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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글 나방 l 단편/수필
한놈 전체글ll조회 147l
보통의 행동엔 동기가 있기 마련이다.

나비와 나방은 형제다.
하지만 쫓는 것도 다르고 허우대도 다르다.

최근에 믿음이 중요하단 사실을 깨달았다.
생각하는 것만큼 우린 무겁지가 않다. 
무겁게 여기는 사람과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있을뿐 대다수는 가볍게만 보고 일부가 여기는 무거움이 그것을 균형잡고 지탱하는 형국이다.
대다수때문인지도 몰라 경계심이 든다.

어두운 걸 무서워했었다.
그것을 극복하며 깨달은 건 어둡다하여서 이곳의 본질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옆집에서 개를 키웠다.
복도식 아파트인지라 그 층에 이웃들의 유동이 잦다.
누군가 그 층에 도착하면 일원이 아니라면 그가 누구던 개는 늘상 하던데로 짖었다.

꽃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나비를 매개로 그 터전을 넓힌다.
나방은 등불을 지표삼아 길을 튼다.
나비는 수많은 꽃을 쫓는 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나비가 있다.
그 나비에게 손을 건내는 꽃이 있다.
나비는 꽃이 시들때까지 이곳저곳에 그 꽃을 나른다.
그 꽃은 조금씩 세를 넓힌다.

개가 짖는 다.

터를 넓힌 그 꽃이 내년 이듬해 만발했다.
개가 짖었다.
나비는 더욱 많아졌다.

나방이 있다.
밤이 되자 어디로 향해야할지 몰라
누군가가 피워놓은 불곁으로 몸을 사그라트렸다.
맹목적인 나방의 불안 해소법이다.
죽음을 불사지르는 장렬한 파격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방황하던 차에 나방은 불을 만나 몸을 던졌을 것이다.
방황하던차에 나방에겐 이것이 정답이고 이정표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방은 죽었다.

개는 짖고 말았다.
그래도 역시 억울하다.

허우대도 견실하지 않은 놈이 늘 닿을 수 없는 무언가를 쫓고 있다.
의도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론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

나방과 나비의 허물벗기란 쉽지가 않다.
유악한 몸뚱이에 비해 바람은 거칠기떄문이다.
그래서 개는 짖는 다.

어두운 그곳에서 늘 닿을 듯 닿지는 않지만 닿고만 마는 그 허물없이 타는 무형의 감정에 몸을 사그라트리는 것은 개가 짖는 행위이다.

믿음을 여정삼아 그곳에 몸을 사그라트리는 허물없는 맨몸의 나방이 되는 것은 어쩌면 개가 짖는 행위이다.

불또한 바람에의해 금방 꺼져버리니 나방은 어리석다.
다가기전에 꺼져버릴 수도 있는 것에 결과적으로 목숨을 거는 것이다.

나비는 꽃을 찾아 번영하고 나방은 불을 찾아 죽는 다.나방은 몸을 던져 꺼질 불의 찰나를 늘린다.
나방은 몸을 던져봄으로써 그 불의 온도를 알아차린다.
일말의 동요없이 들어간 그 불의 뜨거움은 나방의 몸을 가누지 못하게 그리고 으스러지게 만들었다.
끝끝내 나방은 불을 쫓았을뿐 불이 무엇인지는 몰랐다.
죽음뒤에서야 보았고 쫓았고 그것이 됨으로써 알게되었다.

그래서 등불삼아 쫓는 것은 끝내 알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알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알 수 있는 것에서 우리는 나방과 진배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누군가의 삶에 등불을 피우고 싶다.
꽃이 아닌 등불을 피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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