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글그냥 심란해서 글 좀 적어보려고 하는데... 음 아마 얘를 만난 게 어제였을 거야 시험때문에 같이 도서관가서 공부하자고 했거든 그냥 아무 감흥 없이 만났지 친구니까 뭐 알려줄거 있나 챙겨보기도 하고 그냥 무작정 갔어 그런데 내가 여길 처음 와봤는데 막상 도착하니까 도대체 어디로 갈지 모르겠는 거야ㅋㅋㅋㅋ 그래서 막 얘한테 어디냐고 문자하고 나 여기 어디있는지 모르니까 빨리 오라고 재촉했는데 1분도 안되서 바로 얘가 오더라ㅋㅋ 막 길치라고 놀리면서 저 멀리서 손 흔들고 오는데 기분 좋았어 늘 활기차고 밝은 애니까 나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사실 여린 구석도 많긴 많지만... 그렇게 만나서 공부 하는데 얘가 자꾸 자는 거야 몇 분전까지만 해도 나한테 장난치고 쪽지 쓰던 애가 자니까 나도 괜히 딴청 피울거 같아서 공부할 프린트 들고 얘랑 밖에 나갔어 추워죽겠는데 진짜... 그래서 내가 왜이렇게 자냐고 핀잔 주니까 자꾸 내 옆으로 오면서 "따뜻해서~"이러면서 능청스럽게 말하는데 이걸 때릴수도 없고 그냥...아오ㅋㅋㅋ 하여튼 얘랑 커피 마시고 벤치 앉아서 이것저것 얘기하다 공부하고 이랬거든? 근데 얘가 겉옷을 놓고 온거야... 정신없이 나와가지고ㅋㅋ 막 "쓰니야 나 너무 추워..."이러는데 괜히 측은해보이더라.. 그래서 내가 입고 있는 코트 벗어주려고 했는데 괜한 오지랖인거 같아서 머뭇머뭇거리니까 얘가 "누구 코트 벗어줄 사람없나~" 이러는거ㅋㅋㅋㅋㅋ 내가 "없을 거 같은데"라고 말하니까 시무룩해져서 나 빤히 보는데 어쩔 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벗으려고 하니까 갑자기 눈을 가리는거야ㅋㅋ 왜 이러나 했더니 너가 더 추워보인다고 그냥 입으래ㅋㅋㅋ 아이고 바들바들 떠는게 누군데 그래서 그냥 신경안쓰고 코트 벗어서 던져 주니까 고맙다고 하면서 살짝 어깨에만 걸쳐놓고 따뜻하다고 배시시 웃는데 괜히 나까지 기분 좋더라 사실 짝녀한테도 못해봤지만 내꺼 빌려주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더라고...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다 봤으니까 안에 들어가자고 하니까 싫다고 징징거리는 거 억지로 끌고 들어가서 공부하려고 하는데 정말 집중이 안되는 거야 얘도 그랬는지 자꾸 졸기만 하고.. 우리 공부는 언제 함?ㅋㅋㅋㅋㅋ그래서 진짜 빠르게 내일 시험보는 과목 훑어보고 얘 모르는 거 알려줄 겸 밖으로 나가서 알려주는데 자꾸 장난 치는거야 내가 얘한테 살짝 기대고 문제 풀고 있으면 "왜 옆으로 오시나? 내가 그렇게 좋나?" 이러고 괜히 민망해서 멀리 떨어지면 "나 싫어? 내가 왜 싫지?"이러면서 자꾸 옆으로 슬금슬금 오고..ㅋㅋ 이러다 내가 한번만 더 그러면 너랑 같이 안 있을거라고 말하면서 얘한테서 떨어지려고 문제집들고 종종 뛰어가는데 얘가 갑자기 멀리서 막 웃는거야ㅋㅋ 내가 당황해서 조용히 하라고 쉿 하니까 성큼성큼 오더니 펭귄 같다고 귀여우니까 한번만 더 뛰어보면 안되냐고 하는데 쪽팔려서..하 진짜...못살아 내가 어쨌든 공부는 다 했고(사실 얘랑 만난다고 했을 때부터 공부는 포기했어) 시간도 늦었으니 같이 걸어가는데 얘가 원래 다른 방향으로 가야되는데 내가 혼자 가기 무서우니까 같이 가면 안되냐고 찡찡대서 같은 방향으로 갔거든..ㅋㅋㅋㅋ 그래서 같이 장난치면서 가고 있는데 횡단보도 앞에서 내가 얘한테 "저~기 멀리 떨어져서 가자"이랬거든? 근데 얘가 갑자기 빨간불인데 건너는 거야 사실 나 어렸을 때 사고도 당해보고 방과후 활동 같이 하던 친구가 교통사고 때문에 죽은 적도 있어서 얘가 길 건너는 순간 진짜 놀라서 손목 잡고 끌어당겼는데 너무 놀라서 말도 안나오더라 때마침 차도 지나가고 있었단 말이야... 진짜 온갖 난리를 얘한테 피운듯..ㅋㅋㅋ 그랬더니 얘도 놀랐는지 멍때리고 나 보고 있다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능글맞게 "너가 먼저 저리 가라고 했는데~ 쓰니 멍청이ㅋㅋ" 이러면서 나 놀리는데 정말 등짝 한대 때려주고 싶었다.. 부들부들 그래도 집에 도착하니까 잘 도착했냐고 연락도 해주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문자도 보내줘서 기분은 좋았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둘다 오늘 시험 잘봄! 총 세 과목 봤는데 난 두 과목 만점 받았고 얘는 두 과목 하나 밖에 안틀림... 기적이야 그렇게 공부 안했는데ㅋㅋ 막 우리 둘이 껴안고 난리났었어ㅋㅋㅋ 음... 글 써보니 좀 달달하네 사실 짝녀는 따로 있는데 말야.... 짝녀랑 요즘에 사이가 소홀해져서 그런가? 얘 마음도 모르겠고 내 마음도, 짝녀 마음도 모르겠다 기분은 좋은데 복잡해 이 감정 그냥 사랑받고 사랑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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