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첫 눈에 선배에게 반해버린 나는
(도대체 어디서 그딴 자신감이 나왔던 건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강의가 끝난 뒤 먼저 선배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고
당일 저녁 잡혀있던 과 회식에서
알코올을 주고 받으며 급격히 친해졌다.
그렇게 선배랑 친해진 건 좋은데 말이야...
그 날 너무 머리 풀고 달린 탓일까
저 인간, 나를 여자로 안 보는 것 같아ㅠㅠ
"우리 지영이 눈 부은 것 좀 봐ㅋㅋㅋㅋㅋㅋㅋ"
"....갈 길 가라..."
"아니 그니까아 누가 새벽까지 넷플릭스 정주행을 하냐구~"
"결제는 내 카드가 했는데 님이 뭔 상관이세요......"
"아휴 눈이 이렇게 부어서 강의는 듣겠어?ㅋㅋㅋ
지영아, 이거 몇 개? 맞춰봐 맞춰봐아ㅋㅋㅋ"
뭐... 대충 이런 식?
김도영 요즘 나 놀리는 재미에 산대요...
처음부터 청순가련 컨셉을 잡을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아
엄마...
엄마 딸 연애는 글렀어...
+
지영이는 모르는 회식 뒷 이야기
"김도영!"
지영이 친구 수영이가 말했듯 도영은 학교 내에서 꽤 유명한 축에 속했다.
얼굴이면 얼굴 학점이면 학점
거기에 다정한 성격까지.
여학우들은 물론 남자들까지 도영이를 찾아댔으니까.
그런 도영의 입대와 연이은 휴학 소식은
많은 동기들의 술자리에 끊임없이 꺼내졌고
올해 드디어 그! 김도영이 복학을 한다는 사실에
어찌어찌 아직 졸업을 하지 못한 동기들은
쌍수를 켜고 과 회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 동기들은 반가운 마음에 도영을 불...
"얘들아 쟤 냅둬라~"
"김정우!!!!!!"
도영의 절친이자 저도 모르는 새 도영과 전설의 선배들 라는 닉네임이 달려버린.
"나랑 마셔 나랑ㅋㅋㅋ 쟤 지금 앞에 있는 애들이랑 따로 뭐 할 얘기 있나봐
냅두고 우리끼리 오랜만에 한 잔하자. 이모- 여기 소주잔 하나만 더 주세요!"
예의바르게 잔을 부탁한 뒤 고개를 좀 더 돌리니
멀리 앉아 저와 눈을 마주쳐 오는 도영.
동기들 몰래 '오늘 내가 너 살렸다'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정우다.
'알아 알아 그럼 수고-!'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이던 도영은
서둘러 제 앞의 여자아이에게 눈을 맞춘다.
그 앞의 아이는 모를
하지만 그를 오래 봐온 친구의 눈에는 너무 티가 나는
눈을 하고는 다정히 말을 건넨다.
"몇 잔 마셨다고 벌써 취했네 취했어. 지영아, 나 좀 봐봐. 응?"
그 뒤에 도영 자신도 모르게 낮게 읊조린 말은
"귀여워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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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음
우리의 여주는 굉장한 똥촉인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