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지금 암흑 속에 혼자 남은 기분이야.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지극히 괜찮은,
아니 꽤 많은 이들이 부러워할 만한 모습일지도 몰라.
우리 집이 있고, 부모님이 계시고, 너는 꽤나 괜찮은 고등학교 2학년이니까 말이야.
그렇지만 너는 지금 혼자야.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동안 너는 곁에 누군가 있지만 없는 듯 한 기분이야.
수업 중엔 졸기도 하고 친구와 조금씩 장난도 치며 보내.
그러나 찾아오는 쉬는 시간. 너의 눈과 발은 여기저기 헤맬 뿐, 어디로 향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하하호호 웃으며 얘기하는 아이들 사이.
각자 친한 친구를 잡고 대화중이야. 그런데 너는?
가장 친하다고 생각해 온 친구는 이미 다른 친구와 대화하느라 곁에 다가온 너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아. 네가 정말 이 친구와 가장 친한 친구인지 요즘 자꾸 의문이 들어. 너와 대화하는 시간보다도 다른 한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이 많거든.
모르겠어.
내가 정말 소중한 친구라는 그 친구의 말을 믿어도 될지.
이렇게 지내 온 지 한 달 남짓.
모르겠어 정말.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인 건지.
너의 세상이 무너져만 가는 기분이야.
또 다가오는 점심시간.
항상 너와 함께 급식실을 향해 달리던 친구가 이미 다른 친구와 손잡고 떠나려는 채비를 하고 있어. 그러면 너는 혼자 남기 싫기에 얼른 달려가 친구의 옷자락을 잡아.
그렇게 달려가 앉은 중식시간.
너는 그들의 이야기에 낀 듯 만 듯 어정쩡하게 밥을 먹어.
교실로 돌아가 이빨을 닦으러 가.
셋이 가도 둘이 서로 기다려 준 뒤, 아무 생각 없이 너 혼자만을 두고 떠나.
분명 모든 시간을 누군가와 함께하고 있음에도 너는 왜 혼자가 된 기분에 갇혀 있는가.
그리고 일부러 듣고자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네 뒤에서 너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들려와.
나는 그 친구와 트러블이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던 아이가 뒤에서 너를 욕하고 다녀.
근데 그것도 정말 터무니없는 이유로.
네가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아놓고 노트를 빌려달라고 한다며 욕을 먹었고, 자신이 말랐다는 걸 자꾸 자랑하려 한다며 욕을 먹었어.
그리고 이런 여자아이들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해 남자아이들과 친하게 지내자, 남자아이들과 친하게 지낸다며 욕을 먹었어.
외동딸이고, 사촌오빠들과 자라온 너는 여자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었어.
맘에 들지 않으면 그냥 이런 부분이 서운했다, 기분이 상했다 말하고 풀면 될 것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그 방식이 너무도 싫었어.
너는 그렇게 18년을 살아왔어. 중학교 때까지 9년간, 너는 소수의 친구들과 만나며 지냈고,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더 많은 친구들과 지내보겠다는 일념으로 1년 반을 버텨왔어.
중간 중간 울기도 많이 울었고, 그때마다 다시 다짐했겠지.
너는 모든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겠다고.
그리고 한 번 너와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네 사람들이고, 베풀며 지내겠다고.
그렇게 마지막으로 다짐한 지 3개월 만에 너는 다시 고배를 맞았어.
그리고 너는 지금, 무너지기 직전이다.
그렇게 무너져 내리던 너를 잡아준 건 ----------- 이었다.
프롤로그라서 문체가 약간 특이한데 본편으로 들어가면 문체 바뀝니다!
두명씩 세편으로 나눠서 올릴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