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이 었다.
아이들과 사투를 벌이던 백현이 찌뿌둥한 몸을 기지개 펴고 있을때 쯤이었다.
"허억허억-선생님!!!!!!!!!"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니 유치원 입구에서 자신을 부르는 왠 남자가 서있었다.
백현은 잠깐동안 저 남자가 누굴까 생각을 하다가
자신이 유치원선생님인걸 아는 걸 보니 자신의 유치원에 아이를 맡긴 부모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근데 너무 젊잖아...형인가?
"세훈이 데리러 왔어요."
아,
세훈이 형이구나.
다른 친구들은 다 집에 갔는데 세훈이 혼자 아무도 자신을 데리러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다정하게
'세훈아 누가 데리로 오시기로했어?'라고 묻자 세훈이 뚱하게 '몰라요.'라고 말했구나.
세훈이가 국화반에서 잠들어버린지 두시간이 훌쩍 넘었다.
사람과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백현의 입가에는 다정한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세훈이 형이세요?"
"...아...그게 제 아이가 아니에요..."
"네?"
"훌쩍-엄마에게 버림받고 이곳저곳 떠돌아 다니던 아이였는데 너무 안타까워서
제가 키웠는데....이젠 정말 제 자식 같아서...흐읍"
남자의 눈가에 고인 눈물을 보고 백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아 그래서 세훈이는 매일 할머니가 데리러 오셨구나...
백현이 가슴한곳이 찡해져서 2층 국화반에서 자고있는 세훈이를 업고 후다닥 내려왔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저는 세훈이반 선생님 변백현이예요."
"저는 도경수예요."
"...경수씨는 틀림없이 세훈이의 좋은 아빠가 될꺼예요."
"아니예요,고생만 시킨 걸요.남들처럼 좋은 옷한번 못입혀 주고 맛있는 음식 한번 못 먹여줬는데-"
정말 경수씨는 세훈이를 사랑하는 구나.
백현은 감동한 얼굴로 자신의 등에 업은 세훈이를 조심스레 경수에게 업히게 해주었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아니예요,경수씨 내일 또 봐요."
경수는 백현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한참을 걸어나왔다.
"야 오세훈 너 이제 일어나.너 6살맞냐?졸라 무거워."
경수가 신경질적으로 세훈을 깨워서 자신의 등에서 내리게 했다.
세훈도 얼떨결에 잠에서 깨어나 경수의 뒤를 졸졸 따라 걸었다.
"아 삼촌 좀 천천히 걸어!!!"
응....?
"빨리와 니네 엄마한테 나 죽빵터지게 생겼어."
"상찌질아 그냥 고백을 해라 왜 날 이용하냐?"
"조용히해,오늘 변백현한테 점수 존나게 땄다."
이 깜찍하고 사기스러운 두 남자의 계획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 갈 것인지 경수 스스로도 몰랐다.
***
"아아!!!누나 아파!!!!!!"
"여섯살짜리 애를 데리고 지금까지 어딨었던거야!!!"
"여보 참아,유치원에 있었다잖아."
자신의 엄마에게서 쳐맞고 있는 삼촌을 본 세훈은 한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어줬다.
그래도 이번 계획이 성공하면
로봇세트를 사준다고 했으니 내가 참아야지.
저 찌질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