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나비가 되고자 했다. 가벼운 날개의 투명한 아름다움을 동경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소년은 하루도 빠짐없이 신께 소원을 이루어 달라 빌었고, 신은 기꺼이 소년의 소원을 들어 주었다.
소년의 몸은 경련하듯 꺾이고 뒤틀리다가 점차 쪼그라들기 시작했으며, 원래 모습에서 절반쯤 줄어들어 작아진 등허리에 두 개의 이물감이 느껴졌다. 날개 뼈 아래의 척추 양쪽에서 구겨진 날개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움트리던 날개가 세포와 근육을 긁고 헤집으며 끔찍한 통증을 일으켰고, 소년은 온 힘을 다해 그것을 밀어냈다. 마침내 날개 두 짝이 소년의 살갗을 찢고 튀어나왔을 때, 소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엎드려 쓰러져 있었다. 그러나 갓 튀어나온 날개는 피범벅이었을 뿐만 아니라 쪼글쪼글했다. 지나치게 투명하고 연약한 날개가 날아오를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지고 진해질 때까지는 또 몇 시간이 걸렸고, 그것은 소년에게 영겁의 시간과도 같게 느껴졌다. 결국 그 날개의 빛이 여태껏 보아 온 그 어느 나비의 날개보다 아름다운 빛을 띠었을 때에, 소년은 등에서 흘러내린 피 웅덩이 위로 쓰러졌다.
인간의 몸은 단단한 비상의 증거를 이겨내기엔 너무나 무르고 연했으므로, 소년은 다시는 눈을 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