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재환
막연히 노래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다. 늦게 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솔직히 나라고 눈치를 안본건 아니었다.
하지만 하나같이 너무나도 착해서, 그래서 빨리 익숙해 진것같다.
언제나 나를 놀리는 듯 장난을 많이치는 상혁이, 잘생겨서 처음보자마자 너무너무 놀란 홍빈이, 낮은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던 원식이
정말 엄마처럼 나를 챙겨주던 학연이형, 그리고 학연이 형이 엄마라면 아빠처럼 묵묵히 자상했던 택운이 형까지.
그 어느 누구하나 빠질수없이 소중한 사람이 됐다.
더군다나 팀내에서 메인보컬로 나와 같은 포지션을 맡은 택운이 형에겐 특별히 고마운 점이 많았다.
내가 평소에 유난히도 장난이 많고 애교도 많이 부리는 편이라 솔직히 같은 남자로써 피곤할 법도 한데 항상 귀여워해줄뿐만 아니라
노래를 부를때 이러면 더 좋겠다, 너무 좋다, 택운이형은 내게 그런 사람이었다.
노래로 교감을 할 수 있는 사람.
그런 형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겨버렸다. 그것도 너무너무 안 좋은 일.
지금 생각하면 왜 하필 그 조명탑이 형이 지나갈때 떨어졌을까, 차라리 내 위로 떨어졌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다.
너무 서럽게 울고있는 학연이 형을 보니 나는 울 수가없었다. 택운이형이 쓰러지자마자 본인도 쓰러질 기세로 우는 모습에,
아, 나는 울면 안되겠다. 나라도ㅡ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원식이의 말을 들어보면 그때의 나는 무서우리만치 냉정해 보였다고 한다. 병원에 도착해서도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원식이를 애써 위로하기도 했다.
사실 그때의 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당장이라도 터져나올것같은 울음을 죽기살기로 참았다.
그리고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였다. 제발 살려주세요 우리 형- 제발
ㅡ이렇게 장난 치는 날이 꼭 다시 올거라고 믿어, 눈뜨자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