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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437l 1


 


 

관계의 정의上 ; http://www.instiz.net/bbs/list.php?id=name_gs&no=188971 


 

 


 



 



 

 


 


 


 


 

내 보호 아래서 살게 된 이래, 유치원을 거쳐서 초등학교에 올라갈 때까지도 다니엘의 생활은 순탄했다. 물론 기본적인 문제점들은 많았다. 이를테면 밥과 반찬을 따로 올린 식사가 버거워 비빔밥이나 볶음밥과 같은 음식들만 반복해서 먹어야만 한다던지, 익숙지 않은 공간에서 자꾸만 부딪히고 넘어진다던지. 시력이라는 축복을 당연하게 가지고 태어난 나와 같은 사람들은 꿈에도 생각지 못할 그런 불편함들을 다니엘은 그 작고 갸냘픈 어깨에 지고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그 영롱함은 변치 않았다. 다니엘은 여전히 순수했고 반짝반짝 빛났다. 딱 그때까지는. 


 


 

친구의 무덤에도 눈이 쌓였다 녹았다를 반복했다. 제대로 된 예는 차려주지 못하더라도 자라나는 잔디만은 몇 번 깎아 주었다. 어느덧 다니엘도 꾸준히 성장해 교복을 입게 되었다. 시각장애를 갖고 일반 중학교에 진학하고자 했던 것은 온전히 다니엘의 뜻이었다. 마음만 같아서는 특수학교에서 공부하게 해 주고 싶었다. 세상을 많이 겪었고 그 이면도 충분히 보았기에 보이지 않는 눈으로 일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니엘은 쉽게 제 뜻을 꺾지 않았다. 일반 학교의 일반 학급에 입학하고 싶다는 그 의지는 어쩌면 세상의 큰 범주 바깥으로 밀려나고 싶지 않아 하는 절박함과 제 병에 대한 부정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에 올라왔다. 나는 내 의견을 그리 오래 고수하지 않았다. 다니엘이 원하던 대로 입학원서는 동네의 평범한 중학교에 들어갔고, 나는 다니엘의 밤색 교복 넥타이를 매 주며 복잡한 감정이 피어오름을 느꼈다. 


 


 


 

다니엘이 변하기 시작한 시점은 바로 그때부터였다. 다니엘의 교과서는 하얬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 눈으로는 교과서를 보며 필기를 하기는 커녕 과목에 맞는 교과서를 찾기도 힘들 터였다. 당연하다고,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정작 닥쳐오니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학교생활은 직접 보지 않아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도 학교에서의 시간은 그 교과서의 백지만큼이나 공허했을 것이다. 나는 다니엘이 당장이라도 방에서 뛰쳐나와 제가 기대했던 학교생활은 이런 게 아니었다고, 더 이상 참고 다닐 수가 없다고 소리라도 질러 주길 바랬다. 그 나이 또래들처럼 그때 왜 저를 더 말리지 않았느냐고 억지라도 부리며 눈물을 뚝뚝 흘리기를 차라리 바랬다. 그러나 긴 시간 동안 다니엘은 학교에 대해 내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니엘의 말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제 주위를 환하게 비추던 그 미소도 점점 자취를 감추었다. 집에서는 책상 위의 점자판을 두어 번 문질러 보다가 말고는 이불 아래에 웅크려 있는 게 전부였다. 그 또래 아이들이 으레 겪는 사춘기와는 달랐다. 사춘기의 그 분노와 악은 오로지 외부의 대상을 향했지만 다니엘의 그것이 향하는 대상은 저 자신이었다. 끊임없이 안으로 파고드는 그 자괴감과 혼란은 다니엘 스스로를 점점 무너뜨려갔다. 마냥 어렸던 때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한계와 벽이 다니엘을 가로막아 버렸다. 그런 다니엘 앞에서 나는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감히 내가 뭘 말해 줄 수 있을까. 그 부서져가는 모습을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는 굳게 다짐했다. 언젠간, 언젠가는 네 앞에 빛을 가져다 주겠다고. 


 


 


 


 


 


 


 


 

세상의 압박과 자괴감에 힘없이 바스라져가던 몸으로 다니엘은 졸업장을 들었다. 긴 졸업식이 끝난 후 비틀대며 대강당을 나서는 손에 나는 꽃다발을 쥐어 주었다. 졸업 축하해. 형식적인 그 말에 다니엘은 비식 웃음을 보였다.  


 


 

"향기 좋네요." 

"......고생 많았다." 

"........."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의 정문을 나서는 아이들은 제각각 다른 길로 흩어졌다. 졸업선물, 외식, 여행 등등 그 행선지들은 다양했다. 다니엘의 손을 잡은 나는 뿔뿔히 흩어지는 무리를 비집고 차에 올라탔다. 꽃다발을 끌어안곤 조수석에 앉은 다니엘이 집으로 가느냐고 물었다. 막 시동이 걸린 차의 운전대를 잡으며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졸업선물, 이라고 대답했다. 시시하게 무슨 졸업선물이냐며 내뱉고도 베시시 웃어보이는 앳된 얼굴이 어린시절의 그와 오버랩됐다. 문득 차오른 감정을 삼켰다.  


 


 


 


 


 


 


 


 


 


 


 


 


 


 

혹시 기다렸던 정들 있니.....? 늦어서 미안해ㅠㅠㅠㅠ(그러나 없다) 

나중에 마지막 하편까지 가져올게!! 헤헤 에니엘 흥해라 

다읽어준 아벨라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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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헐 기다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하편 기다릴게 거마웡ㅇ♥♥
9년 전
독자2
좋다ㅠㅜㅠㅠㅠㅠㅠㅠ담편기다릴게~!!
9년 전
독자3
와진짜좋아ㅠㅠㅠㅠㅠ너정 글 너무좋아ㅠㅠㅠ기다리ㄹ게!!!
9년 전
독자4
짱 좋아 ㅠㅠㅠㅠㅠ 다니엘 안아주고 싶어ㅠㅠㅠㅠㅠㅠ 다음편 기대할게!!ㅠㅠ
9년 전
독자5
허ㅠㅠㅠㅠㅠ다니엘ㅠㅜㅠㅠㅠ
9년 전
독자6
다니에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안타깝다ㅠㅠㅠ
9년 전
독자7
다니에류ㅠㅠㅠㅠㅠㅠㅠㅠ 다니엘이 웃음이 사라지다니ㅠㅠㅠㅠㅠ흐헝
9년 전
독자8
다니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넘 짠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http://www.instiz.net/bbs/list.php?id=name_gs&no=188971&page=1&category=30001&k=%EA%B4%80%EA%B3%84%EC%9D%98+%EC%A0%95%EC%9D%98&stype=1 모티인정들 상편링크!! 꼭봤음해서ㅠㅠㅠㅠㅠ하편 기다릴게 쓰니!!♥
9년 전
독자12
아벨라♥
9년 전
독자10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다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도기대할게!!!
9년 전
독자11
굿굿굿굿 기다리고 있었어 아벨라!@@
9년 전
독자13
렁ㅠㅠㅠㅠㅠ 허류ㅠㅠㅠ 마음이 나파ㅏ아ㅏㅏ아파ㅠㅏㅏㅠㅠ
9년 전
독자15
사랑해 쓰니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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