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花樣年華)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인생은 단순하다.
포기하고 싶을 땐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다.
인생의 막, 인생에서 끝이라는 것은 누구나 맛볼 수 있는 아주 먼 곳의 정점.
그 정점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악착같이 버텨서 저 멀리 끝자락의 경치를 보기 위해, 단지 그것 하나만을 위해.
나 또한 오늘,
내 모든 걸 바쳐서라도 이제는 이 인생의 막을 내리려 한다.
제 1장
〈약속한 거야>
무더운 여름날. 질릴 정도로 울려대는 매미의 울음소리와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
“더워?”
다정한 너의 목소리에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던 나의 고개가 너를 향해 돌아간다.
한 손을 들어 내 얼굴에 그늘을 만들어주며 고개를 기울이면, 그 움직임에 따라 똑같이 기울어지는 앞머리를 스륵, 넘겨주었다.
별거 아닌 그 두 마디가 나를 너무나도 설레게 한다는 걸 너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응. 조금 덥네.”
“아이스크림 사 올까.”
대답을 원하는 듯 눈을 맞춰오는 너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다 먼저 눈을 피해버렸다.
“..그래 주면 좋고.”
원하지 않는 대답을 해줄 때마다 가슴이 쿡쿡 아파온다.
아니야 가지 마. 그냥 나랑 있어.
영원히 건넬 수 없는 말을 꾹 삼켜내며 네게 손을 흔들어주면 너는 그게 또 좋은지 내게 살풋 웃어 보인다.
다녀올게, 라는 말과 함께 등을 돌려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가는 도중 이따금 내가 신경 쓰이는지 힐끔힐끔 뒤를 곁눈질하는 네가 그렇게 귀여워 보일 수가 없다.
“잠깐만.”
“응?”
안되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너를 불러 세웠다. 상당한 거리임에도 너는 중얼거림과도 같은 나의 목소리에 바로 고개를 돌려 응답해 준다.
“빨리 와야 해.”
“....”
“늦으면 두고 갈 거야.”
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작은 희망을 걸어본다.
너는 분명 나를 두고 가겠지.
“기다리고 있을게.”
내가 아무리 기다려도 너는 절대 돌아오지 않을 거고,
“꼭 돌아와야 해.”
그런 너를 나는 계속해서 기다릴 거야.
“나한테 와야 해.”
나한테 오기만을 기다릴 거야.
“약속한 거야.”
항상 그래왔으니까.
매미의 울음소리가 멎고 선선하게 불어오던 바람은 흔적을 감췄다. 휘날리던 나뭇잎이 머리 위로 살포시 내려앉자 침묵을 유지하던 네가 천천히 내게로 걸어온다.
“응, 약속할게.”
“.....”
“조금만 기다려 줘.”
어쩌면 평생 지키지 못할 약속, 웃는 얼굴로 거짓을 속삭이는 달콤한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든다.
잎을 떼어주는 너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봤다. 너는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
다른 누군가가 그 웃음을 볼 수 없도록 꼭꼭 숨기고 싶을 정도로, 너의 미소는 너무나도 아름답다.
점이 되어 사라져 가는 너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다.
흔들리는 잎들 사이로 보이는 너의 마지막 모습을 나는 끝까지 응시했다.
새로운 인연을 찾아 떠나가는 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
아프다.
사랑이 이렇게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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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메인 퀘스트 완료]
보상: 스토리 중단권 1회 지급
현재 보유중인 스토리 중단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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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다음 퀘스트까지 남은 시간 15분 37초]
다음 퀘스트: 사라진 남주인공을 찾아라
제한 시간: 7분
수락 시,기억 보존 물약 1병 지급.
거절 시,페널티 및 중단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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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다.
입만 열면 그 말의 절반 이상이 온통 거짓투성이라서 내 정신은 그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하다.
약속할게. 맹세해. 반드시. 꼭.
전부 부질없는 말들. 그런 형편없는 거짓에 속아 몇 번을 홀로 앓았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도 없어 속으로만 끙끙 앓던 그때를,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아직도 느끼고 있다.
나는 아직도 속고 있다.
20XX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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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속았다. 바보같이 또 속고 말았다. 웃는 얼굴에 정신을 빼앗겨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또다시 속고 말았다. 또다시 버려졌다.
거짓말쟁이.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으면서. 내게 오겠다고 했으면서.
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너를 보내준 내 잘못이다. 너를 붙잡지 않은 내 잘못이다.
기다리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였다.
너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나는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둘 중 하나는 언제나 불행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불행은, 언제나 나에게만 찾아온다.
너를 조금은 좋아했다.
아주 조금은 너를 좋아했다.
금방 사라질 그런 감정이라서 그냥 두었다.
어차피 버려질 가벼운 감정이라서 그냥 두었다.
쓸쓸함.
외로움.
배신감.
이제는 내게 무거운 감정만 남았다.
가벼운 감정은 모두 사라졌다.
거짓말쟁이.
너는 거짓말쟁이다.
지키지도 못할 말을 내뱉어서는, 너를 하염없이 기다리게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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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모든 퀘스트 완료-!]
[system: 스토리 진행률 100%]
[system: 엔딩 진행률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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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ENDDING: 매점에서 마주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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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DING: 잊혀진 인연>
〈과거의 추억-돌이킬 수 없는 관계>
〈한번의 실수-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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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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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해당 회차를 저장 하시겠습니까? (y/n)]
[...]
[system:해당 회차를 저장하는 중...]
[system: 보관함에 저장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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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다음 세계를 생성하는 중...]
[....]
[system: 새로운 세계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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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루프물 / 여닝 / 어긋난 가치관 / 간접 시뮬레이션 / 정해진 루트 X / 어두운 분위기 / 괄호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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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라면 꼭 알아야 할 것들>
1.눈을 뜬 후 가장 먼저 스토리를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1-1. 확인이 불가피한 경우, 적당히 상황을 파악하여 침착하게 대응해 주시길 바랍니다.
2. 스토리 확인 후, 우측의 네모박스 창을 들어가 프로필을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2-1. 플레이어님이 맡으신 역할에 대한 상세정보가 적혀있을 것입니다. 2-2. ‘알 수 없음’ 이라 적힌 칸에 대해 알려고 하지세요. 접근이 제한된 정보입니다.
3.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되면 반드시 플레이어님의 역할에 맞는 행동만 하세요. 3-1. 자신이 의지대로만 행동을 하셨다 가는 페널티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3-2. 진행 도중의 단독 행동을 금지합니다.
4. 주연들과의 주어진 대사를 제외한 사적인 대화는 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4-1. 이 역시 페널티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4-2. 단, 엔딩 후에는 주연들과의 사적인 대화가 허용됩니다.
5. 과거에 대한 그 어떠한 이야기도 꺼내서는 안 됩니다. 5-1. 주연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5-2. 소설 전개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5-3. 기억이 없어없어없어없어없어 5-4. 페널티가 주어집니다.
6. 목숨을 끊으려는 행동은 삼가하셔야 합니다. 6-1. 시도는 가능합니다만, 성공할지 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6-2.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려는 행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6-3. 어차피 또다시 반복반복반복반복반복반복반복
7. 주연들에게 사적인 감정을 품어서는 안 됩니다. 7-1. 플레이어님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그저 소설 속 인물일 뿐입니다. 7-2. 정을 주지 마세요. 7-3. 그것은 기다림의 연속.
8. 주어진 역할을 모두 완수할 시 그 세계는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8-1. 플레이어님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주연들의 행복한 결말을 축하해주는 것. 8-2. 플레이어님의 몸이 투명해지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그저 다음 세계로 넘어가기 위한 소멸의식일 뿐입니다.
9. 오류로 인한 초기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9-1. 오류가 발생하였을 때는 침착함을 유지하세요. 잠시 후 당신의 몸이 투명해지며 다음 세계로 넘어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