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다리를 가지는 대가로 자신의 목소리를
마녀에게 준 인어공주는 왕자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전하지 못한 채,
바다에 몸을 던져 물거품이 되어버렸어.
여기서 가장 어리석고 불쌍한 인물은 누굴까?
자신을 구해준 인어공주를 알아보지 못하고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한 왕자일까,
아님 먼 발치에서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왕자를 지켜볼수 밖에 없었던 인어공주일까?
*
어릴적 나는 섬에서 줄곧 자라와 물과 모든 생물들에게
정을 붙이고 말도 거는 그런 아이였다.
아직 어려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어른들은 그냥저냥 귀엽게 봐 주셨다.
하지만.
그 일이 시작된 후로 부터는 사람들은 나를
마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를 부르는 이름은 제각각 이였다.
처음의 시작은 마녀였다.
그러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물을 다스리는 괴물
수요(水僥)가 되버렸다.
나를 이름보다 수요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아졌고
이제는 그 이름이 익숙해 지기 시작했다.
그 일만 아니었으면 아마 난 착한 아이였을지도...
*
3년 전...
"00아.."
"네? 무슨일이에요?"
"너... 미안하지만 이 집에서 나가줬으면 해...."
...왜? 왜 나가야 하는거지?
"아줌마..."
"미안하다00아... 하지만 아줌마가
더 이상 너를 봐줄 수가 없구나..."
이상하다. 무슨일이 생긴건가...
"아줌마.... 왜요... 같이 살자면서요..."
"미안하게 됬다... 아줌마가 생활비랑 차표 줄테니까 서울로 가라.."
울면 안된다. 울지마. 울면....안된다고...
"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갈...께요..."
"그래 잘 선택했다. 오늘 중으로 짐 싸서 가거라.. 아줌마가 많이 미안해..."
마지막으로 보는 바다는 마치 나를 배웅하듯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바다..야...흑...흑...나 이제 너랑 못놀아... 흑... 돌순이랑...흑...
한숨이랑...흑... 다시는 못봐...ㅎ..흑... 으앙!! 흑..으앙!!!흑.. 엄마!!으앙..."
그때 왜 그런 소원을 빌었을까..
"흑.. 차라리 아줌마가 죽었으면...흑... 좋겠어...흑.."
'내가 도와줄께'
꿈속의 소리겠지라고 생각한 나의 잘못이었을까...
"어떻게?..흑..."
'내가 아줌마를 잡아먹으면 되지...히히...'
"정..말..?"
'그럼~ 내가 너한테 거짓말 하는거 봤어?"
"진...짜지?"
'그럼00아.. 가서 아주머니를 불러와...그러면 넌 우리랑 함께 살 수 있어..'
그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그러면 금방 대려올께!!"
'해가 지기 전에 다녀와야해~'
"응!!"
그런 소원을 빌지 않았다면...
아마 난 착한 어린이로 남아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