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가 엊그저께 올렸던 글 모두 읽었니.
예상보다 댓글이 많아서 놀랐다..
이니셜로만 쓴다는게 끝에 이름을 밝혀버렸네 - -;;;ㅋ
뭐, 익명방이니까 그래도 계속 쓸께..
숙소에 어쩌다 나 혼자 남아서
둘이 알콩달콩? 하는 걸 봐버렸잖아.
근데... 보는 내가 별에 별 생각이 다 들더라.
친구 이상 같은.. 그 둘, 분위기가 남달랐음.
암튼 안방에서 몰래 내다보다가... 순간 정신이 들었어.
내가 여기서 뭐하는거지?
저 둘 몰래 빨리 숙소를 나가야 하는데.
들키면 무슨 작가 위장한 사생팬 처럼 보일꺼 아냐..ㄷㄷㄷ
오만가지 잡생각 다 들고 어떻게 여기서 나갈까 짱구를 굴리고 있는데
갑자기 얘들 목소리가 내 쪽으로 점점 커지는거야!
아놔.. 이쪽으로 오는 중이구나....... ㅈ됐다 싶었지;;
들키기 전에 재빨리 안방 화장실로 들어갔어!
문을 소리 나게는 못 닫으니까, 살짝만 닫기게 해두고 문 뒤에 숨었음.
들키면 어쩌나 불안해 하고 있는데 둘이 안방에 들어왔나봐.
얘기하면서 들어오는데 바로 옆이라 진짜 잘 들렸어.
요즘 종편에서 하는 ㅅㄹㅅㅎ 얘기하는거 같더라..
나도 가끔 채널 돌리다가 보는데 ㅅㄱ 나오는 프로 맞지?
암튼 ㅅㄹㅅㅎ에 게스트로 그.. 광ㅎ가 나왔나봐.
광ㅎ랑 같은 팀인 박ㅎㅅ도 같이 나왔다드라.
3주 뒤에 방영 한다는데, 정말 웃겼다고 시청률 잘 나올꺼 같다면서
ㅅㄱ가 되게 기쁜듯이 얘기했음.
들어보니까, 팀 미션으로 2:2 짝꿍 대결을 했는데
박ㅎㅅ 이랑 ㅅㄱ랑 한 팀 돼가지고 커플게임 같은걸 했대.
내가 상류사회 작가님들 몇 분이랑 면식이 있어서 아는데
진짜 재밌고 유쾌한 분들이셔..... 팬서비스로 넣으셨나봐ㅎㅎ
미션 내용이
짝꿍끼리 탁구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배꼽까지 옮기는거.
서로 마주 안아서 탁구공을 안 떨어뜨리게 옮기는 건데
탁구공이 워낙 작다 보니, 민망했다고.........
박ㅎㅅ이 ㅅㄱ 보다 손바닥 하나만큼 더 커서 어려웠는데
계속 실패해서 다시 하고 또 하고 그랬대........ㅋㅋ
결국엔 미션에 실패해서 팀 대결에서 졌다면서 진짜 아쉬웠다고 계속 얘기함ㅋ
ㅇㅎ 얘는 한참 듣고만 있더니.. ㅅㄱ말 끊고,
"그래서 요즘 둘이 자주 연락하나보네?" 이럼.
왜인진 모르겠는데 목소리가 약간 정색톤이었어..
;;;분위기 급 어색해지는거 같던데...
문 뒤에서 듣는 나까지 뻘쭘해지는 기분이었다..
근데 얘기는 들리는데 상황이 안보이니까 궁금하잖아..
갑자기 누가 화장실로 올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불안하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대담하지만, 문 틈새로 눈 바짝 붙여서 상황을 지켜봤음.
보니까 침대에 둘이 마주 보고 앉아있더라?
ㅅㄱ는 한쪽 다리 내리고 내쪽에서 등 지고 앉아 있었고
ㅇㅎ은 양반 다리하고 앉아 있었음.
뒤에 플랜카드 같은 거랑 그림 같은거 널부러져 있는거 보니
죄다 ㅇㅎ오빠 ㅇㅎ내꺼 뭐 이런거..
그 방 불 안키면 완전 껌껌하던데..;; ㅇㅎ방이었나봐.
거실은 엄청 깔끔하던데 이 방은 아니었음...ㅋㅋ
개인 공간이니 이 이상은 말 안할께...
다행이게도 둘은
내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함.
아까 장난치던 모습과는 다르게 ㅇㅎ이 좀 무서운 얼굴로 ㅅㄱ쳐다보고 있어..
이 표현이 맞는진 모르겠는데
화난건 아닌 것 같고.. 뭔가 되게 소유욕에 불타는 느낌?
왠지는 몰라도 나한텐 질투처럼 보였음.
ㅅㄱ는 뒷통수만 보여서 잘 안보였는데
음... 둘이 얘기했던 걸 생각나는 대로 적어볼께.
알아보기 쉽게 위ㅅㄱ 아래ㅇㅎ
"언제.. 어제 차로 이동할 때 왔던 거? 그때 빼고 없는데."
"그때 빼고 없긴. 저녁에 이동할 때도 연락했잖아, 둘이."
"그건 다른 아이돌 번호 물어본 거였는데. 전혀 개인적인 거 아녔어."
저런식으로 둘이 실랑이 벌이듯 얘기함.
아까의 그 간질간질한 사이는 어디갔나 싶었음.
근데 보다 보니까 이게.. 둘이 친구인지 연인인지 헷갈리더라.
솔직히 말하면, 그냥 연인사이 같아 보였다.
둘이 서로 기분 안 좋은지 폰만 들여다 보고 있음.
난 둘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여기서 나갈지만 생각하고 있었지.
근데 갑자기 ㅅㄱ가 푸하하 웃는거야. 진짜 뜬금 없이.
그러더니 폰을 ㅇㅎ에게 보여줌.
기분 안좋아 보이더니 같이 빵터짐;;ㅋ
"이거 우리 둘 합성한거야? 아 진짴ㅋㅋㅋ"
"내 얼굴 진짜 웃겨ㅋㅋ 근데 니가 더 웃곀ㅋㅋㅋㅋㅋㅋ"
둘이 막 자지러지듯 웃음.
얘기 들어보니 웹툰에 둘 얼굴을 합성한거였음.
ㅇㅎ이 폰 화면 계속 보면서 실실 웃더니만
뭔가 아련 터지는 눈빛으로 폰 주시함..
"여기선 너가 내 여자친구네. 화장하고 구두도 신고."
??ㅋㅋㅋ
ㅅㄱ 당황한 눈치.. 폰 보여 주던 손 내리고 만지작 거리더라.
ㅇㅎ이 ㅅㄱ 폰 만지는 거 쳐다보다가 폰 뺏음.
그러더니 ㅅㄱ 오른손 잡아 끌어서 깍지 낌.......
ㅅㄱ 당황당황;;
이거놔.. 이러면서 손 빼려고 애쓰는데- 힘은 안들어가 보임...
ㅇㅎ이 그런 ㅅㄱ를 되게 능글맞게? 웃으면서 보고 있었어.
ㅅㄱ는 손 빼내려고 애쓰는데, 아무리 봐도 힘은 안들어가있음......ㅋ
그때 난 이게 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지.
썸남썸녀 썸타는 분위기... 보는 사람 염장 지르는 그거.
ㅅㄱ 괜히 손 안빼낼 꺼면서 손 떼려 애쓰고 있음.
ㅇㅎ은 계속 고개숙인 ㅅㄱ 눈 맞추려고 함. 능글맞게+사랑스럽게 보면서...
근데.. 갑자기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ㅎ이 손깍지 풀더니 지 손바닥 위에 ㅅㄱ손 얹음.
그러더니 ㅅㄱ손에 ㅃ..................ㅃ뽀....함.........
그것도 쪽쪽 소리나게 여러번...- -;;
손가락에. 손등에. 손목에.... 아주 사랑스럽다는 듯이 입맞춤;;
"예쁘다. 우리 반지 맞출까?"
이때 ㅅㄱ귀가 엄청 새빨갰음.
ㅇㅎ이 ㅅㄱ손에 손크기 맞춰 보는데 둘이 비슷해.
근데 ㅅㄱ손가락이 정말 가늘었음. 손도 허옇고.. 여자 손 같더라.
여자들 반지 보통 12호? 그거 끼나? 그거 딱 맞겠던데.
그냥 금은방 가서 커플반지 주세요. 하면 될듯...
손가락도 길고 예쁜게 우리 누나 손 보다 더 예뻐보임...ㅋㅋ
내가 평소에 이상형이 손가락 가늘고 긴, 손 예쁜 사람인데 은근 설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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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물은 사랑...♡♥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하트하투.
다음 편에는 나갈 수 있을까요..........ㅋㅋ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초록글에 우리는 사라져서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