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피부에 백색 머리카락, 청회색 눈을 가진 나는 백색증 환자.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흰 머리카락 때문에 선생님들의 오해를 많이 샀었기에 이제는 아예 흑색으로 염색을 하고 검은 렌즈를 필수로 끼고 다닌다. 이렇게 일반인인 척 노력을 해도 제 병에 대한 강한 콤플렉스 때문에 말도 없고 친구들이 다가올라치면 경계하기에 학교에선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다가와 자꾸만 친구하자며 치대는 너. 처음에는 무시로 일관했지만 끈질긴 네 태도에 나도 이제는 어느 정도 반응을 해준다. 그렇게 지내던 중, 내가 주말 새 깜빡 잊고 뿌리염색을 하고 오지 않아 뿌리에 흰 머리가 티나게 올라왔다. 아이, 씨... 자신에게 한탄하며 무난한 스냅백 하나를 뒤집어 쓰고 등교했다. 학교 선생님들은 나의 사정을 알고 있기에 그냥 넘어가 주었는데, 요 놈의 친구인지 뭔지. 네가 말썽이다. 왜 모자 쓰고 왔냐, 왜 벗지 않냐. 나도 써볼래. 자꾸 무시로 일관하다 그냥 엎어져 잠을 자는 척 했다. 렌즈 때문에 잘 수는 없으니. 그렇게 15분 정도가 흘렀을까. 내가 잔다고 생각했던 건지 네가 갑자기 내 스냅백을 잽싸게 벗겨냈다. 나는 놀라 몸을 일으켜 너를 바라보았는데 너는 내 머리에 더 놀란 듯 하다. 너를 노려보다 네 손에 들린 스냅백을 낚아챘다. 그래, 그게 그렇게 궁금했어? 이제 건드리지마라. / 쓰니 멀티. 지킬 건 지키면서. 그취, 대화체. 포지션 명시해주세요. 안맞안잇. 허허. 몇 번째 재탕이더라. 오래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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