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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_M6ILyx0vM 

(우클릭 - 새 창으로 BGM과 함께 읽으면 훨씬 더 몰입이 쉽습니다!) 

 

이 낯섦과 그 다정함에 대하여. ㅡ Prolog 

 

아내가 죽었다. 

아이가 생긴 지 2년. 처음으로 간 가족여행에서 우리는 둘만 돌아왔다. 

석진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영정 속 환히 웃고 있는 아내를 보니 마음이 쓰렸다.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했던 것이 매일 무겁게 자신의 가슴에 쌓아 올리던 가책이, 이것이 아내 영주의 변고로 돌아올 줄 감히 석진은 상상도 하지 못하던 것이었다. 

남준의 품에 얌전히 안겨있던 아이가 제게 안겨든다. 그토록 옹알이를 잘하던 아이가 오늘은 저도 뭔가를 아는 듯 조용했다. 

제 엄마를 닮은 동그란 눈이 방글방글 웃다 이내 으앙 우는 얼굴로 찌푸려진다. 

눈을 감았다. 다행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움도 양심도. 그 사람의 웃음까지도. 

 

한 여자를 치었다고 했다. 

너무 화가 나서 핸들을 꺾은 게 아니나 다를까 사람을 죽였다고. 내가 미쳤었다고. 

당신이 동성애자인 것도 그래서 날 사랑하지 못 하는 것도 다 이해하겠다고. 

싸운 건 이제 아무래도 좋다며 그녀는 남편 앞에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 

호석의 눈가가 천천히 벌겋게 젖어 들었다.  

왜 그랬어. 왜. 왜, 왜 그런 짓을, 해서…. 왜 날…. 

오늘 너무 많은 일이 벌어져서 그런 걸까. 오늘 일정이 피곤했나. 아니면. 아니면…. 

“나는 모르는 일이야. 못 들은 얘기고, 우린…. 오늘 안 싸운 거야. 그래…. 그러니까, 그러니까 당신도 사람 안 죽였어. 안 죽였다고. 알아들어?” 

원하지도 않게 열린 입이 제멋대로 남자를 농락한다. 

쓰레기 같은 년이란 말은 차마 입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아내의 집은 언제나 잘 포장된 쓰레기였고 호석 자신은 고귀한 척 포장하려 애쓰는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여보! 여보 내가 잘못했어. 가지 마. 가지 마. 나 좀 살려줘……. 제발. 제발. 호석 씨.” 

헐레벌떡 기어와 제 다리를 붙잡고 오열하는 모습이 제법 애처로웠다.  

재벌총수 외동딸의 안 어울리는 울음 솜씨에 호석의 입가가 실룩 움직였다. 

몇 년을 입을 움직여도 언제나 이 거짓 웃음은 맛깔스럽지 못하다. 이거 봐. 오늘도 내가 졌네. 

“우리 아까 저녁 먹기로 했잖아. 울지 마. 여보. 내가 당신을 용서 안 할 리 없잖아. 설마 진짜 죽었겠어. 그치?” 

충격과 눈물로 떠는 아내의 몸을 토닥이며 천천히 달래자 아이처럼 품에 덥석 안겨들었다. 

꼭 끌어안은 여주의 달큼한 향과 체취가 훅 코로 끼쳐 들어왔다. 더러운 향. 이라고 생각하며 호석은 아내의 등을 부드럽게 쓸었다. 서로에게 안긴 둘의 눈빛이 일순 입을 다물었다. 과연 누가 더 대단한 쓰레기일까. 

여주는 슬며시 웃으며 호석에게 몸을 기대었다. 

여행의 마지막 밤 날씨는 평소보다 더 후덥지근했다 

어느 누구의 깨진 머리를 다 적신 피만큼. 

 

화장로로 관이 떠나고 나서도 아이의 울음은 쉽게 그칠 줄 몰랐다. 

앞으로의 빈자리를 아는 듯 아이는 온몸을 빨갛게 물들이며 울었다. 

귀에 박혀오는 아이의 울음을 하나하나 제 머릿속에 담으며 석진은 천천히 수골 실로 들어섰다. 

통유리 너머로 영주의 뼈들이 가지런히 골라진다. 영주의 뼈는 앙상하고 작았다. 영주는 그랬다. 

앙상한 사람. 앙상한 그 마음에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었다.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더라도 아이가 있다면, 아이가 있으면 앞으로 내 처에게 제일 평생 단단한 울타리가 되겠노라고. 그런 식으로라도 속죄하고 싶었다. 

그 마음 덕에 몸이 마르지 않았을까. 그 몸 덕에 더욱 마음이 아리진 않았을까. 이제는 말할 수 없는 사람에게 석진은 홀로 말을 걸고 있었다. 

 

드르륵 돌아가는 분쇄기의 소리를 들으며 석진은 머릿속으로 남겨진 아이를 생각했다. 

아이는 영주와 석진을 공평하게 닮았다. 새삼 엄마 성을 따른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석진은 아이를 조심스레 끌어안았다. 온기가 서린 유골함을 받아들고 밖으로 나오자 찬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다시 남준의 품으로 안긴 아이는 그새 새근새근 잠이 들어있었다. 

영주가 남긴 선물이자 사랑, 그리고 벌. 

그리고 김석진에게 벌은 이제 시작이었다. 

 

 

— 

 

안녕하세요.  

첫 글로 인사드리는 디드라고 합니다. 

전체적인 연재 주기는 조금 느립니다. 

2018년 올해가 3일 남았네요. 

다음 편은 프롤로그보다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래도 초반 내용은 최대한 빨리 올릴 예정이에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 

연말 마지막까지 남은 일 잘 마무리하시고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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