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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편은 우현이를 살짜쿵 보는 편과 동시에

약간 블루블루한 편입니다.



블랙블루, 네이비블루




[인피니트/우현성규] 화사한 그대는 몽글몽글 8화 | 인스티즈



08




 분홍빛의 벚꽃잎이 슬슬 지고 있을 때, 달콤한 색깔 사이로 초록빛의 잎사귀가 돋기 시작했다. 당연하다는 듯이 계절은 슬슬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슬슬 가벼워지는 것이 피부에 와닿았다. 하지만 그건 곧 튕겨지고 말았다. 까페 쇼윈도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우현은 하, 턱을 괸 채로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가 기분 좋은 표정을 짓고 있고, 달달한 향기를 뿜고 있지만 우현만은 예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웃는 게 최고 칭찬으로 들어왔던 그가 웃음은 커녕 입꼬리를 꾹 내리고 있을 뿐이였다. 이런 모습의 우현은 본 적이 없다. 우현을 알고 지내온지 4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이렇게 우울함이 가득 담긴 우현의 모습은 거의 처음이다 싶은 기분이였다. 있었다면 그가 처음으로 여자친구에게 차였을 때, 정도랄까. 입 안에 머금은 레모네이드가 오늘따라 유독 더 시다고 생각하며 성열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소녀 감성이 철저한 이 아담한 까페는 한 테이블을 놓고 건장한 남자 둘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였다. 오늘따라 왜 손님은 오질 않아서 이렇게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는지. 성열은 거칠게 음료수잔을 들어올려 안에 남아 있는 얼음 두 개를 입 안에 털어넣었다. 단단하게 느껴졌던 얼음은 입 안으로 들어가자 뜨거운 열과 동시에 단단한 치아에 으득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이 되어 녹아내렸다. 성열의 입에 시원함을 준 얼음의 훌륭한 희생에 감탄하며 그는 턱을 위로 올렸다.



 “김성규 때문인가.”



 요새 들 떠 있던 우현을 생각하면 딱히 떠오르는 게 그 남자 밖에 없다. 대놓고 중얼거리는 목소리에도 반응이 없는 우현을 불만스럽게 바라보던 성열은 고개를 옆으로 갸웃거렸다. 대체 그가 어디가 좋은지 모르겠다. 뭔가 무뚝뚝하면서도 억울 해 보이는 얼굴. 전체적으로 그닥 호감이 가는 인상은 아니였다. 더구나 정신을 어디 하나 빼놨는지 멍한 구석도 있어보인다. 특히나 드러나지 않은 감정은 성열에겐 마이너스 요점.



 그래도 저번 술자리에서 당황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던 걸 떠올리면 그렇게 감정이 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성규를 만나게 되었을 때부터 묘하게 붕 뜬 우현의 주변 분위기. 아닌 척하면서도 가끔씩 쇼윈도를 통해 누군가를 찾는 듯이 눈을 굴리던 우현을 놓치지 않았던 성열은 핫, 헛웃음을 지었다. 처음에 성규라는 존재를 몰랐던 성열로서는 이상했지만 성규를 알게 된 이후로는 왜 우현이 그렇게 붕 떴는지 어렴풋이 눈치채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대학교라는 점에서 기뻐했던 남우현의 모습이라던가. 술자리를 갖는데 옆에서 여후배가 치근거린다고 일러받치자 당장 전화를 걸어서 귀찮게 만들던 남우현의 모습이라던가. 안 와도 될 것을 과모임 갖는 곳까지 와서는 성규를 데려가던 남우현의 모습이라던가. 이상하게도 정작 그 행위를 행한 당사자는 아무 생각도 없어 보이는데, 그걸 지켜보는 성열은 뭔가 묘한 기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딱 봐도 걱정하고, 질투하는 모습이다. 근데 그 감정을 우현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고작 그 광경을 몇 분도 보지 않았던 성열이 단번에 알 수 있었는데.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고 생각하기엔 평소 우현의 행동이 거슬리기는 했다. 성열은 피곤한 표정으로 제 미간을 꾹꾹 눌렀다. 몇 년을 같이 지낸 친구지만 너무 이상한 친구다. 그리고, 지금은? 성열은 다시 우현을 바라봤다.



 “야, 남우현.”



 까칠한 성열의 부름에 우현이 느리게 고개만 끄덕이고 있다. 우울하다, 우울해. 평소 화사하게 느껴졌던 분위기를 싹 없애고 먹구름만 낀 모습이다. 쯧. 성열은 한심하단 시선으로 바라보며 혀를 찼다.



 “김성규랑 뭔 일 있었냐?”



 너무 딱 꽂는 말이였다. 순간, 심장이 욱씬거린 우현은 눈살을 찌푸리다가 이내 얼굴을 어색하게 일그러뜨렸다. 저렇게 웃을 바에 차라리 안 웃는 게 훨씬 낫다.



 “……너보다 형이야.”



 그 부분에선 성열도 조금 놀랐었다. 동갑 아니면 후배로 보고 있었는데. 자신보다 연상이였다니. 그래도 형, 형 거리고 싶은 마음은 죽어도 없다.



 “아무튼, 오늘따라 왜 이래?”



 평소답지 못한다는 말을 전한 성열이 가만히 우현의 눈을 응시했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성열의 시선을 느끼며 우현은 눈을 밑으로 내리떴다.



 “별로.”

 “구라를 쳐라.”



 헹, 콧방귀와 함께 돌아오는 이죽거림에 빈정이 상한 우현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솔직히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지금 너 ‘완전 우울해요.’를 온 몸으로 방출하고 있거든?”



 성열은 고개를 까닥거리며 말을 이었다.



 “근데 그 우울함이 그 술에 취한 김성규를 데려간 이후로 시작되었단 말씀이지.”



 “솔직히 불어.” 눈썹을 사악 올리며 말하는 성열에 우현은 나직히 한숨을 내쉬었다. 우울함이 사라진 대신에 피곤함이 떠오른다. 그 표정 또한 평소 우현에겐 볼 수 없는 표정이였다. 오늘 여러번 놀라는 군. 속으로 생각한 성열을 팔짱을 끼고는 잠자코 우현을 기다렸다.



 “정말 그 때 왜 그랬을까.”



 다시 한 번 깊은 한숨과 함께 우현이 제 눈을 손으로 가렸다. 왜 저래? 성열은 눈을 둥글게 떴다.



 “……이대로 계속 안 찾아오면 어떡하지?”



 이제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우현의 절망어린 중얼거림이 들려온다. 오래된 친구의 정수리를 빤히 내려다보며 한심하단 표정을 지어보인 성열은 입술을 씰룩였다. 그러자 우현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남자한테 키스 하려고 했으니, 확실히 변태 같이 보이겠지.”



 이미 성규한테 변태라는 소리를 듣기는 했었다. 그 때의 일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우현은 더욱 암담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같은 남자인데. 그래도. 우현은 천천히 떠오르는 과거의 일을 떠올리며 정신을 흐렸다. 비스듬하게 기댄 상태로 눈을 감고 있던 성규의 모습은 이상하게 우현의 가슴 어딘가를 찌르르 울리게 만들었다. 더구나 어두운 조명 때문일까. 평소와 달리 이상하게도 그가 너무나도 섹시하게 느껴졌었다.



 작게 열린 입술 틈 사이로 숨소리가 색색거렸고, 그 작게 열려있던 입술을 우현의 시선을 끌고 말았다. 잠들었을까. 나름 정신을 차린 것 같았지만 걸음걸이가 어색했던 성규를 떠올리며 그가 잠들었다는 확신이 들기도 했다. 코앞에서 손을 저어봐도 이름을 불러봐도 미동 없는 성규를 보며 우현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왜 그랬는 지는, 지금 생각을 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우현은…….



 “확실히 변태지.”



 순간 우현의 팔이 삐끗거렸다. 물 속에 잠겨버린 우현을 수면 밖으로 꺼내올린 성열을 향해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은 우현이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성열을 바라봤다.



 “허락도 없이 입술 박치기를 하면, 변태가 아니고 뭐야?”



 “내 말이 틀렸어?” 한심하단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성열에 우현은 벌렸던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는 곧 작게 항변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랬단 말이야.”

 “그래, 그래. 자신도 모르게 남을 죽이고, 자신도 모르게 남을 강간하잖아. 네 탓은 아니야. 그저 ‘자신도 모르게’이니.”



 딱 봐도 우현을 놀리기 위해 빈정거리는 게 틀림없다. 우현의 입매가 일자로 다물렸다. 하지만 표정은 불만으로 바뀌었다. 희미하게 짜증이 섞인 눈동자로 성열을 쳐다보던 우현은 억울한 기분이 듦을 느꼈다. 우현의 마음을 범죄자들과 똑같이 취급 당하는 건 퍽 유쾌한 기분이 아니였다.



 “난 그런 게 아니야.”

 “그럼 뭔데?”



 성열의 얼굴에 희미한 웃음기가 지나갔다. 그걸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우현은 시선을 밑으로 내리뜨고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성열의 말대로 정말 뭐였을까. 우현은 곰곰히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았다. 처음 성규를 봤을 때는 그저 호기심이였다. 그리고, 그 호기심은 금방 호의로 바뀌었다. 딱딱 해 보이는 남자는 참으로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다만 그게 잘 표현되지 않을 뿐. 그걸 알아차리게 된 우현은 성규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남자한테 매력적이라는 단어는 참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우현이 선택할 수 있는 단어는 딱 그것 뿐이였다. 생각나는 것도 딱 그것 뿐이였고 말이다. 대화도 몇 번 나눠보니 성규에게서 귀여움을 느꼈다. 그 때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귀엽다.’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지금 되돌아보니 자신에 대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래, 그리고. 저도 모르게 성규의 입술을 훔쳤을 때는. 순간 우현의 표정이 아연해졌다.



 “너는 김성규를 좋아하게 된거야.”



 성열이 몸을 뒤로 물리자 의자가 위로 올라가며 삐걱거렸다. 성열의 말에 정신을 차린 우현은 작게 입을 벌리고 말았다. 제 맞은편에 앉아 있는 오래된 친구는 그런 우현을 자못 우습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였다.



 “내 말이 틀렸어?”



 이미 확신이 담겨있는 목소리다. 그래,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우현은 어떠한 반응도 하지 못했다. 다만, 지금 성규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또는 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감을 느꼈다.







 성규는 문득 자신이 정신을 어디 한 곳에 빠트리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말았다. 성규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말았다. 지금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고 있다. 당연한 거 아닌가. 주변에서 성규의 성격이 어떤 상황이 되어도 무관심할 것이라고 수근거리지만 실상 성규는 지금 혼돈 그 자체였다. 아니, 그런 상황이 이루워진다면 어떤 누구라도 그렇게 될거라고 성규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두운 조명 아래 당황한 우현을 보며 성규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단지, ‘남우현이 김성규에게 키스를 했다.’ 정도 뿐. 그 때는 왜 그랬을까. 얼굴에 주먹이라도 날렸더라면 이렇게 끙끙 앓지 않았을까. 성규는 제 손가락을 입술 위에 올렸다. 손가락 마디 사이로 얕은 한숨이 비집어 나온다. 그 땐 술에 취해서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은걸까. 그렇다고 생각하기엔 지금 성규의 마음이 이상했다.



 그래, 솔직히 말해서 제 입술에 키스를 한 우현이 싫지 않았다.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였다. 단지 거부감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았다. 성규는 피로하게 뜬 눈을 감으며 입술 위에 올려져 있던 손을 좀 더 올려 두 눈 위에 얹혔다. 자신은 왜 그랬을까, 라는 주제에서 어느덧 우현에 대한 주제가 떠오른다. 우현은 대체 왜 자신에게 키스를 했을까. 애초부터 우현은 그 쪽이 아니였을까?



 그래서 남자인 성규에게 친절했던가? 성규는 곧 부정했다. 그 쪽이라고 남자한테 다 친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동안 우현의 친절을 짓밟는 행위였다. 우현이 성규의 생각을 들여다 보지 않았지만 성규는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에 미안함이 들었다. 성규는 끝내 고개를 푹 숙였다. 어떠한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우현을 만난다면 알 수 있을까. 하지만 그건 또 부담스럽다.



 “고민에 빠진 김성규 군이네.”



 옆에서 동우의 깔깔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규에게 다가가려던 동우는 곧 후배에게 가로막혔다. 호원에게 질질 끌려가며 성규를 힐끔힐끔 바라보던 동우는 이내 고개를 돌렸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벚나무가 유독 칙칙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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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앙체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욬ㅋㅋㅋ 빵터졌어욬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2
노림수입니다 성열아 고마워....지금의 남우현에게 필요한건 돌직구얔ㅋㅋ호원아 너 정말 철벽방어구나?ㅋㅋㅋㅋㅋㅋㅋ 좋아ㅋㅋ 그런자세 아주 바람직해!!!ㅋㅋ
12년 전
앙체
Aㅏ.. 노림수님의 말씀을 듣고 정말 Aㅏ했네여ㅋㅋㅋㅋ 참뜻이옵니다ㅠㅠㅋㅋ
12년 전
독자3
넹...?ㅋㅋㅋㅋ 뭐가요ㅎㅎ?
12년 전
앙체
돌직구라느....ㄴ
12년 전
독자5
앜ㄱㄱㅋㅋㅋㅋ저렇게 지감정모르는사람에게는 돌직구가 답이죵ㅋㅇㅋ
12년 전
독자4
우유왔어요!_! 어휴 세상에 바보가 둘이 더늘었네여ㅋㅋㅋㅋㅋㅋ 성열이는 천재ㅋㅋㅋㅋㅋㅋ 사랑스런 바보네요ㅜㅜ
12년 전
앙체
어머 우유님!! 사랑스러운 바보들..♥.♥
12년 전
독자6
허허...이런 멍청이들......항상 팬픽에선 그런다, 맨날 이게 무슨 감정이지? 하다가 사랑이라 그러면 아니야!! 그럴리 없어!! 이러다가 친구가 그거 맞아 하면 그렇구나!! 이제 더이상 피하지않겠어!!! 이러고........는 개뿔, 역시 달달물은 이래야 제맛이징ㅋㅋㅋㅋㅋㅋㅋ조으다 조으다 잘봤습니다!!!!
12년 전
앙체
허허.. 그렇습니까?ㅋㅋㅋㅋㅋㅋㅋ 달달은 다 그런....
12년 전
독자7
느아니!!둘다그런생각때문에분위기가그런거야??남우현진짜둔팅이시킹!!지가좋아한다는감정도성열이가말해줘야알겟니!엉ㅇ!!이멍청아!그리거..성규야!!입맞춤한게싫지않앗다면...한번그카페에가보는건어떨까...기대대여!!ㅎㅎ잘읽엇습니다!!!수고하셧어요!!
12년 전
앙체
아이코!! 감사합니다♥♥ 스릉스릉♥
12년 전
독자8
헐........썽여맄...........짱이양........저런 간단한 상황정리...........
12년 전
앙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단한 상황정맄ㅋㅋ
12년 전
독자9
저런 바보들.....걍 만나보면 알껄 왜그렇게 고민을 하니!!!!!거부감이 들지 않았다면 그대들은 이미 그렇고 그런 사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앙체
ㅋㅋㅋㅋㅋㅋㅋㅋ으잌ㅋㅋㅋ 좋지도 않다는 건 왜 잊어주시나옄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10
그런건 이미 제눈에서 필터링 되서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앙체
으아닠ㅋㅋ 멋진 그댘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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