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니니쌤♥
(1) 병아리는 삐짐요?라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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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10분만..아니 5분만요.."
"밖에 비 오는데"
"..."
비 오는게 뭐 어쩌라구요.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김종인의 말을 들은체 만체하며 뜨끈한 온기를 품고있는 이불속으로 파고들었다. 아 따숩다. 평생 나가기 싫어질 정도로 따숩다. 이불에서 김종인의 냄새가. 아니지 이제는 나의 냄새인 상쾌한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왠지 모를 간질거리는 마음에 헤헤-거리며 실실 쪼개자 이런 내 모습을 보곤 김종인은 혀를 끌끌찼다.
"당장 안일어난다면 학교까지 걸어가야 할텐데"
"..."
"비 오는 길"
"..."
"아침부터 옷 다 젖고 바닥은 질퍽질퍽"
"..."
"참 볼만하겠다 그치"
치사한 사람. 이건 협박이다. 지금 일어나지않는다면 나를 버리고 출근하겠다는 협박. 평소에도 혼자 등교하는걸 죽어라 싫어하는 성격인데다가 지금은 비까지온다. 더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 내가 졋다 졋어. 포근하게 나를 감싸주던 이불을 벗어 던지고 일어나 어기적어기적 화장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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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질을 하려 선반에 올려져있는 두개의 칫솔 중, 내 것인 노란색 칫솔을 들었다. 치약을 짜 양치질을 하는데 언제 들어온건지 김종인이 옆에 서 있었다. 므유- 믈봐유- 입에 가득찬 거품과 물린 칫솔때문에 발음이 어눌했다. 그런 날보고 김종인은 얼굴에 작은 미소를 짓더니 이내 시비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못생긴게 퉁퉁부어서 더 못생겨졋어"
"슨승님두"
참나 어이가 없어서 말이지.
"퉤"
"만만치않거든요?"
거품을 뱉고 유창한 발음으로 반박했다. 내가 부은건 당신의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만. 밉지않게 째려보니 이사람 정신이 이상한건가. 뭐가 그리 신나는지 김종인이 이젠 아예 치아를 다 보여주며 활짝 웃었다. 그래도 시비거는건 멈추지않을 생각인지 또 시비를 걸어왔다.
"입에 묻은 치약이나 닦고말해"
"흥이다 저 삐짐요"
"..뭐야"
"네?"
"삐짐요 뭐야. 짱 귀여워"
"별것도 아닌걸로 귀엽대"
사실은 귀여우라고 한거지롱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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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 매"
"네"
김종인의 차안. 시각은 정확히 7시. 꽤나 빠른 시각이지만 우리에겐 익숙한 시각. 지금 우린 학교로 가고 있는 중이다.
"아 근데 선생님"
"뭐"
"저 지금 기분이 매우 안좋아요"
"왜"
"고 3 되는 첫 날부터 비오자나요"
"신경쓰지마. 그런거 일일히 다 신경쓰다간 머리 터질 껄"
"그래도 찜찜하단말이에요"
예전같았으면 별 생각없이 그냥 비 오나보다-라 생각했을 텐데, 왜 인지 지금 나는 창문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며 우울해졋다. 그래서 김종인에게 내가 느낀 걸 말해줬다니 신경쓰지말라고 한다. 괜히 섭섭한 마음이 들어 입술을 삐죽이자 김종인이 ○○○ 삐짐요? 라며 장난을 걸어온다. 이 말에 우울했던 내 기분은 사라져버리고 기분좋은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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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완전 싫어] - 변백현
학교에 도착했다. 아직 이른 시각이라서 그런가? 사람하나 없는 로비에서 나를 먼저 교문앞에 내려주고 주차장으로 차를 주차하러간 김종인을 기다리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렷다. 확인해보니 변백현에게서 온 문자였다. 변백현은 작년에 잠시 다녓던 학원에서 사귄 친구였다. 장난이 많은 아이여서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끝엔 매우 친해진 놈이였다. 학원을 끊은 이후로 간간히 문자하긴했는데 근래에 들어 잘하지않았었다. 꽤나 오랜만에 온 문자였다. 근데 이 놈은 오랜만에 하는 문자가 싫다는거냐. 개학식부터. 나까지 기분 나쁘게.
[왜]
[너랑 같은 반이야] - 변백현
[나 몇반인데?]
[3반 야 나 자퇴할까? 너랑 같은 교실에 있기 싫어] - 변백현
[하던가]
[장난임 사실 존나 좋음 뿌잉] - 변백현
[이제와서 그래봤자임 빠2]
[빠이빠이뽀빠이] - 변백현
문자에서 느껴지는 변백현 특유에 장난끼에 살포시 웃어버렸다. 언제온건지 갑자기 나타난 김종인이 왜 실실쪼개냐 ○○○-라며 머리를 꾹 눌럿다. 아 저 키안커요- 벗어나려했지만 싫은데? 싫은데? 하며 더욱더 머리를 꾹느르는 김종인이였다. 힘은 얼마나 쎈지 결국 잡힌채로 한동안 있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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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는 참 배려심이 깊다. 그 증거로 고삼은 엘레베이터를 탈수있게해준다. 진짜 완전 행복. 5층이라서 미쳤냐고 항의하려고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탈수있으니 다행이였다. 아, 선생님도 엘리베이터를 탈수있다. 당당하게 김종인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탓다. 처음엔 뭐라 하려던 김종인이 이내 깨달은건지 아-하며 아무말없이 들어간다.
"엥? 4층 안눌러요?"
"뭐"
5층 버튼을 누르고 구석에가 서있었다. 엘리베이터는 뭔가 구석에 서야할것같단말이지. 층이 2층으로 올라가는데 김종인은 버튼을 누르지않았다. 김종인의 교무실은 4층이였다. 그래서 4층 안누르냐고 물어보자 뭐-라며 띠껍게 나를 내려본다. 내가 누르라는건가?
"제가 눌러드려요?"
"됐어"
"왜요?"
"데려다줄게"
"헐 진짜요?"
"어"
데려다준다는 말이 그렇게나 쑥쓰러운 말이였나. 김종인의 귀가 빨개졌다. 나 또한 몸이 베베꼬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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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엘리베이터가 이렇게 느렸나? 부끄러운 마음에 쫑알되던 내 입이 다물어지자 정적이 흘렀다. 이런 정적 익숙하지않아. 에잇! 부끄러운거 다 필요없다. 정적을 깨기 위해 입을 열었다.
"저 이번에 3반이래요"
"알아"
"설마 또 선생님이 담임인건 아니겠죠?"
"..."
김종인 선생은 1학년때도 2학년도, 2년 동안 나의 담임이였다. 집에서도 보고 학교에서도 보고. 사실 솔직히 지겨운감이 있었다. 자다가 눈떠도 김종인.칠판을봐도 김종인이였으니깐.
"제발 아니라고 해주세요"
"..내가 담임인게 싫냐"
"싫은건 아닌데"
"그럼"
"음.."
"말해"
아까 한 말은 뻥이다. 지겨운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이유가 아니다. 솔직하게 말하기로 한거 진심을 말하자면 말이지.
"스아실~이번에 새로오신 김준면선생님이 담임이였으면 하는 바램이ㅎㅎㅎ"
"..."
그래. 진짜 이유는 이거다. 김준면선생님. 정말 잘생겻단말야. 김종인도 잘생겼지만 느낌이 다르달까? 김종인이 흑이라면 김준면은 백이다. 내가 너무 솔직했던걸까? 분위기가 쎄-해졌다. 슬쩍 김종인을 보자 미간이 찌푸려져있는게 화났나보다.
"조금 아주 쪼오금 있..어요"
"..."
"하하"
나는 절때 무섭지않다. 무섭지않다. 무섭. 다. 나를 죽일 듯 째려보는 김종인에 심장이 두근거리며 식은땀이 다 나는 것 같다. 정적을 깨려 건넨 내 말은 더욱더 큰 정적을 만들었다.
"아"
정말로 화가 난 건지 김종인이 4층 버튼을 눌렀다. 3층이였던지라 4층 버튼을 누르자마자 문이 열렸고 김종인은 그대로 나가버렸다. 헐 헐 헐 헐!!
"헐 잠시만요"
"놔"
"선생님"
"놔"
"선생니임"
"놓으라고"
"선생님.."
나도 모르게 따라나가 앞으로 걸어가는 김종인의 정장코트를 잡았다. 아 어떡해. 진짜 화낫나? 삐질삐질 분명 더운건 아닌데 땀이 흐른다. 김종인의 매서운 눈빛에 쫄아 그냥 교실로 갈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풀어야지 라 생각하여 말했다.
"..삐짐요?"
작가의 말 |
여주 이름을 ㅇㅇㅇ으로 하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김여주 이대로하는게 나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