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길징은 김씨가 아니지만 김씨가 잘어울려서 김씨로 하겄소잉~
내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한창 힘들었던 고3때, 니가 전학을 왔었다. 나는 그냥 잘생기고 다정한 니가 좋았지만
나대로 행동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너무어려 서로이끌려버려 절제를 하지못하고
도를 넘었다. 어느새 찬열은 말도없이 서울로 돌아가버렸고 나는, 부모님도 없이 혼자살면서
생겨버린 작은아이를 품어야만했다. 연락처따위 서로 알려주지않았던터라 연락도 못하고 혼자 아기를 낳고
아이들의소근거림에 학교도 못가고 지내다가 친하게 지내던 이모님의 연락으로 서울에 올라가
어렵게 일을시작했다. 식당에 딸린 조그만 단칸방하나에 살며 아기를 들춰업고 식당일을하면서 니가 나에게 만들어줬던 꽃머리띠를 생각해내
결혼식때 쓰는 왕관으로 만들어 공모전에 나갔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합격이 다가아니었다.
- 징어야.
"..."
- 이거, 내가 너 만들어준거잖아.
"...이런거 누가 맹글어준적 없당께요. 끊을텡께 다시는 전화하지 말어요."
- ...
박찬열이었다. 이 목소리 누가 못알아본당가... 근데 나 너 못봐야. 전화를 급하게 끊고 손님을 받았다.
밤늦게 몰려오는 손님들을 다 받고 가시는것까지보고 문을닫고 단칸방에 홀로 누워있는 아기를 달래 잠이들었다.
아침, 면접이라 없는 돈으로 옷을사입고 이모님화장품으로 서툴게 화장도하고 아기띠를메고 회사로갔다.
면접장에 들어선순간 애엄마는 안된다며 제지하기에 눈물에 화장은 번질대로 다 번져서 들어가야한다고 우기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었다.
"그 손 놓으세요. 누가 애엄마는 안된다고했죠?"
"사장ㄴ,!"
"..."
"김징어."
"..나를 어찌 안당가요.. 나는 첨보는디..."
"징어야..."
"면접안볼텡께 이거 놓아주쇼."
꽈악-
"아뇨. 면접봐. 김징어씨 면접볼겁니다. 들어오세요."
찬열을 볼수가없어 그냥 가려했지만 손목이잡혀 찬열의 비서의 도움으로 메이크업을 고치고아기도 맞긴뒤에면접장에
들어갔다. 찬열의 시선을 피하며 겨우 면접을보고 아기를 안고 회사를 나왔다.
갑자기 자꾸 마주치는 박찬열때문에 생각에 잠겨 자꾸 실수를해버려 이모님의 걱정을 한몸에 받고 일까지
쉬게됐다. 집안에서 멍하니 아기를 토닥이며 박찬열을 생각하다가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에 정신이 확 깨버렸다.
"이모님, 김징어 있나요?"
"우리징어는 왜 찾는겨?"
"저 찬열이에요."
"느 설마,"
"안녕하셨어요?"
"오메, 이게 몇년만이당가, 징어야! 퍼뜩 나와보드라고!"
"..."
"징어야!"
"아 와 자꾸불러싸고 그ㄹ,"
"..."
"...."
이모님이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나가보니 말끔히 차려입은 찬열이 서있었다.
멍하게 바라만 보다가 느리게, 천천히 입을열었다.
"일없으니께 가."
"징어야. 우리애기좀 안아보자."
"니 애기아녀. 그렇게 말도읎이 갔음서 애기아빠라고 할수있당가?"
"미안해. 이제부터, 보상할게."
"..."
"반대하던 말던, 내 아들이고 내 여자니까."
"...흐으..."
"나랑 살자, 김징어. 잘해줄께, 보고싶었어."
"나쁜놈...와 화도못내게 하는거여...흐.."
와락안으며 멋있는 말만하는 박찬열에 여태까지 쌓였던 눈물이 터져버렸다. 이 나쁜놈...
말읎이 떠나서 여태 연락없던건 괘씸하지만 용서하기로 했다. 나는 니만 믿고 갈랑께 니도 고생좀 해보드라고.
1년후,
아들이라서인지 허락을 금방해주신덕에 우리는 찬열의 집에서 살고있다. 매일아침 능글맞게 스킨십을 해오는
찬열이 좀 귀찮지만 지금이 좋다.
"으에엥~"
"아이고야... 아들,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
"불만이 아니라 배고픈걸꺼여, 분유탈줄알제? 얌전히 분유나 멕여."
"....치이.."
"먹여주면 아이 예쁘다 해줄테니께 어여 아들 밥이나 멕여.찬영이아빠. 아니,"
"...?'
"여보."
"히히, 아들... 아빠가 좀 급해. 니가 들고먹어."
여리가 그렇게 좋나... 싱글벙글 웃으며 젖병을 들던손을 내려 찬영이의 손에 쥐어주고는 밖으로 나와
방에서 왕관을 그리고 있는 징어를 뒤에서 안아 어깨에 턱을 괴었다. 일은 천천히 하고 아이 예쁘다 해줘.
"벌써 다 멕인겨?"
"응."
"쓰읍- 아닌거같은데~"
"으엥~"
방에서 들리는 아기의 울음소리에 둘이 달려가니 우유병은 넘어져있고 찬영이의 얼굴엔 분유범벅이었다.
이런, 혼났다.
"어... 그게..."
"아이예쁘다 말고 뒤지게 쳐맞자 우리 여보?"
"..미ㅇ, 아악! 여보! 징어야! 그만!"
사고뭉치 박찬열, 매일 맞고사는게 일상인 찬영이아빠다. 찬영아, 니네아빠 언제 철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