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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pence None the Richer - KISS ME      

     

        

     

        

     

        

     

        

     

 
바람이 분다. 거리는 온통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낙엽들이 슬슬 떨어질 준비를 한다.        




이 로맨틱한 시기에 자신의 방에 우두커니 앉아 창 밖만 멍하니 바라 보는 한 소년이 있다. 제 앞에 앉아서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는 국어 문법과 수학 공식이나 읊고 있는 남자를 무시한 채로 소년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입술을 씰룩이며 애꿎은 지우개만 괴롭힐 뿐이었다.        


    

          
Shit, 엄마는 도대체, 이 사람 왜 데리고 온 거야.      



     

“…저기, 다니엘? 내 말 듣고 있니?“        

“뭐라고?“        

“…아니야. 다시 처음부터 알려줄게. 이번엔 잘 들어.“        

“아, fuck.“        

“…뭐라고 했어, 방금?“        

“아, 다 알아 들었으면서 왜 물어? 미국에서 왔다며! 왜 말 하나하나 한국어 쓰려고 하냐?“        

“…다니엘, 여긴 한국이잖아.“        

     

        

     

`좋든 싫든 너는 한국에 왔고, 내가 알기로는 너는 네 아버지 사업을 물려 받아서 한국에서 일 해야 해. 그러려면 한국어도, 수학도, 어느 정도 기본으로는 할 줄 알아야 하고, 또 사업에 있어서는 상대방 기분 맞춰줄 줄도 알아야 해. 예절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야 한단 말이야-` 라고 듣는 귀가 다 저릴 만큼 그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 했다.        

     


        
“자, 다니엘? 이번엔 꼭 들어! 마지막으로 설명하는 거야.“        

     



`아버지 사업? 수학? 예절? 내가 알게 뭐람.`        

다니엘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        

     

     




그가 저한테 누누히 말하던 것은 모두 맞는 말이었다. 다니엘은 어쨌거나 한국 땅을 밟고 있다는 사실과 후에 아버지 사업을 물려 받아야 한다는 것, 아직은 한국어든 수학이든 그것들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다는 것. 그리고 제가 하는 행동들이 모두 그에게 무례한 행동이었다는 것. 그런 것 쯤은 다니엘도 알 수 있었다. 그것도 알아채지 못 할 정도의 눈치 없는 바보는 아니었다.        

     

        

     

그는 제게 한국어와 수학을 중심으로 학교 진도에 맞춰 여러 과목들을 설명해줄 사람이라고 본인을 설명했다. 쉽게 말하자면 과외 선생. 분명히 어머니가 붙였을 거야- 하던 다니엘의 생각은 완전히 맞아들었고, 다니엘이 어머니께 항의를 했을 때 어머니는 이미 그 잘난 과외 선생의 편이였다.        

     

        

     

“Can`t you PLEASE get that…teacher thing out of my room?“        
“…다니엘, 엄마가 말했지. 엄마는 한국인이라서 네가 영어를 써도 뭐라는지 못 알아 듣고, 여기는 분명히-“        

“한국땅이라고요? Shit, 말 하는 것도 똑같네.“        

“그리고 네 과외 선생님은 자르고 싶어도 못 잘라. 적어도 3개월은 같이 있어야 할 거야. 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잡아서 엄청 비싸게 3개월 끊었거든. 대학원생이라 돈이 좀 필요하지 않겠니? 그러니까 아드님, 엄마 얼굴 봐서라도 좀 열심히 해봐.“        

“…내 말 다 알아 들었구만. 뭘 못 알아 듣는다고.“        

“으이구, 우리 아들. 대체 철이 언제쯤 들까-. 뭐, 그게 또 매력이니까, 그렇지, 사랑스런 내 아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했던가, 다니엘은 능청스레 넘어가는 어머니의 말씀에 “…됐거든,“ 겨우 한 마디 하고 방으로 쏙 들어갔다. 우리 아들 너무 귀엽다며 깔깔대는 어머니의 웃음 소리는 무시하고, 사춘기의 정석대로 문을 꽁꽁 걸어 잠근 채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서너번 쯤 울렸을까, 친구의 목소리가 바로 들렸다. 줄리안 이 새끼는 하루 종일 폰만 붙잡고 사나, 다니엘은 혀를 쯧-하고 찼다.        

     

        

     

[…어, 무슨 일이야, 다니엘?]        

“무슨 일이긴. 아, 진짜 짜증나.“        

 [과외 선생님 얘기구나?]        

“…어떻게 알았어?“        

[네가 매일 “fucking 과외 선생!“하고 다니니까 그렇지, 크흐흐.]        

“…….“        

[…도대체 뭐가 그렇게 싫은 거야? 나라면 그냥 포기하고 친해지려고 하겠다.]        

     

        

     

뭐가 그렇게 싫냐고? 이유를 대자면 수도 없이 많았다. 저도 외국인인 주제에 저에게 한국어 문법을 가르치는 것, 매사에 진지하게 임하는 고리타분함, 나보다 과외 선생을 더 편애하는 듯한 어머니. 등등등.        




하지만 무엇보다 짜증났던 건-        

     

        

     

“…남자잖아.“        

[푸푸풋. 그것 때문이냐?]        

“아, 이왕 올거면 가슴 빵빵한 여자나 오지. 왜 키 작고 눈 땡그란 남자가 와서는.“        

[으이구, 넌 언제 철 들래.]        

“…줄리안 주제에 엄마랑 똑같은 말 하지마. 기분 나빠.“        

[…그래서, 그 사람 이름은 뭔데? 만날 fucking 선생! 하지만 말고 이름을 말해봐.]        

“……이름?“        

     



        

     

*        

     

        
        

     


“안녕? 난 타일러야. 타일러 라쉬.“        

     

        
        
그래서? 무심하게 반응한 다니엘은 책상 위에 엎드려 타일러를 째려봤다. 타일러는 당황한 듯 동그란 눈을 굴리다가 이내 웃으며 함께 엎드리고는 똑같이 다니엘을 빤히 쳐다 봤다. 갑자기 스윽하고 제 시야에 들어 온 얼굴에 다니엘은 놀라 고개를 뒤로 뺐다.        

     

        

     

“뭐…뭐야.“        

“왜, 너랑 눈 마주치는 것도 안 돼?“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진도나 나갈까? 학교 교과서 펴봐. 어디까지 갔는지 보게. 웃으며 다정스레 말하는 타일러에 아무 말도 못 하고 퉁명스레 가방에서 교과서를 꺼내었다.         

     

        


“오, 그래도 교과서는 들고 다니나 보네? 착하다.“        

“…날 뭘로 보고.“        

“뭘로 보기는, 문신 이만큼 하고 어른 보고 인사도 먼저 안 하는 버릇 없는 열여덟짜리 꼬맹이로 보지.“        

“버릇 없는 꼬맹이?! 얼굴은 그 쪽이 더 꼬맹이 같거든?“        

“그래, 그래. 그렇게 생각하든지. 그래 봤자 네가 버릇 없는 꼬맹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        

“…뭐야, 교과서가 왜 이렇게 깨끗해? 학교에서 자는구나.“        

“…자든 말든.“        

“`자든 말든`이라니? 어른이 앞에 서서 땀 흘리며 수업하시는데 편하게 의자에 앉아서는 잠이나 자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        

     

        

     

        
다니엘은 `재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하는 말은 온통 다 맞는 말이었다. 그래서 더 재수 없었다. “선생이면 다야?“하고 욕하고 싶었지만, 적어도 제 집에서는 선생이 다라는 게 사실이었다. 다니엘은 아무 말 못 하고 입만 씰룩거리며 어떻게 하면 이 인간을 쫓아낼 수 있을까 고민만 했다.        

     

       

     

“…에휴. 수업할 맛 진짜 안 난다.“        

“그럼 나가든지.“        

“존댓말 문화 아직 모르니? 왜 자꾸 반말해? 나이는 너랑 꽤 차이가 나는 걸로 아는데.“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나가면 된다니까?“        

“…다니엘.“        

“Fuck, 가! GET OUT of my house! 난 공부할 마음도 없어! 어차피 쓰지도 않을 거 왜 배우는 거야, 쓸 데 없게.“        

     

        

     

`쫓아내려면 내가 센 모습을 보여줘야 해!`하고 생각한 다니엘은 (제 딴에는)박력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막상 입에서 뱉고 나니 저 선생의 눈치가 살짝 보였다. 힐끔 쳐다봤지만 타일러는 그런 다니엘이 곤란하고 한심하다는 듯 제 미간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아무 말 없이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살면 인생 헛 살아, 다니엘.“        

“…뭐?“        

“네가 문신을 하든, 나한테 욕을 하든 나랑은 상관 없는데,“        

“…….“        

“…대학교는 가자, 응? 너희 어머니께서 아들 잘 부탁한다고 하셨단 말이야. 너희 어머니의 그 눈을 보고도 어떻게 내가 널 가만히 놔두겠어.“        

“…….“        

“알았지? 수능 볼 때, 적어도 풀 수 있는 문제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아니야.“        

“…어차피 난 그냥 영어 점수로 가면 되는,“        

“…씁.“        

“…아, 알았어! 하면 되잖아.“        

“오옳지.“        

     


        

아무리 반항기 어린 열여덟짜리라지만, 근심 어린 표정으로 어머니 얘기를 하면서 설득하는데 그 누가 무시하겠느냐. 저도 모르게 넘어가 버린 다니엘은 아차 싶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3페이지를 풀고 있더라.        

        

     


“…됐어, 이제 시간 끝났어. 나가.“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그래, 나 이만 갈게.“        

“그래. 빨리 가.“        

“우와, 그러고 보니까 첫 시간인데 벌써 4페이지나 풀었네? 기특하다. 장해.“        

“뭐라는 거야, 빨리 내 방에서……!“        

     

        


무어라 타일러에게 욕을 하려던 다니엘은 벙하고 말았다. 타일러가 웃으면서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기 때문이었다. 당황한 다니엘은 “뭐야, 머리 흐트러지게! 내가 아기인 줄 알아?“라며 타일러의 손을 뿌리쳤다. 다니엘은 저도 모르게 나간 손에 또 다시 당황했지만 타일러는 싱긋 웃으며 제 외투와 가방을 챙겼다.        

     

        
        
“알았어, 안 하면 되잖아. 그리고 너 아기 맞잖아. 열여덟짜리 꼬맹이, 안 그래? 무튼 나 이만 간다? 잘 있어! 내일 또 보자-“        

     

        


털컥- 하고 문이 닫히고, 다니엘은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제 머리를 한 번 정리하고는 중얼거렸다.        

     

        

     

“재수 없어.“        

     

     

        

     


*        

     

        

     

        
        
“그러니까 왜 이게 3번이 되는지 알겠어?“        

“…….“        

“…다니엘?“        

“…아, 몰라! 모르겠어! 뭐라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그러면 여기에 왜 3을 곱해야 하는지는 알겠니?“        

“…3을 곱했었어? 언제?“        

“…….“        

     

        

     

…그러게 나는 수학 못 한다고 했잖아. 다니엘이 중얼거렸다. 모처럼 의지를 가지고 해보겠다고 한 건데 되지 않으니 짜증이 솟구쳤다. 이깟 2점짜리 문제를 풀겠다고! 2점? 2점? 이 어려운 문제가 2점이라고? 줄리안은 지금쯤 애들이랑 당구치고 놀겠지. 짜증나.        

     

        


2점짜리 문제를 못 푼다는 사실보다는, 저를 바라보는 타일러의 `한심하다`는 눈빛이 짜증났다. 설명을 다시 할 때도 꼭 한숨을 쉬는 것이 짜증났다. 문제 하나를 틀릴 때마다 근심 어린 표정으로 설명해주는 것도 짜증났다. 그냥 다 짜증났다. 조금은 창피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장하다고 머리도 쓰다듬어 줬으면서.`        

     


        
그리고 그 짜증은 곧 서운함과 연결되었다. 제가 왜 그렇게 서운해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자신을 포기 않고 끝까지 도와주려는 사람이 처음이라서?        

     

        

    

나름 노력도 해봤다. 등하교길에는 모르는 한국어 단어도 외워보고, 잠자기 전에 수학 공식도 읊어보고, 화장실에서는 심지어 교과서도 한 번 읽어보고. 요즘에는 잠도 안 자고 수업 듣는다며 선생님들께 칭찬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그 노력이 타일러한테는 드러나지를 않는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상했다. 어디 처음이 쉽냔 말이다. 다니엘은 타일러가 그냥 저를 아직도 철 없는 꼬맹이로 보는 것 같아 속이 상했다.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는데! 열심히는 하는데 드러나지를 않으니, 원. 다이어트 하는 사람 심정이 이런 거였나? 다니엘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또 집중 안하지.“        

     


        
다니엘이 서운함에 혼자 중얼거리고 있으면 타일러는 `집중을 않는다,``또 딴생각이냐` 등의 핀잔을 주었고 다니엘은 이에 또 다시 서운해지고. 그의 반복이 일어날 뿐이었다. 결국 수업은 다니엘이 멍하니 타일러의 얼굴만 쳐다보다 끝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다니엘?“        

“뭐.“        

“뭐어? 뭐라고? 너 이제 진짜 막 나간다?“        

“됐거든.“        

“…에휴. 국어 문제집이나 펴 봐.“        

     

        
       
어느 순간부터 다니엘에게는 습관이 생겼다. 타일러에게는 반말만 사용하는 습관. 사실 다니엘도 나름 전통이 있는 가문 외동아들인지라, 아버지가 사업 상 만나는 어른들에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법을 잘 알았고 그런 어른들에게는 꽤나 예쁨도 받았으나 타일러에게는 이상하게 그런 것이 잘 안 나왔다. 예쁘게 웃는 방법이라든지, 착한 말투, 존댓말, 예의 바른 제스쳐 같은 것들 말이다. 다니엘은 그것은 분명히 타일러가 재수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지. 그래도 한국어는 좀 하네?“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응?“        

“아, 아니야. 그냥, 뭐. 국어는 원래 좀 잘 했거든?!“        

“그럼 그런거지, 왜 갑자기 화를 내.“        

“아, 내가 화 냈어? 아닌데? 화 낸 건 아니고…“        

“뭐야, 왜 그렇게 횡설수설해. 빨리 다음 문제 풀어봐.“        

“그, 그래.“        

     



이상했다. 분명히 타일러한테 칭찬 받는 게 목표였고 노력한 결과가 보이려는 순간에는 기고만장하게 `내가 학교 갔다 올 때랑 심지어 똥 쌀 때도 공부만 했거든? 그러니까 이제 나보고 뭐라 하지 마!`하고 자랑할 생각이었는데 막상 그 순간이 오니 타일러에게 자랑하는 게 부끄러워졌다.        

     

     

     

`내가 이것저것 노력했다고 말하면 뭐라고 할까? 타일러가 자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흥, 지가 뭐라고. 아니면 뭐,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겠어? 머리? 쓰다듬어 준다고? 그냥 말할 걸 그랬나? 아니야, 아니야. 그냥 자기가 선생으로서의 실력이 좋아서 그랬을 거라고 의기양양해 하겠지. 그 꼴은 못 보지. 재수 없어. 음, 그렇고 말고.`        

     

     


이것저것 생각하던 다니엘은 또 딴생각을 한다며 타일러에게 핀잔을 듣고 나서 다시 속으로 타일러 욕을 하기 시작했다. 아는지 모르는지, 타일러는 그저 빨리 본문을 읽고 문제를 풀라고 재촉을 할 뿐이였다.        

     

        

     

“으이구, 너는 하여간. 칭찬을 한 번 하려고 하면 욕을 두 번 하게 하냐?“        

“…선생이 할 소리냐?“        

“선생? 서언새앵? 너 진짜 말버릇 어떻게 못 하니?“        

“뭐가 문제야? 난 호주 살다 와서 뭐가 잘못 됐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너 진짜……. 반말 하는 것도 그냥 넘어가 줬더니.“        

“뭐가아-?“        

“…됐다, 됐어.“        

“그래.“        

     



할 말 없다는 듯 말하는 타일러에게 뻔뻔하게 대답한 다니엘은 어이 없다고 말하는 듯한 타일러의 눈을 무시한 채 다시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방금의 대화를 곱씹으면서 키득거리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        

     



“뭐야, 왜 웃어, 갑자기?“        

“안 알려줄 건데?“        

“…그러든가.“        

“킥킥킥.“        

“에휴…….“        

     

     


다니엘은 자신 때문에 짜증을 내거나 발끈할 때의 타일러가 꽤 귀엽다고 생각했다. 다니엘은 이런 생각을 하는 저도 재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그것은 사실이었다. 다니엘은 어쩌면 타일러가 저 때문에 버럭하는 것이 보고 싶어 일부러 막 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왜 굳이 타일러가 화내는 모습이 보고 싶냐`는 질문에 뭐라 대답을 해야 할지 난감했기 때문이었다.        

     

        

     

        

     

*        

     

        




“타일러, 이건 뭐예요?“        

“아, 그건 말이야…….“        

“아, 알 거 같다! 공식만 대입하면 되는 구나. 4번이죠?“        

“맞아. 잘하네?“        

“흐하하, 타일러 말 하는 거 열심히 들었거든요-“        

“착하다. 친군데도 다니엘이랑은 다르구나? 줄리안.“        

     

     

     

크흐흐, 그렇긴 하죠. 다니엘은 제 옆에 끼어들어서 타일러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꽃을 피우며 대화하는 줄리안의 코뼈를 부수어버리고 싶었다. 이러려고 우리 집에 놀러온다고 했던건가. 다니엘은 줄리안에게 화가 날 대로 났다.        

     

        


지난 주말이었다. 다니엘의 집에 함께 와서 휴대 전화를 만지작거리며 놀던 둘은 실 없는 농담이나 주고 받으며 게임 랭킹 올리기에 분주했다. 다니엘이 한창 줄리안을 이기고 있을 무렵, 다니엘의 방 문이 조심스레 열리고 주중 과외라 주말에는 올 일이 없는 타일러가 USB를 놔두고 간 것 같다며 다니엘의 방에 들어왔다. 곧 USB를 찾은 타일러는 다니엘과 줄리안에게 작게 인사를 하며 방을 나가고, 멍하니 있던 다니엘에게 줄리안이 `저 사람은 누구냐,``나이는 몇살이냐,``너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냐` 등등의 질문을 했더랬다.




귀찮았던 다니엘이 대충 다 대답을 해주고 줄리안이 “나 이번 주 화요일에 너희 집 와서 놀아도 돼?“라 물었을 때도 알았다며 대충 고개를 끄덕였는데. 오늘 집에 도착해서 타일러 보고는 모르는 척 이름도 묻고, 나이에, 다니는 대학원 이름에, 저도 모르는 전화번호 까지 알아 가더니, “오늘은 온 김에 저도 같이 수업 받으면 안 되나요?“라니. 이런 식으로 나에게 엿을 먹일 줄이야, 다니엘은 줄리안을 보며 이를 갈았다.        

     

        


`아, 그러게 원래 귀찮다고 우리 집 잘 오지도 않던 애가 갑자기 놀러 온다고 했을 때 알아 차려야 했어……. Fuck.`        

     

        


하지만 다니엘이 줄리안의 검은 속내를 알아차린 순간, 이미 때는 늦었고 줄리안은 타일러에게 점수를 왕창 따놓은 상태였다. 학교에서는 친구놈들이랑 떠들어서 선생님께 몇 번 씩이나 경고를 받고 심지어 시끄럽다는 이유로 벌점도 여러 번 받은 녀석이 가식을 떨며 타일러에게 잘 보이려 애 쓰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타일러는 그것도 모르고 착하다며 줄리안을 칭찬하는 것도 모자라 `네 친구 좀 본 받아라!`라며 다니엘을 꾸짖으니, 다니엘이 2점 짜리 수학 문제를 못 풀었을 때보다 훨씬 속이 상하는 것도 문제는 아니었다.        

     

        


“타일러, 이거 모르겠어요.“        

“응, 이건……,“        

     

        

     

“타일러, 이거는요?“        

“아, 이거? 이거는……,“        

     


       
“타일러, 여기 말이 이해가 안 가는데.“        

“아, 그건 한국 속담이야. 무슨 뜻이냐면……,“        

     

        

     

[지랄한다. 8살 때부터 한국에 살아놓고 한국 속담을 물어 봐? 모국어도 봉쥬르 하나밖에 못 하는 주제에. 네가 한국 속담을 모른다고? 미쳤구나?]        

     


   
다니엘은 휴대 전화를 꺼내어 줄리안에게 문자로 욕을 보냈지만 줄리안은 문자를 보고는 여유로이 진동 모드로 변경하고 다니엘에게 씨익 웃어주었다.        

     



`…이게? 날 약올려?`       
        
        

     

[야, 너 우리 집 나가.]        

[나가라고.]        

[안나가?]        

[야!]        

[야! 줄리안!]        

[확인 안하냐?]        

     

        

     

“…줄리안, 자꾸 문자 오는데 안 봐도 되겠니?“        

“네, 상관 없어요. 어떤 꼬맹이가 저 질투하나보죠.“        

“응? 그래? 뭐, 네가 상관 없다면야…. 흠, 그런데 다니엘은 왜 자꾸 집중 안하고 휴대 전화만 만지작거려. 줄리안은 문자도 확인 안 하고 공부만 하는데.“        

“어, 선생님. 이거 답 5번 맞아요?“        

“응, 맞아. 어려운 문젠데 잘 풀었네, 줄리안.“        

     

        
        
`…씨이-발.`        

     

        

     

줄리안 저거 여우였구만? 타일러와 공부를 시작하고 꽤 오랫동안 욕설을 입에 달지 않던 다니엘은 순간 충동적으로 줄리안에게 소리 내어 욕을 할 뻔 했다. `후, 참자, 오늘만 참으면 돼. 내일부터는 쟤를 안 데리고 다니면 되잖아?` 속으로 중얼거린 다니엘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본인도 타일러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애를 쓰기 시작했다.        

     

        

     

“타일러, 이거 뭐야?“        

“응? 뭐 말이야?“        

“여기 4번 말이야.“        

“오, 다니엘. 그거 내가 방금 풀었는데! 이 줄리안이 알려주도록 하지. 하하하!“        

“그래, 줄리안이 다니엘 알려줘. 원래 서로 가르쳐 주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거야.“        


…실패.        

     

        
        
“타일러, 13번 문제 알려주세요. 이해가 안 돼요.“        

“타일러, 나도 가르쳐줘.“        

“…다니엘, 잠깐만. 줄리안 먼저 알려주고.“        

  

…또 실패.        

     

   


“타일러, 26번 이거 뭐야? 하나도 모르겠어.“        

“으이구, 이 바보야. 이거 아까 타일러가 알려줬잖아. A에 공식 3번 대입하고 B에 공식 1번 대입한 거 더하면 되는 건데.“        

“맞아, 줄리안. 열심히 들었구나?“        

“흐히히, 뭐, 조금. 타일러가 말해줘서 이해가 잘 된 거예요.“        

“으이구, 말도 잘 하지.“        


…완.전.히. 실패.        

     

        

     

`조금만 더 참으면 돼, 조금만…….`하고 다니엘이 마음에 참을 인 자를 깊게 새긴 순간, 다니엘의 눈에 들어 온 것은 타일러가 다니엘과 처음 만났을 때 처럼 다정하게 웃으며 줄리안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장면이었다. 저 때와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줄리안이 저와 달리 거부를 않고 있어 둘 다 기분 좋은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니엘은 순간 욱하는 마음이 밀려와서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치며 나갔다.        

     

        

     

“Fuck! Have a good time, you two guys! In my fucking room! Shit.“        

     

        

     

쾅- 하는 소리와 문이 닫혔고, 다니엘이 쿵쾅거리며 집을 나가는 소리는 다니엘의 방 안에서도 선명히 들렸을 정도였다. 당황한 둘은 다엘이 나간 문만 멍하니 바라봤고, 줄리안은 `타일러와 둘만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줄리안.“        

“네?“        

“혹시 다니엘이 왜 화났는지 아니?“        

“음…아니요.“        

     

        

     

줄리안은 다니엘이 화난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렇구나…. 나 때문에 화가 난 건가?“        

“글쎄요…….“        

     


        

줄리안은 다니엘을 화나게 한 사람이 타일러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어디 갔는지 따라 가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러게요.“        

     

        

     

줄리안은 타일러가 다니엘을 따라 가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고보니 다니엘 전화 번호가 없네. 다니엘 어머니한테 전화하자니, 걱정만 하실 것 같고.“        

“…아마 곧 올거예요.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을걸요?“        

     

      

     

저한테는 다니엘 전화 번호 있는데 연락처 주기 싫어요-        




줄리안은 입 밖으로 튀어 나오려는 사실들을 삼키고 외투를 챙기는 타일러를 멍하니 쳐다봤다.        

     

        

     

“잠깐 다녀올게.“        

     

        


줄리안은 `다니엘이 이겨버렸네,`하고 생각했다. 괜찮은 사람 처럼 어깨를 으쓱해봤지만 씁쓸함은 감출 수 없었다.        

     

        

     

        

     

*        

     

     

        

     


“여기 있었구나?“        

“…….“        

“줄리안이 여기 있을 거라고 했어.“        

“…왜 왔어.“        

“왜 오긴, 걱정되니까 왔지!“        

“줄리안이나 가르치지 여긴 왜 왔냐고.“        

“……너는 내가 가르치는 열여덟짜리 애가 갑자기 화 내면서 밖으로 나갔는데 걱정을 않겠니?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도 모르고, 어디 갔는지도 모르고, 연락처도 없는데!“        

“…….“        

“…화 내서 미안해. 걱정 돼서 그랬어. 빨리 집 가자. 응?“        

     

        


집에서 뛰쳐 나온 애가 달려 온 곳이 고작 동네 놀이터라니, 아무리 다 큰 것 같아 보여도 애는 애구나 싶었다. 놀이터 그네에 앉아 태연하다는 듯 딴지를 거는 다니엘에게 큰 소리를 내고 만 타일러는 곧 다니엘에게 사과를 하고 손을 내밀었다. 다니엘은 화가 풀린 듯 보였지만 타일러의 손을 잡지 못 하고 우물쭈물했다.        

     

        

     

“왜 그래, 다니엘.“        

“아…아니…….“        

“응.“        

“있지, 타일러.“        

“응.“        

“내 친구 얘긴데 말이야…. 내, 내 얘긴 아니고.“        

“줄리안?“        

“…아니, 걔 말고. 걘 이름도 꺼내지 마.“        

“그럼 누구.“        

“아니, 아니야. 됐어.“        

     

        


뭐야, 뭔데 그래? 횡설수설하는 다니엘의 옆 그네에 앉은 타일러가 궁금하다는 듯이 다니엘에게 물었다. 뭔가 부끄러운 말을 꺼낼 때면 다들 친구 얘기라고 한다고 했던가. 다니엘은 눈을 굴리며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타일러, 있지. 나는…,“        

“응.“        

“나는…, 그러니까,“        

“응.“        

“…나는 타일러가 줄리안이랑 다정하게 얘기하니까 기분이 나빴어.“        

“…그것 때문에?“        

“아, 아니…그러니까…, 줄리안은 원래 그렇게 착한 애도 아냐! 타일러 앞에서 착한 척 하니까 꼴 보기 싫고, 또 타일러는 그것도 모르면서 막…막…웃어주니까…….“        

“…으응.“        

“그리고 나는…아, 모르겠어. 타일러가 줄리안 머리 쓰다듬으니까 갑자기 너무 화가 나서 뛰쳐나왔는데. 막상 나오니까 왜 화났는지도 모르겠구. 아니, 그런데 타일러는 내 머리 안 쓰다듬어 주잖아.“        

“…그야, 머리 쓰다듬으면 네가 싫어하니까.“        

“……아니, 그, 그건 그런데! 그래도, 그, 나는…그러니까….“        

     

     

    
타일러가 다니엘을 빤히 쳐다보자 다니엘은 할 말이 없어져 말을 더듬으며 고개를 숙였다. 애꿎은 신발만 흙에 비볐다.        

     

    


“…다니엘.“        

“응?“        

    

 

    
다니엘이 고개를 들었다. 타일러와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회피했지만, 느껴지는 타일러의 시선에 다시 눈을 맞추었다. 다니엘은 자신의 얼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너.“        

“응.“        

“나 좋아해?“        

“…응?“        

     

     

     

타일러는 다니엘의 초점이 흐려진 눈을 응시했다. 다니엘은 멍한 눈을 깜빡이며 타일러가 제게 한 말의 의미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내가, 좋아해? 타일러를? 왜?        

     

        

     

다니엘은 다시 초점을 맞추어 타일러를 쳐다봤다. 타일러는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자신을 뚫어보고 있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니엘은 발가벗은 사람 마냥 몸을 움추리고 얼굴을 붉혔다. 타일러는 눈썹을 들썩이며 다시 물었다.        

     



“너, 나 좋아하니?“        

“…아니! 안좋아해!“        

     

         


순간적인 대답이었다. 다니엘은 제가 뱉은 말에 제가 놀라 눈을 깜빡였다. 타일러는 다시 다니엘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제 오른쪽 눈썹을 두어 번 들썩이다 그네에서 일어나고는 제 손을 툭툭 털었다.        

     

        

     

“그으래? 아님 말고.“        

“…….“        

“줄리안한테나 가야겠다-“        

“아…아니…!“        

     

     

        
가지 마아-, 다니엘은 알 수 없는 기분에 그네 손잡이가 부서질 듯 꽉 잡고는 타일러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타일러는 씨익 웃었다.        

     

        


“장난이야, 장난. 빨리 들어가자, 곧 너희 부모님도 오실거고.“        

“…….“        

“그래도 오늘 일은 미안하니까 내가 나중에 밥 사줄게-! 화 난 거 참느라 수고했어.“        

     

        

     

다니엘은 타일러의 말이 끝날 때 까지 계속 제 발만 쳐다보다가 타일러를 향해 고개를 들어보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머리 위에 툭-하고 무언가 올려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은 명백히 타일러의 손이었다. 다니엘이 돌처럼 굳은 채 눈동자만 굴려 타일러를 바라보니 타일러는 웃으며 다니엘의 머리를 조심히 쓰다듬어줬다. 다니엘은 보호 받는 느낌이 들었다.        

     



“머리 흐트러지게… 내가 아기인 줄 아나…….“        

     

        

     

다니엘은 소심하게 중얼거렸다. 다니엘의 목소리를 들은 타일러는 크게 웃더니 다니엘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왜, 아기 맞잖아.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는 열여덟 꼬맹이 주제에.“        

“…얼굴은 타일러가 더 어려 보인다니까.“        

“뭐, 그래 봤자 네가 버릇 없는 꼬맹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 “        

     

        
        
타일러가 손을 내려놓았다. 다니엘은 고개를 조심히 들어 타일러를 바라보았다. 타일러는 웃음기 어린 다정한 눈으로 다니엘을 쳐다보았다. 다니엘은 다시 한 번 얼굴이 빨개졌다. 타일러의 얼굴이 묘하게 예뻐 보였다. 술에 취하면 이런 느낌일까, 다니엘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타일러.“        

“왜?“        

“…키스해도 돼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쓰지도 않던 존댓말이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왔다. 충동적인 말이었지만 진심이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오히려 아렸다.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니엘은 몽롱한 눈으로 타일러를 쳐다 보았다.        

     

        

     

“나 안 좋아한다며.“        

“…그, 그건,“        

“넌 안 좋아하는 사람이랑도 키스해?“        

“그, 그게 무슨…!“        

     


        
장난이야, 타일러가 씨익 웃었다. 다니엘은 `역시 재수 없어-`라고 생각했다. 타일러가 그네에 앉아있는 다니엘에게 다가갔다. 타일러의 얼굴이 시야에 스윽 들어왔다.        

     

        


`처음 만났을 때에도 이렇게 스윽 들어와서 날 빤히 바라봤었지. 그 땐 꿰뚫어 보는 것 같아서 진짜 싫었는데, 지금은, 아니, 어쩌면 그 때도…….`        

     

        

     

가까이서 바라본 타일러의 눈은 생각보다 훨씬 예뻤다. 다니엘은 사람의 심장이 이리도 빨리 뛸 수 있나, 하고 생각했다. 100m 달리기에서 줄리안을 이겨보겠다고 죽을 듯이 달렸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저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의 얼굴을 직접 보게 되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제껏 본 영화 중에 가장 스릴 있고 심장이 덜컹거린다고 자부하던 영화를 봤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도 모를 만큼 천천히, 조용하게 스며드는 사람이구나. 그런 사람이구나, 타일러는. 난 타일러한테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타일러와 입을 맞춘 지금-        

     

     


“…좋아해.“        

“옳지. 드디어 정답이야. 아주 큰 문제를 풀었네, 시험에도 안 나오는.“        

“…2점짜리 수학 문제보다 더 큰 문제야?“        

“그럼. 이건 점수로 매길 수 없으니까.“        

“줄리안보다 내가 더 나은거네.“        

“…꼭 그렇게까지 줄리안을 이기고 싶냐.“        

“…좋아해.“        

“알아.“        

“좋아한다고.“        

“알아-“        

“…할 말 없어?“        

“그래, 나도 좋아해, 다니엘.“        

“뭐야, 그 말투는.“        

“사랑한다는 뜻이야.“        

“…뭐?“        

“넌 나 안 사랑해?“        

“아, 아니! 사랑해.“        

“그럼 됐네, 뭐.“        

     

      

     

        

     

…바람이 분다. 거리는 온통 분홍빛으로 변했고 낙엽들은 살포시 내려와 빨갛게 물든 소년의 뺨을 어루만져준다. 비로소 남자가 된 소년과 소년으로 돌아간 남자는 마주 보며 웃고 있고, 남자의 손은 소년의 머리를 다정하게 천천히 쓰다듬는다. 드디어, 따뜻한 가을의 시작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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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탈총 흥해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사랑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ㅡ와 진짜 달달하게 잘썼다ㅜㅜㅜㅜㅜㅜㅜㅜㅠ
9년 전
글쓴이
으이ㅠㅠㅠ첫댓이다ㅠㅠㅠㅠ 고마워ㅠㅠㅠ으하 감덩
9년 전
독자2
으엉 세상에 진짜 정독했어..다니엘스눅슼ㅋㅋㅋㅋㅋ겁나 애기잖아ㅋㅋㅋㅋ아씨 애기..어려..귀여워...타일러는 말을 너무 예쁘게해서 그대로 발려버렸다 전체적인 모습이 다 잘 상상됐지만 특히 다니엘 문제 못풀때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는 타일러가 너무 상상이 잘됐어ㅋㅋ그리고 실실거리면서 보다가 다니엘이 줄리안 코뼈 부수고싶었다고 할때 빵터짐ㅋㅋㅋㅋㅋ줄리안 코 조심해..너의 얼굴은 소중한 자산이란다..아아 줄리안 말하는것도 막 음성지원 영상지원ㅋㅋㅋㅋㅋ그리고 역시 하이라이트는 놀이터인것같아 엉엉 여긴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날 지경ㅠㅠㅠ타일러 눈 예쁘다는거에 100번 공감하고 수만번 더 공감 다니엘 생각 내 생각 똑같아b 가지말라고 하는 다니엘이랑 머리쓰다듬어주는 타일러랑 넘 예뻐 헉헉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고백은 또 왜이리 예쁜가욥..마지막 줄 표현도 넘 조아 남자가 된 소년이랑 소년으로 돌아간 남자ㅜㅜ내가 탈총러라 넘 행벅하다 흡 앞으로도 글 많이 기대할겡 잘봤어 너 정 아벨라♥
9년 전
글쓴이
으엉 세상에 너정 댓글도 완전 정독했엉ㅠㅠㅠ감덩ㅠㅠㅠㅠ너무 고마워ㅠㅠㅠ흡흡흡흡 너무 좋아 이 기분을 어쩌면 좋을까ㅠㅠ탈총흥해라
9년 전
독자3
백번 읽을게...♥ 아 진짜ㅠㅠ 여러번 읽고도 좋다ㅠ 쥴란ㅠ
9년 전
글쓴이
나도 너정 댓글 백번 읽을게ㅠㅠ♥ 너무 떨면서 올린거라 잘 봤다니 기분이 너무 좋다ㅜㅜ
9년 전
독자4
슼슼했어!ㅠㅠ 우리 자주보자!
9년 전
글쓴이
너정이 제발 그만오라고 해도 계속 올거야(단호)
9년 전
독자5
사랑해♥♥♥♥♥
9년 전
독자6
너무좋아서쥬거따고한당ㅎ..
9년 전
글쓴이
흡 고맙다고한당...탈총흥해랏 짝
9년 전
독자7
와 진짜 달달해..... 나정 오늘은 여기 눕는다.... (뒹구럭
9년 전
글쓴이
(일으켜준다)
9년 전
독자8
탈총인데....달달하다...으어엉......
9년 전
글쓴이
고마워ㅠㅠ달달하게 쓰려고 겁나 노력했다능
9년 전
독자9
헐 달달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 얼마만에 보는 탈총인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허허 너정 사랑한다 글 너무 좋아서 지금 눈물날 것 같으뮤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글쓴이
으아ㅜㅜㅜㅜ고마워ㅠㅠㅠㅠ나도 눈물 난다ㅠㅠ
9년 전
독자10
와 대박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하는 타일러랑 다 싫어 하는 호다 케미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 사랑해ㅠ
9년 전
글쓴이
나도 사랑해ㅠㅠ읽어줘서 고마워ㅠㅠㅠㅠ흡
9년 전
독자11
헐 진짜 달달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탈총ㅇ 영업당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글쓴이
워후 영업당했다니 행복하당ㅋㅋㅋ 탈총 미세요 탈총흥해라!!!
9년 전
독자12
헐 댓글달아줘서 읽ㄹ으러왔다...사스가 탈총 탈총이즈뭔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니엘도짱귀엽다...너정 아벨라!아ㅏㅏㅏㅏ벨ㄹㄹㄹㄹ라ㅏㅏㅏㅏㅏ!
9년 전
글쓴이
너정도 아벨라ㅠㅠㅠ 읽어줘서 고마워ㅠㅠ
9년 전
독자13
흐앗....그...그러니까 이게 장편이라는거지??? 이걸로 끝나는 단편이 아니라!!!! 그런거지??? 아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 길어서 더 좋긔ㅜㅜㅜㅜㅜ 아 보는 내낸 둑흔둑흔해서 혼났네ㅠㅠㅠㅠ 달달터져ㅠㅠㅠ 겁나 귀엽게 질투 폭발한 다니엘도 귀엽고ㅠㅠㅠㅠ 타일러는 그런 다니엘에 비해 되게 어른스러워서 더 매력적이야ㅠㅠㅠ 으아아아앗ㅠㅠㅠ 다음편 레알 기대된다ㅠㅠㅠㅠㅠ 너정 이 글 올려줘서 너무 고마워ㅠㅠㅠㅠㅠ 탈총 흥해라!!!ㅠㅠㅠ
9년 전
독자14
아 그게 아니구낰ㅋㅋㅋㅋㅋㅋㅋ 01이 제목 뒤에 붙어있는게 아니었구낰ㅋㅋㅋㅋㅋ 장편이 아니었구낰ㅋㅋㅋㅋ 난 바보였구낰ㅋㅋㅋㅋㅋㅋ
9년 전
글쓴이
ㅋㅋㅋ응응! 이건 이거로 끝! 다른 탈총 시리즈들을 올릴 예정이당! 잘 봐줬다니 고마어ㅠㅠㅠ
9년 전
글쓴이
너정 덕분에 다음편 올렸당! 아마 시리즈로 연재될 거 같아! 너정이 내 뮤즈ㅋㅋㅋㅋ
9년 전
독자17
흐어어얼 ㅠㅠㅠㅠㅠ 나같은 잉여가 감히ㅠㅠㅠㅠㅠㅠㅠ 고마워ㅠㅠㅠㅠㅠㅠ
흑흑 시리즈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대박사건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5
와 글쓴이 대박... 나 너 사랑해도 되...? 쟤네 케미 쩐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부터 팔 거라고ㅠㅠㅠㅠㅠㅠㅠ 글 진짜 잘 쓴다 좋아하는 걸 반항으로 표현하는 다니엘이나 완전 침착한 타일러나 타일러 모르는 척 잡아보려는 줄리안이나 다 취저탕탕! 마지막으로 이거 브금 뭔지 알 수 이쓸까ㅎㅎ? 그리고 나는 이제 그만 (사망)
9년 전
글쓴이
흐엉 고마워ㅠㅠㅠ 브금은 sixpencer non the richer - kiss me야!!!
9년 전
독자18
뭐야.. 둘이 너무 귀엽게 나오잖아..♥
9년 전
독자19
헐 너무 좋당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0
우와....... 어떤 정이 이 글 제목을 찾길래, 뭐지?? 하고 가볍게 봤는데.. 너 정 필력 되게 좋다ㅠㅠ
탈총 원래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이 글은 호다랑 타일러의 성격이 정말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든 듯이 자연스럽다. 너정짱bbb

9년 전
독자21
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다 ㅠㅠㅠㅠㅠㅠ 브금도 진짜 잘어울리나듀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2
와ㅏ 추천받아서 왔다가 취격 당하고 가요......흑ㄱ 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92.180
ㅠㅠㅠㅠㅠㅠ엉엉 감사합니다퓨ㅠㅠㅠ
이렇게 긴 탈총소설은 처음 봐서ㅠㅠㅠ(큰절
앞으러 기대할게여♥.♥잘봐써여ㅠㅠㅠㅠㅠㅠㅠ



PS 저도 탈총 참 좋아헙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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