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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쉬프트 전체글ll조회 609l 1

 

w. 쉬프트

 

 


도경수가 죽었다. 자살 했다고 한다. 선생님의 말이 첨엔 믿기지가 않아서 눈만 껌뻑거렸다. 그렇지만 다음날이 지나도, 이튿날이 지나도, 일주일이 지나도 도경수가 오지 않자 그제야 실감을 했다. 아. 도경수가 죽었구나. 그렇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죽은 도경수를 머릿속으로만 실감할 뿐이지 맘속은 아직 깨닫지 못했다. 길을 걷다가도 문득 뒤를 돌아보면 도경수가 실실 웃으며 날 따라오고 있을 것 같았다. 수업시간에 필기를 하다가도 고개를 돌리면 어느새 내 옆자리 아이와 자리를 바꿔 앉은 도경수가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울지 않았다. 항상 내 곁에 붙어있던 도경수가 없어졌다는 건 말도 안 되기 때문이다.

 

나는 도경수를 만날 수 있다면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왜 날 두고 자살했니? 아무렇지 않은 척 목을 가다듬고 물으면 그 애는 뭐라고 대답할까. 도경수가 죽은지 이주일째다. 빈 교실엔 언제나 날라리 도경수가 먼저 등교해 자리에 앉아있었다. 언젠가 등교 시간은 철저히 지킨다며 먼저 말을 건 적이 있었다. 그때의 도경수는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는 것에 잠시 놀란 듯 하다 곧 능글맞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곤 이렇게 말했다. 우리 백현이 제일 먼저 보려고 그렇지. 그러면 나는 징그럽다며 괜히 까탈스럽게 도경수의 손을 밀치는 것이다. 도경수는 그것이 나의 다른 애정방식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애교도 없고 착하지도 않은 나를 도경수는 좋아했다. 너는 왜 날 좋아할까? 의문이 들어 물어보면 도경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웃어보였다.

 

도경수는 개구쟁이였지만 진지할 때는 한없이 달라졌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이와 대판 싸운 후 온 몸에 상처를 달고 학교에 간적이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 앉자 도경수가 급히 내 쪽으로 달려왔다. 내 턱을 우악스럽게 붙잡고 이리저리 돌려보는데 아직도 그때의 험악한 얼굴을 잊을 수 없었다. 데일밴드가 덕지덕지 붙혀있는 내 얼굴을 보다 한숨을 쉬었을 땐 내 심장도 따라 철렁 가라앉았다. 백현아. 네가 이러면 난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 나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도경수를 멀뚱히 쳐다보았다. 분명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싸움은 아니었으나 도경수를 보니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도경수는 엄지로 내 상처 부위를 덮은 데일밴드를 조심히 어루만졌다. 싸운 건 나인데 지가 아파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도경수는 와락 내 몸을 껴안았고 내가 뭐라 지껄이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지마, 백현아. 나를 밀어 넣은 도경수의 품이 따뜻했다. 긴장된 내 귀엔 도경수의 음성이 부드럽게 퍼졌다. 나는 잠시 얼어있다 허리를 껴안은 힘이 단단해지자 겨우 도경수의 목에 팔을 둘렀다. 응. 소심하게 대답한 내가 도경수의 쇄골에 얼굴을 묻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 한구석이 자꾸만 간질거렸다. 귀 바로 옆에서 도경수의 옅은 숨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오늘은 비가 왔다. 우산을 갖고 오지 않아 나는 끼리끼리 모여 우산을 쓰고 가는 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생각 없이 비가 떨어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전화를 해 엄마에게 우산을 가져오라고 하지도 않았다. 가방을 뒤집어쓰고 빗속을 달리지도 않았다. 멍하니 먹먹해진 검은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조금 있으면 우산을 쓴 도경수가 걸어올 것이다. 일부러 한개만 가져온 도경수가 능청스럽게 웃으며 우산 안으로 들어오라고 내게 손짓 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마지못해 못이기는 척 들어가 도경수에게 어깨를 내주고 한 손으론 도경수의 허리를 잡으면 되는 것이다. 비가 많이 온다며 나를 더욱 끌어안는 도경수를 보고 결국 웃음을 터뜨리면 되는 것이다. 넉살좋은 도경수는 그런 나를 보고 끝내 자기도 웃을 것이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왜냐면 도경수는 날 좋아하니까.


도경수는 한낱 나 좋다고 따라다니던 애에 불과하다. 나는 그런 도경수에게 그리운 감정을 품어서는 안 된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을 따라 내 눈에서도 뚝뚝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도경수를 좋아한 적이 없었다. 순전히 나에 대한 도경수의 애정이 있었을 뿐 나는 그 장단에 맞춰준 것뿐이다. 그러니까 나는 도경수를 그리워하며 감정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다. 눈물을 닦은 내가 구겨진 바짓단을 쭉쭉 폈다. 걸음을 옮기자 곧 굵직한 빗줄기가 내 어깨를 강타했다. 후드득 떨어지는 빗속에서 나는 묵묵히 걸어갔다. 굳이 뛰고 싶지 않았다. 시원하게 내리는 빗줄기에 눈앞이 희뿌옜다. 눈을 타고 흘러내리는 이것이 눈물인지 비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렇지만 도경수는 없었다. 도경수를 만나면 혼쭐을 내줄 생각으로 다시 발을 내딛었다. 그러자 언제부터 서있었는지 도경수가 눈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걸음을 멈춘 내가 천천히 도경수를 올려다보았다. 우산을 쓰지 않았음에도 도경수는 젖지 않았다. 투둑투둑 빗줄기는 더욱 굵어진다. 빗속에서 잘 보이지 않는 도경수를 올려다본 내가 입을 열었다. 어디 있었어. 비에 젖은 생쥐 꼴이 된 나를 본 도경수는 온화하게 웃었다.
학교 운동장에 쓰러진 내가 구급차에 실려 간건 그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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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에 썩혀둔게 아까워서..

몇달전에 쓴 조각이에요. 그래서 맞춤법이 틀릴수도...

 

노래가 참 좋죠?? (반응을 바라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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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경수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쉬프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는 좋은 경수였습니다
11년 전
독자2
헐 좋다... 진짜 브금이랑 잘어울려
11년 전
쉬프트
ㅎㅎ감사합니다 ㅠㅠㅠ브금이 너무 예뻐요
11년 전
독자3
ㅠㅜㅠㅠ경수야 ㅠㅠㅠㅠㅜ오백 행쇼 ㅠㅠㅠㅠㅠ안타까우면서도 담담하고 막 그러네요 ㅠㅠㅠ
11년 전
쉬프트
ㅠㅠㅠㅠ원하던 반응이 나와서 기쁘네요ㅠㅠㅠㅠ 브금은 잔잔한데 내용은 조금 슬퍼요. 오백행쇼!
11년 전
독자4
조아여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아경수야ㅠㅠㅠㅠㅠ백현이도죽어여?/설마..
11년 전
쉬프트
좋다니 다행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저기서 끝나는지라 백현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ㅎㅎ 경수만이 알겠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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