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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민은 침대에 누워서 여주의 인스타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 봄. 셀카, 노래, 일상 영상, 풍경 사진 등 일 년 동안 마르고 닳도록 봤던 것들이지만 오늘따라 아득하게만 느껴졌음. 이 순간만을 위해 버텼고 참아 왔던 모든 게 무너지는 느낌. 

 

 

“그렇다고 당신을 미워할 수도 없고.” 

 

 

재민은 익살스럽게 화면 속에서 환히 웃고 있는 여주를 이리저리 문지름. 당신은 뭐가 그렇게 좋아서 웃고 있어요. 난 이리 애타는데. 하필 게시 날짜도 얼마 되지 않아서 조금 얄밉다. 마음은 속상하지만, 팔불출 재민이는 생각과 달리 웃음 짓지요. 당신 꽤 멀리 있었구나. 어쩐지 19 년 만에 찾아온 첫사랑 치곤 너무 술술 풀린다 싶더라. 

 

 

“곧 찾아갈게요.” 

 

 

그렇다고 미팅이나 그런 건 하지 말고요. 재민은 화면에 쪽 소리 나게 뽀뽀하고 침대에서 일어섬. 그래도 다른 대학 안 가서 다행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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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민은 기분이 안 좋음. 정말 배알 꼴려서 장이 다 아플 정도로 기분이 안 좋음. 재민은 그저 굳은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앞에서 수줍게 웃고 있는 여주를 바라봄. 뭐, 저번처럼 버스에서의 운명적인 재회를 바란 것도 아니지만 이건 또 아니지. 

 

 

“김여주예요. 유교과 17학번이고, 노래를 취미로 부르고 있어요.”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정말 미팅이라니. 그러니까 황인준(=재민에게 여주 인스타 처음 알려 준 애)이 말 안 했으면, 저 사람은 당장 내가 꼬시기 전에 다른 새끼 손을 잡을 수도 있는 거였음. 재민은 생각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에 잠깐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쉼. 

 

 

“나재민이요, 선배.” 

 

 

언제 그렇게 굳었나 싶을 정도로 제 특유의 예쁜 미소를 지으며 여주에게 인사한다. 근데 그의 미소에 넘어가는 건 여주 옆에 있는 여성분이지, 정작 바라던 여주는 그저 멀뚱히 재민이 바라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재민은 그녀의 눈을 1도 피하지 않고 얘기함. 

 

 

“저는 김여주 선배 보고 나온 거예요.” 

“... 네?” 

“선배 보고 나온 거라구요.” 

 

 

재민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웃음이 나와 미칠 것 같았음. 생각보다 더 귀엽다. 표정에 글이 써져 있는 것처럼 속이 훤히 보인다. 그러니 당황스러운 거다. 눈썹이 엉뚱하게 휘고, 믿을 수 없다는 듯 토끼 같은 눈을 크게 뜨는 것 보면. 저 사람이 지금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지? 그러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다. 

 

 

“뭐, 워낙 유명하시잖아요.” 

 

 

재민은 으쓱하며 앞에 있는 물을 한 모금 들이킴. 열불 나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재민이는 결국 돌직구를 택함. 그 이유인 즉슨 옆에 있는 남정네들도 자기와 같은 목적으로 나온 것을 알아 버려서. 그러니까 그녀를 보는 시선이 자기와 비슷해서. 

 

 

“그래서 전 김여주 선배를 만나고 싶었어요.” 

 

 

같은 목적의 눈이 셋인 만큼 어떻게든 그녀의 눈에 띄어야 한다. 너희는 이런 용기 없잖아. 김여주는 둔해서 말해 주지 않는 이상, 너희 그런 눈빛 같은 거 평생 몰라. 

 

 

“생각대로네요.” 

“.......” 

“나쁜 뜻은 아니고.” 

 

 

생각만큼 예쁘다고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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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글 기억해 주시는 분 있나요... 오늘 좀 짧아요 괜히 뽕 차서 쓴 거라 하하 재민이는 굉장한 순애보 대신 더 굉장한 돌직구+질투 대박+불안함 맥스예요 첫사랑이 제대로 찾아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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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9.226
기억나요 너무 좋아요 연하남 재미니ㅠ
5년 전
독자1
악 작가님ㅜㅜ 저 진짜 작가님 글 신알신해놓고 기다리고있었어요ㅠㅠㅠ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ㅠㅠㅠ????
5년 전
독자2
꺅 저도 설레는 연하 재민이 또보고싶어요ㅜ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3
작가님!!!!!!!!! 진짜 기다렸어요 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4
작가님 진짜 기다렸어요 진짜 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5
작가님 진짜 기다렸어요ㅜㅜㅜ정말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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