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이 무섭다며 베개를 들고 방문을 두드렸다.
“주내야. 천둥이 우리 집 안으루 들어오면 어떡하지?”
“하암, 그럴 일 없다니깐.”
침대 위로 기어올라 허리를 끌어안고 내 어꺠에 조그만 얼굴을 파묻는다.
“이렇게 하면 천둥이 나를 못 보겠지?”
“누나아, 머리 무거워. 치워.”
쿠르릉.
“으아악!”
“바부.”
별안간 치는 천둥이 무서운지 내 허리를 꼭 붙들고 한참이나 고개를 들지 않았다.
-
“그땐 진짜 멍청하고 귀여웠는데, 지금은 왜 이러냐?”
“구라가 하늘을 찌르세요, 천둥 무섭다고 누나누나 한 건 너잖아.”
“오랜만에 앨범 좀 펼쳐볼까? 너 매일 나한테 매달려 있었잖아. 모기도 무섭고, 나뭇잎도 무섭고. 웩.”
“……앨범은 꺼내지 마라.”
“왜 꺼내지 마. 나한테 매달린 거 있을까봐 겁나냐?”
“……아니!”
“아닌 척 하긴. 야, 리모콘이나 가져와. 광고는 뭣하러 보고 있냐.”
“안 돼! 좀 있으면 믹매 한다고!”
“믹매? 아, 비아이 바비?”
“어, 우리 한빈이… 채널 돌리지 말라고! 야!”
“꼬우면 리모콘 뺏든가!”
“오늘 파이널이라고 개새야! 야! 내놔! 물은 왜 뿌려 씨발!”
“아님 나보다 물이 많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