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
억제제가 없다.
가방을 뒤지고 주머니를 뒤져도 억제제가 나오지를 않았다, 분명 항상 가방안에 예비용으로 넣어두는데. 정말 큰일난거다. 위안은 작게 몸을 떨었다. 식은 땀이 나고 다리가 후들거리는게 벌써 히트 사이클이 시작됬나 하는 무서운 생각마저 들게하였다. 아니, 정말 시작됬을지도 모른다. 벌써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걸수도있었다. 이게 불안감에 생기는 현상인지, 진짜 히트 사이클이 온건지, 자꾸 고르지 않는 호흡과 미칠듯이 뛰는 심장은 위안이 혼동할 수 있을만큼 점점 더 심해져만 갔다. 이런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약이 있거나. 히트사이클이 안오거나 언제나 둘 중 하나였는데 약도 없는데 회사에서 히트사이클이 온건 이번이 처음이였다. 이게 그냥 단순한 두통인가 싶어 두통약도 먹어보고 잠시 숙직실에 몸을 구겨넣어 쪽잠도 청해봤지만 이건 단순한 두통이 아니였다. 솔직히 위안이 제일 잘 알고있었다. 30년을 살면서, 30년을 오메가로 살면서 이 느낌이 뭔지 모를리가 없었다.
'지금 퇴근...아니,조퇴. 아니... 조퇴도 아니더라도 잠깐만이라도 집에 갔다올수있을까.'
위안은 억제제가 없는걸 눈으로 확인한 순간 우선 직원용 화장실끝칸에 들어가 쭈그리고 앉아 몸을 둥글게 말았다. 이 불안감을 진정할 필요가 있었다. 입술을 잘게 씹으며 위안은 눈을 감았다. 침착... 침착해야해. 잠시 회사를 나와 집에 들려서 억제제를 가지고 오는것과, 누군가 알파에게 들켜 회사생활에 종지부를 찍는것, 위안은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좋게 흘러갈수있는 상황과 가장 나쁘게 흘러갈수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았다.
나쁜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자 눈이 번쩍 뜨였다. 그건 안되는 일이였다,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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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은 홍등가 출신이였다. 사회적 진출을 할 수없는 오메가로 태어난 위안은 자신의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채 어머니의 손에 의해 길러진거였다. 홍등가는 붉었지만 어두웠고 번화한 곳이였지만 항상 눅눅하게 삭막하였다. 홍등가는 자기 어미와 같은 여자들과 자기 자신과 같은 아이들이 많았다. 여기는 알파의 하룻밤 유희로 탄생한 아이들, 알파로 태어나지 못해 버려진 자신과 같은 수많은 더럽고 미천한 오메가들이 너무 많았다. 머리가 점차 크면서 위안은 세상밖으로 나가고 싶어했다. 더럽다고 누군가가 자신을 손가락질하고 돌을 던져도 밖으로 나가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싶었다, 따스한 말한마디와 특별하다싶은 온기는 없지만 자신을 낳고도 그 나름 자신을 위해 몸을 파는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위안은 이런 쓰레기장같은 피폐한 곳에서 계속 살고싶지않았다. 그래서 위안은 공부를 했다, 밤마다 몰래 홍등가를 빠져나와 평범한 사람들이 쓰고 버린 폐수거함에 있는 종잇조각부터 낡은 책,어떤 날은 운 좋게 버려져있는 여러 문제집까지 다 가지고와서 그것을 읽고 쓰고 말하였다. 남들이 비웃고 무시했지만 위안은 아무것도 신경쓰지않았다, 이곳을 벗어나 성공할꺼란 신념 하나가 그를 묵묵히 지탱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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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그 신념으로 여기까지 왔다.
위안은 잠시 어릴적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침을 삼키고 마른 세수를했다. 어느 순간부터 오던 히트 사이클은 억제제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였고 이번 실수만 넘기면... 넘기면 세상은 다시 평화롭게 돌아갈수있었다. 돌아가야했다. 다시는 시궁창같은 홍등가에 가고싶지않았고, 오메가 취급받는게 싫었다. 오메가였지만 오메가가 너무 싫어 견딜수가 없는 일이였다.
'더 심해지기전에 우선 돌아가자.'
위안은 일어서서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털컹-, 화장실문을 열고 나와 거울을 보고 삐뚤어진 넥타이를 가다듬었다. 세수도 하였다. 최대한 평소처럼 깔끔하게. 손을 닦고 머리를 정리하며 위안은 침착함을 유지하기위해 애썼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화장실을 나갔다, 빨리 부장님께가서 외출요청을 해야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서둘러 했어야했다. 그 순간,
턱-,
하고 잡히는 손목에 위안은 숨까지 턱 막히는 기분이였다. 뭐지,왜지. 불안한 기분에 돌리고 싶지않은 고개를 천천히 돌리자 자신보다 큰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며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린채 위안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위안이형, 여기서 땡땡이중이신가봐요."
...타쿠야.
제일 마주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 지름길중하나. 타쿠야다.
적막만이 그 공간을 가득 에워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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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이트에서 쓰고 있는건데 완결하고 올릴려다가 인티가 너무 좋아서 인티에도 더블 연재로 올려
중편정도? 예상하고 있고 오메가 버스에다가 피폐 + 진지물이라 수위는 당연한 ㅎ.....
그래서 수위글 쓸때는 회원 공개로 돌리고 글을 쓸껀데 비회원 익인들은 보지를 못하니까 마음이 아프다...
이렇게 공개된 글에 댓글 등으로 문의해주면 내가 같이 연재 중인 타사이트를 알려줄게
연재 내용은 거기나 여기나 똑같으니까 보고싶다는 언니들은 거기서 봐주면 좋겠어, 혹시 이런 글 자체가 문제되면 꼭 알려주고 ㅠㅠㅠㅠㅠㅠ 법을 잘 몰라욥... 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즐감하고 오늘도 타쿠안과 함께 즐거운 밤되길
http://www.instiz.net/bbs/list.php?id=name_gs&no=161456&page=1&category=30001 익인1 께 드린 독다호다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