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만났을 때는
봄이 겨울을 시샘하던 어느 봄날이었어요. 나는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간 인턴이었고, 그녀는 회사에서 경력을 차곡차곡 쌓고있던 이시대의 커리어 우먼이었죠. 우리의 첫 만남은 나름...강렬했어요. 회사에 입사한 첫 날부터 늦잠을 자 지각을 해버린 나는, 넥타이도 엉터리로 맨 채로 허겁지겁 회사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갔어요. 로비에서 지나가던 사람들을 제치며 엘리베이터로 뛰어가, 버튼을 누르곤 초조해 하고 있었죠. 시계를 보며 1초를 아까워 하던 나는,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소리를 듣곤 고개를 들었죠. 마음은 급한데 평소보다 느리게 열리는 듯한 문이 야속했어요. 그런데 있잖아요,전 그때까지만 해도 첫눈에 반해 falling in love 하는 이야기를 전혀 믿지 않았었는데. 하하하, 글쎄 엘리베이터 안에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여자가 있는 거에요. 짧은 보브 컷에, 새하얀 피부, 그리고 무언가를 잔뜩 담은듯한 상자를 받치고 있던 얇은 팔. 무엇보다도 제 마음을 자극했던 건, 눈이 빨개진 채로 울먹거리던 그녀의 얼굴이었죠. 당신 그거 뭔지 알아요??울리고 싶게 생긴 얼굴. 너무 이쁘게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얼굴 말이에요. 그녀가 딱 그런 케이스였어요. 저와 눈을 마주친 그녀는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어요. 이해해요, 여기저기 문신을 한 낯선 외국인이 내가 울고 있던 와중에 나타난다면, 나도 놀랄것 같아요. 그녀는 옷 소매로 눈가를 닦으며 어서 이 자리를 뜨려고 했어요. 나는 지각한 사실도 잊은 채, 지금 이 여자를 붙잡지 않으면 안돼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스치자마자 그녀 손목을 붙잡았어요. 놀란 토끼눈이 된 그녀는 저를 빤히 쳐다봤죠. 나는 용기를 내어 한 마디를 내뱉었어요. "저기...." 그녀는 무척 당황한표정으로 날 바라봤어요. "네?" "저...그쪽이 마음에 들어서요.핸드폰 번호 알 수 있을까요?" . . . . ----------------------------------------------------- 부족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ㅎㅎ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