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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 소녀는 꿈이 많았다 

5남매중 제일 영특했고 동네에서도 가장 똑똑하다 불리웠다. 하지만 소녀의 공부를 뒷받침할 가정형편은 아니였다. 

어느 날 집에 한통의 편지가 날라왔다. 편지는 먼 부산에서 보내진 소중한 인연, 당시 유행한 펜팔이였다. 학교에서 무작위로 보내진다던 편지가 먼 부산까지 닿았다는 생각에 소녀는 두근거렸고 조심스럽게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편지의 주인은 동갑의 소년이였다. 소년의 편지는 재치넘치고 유쾌했다. 그런 편지에 소녀는 웃음을 지으며 열심히 답장을 썼고 펜팔은 계속 이어져갔다. 평소처럼 학교를 다녀왔고 편지를 우체통에서 꺼내려던 소녀는 아버지에게 들린 종이를 보고선 겁에 질리고 말았다. 아버지는 종이를 그 자리에서 사정없이 찢어버렸고 사납게 호통을 쳤다. 

"그 딴 이상한 놈에 정신팔지 말아!!!" 

소녀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5남매 중 둘째인 소녀는 언니에게 치이랴 남동생들에게 치이랴 집에 불만이 많았고 편지는 그 갑갑한 집안에서 유일한 행복이였다. 소녀는 몇날며칠을 울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오는 편지마다 버리라며 어머니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에게 로맨스를 찾아볼 수 없었기에 어머니는 소녀에게 오는 편지를 몰래 챙겨 갖다주었다. 소녀는 어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았다. 

 

펜팔을 한지 어느 덧 3년이 지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소녀는 상경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소년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모습일까 늘 궁금했고 종종 실려오는 사진에 소녀는 소년을 점점 사랑하기 시작했다. 소년과 만나고 소녀와 소년은 편지에서 느꼈던 다른 설렘을 느끼기 시작했다. 소년은 같이 놀러온 친구들에게 소녀를 소개시켜주었고 소녀는 소년이 노는 모습에 조금 놀래기도 하였다. 

둘의 사랑은 점점 깊어져갔고 10년 연애 끝에 결혼을 약속했다. 소녀는 소년이 믿음직스러웠고 시부모님도 굉장히 좋으신 분들일 꺼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의 꿈은 상견례 자리에서 산산조각 나버렸다. 소녀의 부모님 앞에서 예의 없는 모습을 보이던 시어머니와 도련님 소녀의 남동생들도 만만치 않았지만 두 집안의 상견례는 썩 좋은 만남이 아니였다. 하지만 소녀는 더 이상 홀 몸이 아니였기에 겨우 결혼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소년은 장남이였고 시아버지는 4형제중 장남이였다. 시어머니는 맏며느리였고 소녀도 맏며느리가 되었다. 시어머니는 소녀가 맘에 들지 않았다. 당시에 심화된 지역감정도 있었고 무엇보다 아들을 별 볼 것 없는 시골소녀에게 보내기 싫었다. 시어머니는 욕심이 많았다. 소녀는 결혼 전부터 시어머니의 시집살이에 벌써부터 지치기 시작했다. 시아버지가 시어머니를 나무라기도 했지만 시어머니는 교묘히 시아버지의 눈에 보이지 않게 시집살이를 시켰다.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를 낳을 때 까지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시부모님 그리고 도련님의 밥상을 차리기는 너무 힘들었고 갓 태어난 아이를 돌볼려니 몸이 너무 고달펐다. 소녀는 결국 아빠에게 분가를 하자고 간절히 말했고 이를 지켜보던 시아버지는 아빠에게 분가할 수 있는 돈을 내주었다. 아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분가를 하게 되었다. 드디어 신혼같은 신혼을 보낼 수 있겠다 싶었지만 육아는 너무나도 힘들었다. 아빠가 조금이라도 도와주길 바랬지만 아빠는 일이 바쁘다며 집에 항상 늦게 들어왔고 소녀는 어린 딸을 젖먹이며 아빠를 기다렸다. 작은 방에서 딸을 볼 때면 소녀는 괜시리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은 서러움이였을까? 아님 후회였을까... 

딸이 드디어 돌이 되었다. 하지만 추운 날씨 탓에 딸은 계속 콧물을 훌쩍거렸고 소녀는 그런 딸이 더 심한 감기로 변할까 노심초사하며 정성껏 돌봤다. 남들처럼 커다란 곳에서 돌잔치하기 보단 조촐하게 친인척들만 불러 집안에서 하자던 시어머니의 말씀대로 돌잔치가 이뤄졌고 소녀는 빨간 저고리를 입은 딸이 너무 이뻐보여 계속 웃음을 지어냈다. 돌잡이 때 연필을 잡아서 공부를 잘하길 바랬던 소녀의 마음을 알아주었는 지 딸은 연필을 잡고선 배시시 웃었지만 기침으로 인해 금새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고 말았다. 돌잡이가 끝나고 사진을 찍을 때쯤 시어머니는 소녀에게 몰래 다가가서 

"사진은 우리집끼리 찍을테니 넌 빠져있거라" 

라는 말에 소녀는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얼떨결에 소녀는 알겠다며 다른 방안에 들어갔고 사진을 찍기 직전 시누이가 딸 사진에 "엄마"가 왜 없냐며 소녀가 있는 방안에 들어갔다. 소녀는 시어머니가 사진찍을 때 빠져있으라 하셔서 여기 있었다 말했지만 시누이는 시어머니가 그런 소리를 왜하냐는 말투로 소녀의 손을 잡고 딸의 돌잔치 사진 앵글 안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말 많고 탈 많은 돌잔치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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