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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야] 네가 죽던 날 


w.bless_taku 

  

큰 키에 훤칠한 외모, 공부도 잘하는데 심지어 운동도 잘해서 우리 학교 모든 여자애들의 로망.
그런 애가 우리반에 있다. 이름은 테라타 타쿠야. 

점심시간에 타쿠야가 농구를 하는 날이면 여자애들이 무리를 지어 운동장에 구경하러 가기 일수였고,
발렌타인 데이엔 타쿠야의 자리에 초콜릿을 주려고 온 여자애들이 줄을 섰다. 

이런 애가 이번 달 내 짝이다.
짝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반 여자애들의 시선은 둘로 나뉠 수 있었다.
하나는 부럽다는 눈빛. 또 다른 하나는 시기와 질투의 눈빛. 

지난 번의 타쿠야 짝은 이미 타쿠야를 좋아하기로 소문이 난 애였는데,
그 때문인지 복도를 지나갈 때 간간히 그 애의 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사실 내 짝이 타쿠야란걸 들었을 때 기분이 영 좋지만은 않았다. 

  


오늘은 마니또를 뽑았다.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뽑는 것이였다.
물론 뽑으려고 줄을 서면서 타쿠야가 자신을 뽑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여자애들이 절반 이상이였다. 

내가 2주동안 도와줘야 할 친구는 로빈.
얜 프랑스에서 왔는데 몇몇 애들은 주태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반 몇몇 로빈을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쥬뗌므를 한국식으로 발음해서 주태무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주태무는 보통 로빈을 좋아하는 애들이 부르는 이름이고 왠만해선 다들 로빈이라고 부른다. 

마니또를 뽑고 자리에 돌아가니 이미 타쿠야는 자리에 앉아있었다.
타쿠야랑 말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수업 시작하기 전에 오늘 숙제있었는지 물어보는 정도가 하는 말의 끝이였다. 

종이 치고 선생님이 들어오기 전에 마니또가 누구냐고 물어보니 말해주면 안된다면서 끝내 힌트도 안줬다.
타쿠야는 기본원칙을 잘 지키는건지 아니면 깍쟁이스러운건지 힌트도 안주고 너무했다. 

  


다음 날 학교에 가보니 내 책상 서랍엔 사탕이 넣어져있었다.
머리가 좋은건지 자필이 아닌 프린트한 종이로 '당 떨어지면 공부 안되니까 먹어!'란 쪽지가 붙어있었다.
누군진 모르지만 괜히 기분 좋아져서 타쿠야에게 자랑을 하니 그냥 웃고 지나갔다.
뭐지.. 내 마니또가 누군지 알고 있는건가? 

나도 로빈에게 작은 선물을 줘야 되는데 어떤걸 줘야할지 몰라 고민이다.
그냥 선물만 주면 너무 성의 없어 보이지 않나? 에잇. 비틀즈에 리본이나 하나 붙여서 줄까보다. 

오늘 점심시간엔 타쿠야가 나가지 않고 계속 제 자리에 있었다. 

"어..넌 먹는거 뭐 좋아해?"
"왜? 사줄려고?"
"그건 아니고, 마니또 한테 선물 줘야되는데 여자애들은 뭐 먹는지 난 몰라서.."
"아..그럼 처음부터 여자애들이 뭐 좋아하냐고 했어야지! 애들 피크닉 많이 먹어"
"고마워, 나 다음에도 물어봐도 되지?" 

하..괜히 나년 설랬다. 내 인생에도 그린라이트가 켜지나 싶었다.
그래도 도움이 된다면 도와주는게 짝의 도리 아니겠나 싶다. 

  


마니또를 한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였나, 둘째날부터 계속 선물은 있었지만 그 날 아침엔 내 책상 서랍안에 피크닉이 들어있었다.
아..난 피크닉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래도 감사히 먹어야지, 어쩌겠어. 

"어? 피크닉이네?"
"응..마니또가 줬나봐..나 피크닉 잘 안먹는데 마니또를 위해서라도 먹어야지 뭐.."
"피크닉 별로야?"
"아니.. 어릴때부터 이런거 안먹어서 낮설어서 잘 안먹어"
"그렇구나.." 

몇일 사이에 타쿠야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횟수가 늘어나고 우리반 몇몇 아이들이 나에게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에휴..내가 걱정했던게 이거다. 솔직히 타쿠야가 먼저 말걸어오면 대답 안하기에 미안해서 대답해주는데 다들 나한테 왜그러니.. 

점심시간에 교내 라디오가 나오는데 15금 마녀사냥 인줄 알았다.
내용은 자신이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는데 여자애가 남자에 관심이 없어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였다. 

"네가 듣기에 이 남자애가 어떻게 해야 할 꺼 같아?"
"글쎄..만약 아이돌을 열광적으로 좋아해서 남자에 관심이 없다면 진짜 힘들꺼야.."
"왜?"
"얼마전에 sns에서 봤는데 외계행성에서 온 그룹을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둔 남자애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서 힘들다고 하더라.."
"그렇구나..근데 만약에 여자애가 아이돌을 좋아해서 남자에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면?"
"내가 어떻게 알아..연애세포가 없어서 첫사랑도 없는 나에게 그런걸 물어보면 어찌 답을 해야되니"
"미안.." 

이 사연을 듣더니 타쿠야는 내게 질문을 던져왔고 마지막은 내가 괜히 미안하게 끝나버렸다.
근데 연애고자인 나에게 이런걸 물어보면 내가 어떻게 답을 해줘야 되니, 타쿠야. 

  

  

오늘은 꼭 내 마니또가 누구인지 알아내겠다는 마음 하나로 평소보다 한시간 일찍 일어났다.
내가 일찍 가면 내 마니또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을것 같았다. 

그냥 자고 있는 척을 해서 누가 내 마니또인지 알아내야 할 것 같았다.
책상에 엎드린지 30분 정도 지났을 때, 난 이미 잠의 노예가 되어 고개를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누가 내 어깨위에 담요를 둘러주고 뭔갈 올려놓는 소리가 났지만 도저히 일어날수가 없었다.
오늘도 이렇게 마니또를 못찾는건가요.. 

"00."
"ㅇ..으으음?"
"학교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아..ㅅ..숙제하려고!"
"에이..아닌거 같은데?"
"아..나 사실은 마니또..누군지 궁금해서..일찍왔달까?"
"어차피 다음주 월요일이면 밝혀지잖아. 아침에 일찍오면 위험해."
"그렇지? 그냥 몇일만이라도 더 참는게 그 애에 대한 예의겠지..?" 

에휴..결국은 못찾..
근데 담요 둘러준 사람이 누군진 모르지만 확실한건 지금 교실에 나랑 타쿠야 밖에 없다는거.
그럼 담요를 둘러준 사람은 타쿠야 밖에 없다는 건데.. 설마.. 나 드디어 그린라이트 켜지는 건가? 

헐..타쿠야가 나를..?
그럼 그날 아침에 피크닉을 준게 타쿠야? 

어쩌지..내가 여자애들이 피크닉 잘 먹는다고 해놓고서 정작 주는 사람인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얼마나 난감했을까..
내 마니또가 타쿠야라서 사탕 받았을 때 자랑하니까 옆에서 그냥 웃어주기만 한걸까? 

나중에 마니또 발표하는 날에 미리 눈치 채서 미안하다고 해야되나..
빨리 월요일이 왔으면 좋겠다는게 내 개인적인 바램이다. 

  


오늘 하교길에 타쿠야가 내 눈 앞에서 쓰러졌다. 

학교 끝나고 집가는 길에 친구들이랑 횡단보도 누가 제일 빨리 건너는가 시합을 하다가 그만 다가오는 트럭에 치여버리고 말았다.
트럭에 치인 타쿠야는 저 멀리 붕 날아 올라서 떨어졌다. 

하교길이라 타쿠야의 사고를 본 아이들은 많았고 여자애들 중에는 간간히 우는 애를 찾을 수 있었다.
빨리 119에 신고를 해서 병원에 실려갔지만, 의식이 있어보이지 않았다. 

사고난 주변을 어슬렁 거리던 아이들도 하나둘씩 다시 제 갈길을 갔지만, 난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너무 충격적이여서 였을 꺼다. 타쿠야의 친구들도 빨리 병원으로 쫒아가고 이제 내 앞에 남은 건 피자국 뿐이다. 

타쿠야는 몇일이 지나도 학교에 오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니또 발표시간이 왔고, 선생님이 내 마니또가 타쿠야였단걸 말해줬다.
역시나 여자애들은 나를 부러운 눈빛과 짜증난다는 듯한 눈빛을 보내왔다. 

어떤 날은 담임선생님이 날 교무실에 불러들였다. 

"타쿠야가 의식이 돌아왔다고 연락왔어. 네가 타쿠야 짝이니 반친구들 대표로 반장하고 같이 갔으면 해."
"..네.."
"병원주소는 포스트잇에 적어줄께.그리고 언제 갈껀지 미리 말해줘야 내가 타쿠야 어머님께 연락할수 있으니까 빨리 정하도록 해."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실에 돌아가니 반 아이들은 다들 나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을 무시하고 내 자리로 돌아와 교과서를 펴는데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를 쳐다보는 몇몇 시선들이 느껴졌지만 무시하고 책상에 엎드렸다.
아무것도 안보이니 다시 그 사고날 때가 생각난다. 

오늘 병원에 가봐야 겠다. 

반장에게 말해서 선생님께 오늘 병문안을 가겠다고 말했다.
가기 전에 단정하게 머리도 빗어보고 교복도 다시 다듬었다. 

병실에 들어가니 보이는 건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는 타쿠야였다.
하얀 환자복을 입어도 역시 어울린다. 

  


"00이다아-헤헤"
"오랜만이야!"
"내애 마니또오-" 

내 앞에 있는 타쿠야는 내가 생각 하고 있던 온전한 상태의 타쿠야가 아니였다. 

말투도 어눌해지고, 입을 잘 다무질 못했다.
행동도 느릿하고.. 뭔가가 잘못되었다. 

옆에 있던 반장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병실엔 나와 타쿠야만 남았다. 

"타쿠야, 많이 아파?"
"으응-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파아- 의사 선생님이 나 머리 아프데에-"
"나 지금 다시 학교에 가봐야 해.. 나중에 학교에서 다시 보자~"
"헤헤헤헤" 

내가 병실을 나올 때 까지 계속 손을 흔들어주면서 빙구 같은 웃음을 지었다. 

사실 학교에 돌아가야한단건 거짓말이였다.
단지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혼란스러워서 빨리 나오게 되었다. 

되돌아보니 타쿠야에게 정말 미안하다.
짝인 나까지 이렇게 하면 안되는 거였다.
미안해, 타쿠야. 

  


타쿠야에게 병문안을 다녀온지 서너달이 지났을 때인가, 타쿠야가 우리 반 교실에 돌아왔다.
하지만 병원에서 봤을 때처럼 여전히 말투는 어눌하고 입은 다물어지지 않아 침이 흘러내리기도 했다.
성적도 옛날 같지 않고 점심시간에 나가 뛰어 놀지도 못해 주변에서 하나 둘씩 떠나가기 시작했다. 

예전 같았으면 쉬는 시간에 타쿠야를 보기 위해 찾아온 여자애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다만, 타쿠야가 이상하단 소문을 듣고 진짠지 아닌지 보기 위해 온 애들은 많았다. 

교실에 돌아온 날 나에게 사탕을 줬다.
그 다음 날도, 그 다음다음 날도.. 

반 아이들은 그린라이트냐면서 깐죽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우리반에서도 타쿠야를 좋아하던 애들이 다들 떠나서 어떠한 피해는 안입었지만..
옛날 같았으면 구정물도 뒤집어 썼을 지도 모른다. 

내일 타쿠야에게 나에게 사탕은 왜 주냐고 물어보기로 했다.
그냥 주는 건지도 모르는데 괜히 이상하게 받아들이면 어떡하나 싶기도 하고.. 

"타쿠야.."
"음-? 왜에-?"
"사탕 맨날 줘서 고마워"
"그거 우리 집에 많아- 이만큼 있다아-?"
"근데 그거 왜 주는거야?"
"나 너 마니또야아- 마니또는 그 친구 도와주는 거야아-" 

왜 또 빙구같은 웃음을 지어서 사람 더 울고 싶게 하는건지..
사고 난 뒤에 머리를 다쳐서 자기 몸도 제대로 움직이질 못하는 애인데.. 

그 와중에 자신이 내 마니또란걸 기억하고 계속 챙겨주고 있다. 

  


타쿠야는 몇달 뒤에 특수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전학 간다고 인사하는 그날 까지 나에게 선물을 주고 떠났다. 

  


죽지 않았지만, 완전 다른 삶을 살게 된 너.
사고가 난 날은 테라타 타쿠야가 죽은 날이자 새로운 테라타 타쿠야가 태어난 날이다. 

  

  

- 이 이야기는 저희 학교 미술선생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이에요 

  선생님의 마니또가 실제로 잘생기고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완벽남이였는데 사고를 당했어요.. 

  사고 당시 뇌를 다치게 되서 입을 못다물게 되고 침을 질질 흘리게 되고 원래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상태가 되어버린거죠.. 

  그런데도 계속 선생님께 마니또라면서 선물을 계속 주는 그런 실화에요:-) 

  이거 학교에서 듣고 너무 슬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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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9.229
ㅜㅜㅜ 너무 안타까워요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1
ㅠㅠㅠㅠㅜㅠㅜ세상에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219.144
마음 아파요 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헐..세상에...예전에 마니또하던게 생각나서 설레다가 갑자기 사고를. .마음아파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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