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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카디] 오해는 빠르고 변명은 느리다 上 | 인스티즈

 

" 종인아 실은, 나 너 좋아해"


졸업식 하루 전날. 계산된건지 실수였는지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경수는 2년 지기에게 고백을 했다. 나란히 하교하던 중 고백을 받게된 친구는 자리에서 우뚝 멈춰섰고 그의 등 뒤로 경수가 서있었다. 매서운 겨울바람에 시원하고도 차가운 향이 섞여왔다. 시린 겨울 눈냄새가 아닌 남자의 스킨향은 제 눈앞에 선 친구의 향이었고 방금전 고백받은 남자의 것이었다. 장난으로 치부할 정도는 아니어도 뒤돌아서 화낼줄 알았던 경수의 예상을 깨고 그는 다시 발걸음을 움직였고 서둘러 따라붙었다. 마치 방금전의 일이 없었던 일인 양. 그는 묵묵히 걸어갔을뿐이고 경수 자신의 발걸음 속도보다 미친듯이 뜀박질하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부정도 긍정도 아닌 반응에 내쳐지지않은게 어디라며 은근한 기대감을 가졌을때 그는 한순간 자신의 집쪽으로 향하는 골목길로 틀었다. 두 사람의 접점이 끝나는 지점에서 헤어지는건 당연했지만 인사하지않고 헤어지는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졸업식날 깨달았다. 아무런 말 없이 등을 돌린 종인의 뒷모습이 본인이 놓친 그의 답변이라는 것을.

 

 

2년을 사귀었고 1번의 고백으로 졸업식날. 두 사람은 시선한번 마주치지못한채 그대로 헤어지게되었다.

적어도 졸업식이 끝났을때 말했더라면, 사진 한장이라도 더 남길 수 있었을텐데. 늦은 후회는 괜히 후회가 아니었다.

 

 

 

 

 

 

 

 

 

 

" 도경수!! "


허억.

 

 

" 몇 번을 말해! 빨리 씻고 밥먹으라고 "

 

꿈이었다. 학창시절 짝사랑한 이에게 본전도 못찾고 퇴짜당한 기억이 오랜만에 꿈에 나왔다. 몇 년이 지나 다시 생각해봐도 가슴이 아리는 추억에 경수는 빨리 잊기위해 화장실로 들어가 얼굴에 듬뿍 찬물을 뿌렸다. 어른이 되서도 변함없이 저를 뒤흔드는 그의 존재에 자괴감마저 들 정도였다. 이게 다 일주일 전 날아온 동창회 초대장 때문이었다.

 

 

" 오랜만에 누님 오셨는데 자식이. 인사 안하냐? "
" 누나 안녕"
" 엉. 너 방은 여전히 퀘퀘묵었더라. 좀 벽지좀 화사하게 바꿔라. 민석이가 보면 기겁하겠어 "
" 민석이? "


식탁에 앉아 먼저 아침식사하던 누나의 옆자리에 앉자 바로 엄마가 국을 내어주었다. 챙강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놔주는 모습에 눈치껏보니 아침부터 많이 험악하신 엄마였다. 오랜만에 온 딸자식이 반갑지않으신가, 어린날 저를 지지리도 볶았던 사이좋은 모녀였으면서. 여전히 꼬투리하나 잡고 투닥이려는 변함없는 누나의 모습에서 웬 낯선 이름이 들렸다. 다시 되묻자 내 밥을 푸시던 엄마가 큰소리로 아이고 소릴 내자 반사적으로 누나를 확인했다. 미소짓는 유한 얼굴은 오랜만에 봐도 낯설지 않았지만 그 웃음에서 어색함이라는게 읽혀졌다.

 

 

" 무슨 일 있어..?"
" 있기야 있지! 다 큰 여자가 어딜 뻔질나게 싸돌아다닌다 했더니만, 내가 아주 그냥 저걸 먹여살린다고 뒷바라지를 꼬박했으니! "
" 아, 갚는다니까.. 엄마, 목소리 좀 낮춰 "
" 목소리? 내가 언제 이렇게 큰 소리로 말한 적이 있니!? 오냐오냐 곱게 키워주고 밖에 나가서 생활해도 오매불망 반찬 돈 다 보태줬더니만!"
" 아 엄마 좀!! "


들던 숟가락을 거칠게 내려놓던 누나는 부릅 뜬 눈망울로 엄마를 노려보았고 엄마도 내 밥을 내려놓자마자 주걱으로 누나를 향해 삿대질 하듯 치켜세우셨다. 처음 보는 박터지는 모녀싸움이기도 하고 도통 이해안가는 대화내용을 해석하려 머릴 굴림과 동시에 드르륵 옆 의자가 거세게 밀려졌다. 홧김에 자릴 박차고 일어서던 누나는 의자 뒷목에 걸쳐있던 외투와 가방을 단박에 낚아챘다. 재회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나가?, 아무래도 누나를 말리려고 함께 자리에 일어서던 중 거실 쇼파에 앉아있는 꼬마와 눈이 마주쳤다.

 

 

" 어... "
" ...경수야 미안한데, 민석이 좀 맡아줘."
" 어..뭐? "
" 누가 누굴 맡아?! 빨리 안데려가?! "
" 그 개자..!!... 하, 애아빠되는 사람이랑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고 올테니까, 그때까지만 좀 봐줘. 어? 부탁할게 엄마 진짜. "


차마 아이앞에서 언성을 높힐지언정 욕까진 하지 못하는 누나는 급격히 오르는 숨을 고르더니 쇼파 앞으로 빠르게 다가갔다. 그 뒷모습에 엄마가 뒷목을 잡고 어이고 앓는 소리를 내기에 팔을 잡아 부축해드렸다.

 

 

" 민석아, 엄마 며칠..일주일 정도 나갔다올테니까, 할머니랑 형이랑 같이 있어. "
" 응.. "
" 말 잘듣지 우리 민석이는.. "


포동하게 여문 볼살을 부드럽게 쓰다듬더니 거기에 폭 입술도장을 찍던 누나는 다시 내 앞으로 다가왔다. 옆에서 따가운 눈총을 쏘아대는 엄마의 시선을 애써 무시한채 누나는 힘겨운 미소를 애써 지어보였다.

 

 

" 5살인데, 우리 민석이가 또래보다 좀 많이 똑똑해서 고생시킬일은 없을거야. 길게는 몇 주 정도니까 그때까지만 부탁할게 경수야. 너 자취한다고 들었어. 엄마는 요즘 몸건강이 안좋아서 이렇게 부탁할게. "
" 나야 뭐 괜찮아. 우린 걱정말고 누나부터 잘 챙겨.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하고. "
" ..새끼, 꼴에 어른됐다고 행세하기는 "

 

대충 그려지는 시나리오였고 무턱대고 추궁하기엔 누나는 이미 많이 지쳐보였기에 아무말 없이 도와주기로 했다. 계속 노려보시던 엄마도 결국엔 밥은 먹고가라 했지만 누나는 속이 좋지않다며 무르고선 집을 나섰다. 일어나자마자 폭풍과도 같은 일에 정신이 아찔하려던 차에, 누나의 식기를 치우려던 엄마의 모습에 황급히 아이쪽으로 다가갔다.

 

" 민석이라고 했지? 아침밥은 먹었어? 같이 먹자. "
" 먹고왔어요. "
" 아..그래.. 형은 도경수야. 누나보다 7살 어려서.. 음 이게 아니고.."


솔직히 5살이라는 말에 깜짝놀랐다. 누나는 20살이 되자마자 자취를 했고 오늘날까지 집에 들어오는 일은 1년에 한 두번 뿐이었다. 그 마저도 취직과 피곤함이 겹쳐 몇 년에 한번으로 줄어들었지만, 누나의 고단한 일생이 이 아이에게서 느껴지는건 뭔가 기분탓이 아닌듯했다. 어린 5살이지만 눈동자속 어른을 바라보는 마음의 깊이는 깊고도 깊어보였다. 긴장한듯 한껏 꼿꼿하게 앉아있으면서 두 손을 계속 꼼지락거리는 모습에 일부러 더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누나를 닮은듯 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얼굴에 얜 그 애아빠 영향을 크게 받았구나 생각되었다. 밥 먹었으면 후식이라도 먹자, 조심스레 손을 잡고 끌자 스르르 딸려오는 아이에 묘한 소름이 돋았다. 단순히 누나의 아이라서 생경한게 아니라 마치 이 세상에 실수로 떨어진 순수한 아기천사를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누나가 앉았었던 의자에 민석을 앉히자 엄마는 아까 고함질렀던 기색을 지우시고 대신 지친 얼굴로 물끄러미 아이를 쳐다보셨다. 처음보는 낯선 어른이 저를 쳐다보는게 무서웠는지 손을 꼭 쥐어잡는 모습에 다시 손을 붙잡고 부러 눈을 맞추었다.

 

" 과일 뭐 좋아해? 사과? 포도? "
" ..포도요.."


포도라고 동그랗게 입술을 말며 말하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동글동글한 눈매와 얼굴상부터 시작해서 조신하게 말하는 목소리가 마치 저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눈치껏 엄마를 보자 엄마는 말없이 아이를 보시던걸 관두시곤 냉장고문을 여셨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엄마 몰래 미소를 지어보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 할머니도 포도 좋아하셔. '






 

 

 

 

 

 

[EXO/카디] 오해는 빠르고 변명은 느리다 上 | 인스티즈

 

 

" 민석이 두고 가. 너 알바랑 학업 겹쳐서 애를 어떻게 보려고. "
" 휴학 아직 남았어. 알바는 밤중에 하는거니까 민석이 충분히 잘 놀아줄 수 있고. 엄마 몸 건강이나 챙기고 그런 소리 해. "
" 내가 뭘...이게 다 배은망덕한...어이고, 얼른 가라 가. "

끝으로 누나를 곱씹으려다 제 아래서 똘망하게 바라보고있는 아이를 느끼시곤 말을 황급히 끝맺으셨다. 그에 웃는 얼굴로 마저 인사하고 민석에게 인사시키자 꼬박 배꼽인사하는 모습에 우리 둘은 잠시 말을 잃었다. 그리고 얼마 못가 어머니께 전화가 걸려오리라고 조심스레 예상되었다. 분명 민석이 데려오라고 하시겠지. 갈게요. 덧붙이고 집을 나선 우리는 50분을 대중교통을 사용하여 겨우 자취방에 도착했다. 돌아오는 내내 쪼그만게 옆에서 붙어왔으니 당연히 늦게 도착했지만 이런 느낌이 새롭고 좋아서 싫지만은 않았다. 집에 들어오고 외투를 벗자 쭈뼛쭈뼛 주변을 둘러보던 민석을 끌고왔다.

 

 

" 집에 돌아오면 뭐부터 해야하는 지 알아? "
" 손발닦기요. "
" 헐. 어떻게 알았어? 누나가 알려줬어? "
" 엄마가 알려줬는데.. "

 

누나가 확실히 이런면은 알차게 잘했다. 맞았어. 민석이 똑똑하네, 동글한 머리통을 살짝 쓰다듬곤 화장실로 데려가 나란히 씻어냈다. 먼저 옷을 갈아입고선 누나가 두고간 큰 가방 지퍼를 열었다. 문자로 현관 앞에 민석옷이랑 용품 들어있다는 말이 진짜임을 알리듯 가볍고 작은 옷이 가득이었다. 도통 뭘 매치해서 입혀야할 지 몰라 결국 어린 민석이를 데려올 수 밖에 없었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한참을 헤집던 민석이 옷을 꺼내들었고 당연스레 똘망하게 바라보았다. 그에 조금 당황했던 경수는 곧이어 갈아입는걸 도와달라는 눈짓임을 겨우 알아채고선 어설픈 손짓으로 도왔다. 샛노란티에 무릎까지 오는 바지를 입히자 영락없는 5살배기 꼬마모습에 보였다. 안정적으로 옷을 갈아입힌게 좀 뿌듯해서 실없이 웃고있다가 아차 하며 뒷통수가 당겨왔다. 급히 폰을 꺼내들어 확인하니 낭패도 이런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오늘 저의 꿈자리를 뒤숭숭하게 만든 동창회의 모집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약속시간이 조금 이른터라 민석이를 재우고 갈 수가 없는 노릇이라 난감했다. 엄마한테 오늘 하루만 맡길걸.. 이걸 어찌하면 좋은가 멍하게 민석을 바라보자 민석또한 눈을 맞춰왔다.

 

 

" ...민석아 오늘.. "
" ...... "



아....안되겠다. 안그래도 낯선 공간에 낯선 사람이랑 같이 지낸다는 것도 어린 아이에게 벅찬 일인데. 혼자 밤늦게까지 남기기는 무리였다. 아무래도 엄마한테 맡겨야되나 싶어 할머니한테 오늘 하루만 갈래? 묻자 고갤 젓는 모습에 당혹스러워졌다.

 

 

" 왜애? 할머니가 포도도 주시고 과자도 주셨는데. 민석이 좋아서 더 좋은거 줄지도 모르는데? "
" .....할머니 시이러요. "

 

 

엄마 미안.. 속으로 대신 사과를 남기고 아까보다 통통하게 오른 볼살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크게 호통치던 모습에 크게 상처받았나보다. 당연 저라도 그랬을 터였다. 그럼 동창회를 빠져야하나 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인물에 숨이 멎었다. 몇 년만에 보는 인물을 이번기회가 아니면 또 다시 영영 볼 수 없잖아. 그와 민석.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선택에 경수는 혼란스러웠지만 하는 수 없이 한숨을 폭 내쉬었다. 민석아 오늘 형이랑 잠깐 나갔다올까..?

 

 

 

 

 

 

 

 

 

 

" 야 도경수 애데려왔어!! "



내 애 아니라고!! 외치고 싶지만 뭔가 민석앞에서 외치기엔 꽁기한 기분이었다. 진짜 내 애 아닌데 뭔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느낌이야.. 그나마 레스토랑과 카페의 중간접점과도 같은 식당에 안심하고 민석을 데려 올 수 있었다. 어느 고깃집 통채로 빌려다놓고 동창회라고 해놨으면 그냥 애 데리고 나왔을거다. 설령 그를 못본다 하더라도 나중에 사진같은거 있으면 내놓으라고 주변 친구한테 보챌생각이니까. 역시나 아이를 데려오는 이는 당연하게도 나밖에없었고 주변 친구놈들은 예전처럼 보자마자 놀리지못해 안달이었다. 어쩜 나이를 먹어도 저렇게 철이 없을까.. 민석에게 그다지 보여주고싶지않은 늙은 아저씨뻘 못난 삼촌행렬이었다.

 

 

" 왐메 애 큰거봐. 와 역시 도경수.. 자고로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 먼저 올라간다더니 "
" 헛소리야. 그런거 아니니까 오해하지마. "
"야 오해가 아니긴!! 애를 데려왔는데!! "


말을 말자.. 통하지도 않을거고 해명해봤자 들어먹히지도 않을텐데. 물론 자세하게 해명할 생각도 없지만. 될대로 생각하라며 퇴짜를 놓는데 잡힌 손에서 꾸욱 힘주는 느낌에 확인하자 잔뜩 겁먹은 얼굴이 보였다. 아, 그제야 민석생각에 얼른 끌어안아 올려않곤 구석진 자리에 가서 앉았다. 다행히 옆자리는 학창시절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고 민석과 나를 웃는 얼굴로 번갈아보더니 벨을 눌러 여러 음식을 주문했다.

 


" 민석아 많이 무서우면 지금 갈까? "
" 야 가긴 어딜가. 이제 온 주제에. "

그러더니 제 앞에 놓인 스파게티를 앞에 놔주었다. 조금 울먹일 기세로 그렁그렁해진 민석은 제 눈앞에 있는 스파게티에 단번에 집중되었다. 아, 이런거구나. 피식 배어지는 웃음을 짓고선, 무릎에 민석을 앉힌 다음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 입가에 대니 앙 하고 잘도 받아먹었다. 슬슬 배고플때가 됐지. 몇 번 먹여주다 깨작 먹여주는게 불편했는지 기어코 포크를 빼앗아 알아서 접시에 코 박고 먹기 시작했다. 먹성좋은 모습에 조금 놀란눈으로 보다가 경계심이 많이 줄어든것같아 그제야 한시름 놓고서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다. 기다란 테이블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인물들은 신기하게도 대부분 학창시절 얼굴이 기억났다. 비록 이름은 잘 기억안나지만.

 

 

" 도갱 너는 아직도 김종인이랑 연락 하냐? "


맘 놓고 주변을 감상할때 갑자기 들어오는 기습에 덜컥 몸이 떨렸다. 꿈틀거린 몸에 민석은 먹다말고 흘끔 돌아보았고 그제야 어색한 미소라도 지어보인 경수였다. 괜찮아 괜찮아.

 

 

" .....아니 끊어진지 좀 됐는데. "
" 너도야? 와. 징하다 진짜. 여기서 김종인이랑 연락되는 애가 하나도 없어. 그나마 우리 초대한 반장이 알고있는데 걔도 번호만 알지 연락 주고받은 적 없대 "
" 그래?.. "
" 어. 초대장은 보냈는데 안오는 확룔이 커서 기대안하는게 좋을걸. "


어쩐지 주변을 탐색하는 눈망울에서 그를 찾는 탐지모드를 읽어낸듯한 어조였다. 하긴. 명색이 2년 지기였고 우리 둘이 앵간이 붙어다녔어야지. 간간히 떠오르는 지난날에 가벼운 실소가 지어졌다. 사실 동창회따위, 그가 아니었더라면 나오지도않았는데. 민석이 배를 다 채운다음엔 자릴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두런두런 대충 주변인물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엔 어떻게 지냈냐 직장은 어디냐 묻던게 끝은 모두다 하나같이 민석에 대한 얘기로 마무리되었다. 얜 뭐냐는 듯 묻는 질문엔 그저 웃는 얼굴로 패스했다. 어쩌면 이 소식이 제일 궁금했겠지. 학생때 도경수는 여자의 여자도 몰랐던 그저 그런 재미없는 놈이었으니. 그리고 또 하나, 김종인의 행방에 다들 한번씩은 꼭 물었다. 그마저도 나도 모른다는 진심이 담긴 씁쓸한 미소 한번에 그 질문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나와는 달리 학교를 섭렵하고 다녔던 잘나갔던 김종인은, 지금 동창회에서 코빼기하나 보이지않는 모습이었지만 그의 부재마저도 동장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부분이라봤자 그에 대한 뒷담이라고 해야하나.

 

 

" 나 이제 가봐야겠다. 보다시피 얼른 들어가야되서. "
" 벌써? 너 이럴려고 애 데려온거 아니지? 온지 얼마 됐다고 벌써 가냐? "
" 애도 그렇고 내가 좀 피곤해서. 연락해. 언젠가 다시 모여서 술 한잔 하자. "


빈말일게 뻔한 다음을 기약하는 말로 모두에게 선언하고서야 동창회에서 겨우 풀려났다. 괜찮다면 조금 더 머물러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담배를 피기 시작한 친구놈들때문에 민석에게 영향을 끼칠까봐 서둘러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어느새 저녁때가 되자 날이 쌀쌀해졌고 그저 손만잡고 가기엔 아쉬워서 민석을 안아올렸다. 5살이 이정도면 가벼운건가, 대충 야매로 어림잡고선 번화가를 빠져나오기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 와중에 많이 졸렸는지 꾸벅꾸벅 고갤 까딱이던 민석은 웅얼거리며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서둘러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영 어두워서 어디로 나가야할 지 도통 감이 안잡혔다. 여기었나 저기었나 뒤돌때 누군가 어깨를 부딪혔고 반사적으로 악 소릴 내었다.

 

 

" 미안합.. "


그 와중에 민석의 안위부터 챙기는 징한 내 모습에 놀라기도 전에, 눈 앞에서 사과하는 인물과 마주치자 정말로 숨이 멎어버렸다. 숨이 멎는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게 순식간에 넋은 그에게로 빠져들었다. 졸업하고 4년만에 마주하게된. 김종인이었다.

 

 

" 도경수.. "


잊지않아줬네. 이름을. 그에게 별 뜻 없이 불린 이름일지라도 경수에겐 그마저도 폭풍과도 같은 거센 영향으로 끼쳐왔다. 4년 전과 달리 키도 커지고 억울하게도 전보다 훨씬 더 잘생겨진 얼굴에 괜히 열불이 올랐다. 내가 이렇게 지낼동안 넌 대체 얼마나 성장하고 높아진거니. 따라 잡을수 없는건 지금이나 그때나 똑같잖아. 이미 끝난 사이었지만 구질구질하게 보이고싶지않아 일부러 미소지으며 먼저 말을 걸었다.

 

 

" 오랜만이네. "

" .... "
" 잘, 지냈어? 난 그럭저럭 잘 보냈는데.. "
" ...너, "
" 연락이, 애들이랑 잘 안된다고 들었어. 그래서 안올 줄 알았는데.. "


아까부터 말하는 도중 자꾸 시선이 엇나간다 싶어 고갤 틀자 바로 보이는 얼굴에 아차싶었다. 다른이는 몰라도 종인에게만큼은 큰 오해를 사고싶지않아 다급함이 먼저 들었다. 어깨를 부딪힌 충격때문인지 잠기운에 얼굴을 묻었던 민석이 고갤 들더니 부스스 졸린 눈으로 종인을 바라보았다. 민석과 눈을 마주치던 종인의 입에서 무어라 나오지않도록 먼저 해명하려 떼어진 입이었는데 옆에있는 인물에게 먼저 선수를 빼앗겨버렸다.

 

 

" 아빠..? "



귓가에 울리는 조용하고도 어린 목소리는 이 주위에 민석 말곤 아무도 없었다. 이 둘이 단순히 호기심에 눈을 마주치고있는게 아니란걸 증명하듯, 민석의 입에서 기이한 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그 말에 애가 졸려서 그랬다고 해명하기도 전에 입술은 떼어진 제 본전도 찾지 못하고 다시 다물리고 말았다.

 

 

 

 

 

 

[EXO/카디] 오해는 빠르고 변명은 느리다 上 | 인스티즈

 

 

" 너가 김민석을 왜 안고있어. "


뻗어오는 손길에 시선이 쏠렸고 품안에서 따뜻한 체온이 빼앗아진다는 기분에 멍하니 시선을 올리자, 심각하게 걱정스러운 얼굴로 제 품으로 거둬들인 민석을 살펴보고있는 종인이 들어왔다.

 

 

 

 

 

 

 

 

[EXO/카디] 오해는 빠르고 변명은 느리다 上 | 인스티즈

 

 

아. 고백에 대한 답은, 그 뒷모습만으로도 나는 충분했는데.

 

 

 

 

 

 

 

 

 

 

 

 

 

 


에헤헹..헹

안녕하세요.....여러분.....저를 신알신ㅎㅐ주신 독자님들께는...면목이....없..성.....없어요.....

다들....잘 지내고 있어요?...공기들아..살아있는 공기님덜....ㅊㅊㅊ출첵한번 해봅시다..(장난)

 

 

약속드린 카디를 즐겁게 써드려서 보란듯이 나타날 생각이었는데, 바로 일이 터져서, 그 산산조각난 쿠크와 멘탈을 줍고오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아ㅏ 더 설명드리자면 뒷북이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고 궁금하지도 않으실것같아서 그저 말을 줄이겠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암호닉? 받을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불규칙한 연재일수때문에 더 이상 많은 분들에게 희망고문하고싶지않기에, 아직은 넣어두겠슴돠..헣헣헣.

발랄한 카디 쓰려고했는데, 왜죠? 이 우울함 뭐죠? ㅇㅅㅇ? 카와이한 5쨜 밍속이도 등장시켰는데, 이 우울함은 뭐죠?ㅇㅅㅇ!!!!!!!!?

 

 

아직까지 제 손은 발랄한 글을 쓰기엔 무리인가봅니다...축축 쳐지고 난리 났네, 어헝헝 곡소리도 들리겠어..

하지만 그래도 걱정말아여. 저는.

해피밖에모르는 해피 빠.순.이 니까여.(삉삉)

 

 

이번 화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자다일어났더니 누나아들 맡게 생겼고, 맡자마자 동창회 갔더니 까임받은 첫사랑 만났고, 알고봤더니 누나아들과 첫사랑은 아는 사이였고... 웧허ㅓ허허 막장파리ㅣㅣㅣㅣ파티다 파티ㅣㅣㅣ 여러분들에게 혼돈을 선사하겠어!!!!!! 다같이 카오스에 빠져봅시다!!!!

제가 봐도 이번편은 진짜 혼돈의 픽인듯..제목부터 혼동오시져 ㅋㅋㅋㅋㅋ, 그니까 오해하는 속도는 빠르고, 변명하기엔 늦었다. 뭐 이런 뉘앙스로 간략하게 줄인말이에여 ㅇㅅㅇ..! (뭔소린지사실저도몰라여막장임)po무책임werㅋㅋㅋㅠㅠㅠㅠㅠ

 

 

경수에게 해뜰날을 찾아주어야 할텐데.. 이 우울돋는 똥손이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흙흙 모래가 울면 흙흙)..오타는 봐주세여..

잡다한 소리 여기까지 하고, 우리는 고럼 다음편에 봐여어...!!!! 앗뇽..!!!

 

(슬픈듯 안슬픈 브금찾기 진짜 어렵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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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ㅜㅜㅜㅠㅠ 허루류라후러훠 그럼... 누나랑 사고친 사람이... 김종인? 헐. 허류ㅜㅠㅜ 작가님 ㅡㅠㅜㅜㅠ 완전 좋아요ㅠㅜㅠㅜㅜㅠ 뭐 이런 꼬인관계 좋습니다♡ㅠㅜㅠㅜㅠ
9년 전
렐루야
호로럴허헐헐, 사고를 과연 니니랑 쳤을지..!!! 제가 머리가 좀 돌이라서 고로코롬 꼬인관계는 잘 못그려요 헤헤(자랑) 봐주셔서 감사드려용!
9년 전
독자2
헐...이런 반전이 ㄷㄷ...ㅠㅠㅠ 근데 아직도 상편이라니 희망을 가져봅니다ㅠㅠㅜ
9년 전
렐루야
반전!! 김민석이 김종인을보고 아빠라고했돠! 뚜둔! 김씨는 과연 같은 김씨일지.후후..봐주셔서 감솨드리구영 하편 나왔슴돠~
9년 전
독자3
와 김종인 진짜 와 진짜 나쁜놈 진심 대박 욕나와ㅠ ㅠ ㅠㅠㅠㅠㅠㅠㅠ경수어떠케염
9년 전
렐루야
ㅋㅋㅋ와아악 김종인 나쁜놈 다해먹어라 이놈스끼!!! 허허 혈압상승으로 그치는 픽이 아니길 바라며..ㅎ 다음편나왔슴돠!
9년 전
독자4
헐!!!!뭐죠!!!!!!!분명히 오해가있겟죠ㅠㅜ!둘은 행쇼여야한다구요ㅜㅜㅜ !!! ㄷㅌㄷ
9년 전
렐루야
그렇져!!!!! 우린 다음편에서 모든것을 걸어야합니다!허허허.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담편 나왔어요~
9년 전
독자5
헐안되ㅜㅜㅜㅜ제발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키디는행쇼야야만해ㅜㅜㅜㅜ경수그만아프게해줘요ㅜㅜㅜㅜㅜ아빠라미ㅜㅜㅜ민석아그러지마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렐루야
홀홀홀 카디는 행쇼가 진리.. 그러춰 그러춰. 경수 얼릉 힐링하러 가실게여ㅠㅠㅠ봐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편에서 확인하세용!
9년 전
독자6
와ㅠㅠㅠㅠㅠ가슴아퍼 왜 도경수누나랑 ㅠㅠㅠㅠㅠ 됴 감정선이 진짜 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7
세상에...김종....이런 반전ㄴ이 있을줄이야.....
9년 전
독자8
헐 뭔가 에이.....설마 이러고 있옸는대 진짜 아빠가 종인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말도안도ㅓ유ㅠ듀듀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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