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띨릴ㄹ릴릴ㄹ
"여보세여"
"십, 구, 팔, 치..ㄹ"
"아 언니 진짜 잠시만여ㅠㅠ"
"육오사삼이일영 땡!"
"아니제가금방나올수있는데언니전화받느라준비를못하자나여" (속사포)
"알았엌ㅋㅋㅋㅋㅋ 빨리 나와 지각이다 너~때~문~ㅇ.."
뚝
"아 뭐야ㅡㅡ 싸가지ㅡㅡ"
"뭔데 2분이나 늦으세요 이싸가지님?"
"학교만 안늦으면 되죠 뭐"
"얼씨구? 안그래도 못생긴게 입술이 대빵 튀어나왔네?"
"아 그래서 뭐요"
"무섭다 이금조"
"아 뭐가 무서워요!!ㅋㅋ"
"ㅋㅋㅋㅋㅋㅋ왜~ 방금까지 화나있었잖아~ 내 잘못? 어?"
"아 진짜.. 죄송하다구여...."
"ㅋㅋㅋㅋㅋㅋㅋ나 뛴다~"
문현아, 19금(세), 수능따위 관심없다.
이금조가 속한 동아리 주장, 실력이 가장 뛰어남.
비주얼적으로도, 말투로도, 키로도 그냥 현직 선생같음.
그래서 이금조가 일부러 말 안놓고 계속 반말 어려운 척 함.
이금조, 낭랑18세, 운동이 얘 삶의 전부임.
문현아가 공 차는 모습 보고 반해서 쫓아다니는 중.
18세 여학생 중 이금조보다 운동 잘하는 사람 아직 못 봄.
물론 이금조의 자긍심을 뺏어간 문현아는 그냥 이 학교 탑임.
나는 뭐 이 책을 쓴 작가랄까,,
나도 동아리 부원 중 하나 인 표혜미
'그냥' 시전 중인 고삼, 빠른 년생이라서
이금조랑 동갑이지만 문현아랑은 동급생임.
이금조와 문현아의 특별 보호 대상자이기도 함.
"언니 오늘 학교 끝나고 모여요?"
"아마도"
"아 안되는데ㅠㅠ 연습이에여?"
"응응, 왜, 못해?"
"네..ㅠㅠ"
"너 남친만나러 가지"
"네.. 네? 아녀? 없는데여?"
"ㅋㅋㅋㅋㅋㅋㅋ이씨ㅋㅋ딱걸렸어 너ㅋㅋ"
"아 진짜 아니예여...ㅋㅋㅋㅋ"
"아니긴ㅋㅋ 오늘만 봐주는거다"
"감사해옇ㅎㅎㅎㅎㅎㅎ"
"내일부터 다시 나와ㅋㅋ 남친한테 응원이나 오라그려"
"ㅋㅋㅋㅋㅋㅋ되면요~"
매일 시합 때가 다가오면 이금조는 남자친구를 만나러가곤 했다.
물론 사람이 매번 바뀌는지, 연하인지, 연상인지, 동갑인지 잘 모르고 있다.
"쌤 오늘 하긴 해요?"
"투수가 빠졌으니까 축구나 하자고"
"아 쌤 이금조 대타 하실거잖아여ㅋㅋ"
"그럼 뭐 별 수 있나ㅋㅋ"
"가위바위보하시죠 쌤, 그래도 혜미는 주세요"
"표혜미 업고 뛰다가 죽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오늘은 혜미 뛸거예요ㅋㅋ 그치?"
맞음ㅇㅇ 실은 나 운동 못함. 그냥 문현아 때문에 들어옴.
"그럼 혜미 줬으니까 우리가 1명 더 적다, 알지?"
"에이~ 그래도 별 차이 없으면서~"
"ㅋㅋㅋㅋㅋ줄 서"
문현아가 날 공격으로 세워두고 공을 뺏으면 자꾸 나한테 패스했다.
2년 반 동안 축구, 발야구, 피구만 해와서 룰은 잘 알고있지만 슈팅을 못한다.
"주장, 혜미언니 좀 그만 줘요"
"그래도 한 번은 넣어야지, 처음으로 내 등에서 내려왔는데"
"그럼 언니가 뛰셔야죠ㅠㅠ 오랜만에 뛰는건데ㅠㅠ"
"알았어ㅋㅋ 가자 니가 공격해"
문현아는 항상 내가 욕먹게 만드는 거 같다.
날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전혀 감이 안온다.
"주장!! 하~이~파~이~브~!"
내가 빠진지 5분도 안되서 역전 골이 들어갔다.
나 왜 이제 뺏냐고 욕할까봐 불안했지만 괜찮다, 문현아때문에.
"혜미야, 집 가지? 데려다 줄게"
쟤는 말만 잘함. 절대 안데려다 줌.
그 놈의 이금조 때문에 나랑 집 간적 없음.
"야, 너 어디가"
"언니 오늘 피구 안했어요?"
"너 없어서 걍 일찍 끝냈는데?"
"아.. 집 같이가요!!"
"그러든가, 근데 나 혜미 데려다주기로 함"
"같이 가죠 뭐ㅋㅋ"
갑자기 이금조가 문현아 팔에 기대면서 팔짱을 꼈다.
"이금조, 떨어져"
"아 언니이~"
"떨어지라구.."
"힝.."
내가 집에 가고나면 문현아는 분명
자기가 더 신나서 이금조를 가만 안둘거다.
"혜미 잘가~"
"혜미 빠이~"
"너 인마 선배한테 말까지마ㅋㅋ"
"혜미 저랑 친구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기는 소리"
"흥 됐어요 언니라 부르면 되죠?"
"아이구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아 됐고 빨리 가요"
문현아는 종종 나에게 말했다.
자기는 남자에게 설레지 않는다고.
작가 왈: 이쯤되면 아셔야되요, 표혜미 대사 없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