비트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차가운 가을바람에 정신이 좀 든다. 한참 손목을 꽉 잡고 끌고가던 문지훈이 발걸음을 멈춘다. "야 홍시영." "..." "거지새끼야 대답하라고." "네,형." "무슨생각하고앉았냐." "...아무생각도, 안했는데." "겨우 경연 좀 떨어졌다고 빌빌대냐?" "..." "형이 그거 생각하지말고 니 음악만 하랬지." "..그것때문에..그러는거 아닌데." "그럼 뭔데 새끼야." "..." 버릇처럼 또 혓바닥으로 입술을 핥는다. 누구 약올리냐, 이상황에. "기리야." "...." "열심히 하자고 했잖아, 힘든거 알겠는데 공연이 너 하기싫다고 안하도되는게 아니야." "..." 바닥만 물끄러미 보며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을 쓴다. 흙이 날려서 신발을 더럽힌다. 두꺼운 안경 너머로 기죽은 눈매가 보인다. "기ㄹ.." "형은," "뭐?" "형 요즘 저한테 관심 없잖아요." 이건 또 무슨소리야? 문지훈이 그 큰 눈썹을 잔뜩 꿈틀대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형 요즘, 예전만큼 저한테.. 안써주잖아요 신경을." "내가 널 신경안쓰면 이러고있겠냐?" "사람들이 제가 안어울린대요, 이 레이블에." "누가?" "저스트뮤직에서 제가.." "누가 그러냐고, 어떤 미친놈이." "저 진짜 재능없나봐요 형." 이건 또 무슨 개같은소리야. "니가 재능없으면 이 바닥에 니 이름 아는놈 한놈도 없어, 새끼야. 키워주고 먹여줬더니 뭐? 이새끼 진짜." "아 하지마요 진짜!!" 한대 살짝 툭 치려한것 뿐인데 잔뜩 움츠리며 우는 목소릴 낸다. 예상밖의 반응에 문지훈이 더 놀란다. "..야, 너." "나 힘들단말이야, 진짜..." 를 마지막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문지훈은 지금 상당히 당황스럽다. 나름 멤버들이 해달라는거 다해주면서 열심히 이끌어왔다. 사달라는것도 사주고, 아니 솔직히 열심히 정도로 치부될게아니라 홍시영한테는 모자랄거 없이 퍼다준거같은데. 앞에 쭈구리고 우는 작은 어깨가 눈에 들어왔다. 흐느껴 운다고 들썩거리는 등이 안쓰러웠다. -- "형 진짜 팬이에요. 싸인 한장만 해주심 안될까요." 왠 삐쩍마른 허여멀건한 놈이 공연장 뒤에서 '스윙스'라고 박힌 믹스테잎 앨범을 불쑥 내민다. 준비해온 멘트인마냥 또박또박,하지만 두서없이 뱉은 말이 꽤나 우습다. 이름이 뭐야,하고 건성건성 싸인을 한 뒤 그자릴 뒤도 안돌아보고 떠났다. -- '기리보이'라는 가명의 신예, 노래가 생각보다 흥미롭다. 다들 기리보이, 기리보이 할 만했다. 꽤 괜찮네, 한 참 노랠 들었다. "너 형이랑 작업해볼래?" "네?" 잔뜩 쫄으면서도 놀란 표정이 귀엽다. "근데 저, 이 주변에 안살아서, 그건 좀." "형네 집에서 살래?" "네?" "들어와서 살아," 정말요?하고 엄청 놀란듯한 목소리로 쳐다본다. 이놈자식, 생각보다 귀엽다. 근데 어디서 본거같은데 어디지. 왠지 낯이 익네. -- 작은 빌라방 한켠에 불이 탁 켜진다. 시간은 새벽 3시반. 당연히 잘줄 알았던 홍시영이 이어폰을 끼고 노트북앞에 앉아있었다. 불이 켜지자 눈이부신지 잔뜩 찌푸린 눈으로 쳐다본다. "뭐야, 안잤냐?" "네." "세시 반인데." 안자고 뭐했대, 하며 신발을 벗는다. "형 여자친구 만나고왔어요?" "엉." "..." "너도 저번에 본적있나? 봤을텐데. 그 저번에 김대웅이랑 저녁먹을때 왔었던." "알아요." "그래, 걔." "새벽까지 뭐하다 왔는데요." "몰라서묻냐?" "..." 그래서 피곤하니까 말걸지마라, 짜식. 하고 방문을 잠그곤 들어가버린다. 잠긴 방문을 한참 바라보다 홍시영은 씨디 플레이어에서 씨디를 꺼내든다. 그리고 앨범 속에 씨디를 달칵,하고 넣는다. [to.홍시영 성공해라] 그리고 휘갈긴 싸인이 매직으로 그어져있다. -- "형." "왜." "저 형 좋아해요." "알아 인마," 스윙스는 만인의 사랑이지, 하며 삼인칭으로 자신을 치켜세우곤 일어서서 냉장고로 간다. "저 진짜 좋아하는데," "기리야 비타오백 마실래?" "..." "마실거냐고." "네." 비타오백 두병을 가져와서 하나를 손수 따준다. 아 수지 존나이쁘네, 그지. 하면서 한병 내민다. 그러네요, 하며 받아든다. -- "이제 좀 괜찮냐." "..네" "눈 빨개진거 봐라, 비비지말고." 코끝까지 새빨게져선 계속 훌쩍거린다. 기집애같이 울긴 왜울어. "잠시 들어갔다올래 아님 연습바로할래?" "갔다올게요." "그래." "..형." "왜, 기리야." "저 형 - 좋아해요." 나도 좋아해 짜식아! 하면서 큰 덩치로 좁은 어깨를 꽉 껴안는다. 열심히좀 하자 시영아. ..그게아니라, 팬으로써 말고. 좋아하는데, 형. 하고 오늘도 속으로만 말해본다. ▷▷▷▷▷▷ 미안하다 홍시영 문지훈..⊙∇⊙ 장난인데 써보고싶어서.. 포인트 낭비 미아내 그러니까 댓글하나 남기고가줘..s2 담편 없는데 담편써달라구해서고민된닼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