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프롬퀸은 당분간 연재 중지 및 습작 상태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12시간 시뮬을 하기로 약속도 하였고 이른 시일 내에 보기로 했는데, 그 말들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9개월 간 진행했던 글인 만큼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은 글을 쓰는 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성격임에도 꽤 많은 애정을 가지게 했고, 닝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정말 재밌었습니다. 그만큼 풀어 내리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것들은 다 잘라내야겠다 싶어 습작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시험 기간 등 여러 이유로 오지 못했던 시간들이 많았음에도 계속해서 기다려주시고 반겨주시던 닝들께는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수 없습니다.
극장판 개봉이라는 경사가 있는 만큼 좋은 소식만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정말 면목이 없네요.
프롬퀸을 연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달릴 때 적어도 4시간은 달리려고 노력했고, 여러 이유로 연재를 미룬 적도 많았지만 적어도 여유가 있을 때는 오려고 노력했습니다. 분명 처음에는 책임감보다는 일종의 유희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한 것이었음에도, 지금은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가지며 임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하이큐라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기반이 되었겠지만, 그것을 쌓아 올린 것은 닝들과 함께 만들어 간 추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올해 들어서 호출하는 횟수가 적어진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연재주기가 극악이라고 자주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제 삶이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대학생이었고, 알바도 하고 있고, 프롬퀸을 연재하는 '프시케'로서의 삶이 아닌 20대의 청춘을 보내는 한 사람으로서의 일상이 있습니다. 취미로 시뮬레이션 연재만 있는 것이 아니며, 키보드를 붙잡고 하는 일이 이것밖에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 혼자 대학생인 줄 알고 자기 혼자만 공부하는 줄 아냐고 하던데. 그 말을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제 전공 특성상 공부량이 정말 많은 편이기도 합니다. 물론 공부를 해야 하고 일을 해야 하는 모두가 바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만 시간을 내어 시뮬을 연재하는 것이 아니라 닝들도 시간을 내어 제 시뮬을 달려주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저도 저만의 미래가 있는데, 학점을 버리고 시뮬만 붙잡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닐까요.
제 필력이 좋지 못한 것도 압니다. 애초에 묘사에 힘 쓰지 않고 뇌 빼고 쓰고 있다는 건 제가 제일 잘 압니다. 저도 호출 수를 볼 때면 너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서 당황할 때도 많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애정을 받고 있는 만큼 제 역량 부족으로 필력을 높이진 못하더라도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마음은 들었습니다.
표절 논란이 있었던 것도 맞습니다. 여전히 당황하셨을 작가님께는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작가님과의 원활한 대화 끝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음에도 그걸로 비아냥 받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종종 호출을 하지 않고도 나타날 때가 있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꾸준히 저를 찾는 닝들께 제가 아직 살아있다는 소식을 알려드리기 위함이었지 친목질을 하기 위함은 아니었습니다.
현역 시절에 언매미적화생이었다는 건 진짜 그래서 그렇게 말했던 건데 뭐 여기서 제가 어떻게 말합니까... 뭐 갑자기 화작확통윤사사문을 봤다고 말할까요?
적어도 뒤에서 이딴 소리를 들으려고 프롬퀸을 연재하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원래라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겼겠지만 최근에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 많이 쌓이니 마음처럼 되지가 않네요.
껌딱지 차단은, 우선 그대로 냅두려고 합니다. 하지만 프롬퀸은 당분간 습작 상태에 들어가 있을 것 같네요. 프롬퀸에 애정을 가지고 기다려주셨던 분들께 정말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언제나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